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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8. 12. 선고 2020가단106795 판결
[청구이의][미간행]
원고

대한민국

피고

주식회사 다미컬렉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정률 담당변호사 박서진)

2020. 6. 17.

주문

1. 피고의 원고에 대한 서울동부지방법원 2017. 1. 25. 선고 2016가단130180 판결 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2. 이 법원이 2020카정5058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20. 2. 20.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인가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주문과 같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주식회사 시나브로강(이하 ‘소외 회사’)은 2015. 3. 23. 원고와 2015. 9. 19.까지 합계 402,055,030원 상당의 구명조끼 등을 납품하기로 하는 물품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소외 회사는 피고에게 위 물품계약에 따른 물품대금 채권을 양도하였고, 원고는 2015. 3. 25. 위 채권양도를 승인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 양수금을 청구하였으나 원고가 납세증명서의 제출을 요구하면서 위 양수금의 지급을 거절하자, 원고를 상대로 양수금 청구 소송( 이 법원 2016가단130180호 )을 제기하였고, 2017. 1. 25. ‘원고는 피고에게 144,384,890원과 이에 대하여 2016. 6. 1.부터 2016. 8. 25.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피고 승소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을 받았으며, 이 사건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라. 원고는 2020. 2. 13. 피고를 피공탁자로, ‘양도인(소외 회사)의 국세, 지방세, 국민연금·국민건강보험 완납증명서 제출’을 반대급부로 하여 그날까지의 지연손해금을 포함한 이 사건 판결의 판결금 221,605,090원을 변제공탁(이 법원 2020년 금 제677호, 이하 ‘이 사건 공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판결에 따른 채무는 이 사건 공탁으로 인하여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은 허용될 수 없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판결에 따른 지급을 거절하고 있을 뿐 피고에게 변제를 수령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므로 이 사건 공탁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국가 등으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을 경우 납세증명서·납부증명서 등의 제출을 요구하는 관계법령의 각 조항들(이하 ‘이 사건 관련규정’이라고 통칭한다)에 따라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판결에 따른 금원을 현실적으로 지급받기 위해서는 납세증명서·납부증명서 등을 제출하여야 하는데도 피고는 이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이는 원고가 변제를 거절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피고가 변제를 받지 아니하거나 변제를 받을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한편 국세징수법 제5조 에 납세자가 국가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을 때 납세증명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다고 하여 납세증명서를 제출할 때까지 국가가 그 대금지급채무에 관하여 이행지체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다49937 판결 등 참조), 원고로서는 이행지체에 따른 책임을 면하기 위하여 이를 공탁하여야 할 현실적인 필요도 충분하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이 사건 판결의 주문에 어떠한 반대급부 의무도 부가되어 있지 아니함에도 이 사건 공탁에는 반대급부로서 납세증명서 등의 제출을 변제 조건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공탁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관련규정이 납세증명서 등의 제출을 요구하는 취지는 조세 등의 체납을 방지하여 그 징수를 촉진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으로서 위 납세증명서 등 제출 의무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대금의 지급을 받을 때 그 채권행사의 유효요건이 아니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위 증명서의 제출을 요구하였는데도 상대방이 이에 불응하면 대금의 현실적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에 불과하므로( 대법원 1975. 5. 13. 선고 75다10 판결 , 대법원 1980. 6. 24. 선고 80다622 판결 등 참조), 이사건 판결에서 위 납세증명서 등의 제출을 반대급부로 명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반대급부로 정한 이 사건 공탁이 무효의 공탁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는, 채권양도로 인하여 국가 등으로부터 대금을 지급받는 자가 원래의 계약자가 아닌 경우에 양도인과 양수인의 납세증명서 및 납부증명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이 사건 관련규정은 헌법의 기본권 제한 법률유보의 원칙, 자기책임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 조세법률주의에 반하고, 국민의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므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국세징수법 제5조 에서 납세증명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취지는 조세의 체납을 방지하여 그 징수를 촉진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인 점(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18401 판결 등 참조), ② 이 사건 관련규정이 정하는 납세증명서 등 제출 의무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대금의 지급을 받을 때 그 채권행사의 유효요건이 아니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위 증명서의 제출을 요구하였는데도 상대방이 이에 불응하면 대금의 현실적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에 불과한 점( 대법원 1975. 5. 13. 선고 75다10 판결 , 대법원 1980. 6. 24. 선고 80다622 판결 등 참조), ③ 이 사건 관련규정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납세증명서를 제출할 때까지 그 대금지급채무에 관하여 이행지체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할 수 없는 점( 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다49937 판결 등 참조), ④ 이러한 증명서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재판에 의하여 조세의 체납이 없다는 사실이 확정이 되면 이로써 충분하고( 대법원 1973. 10. 23. 선고 73다158 판결 등 참조), 당해 주무관청이 직접 세무서장에게 조회하여 그 체납사실 유무를 확인한 경우에는 납세증명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는 점( 국세징수법 시행령 제5조 제2항 ) 등을 종합하여 조세채권의 확보라는 공익과 국민연금제도 및 국민건강보험제도의 공익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관련규정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헌법상의 각종 원칙을 위반하거나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는, 원고가 소외 회사와 피고 사이의 채권양수도 통지를 받고 이를 승인하면서 ‘양수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양도인의 납세증명서 등을 제출하여야 한다’는 뜻을 포함시키지 아니하였음에도 이를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고 이 사건 공탁을 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1840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양도를 승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에게 납세증명서 등의 제출 의무를 면제하여 주겠다는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채권양도 승인으로 인하여 피고로 하여금 납세증명서 등의 제출 의무가 없다는 잘못된 신뢰를 공여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며, 이 사건 공탁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볼 만한 아무런 사정도 없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다.

[별지 생략]

판사   고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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