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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도2605 판결
[사기ㆍ상습사기ㆍ부정수표단속법위반][공1982.3.1.(675),232]
판시사항

기망수단으로 어음, 수표를 발행하여 할인받거나 물품을 매수하고 이것이 전전유통되다가 부도된 경우에 발행인의 사기행위의 피해자

판결요지

수표 또는 어음의 발행인이 그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정을 예견하면서도 이를 발행하고 거래상대방을 속여 그 할인을 받거나 물품을 매수하였다면 위 발행인의 사기행위는 이로써 완성되는 것이고, 위 거래상대방이 그 수표 또는 어음을 타에 양도함으로써 전전유통되고 최후소지인이 지급기일에 지급제시하였으나 부도되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 소지인에 대한 관계에서 발행인의 행위를 사기죄로 의율할 수 없다.

참조조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1 외 2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영수(피고인 1) 변호사 조찬형(피고인 2)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피고인 1의 변호인 이영수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이 유지한 제1심 판결은 위 피고인에 대한 상습사기죄 피고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은 상습으로

(1) 1978.11.18 피고인이 인수하여 대표이사가 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거래은행인 서울신탁은행 서소문지점에 대표자 및 명판변경신고를 한 후, 지급기일에 결제시킬 자금이나 의사 및 능력이 없으면서도 1979.3.말경 피고인 사무실에서 피고인 명의( 공소외 1 주식회사 대표이사 명의라는 취지로 보임)의 액면 금 300만원 및 액면 금 200만원의 약속어음 2매를 발행하여 조선일보사 옆에 있는 향실다방에서 지불 기일에 틀림없이 결제될 어음인 양 속여 김현식을 통하여 장이성으로부터 금 425만원에 할인한 것을 비롯하여 1978.11말경부터 1979.4.13경까지 63회에 걸쳐서 판시 별지 (1) 및 (2) 기재내용과 같이 당좌수표 2매 액면 금 5,500,000원, 약속어음 61매 액면 금 167,402,000원 등 도합 63매 합계 액면 금 172,902,000원을 발행, 지급기일에 틀림없이 결제될 어음 및 수표인 양 속여 시중에 처분, 유통시키거나 할인 또는 물품대금 등으로 교부하여 각 그 무렵 그 정을 모르는 피해자 등으로부터 액면금 상당액을 편취하고,

(2) 1980.6 말경 피고인은 총책으로서 자금을 대고 피고인 3 등은 판매책으로 각 업무를 분담하여 범행을 실행하기로 공모하고 공소외 2 주식회사 를 인수한 뒤, 대표이사를 제1심 피고인 명의로 변경하고 거래은행인 국민은행 중곡동지점에 대표자 및 명판변경 신고를 한 다음, 그때쯤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액면 금 300만원 및 200만원, 지급장소를 국민은행 중곡동 지점으로 한 위 대표이사 제1심 피고인 명의의 약속어음 2매를 발행하여 공소외 신효철 사무실에서 판매책인 피고인 3을 통하여 위 신효철에게 금 120만원에 판매하는 등 1980.7.21까지 사이에 35회에 걸쳐서 판시 별지 (3) 및 (4) 기재내용과 같이 당좌수표 13매 액면 금 18,300,000원, 약속어음 22매 액면 금 103,728,000원 등 도합 35매 합계 액면 금 122,028,000원을 발행하여 지급기일에 틀림없이 결제될 어음 및 수표인 양 속여 시중에 처분, 유통시키거나 할인 또는 물품대금으로 교부하여 각 그 무렵 그 정을 모르는 피해자 등으로부터 액면금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을 그 거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다음 위 범죄사실을 사기죄의 상습범으로 의율하고 있으며 제1심 판결 판시 별지 (1), (2), (3), (4)의 기재 내용을 보면 어음, 수표의 제시인, 즉 소지인을 위 사기범행의 피해자로 적시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제1심 판결이 거시한 증거를 기록에 대조하여 살펴 보아도 피고인이 어떠한 기망행위에 의하여 위 판시의 공소외 장이성, 신효철이 착오에 빠져 판시 금액을 피고인 등에게 교부하게 된 것인지를 인정할 자료를 찾아볼 수 없으며(오히려 위 신효철의 제1심 및 원심 법정에서의 증언내용에 의하면, 동인은 위 피고인 및 피고인 3의 자금사정을 잘 알고 있는 처지로 공소외 2 주식회사 발행의 액면 200만원의 어음 1매를 금 120만원에 할인하여 주는 조건으로 같은 회사 발행의 액면 금 300만원의 어음을 피고인 등으로부터 빌려 위 어음 2매를 공사대금 지불을 위하여 타에 교부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어 위 판시사실과는 취지를 달리할 뿐 아니라 피고인 등의 어음 처분행위에 적극 가공한 듯한 사정마저 엿보인다.), 또한,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게 하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산적 이득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이 경우에 기망행위, 착오, 처분행위 및 재산적 이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이어져야 하는 것이므로( 당원 1966.10.18. 선고 66도806 판결 참조), 수표 또는 어음의 발행인이 그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정을 예견하면서도 수표 또는 어음을 발행하고 거래 상대방을 속여 그 할인을 받거나 이를 물품대금으로 지급하여 동인으로부터 할인 금액 또는 물품을 교부받은 뒤 위 거래 상대방이 그 수표 또는 어음을 타에 양도함으로써 전전유통이 된 경우에 발행인의 사기행위는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할인금액 또는 물품등 재산적 이득을 교부받음으로써 완성되는 것이고, 그 수표 또는 어음이 전전 유통된 다음 이를 취득한 소지인이 지급기일에 지급제시를 하였으나 부도로 처리되었다고 하더라도 발행인이 소지인의 전자(즉, 소구의무자)들과 사이에 공범관계에 있다거나 그 전자들을 간접정범의 방법에 의한 도구로서 이용하였다고 볼 사정이 있어 발행인의 기망행위와 소지인의 처분행위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는 한 소지인에 대한 관계에서 발행인의 행위를 사기죄로 의율할 수 없다 고 할 것인바, 기록을 정사하여 보아도 위와 같은 인과관계를 인정할 자료를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판시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공소외 장이성, 신효철로부터 그 판시 금액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하고, 판시 별지(1) 내지 (4) 기재의 소지인들로부터 각 액면금 상당의 금원을 편취하였다 하여 피고인을 상습사기죄로 처단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처는 필경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을 범하였거나 사기죄의 법리를 오해하여 사기죄가 되지 아니하는 사실을 사기죄로 의율한 위법을 범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2. 그러므로 피고인 1의 상고는 상습사기죄부분에 한하여 이유있으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 판결은 위 사실을 동인에 대한 각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의 점과 형법 제37조 전단 의 경합범으로 처단하고 있으므로 동인에 대한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지 않을 수 없고, 또 본건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경우로서 그 파기이유가 상고한 피고인 3에게도 공통되므로 위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동인에 대한 원심판결도 파기를 면할 수 없다.

3. 피고인 2의 변호인 조찬형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이 유지한 제1심 판결은, 위 피고인에 대한 판결 이유에서, 피고인은 1980.7 중순 17:00경 국민은행 중곡동 지점 대기실에서 동인이 상무로 근무하는 공소외 2 주식회사 발행의 액면 금 300만원 정의 약속어음 1매가 사취 부도로 처리되었으므로 그 이유를 따지고 액면 금의 지급을 요구하는 위 어음 소지인 이영희에 대하여 위 어음을 돌려주면 현금 100만원과 액면 200만원의 위 회사 발행의 다른 약속어음으로 교환하여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위 이영희로부터 그 자리에서 위 어음을 교부받고 도주하여 이를 편취한 사실을 그 거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제1심 판결 거시의 증거들을 기록에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위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검사 작성의 위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와 피해자 이영희에 대한 진술조서가 있을 뿐인데 한편 본건의 공판기록에 의하면, 위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 위 이영희로부터 본건 어음을 취득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 1980.7.16. 15:00경 본건 어음의 사취부도를 추궁하는 이영희를 만나 타협한 결과 위 어음을 회수하는 대신에 공소외 2 주식회사 발행의 지급기일 1980.9.16 액면 금 340만원의 어음 1매를 발행하여 동인에게 교부하여 주었는데 같은 달 18경 위 이영희가 다시 찾아와 위 액면 금 340만원 어음은 지급기일이 너무 늦으니 만기를 앞당긴 어음으로 다시 발행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서 그날 지급기일을 1980.7.28로 기재한 액면 금 3,075,000원의 위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 1매를 동인에게 발행, 교부하였고 위 액면 금 340만원 어음은 당시 위 이영희가 소지하지 아니하여 회수하지 못하였다." 고 변소하고 있고 (공판기록 502장 내지 506장 참조) 피고인 1(공판기록 506장 내지 509장 참조), 원심증인 신효철(공판기록 543장 내지 547장)의 진술도 이에 부합하며, 공판기록 482장 내지 486장에 첨부된 본건 어음의 사본, 사고 계출 취하 신고서사본, 각 어음 부표사본 및 압수된 증 제33호(약속어음 부표철) 중 약속어음 발행번호 아00198042와 아00198048번의 부표 기재 내용에 의하면 위 피고인의 변소내용과 같은 어음의 회수와 대체할 어음의 발행에 관한 경위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사정이 엿보이므로 앞에서 본 검사 작성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와 이영희에 대한 진술조서의 증명력은 깨어졌다고 보아야 마땅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사실오인을 주장하는 위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배척하고 앞서 본 거시 증거에만 의거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처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니 파기를 면할 수 없고,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4. 따라서,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정우(재판장) 강우영 신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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