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판결요지
판시사항
행사할 목적으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한 경우, 공기호위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행사할 목적’의 의미
참조조문
참조판례
대법원 1997. 7. 8. 선고 96도3319 판결 (공1997하, 2435)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238조 제1항 에 의하면 행사할 목적으로 공기호인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한 경우에 공기호위조죄가 성립하고, 여기서 ‘행사할 목적’이란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마치 진정한 것처럼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할 목적을 말한다. 또한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할 목적’이란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자동차에 부착하여 운행함으로써 일반인으로 하여금 자동차의 동일성에 관한 오인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 대법원 1997. 7. 8. 선고 96도331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공소외인으로부터 (차량번호 1 생략) 크레인 화물차량(이하 ‘이 사건 화물차량’이라고 한다)의 수리를 의뢰받고 2013. 1. 25. 견인차량을 이용하여 이 사건 화물차량을 피고인 운영의 자동차공업사로 견인하여 오던 중 이 사건 화물차량의 등록번호판을 분실하였다.
나. 공소외인은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사정을 들은 후 이 사건 화물차량이 프레임이 부러져 장거리 이동은 불가능하나 고정된 장소에서 크레인 용도로는 사용이 가능하므로 수리를 포기하는 대신 이 사건 화물차량을 지게차 대용으로 사용하려고 하였고, 창고에서 지게차 대용으로 고정해 놓고 쓰더라도 등록번호판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등록번호판을 찾아서 다시 부착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다. 피고인은 분실한 등록번호판을 찾지 못하고, 이 사건 화물차량의 등록원부상의 소유자와 실제 차주가 일치하지 않아 자동차등록번호판의 재교부도 신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소외인으로부터 견적이 적게 나오는 업체로 이 사건 화물차량을 옮긴다는 말을 듣고 위 공업사 내에 보관 중이던 다른 차량인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의 등록번호판을 떼어 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위조한 다음 이 사건 화물차량의 뒷부분에 부착하였다.
라. 피고인이 등록번호판을 위조한 방법은 다른 차량의 정상적인 등록번호판을 떼어 내 그 위에 흰색 페인트를 칠한 다음 검은색 페인트로 ‘(차량번호 1 생략)’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정교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였더라도 실제 자동차등록번호판과 모양, 크기, 글자의 배열 등이 유사하여 일반인으로 하여금 진정한 번호판으로 오신하게 할 염려가 있다고 보인다.
3. 이러한 사실관계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이 사건 화물차량에 부착하여 이 사건 화물차량을 피고인이 운영하는 작업장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이 사건 화물차량의 실제 소유자인 공소외인이 이를 인수받아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아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한 것으로서 행사할 목적으로 공기호인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원심이 ‘공기호인 자동차등록번호판의 행사’라 함은 그것이 부착된 자동차를 운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운행’은 그 사전적 의미가 정하여진 길을 따라 차량 따위로 운전하여 다니는 것을 일컫는 점, 이 사건 화물차량은 파손되어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고, 공소외인이 이 사건 화물차량을 지게차 대용으로 고정해 놓고 쓰려고 하였다고 하나 이를 자동차의 용법대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제작한 등록번호판의 외형이 일반인으로 하여금 진정한 등록번호판으로 오신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행사할 목적으로 이 사건 등록번호판을 위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기호위조죄의 행사할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