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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8. 27. 선고 93다12930 판결
[주권반환][공1993.10.15.(954),2617]
판시사항

매매계약의 대금이 적극적 은닉행위를 수반하는 허위표시인 경우 그 매매계약의 효력

판결요지

매도인이 경영하던 기업이 부도가 나서 그가 주식을 매도할 경우 매매대금이 모두 채권자은행에 귀속될 상황에 처하자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매수인이 매매계약서상의 매매대금은 형식상 금 8,000원으로 하고 나머지 실질적인 매매대금은 매도인의 처와 상의하여 그에게 적절히 지급하겠다고 하여 매도인이 그와 같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매매계약상의 대금 8,000원이 적극적 은닉행위를 수반하는 허위표시라 하더라도 실지 지급하여야 할 매매대금의 약정이 있는 이상 위 매매대금에 관한 외형행위가 아닌 내면적 은닉행위는 유효하고 따라서 실지매매대금에 의한 위 매매계약은 유효하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경국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대전피혁공업 주식회사 외 2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휴섭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한경국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는 이 사건 소외 1 회사 주식 80만주 매매계약 당시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어 수감중인데다가 원고가 경영하던 ○○그룹이 부도가 나서 원고의 개인재산도 모두 채권자은행에 압류되어 있었으므로 원고가 위 주식을 매도할 경우에는 그 매매대금 역시 사실상 모두 채권자은행에 귀속될 상황이었는 바, 원고의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던 피고들을 대표한 피고 3은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피고들에게 매도하여 주면 매매계약서상의 매매대금은 형식적인 금액인 금 8,000원으로 하고, 나머지 실질적인 매매대금은 원고의 처인 소외 2와 상의하여 그에게 적절히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하여 원고는 이에 속아 이 사건 주식을 매도하기로 하고, 다만 같은 날 처분되는 소외 1 회사 주식 220만주, 소외 3 회사 주식 80만주보다 너무 저렴한 가격으로 처분되면 은행으로부터 의심을 받을 염려가 있으므로 이를 감추기 위해 상호 합의하에 원고에 대한 가지급금반환청구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을 삽입하여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매매계약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이 사건 매매계약은 이 사건 주식을 원고가 피고들에게 매도하기로 하는 의사표시자체는 통정허위의 의사표시가 아니고, 다만 그 매매대금을 금8,000원으로 매매계약서(갑1호증)에 기재하는 점에 있어서 통정허위의 의사표시라고 할 것인데, 이로써 이 사건 주식을 피고들에게 매도하기로 하는 이 사건 매매계약자체가 무효로 된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하여 배척하였다.

원고의 위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의 대금 8,000원이 소론의 지적처럼 적극적 은닉행위를 수반하는 허위표시라 하더라도 소론과 같이 실지 지급하여야 할 매매대금의 약정이 있는 이상 위 매매대금에 관한 외형행위가 아닌 내면적 은닉행위는 유효하고 따라서 실지매매대금에 의한 위 매매계약은 유효하다 할 것이다. 원심의 위와같은 판시는 그 이유설시의 점에서 미흡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통정허위표시의 주장을 배척한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따라서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2.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한경국의 상고이유 제2점과 변호사 윤일영의 상고이유(보충상고이유 포함)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들이 1979.9.7. 소외 서울신탁은행으로부터 원고소유의 소외 1 회사의 발행주식 220만주, 소외 3 회사의 총발행주식 80만주를 매수한 후 위 소외 1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인수문제에 원고의 협조를 구하기 위하여 피고들을 대표한 피고 3은 같은 달 중순경부터 수회에 걸쳐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원고를 면회하고 원고와 협상을 하게 되었는데, 당시 피고들은 빠른 시일내에 소외 1 회사의 경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원고는 그가 경영하던 ○○그룹계열회사의 공금을 가지급금 형식으로 부정인출·사용하였다는 업무상횡령 등으로 1심에서 징역7년을 선고받고 항소중에 있었으므로 소외 1 회사, 소외 3 회사로부터 위 가지급금반환채무를 면제받기 위하여 쌍방 모두 협상할 필요가 있었던 사실, 이에 원고와, 피고들을 대표한 피고 3은 수회에 걸쳐 협상한 결과 1979.10.4. 원고는 피고들에게 그들이 위 소외 은행으로부터 매수한 주식들인 소외 1 회사의 발행주식 220만주, 소외 3 회사의 총발행주식 80만주와 그 외에 소외 새한종합금융주식회사에 질권설정되어 있던 원고소유의 이 사건 소외 1 회사의 발행주식 80만주를 모두 매도하기로 하면서 위 주식매매계약상의 조건으로 피고들이 그 주식을 양수하는 소외 1 회사와 소외 3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가지급금반환청구권을 포기하고, 피고들은 그 포기로 인하여 원고에게 소득세, 방위세 및 주민세가 부과되는 경우에는 이를 부담하며, 아울러 소외 1 회사와 소외 3 회사가 소외 4 주식회사를 포함한 ○○그룹계열회사를 위하여 보증한 채무중 금 20,000,000,000원의 채무를 인수하고, 위 보증채무의 인수와 관련한 구상권의 청구를 포기하기로 합의 약정하였으며, 다만 위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함에 있어서는 일괄하여 작성하지 아니하고, 이를 나누어, 먼저 소외 1 회사의 발행주식 220만주에 대하여는 그 대금을 금 2,200,000,000원으로 하되 매수인인 피고들은 소외 1 회사 등의 지급보증채무금 20,000,000,000원을 인수하는 외에 가지급금청구권의 포기와 이에 따른 소득세, 방위세, 주민세 등의 세금을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다음 소외 3 회사의 발행주식 80만주에 대하여는 그 대금을 금800,000,000원(원심의 8,000,000,000원은 오기로 보인다)으로 하되 피고들은 가지급금청구권의 포기와 이에 따른 소득세, 방위세, 주민세 등의 세금을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끝으로 새한종합금융주식회사에 금905,000,000원의 원리금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질권설정되어 있던 이 사건 소외 1 회사의 발행주식 80만주에 대하여는 그 대금을 1주당 1전씩으로 계산한 형식적인 금8,000원으로 하되 피고들은 소외 1 회사와 소외 3 회사의 원고에 대한 위 가지급금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각 작성한 사실을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은 적법히 성립한 유효한 계약으로서 통정허위표시라 할 수 없고, 원고의 이 사건 매매계약체결의 의사표시 역시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시 그 대금은 형식상 금8,000원으로 기재하였을 뿐이고 피고들을 대표한 피고 3은 후일 원고의 처인 소외 2를 통하여 원고에게 상당한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들이 1979.10.17. 위 소외 2에게 위 매매대금으로 금8,000원을 우송한 것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피고들의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겠다는 뜻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서 미리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뜻을 명백히 한 경우에 해당하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그 이행을 최고함이 없이 위 금8,000원을 반환하고 1979.10.20.과 같은 달 23. 2회에 걸쳐 위 매매계약의 해제를 통지하였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적법히 해제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피고들을 대표한 피고 3이 위 소외 2를 통하여 원고에게 별도로 상당한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듯한 1심증인 소외 5, 원심증인 소외 2의 증언부분은 위에서 인정된 사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해제주장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논리칙·경험칙을 위배하거나 심리를 미진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할 수 없고, 또한 변론주의라 함은 법원이 판결의 기초로 채용할 수 있는 주요사실은 오로지 당사자의 주장을 기초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원리일 뿐이지, 주요사실이 아닌 반대사실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당사자의 주장과 다른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변론주의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인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주요사실에 관한 주장을 배척한 다음 그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하였는 바, 그것이 소론처럼 피고의 주장과도 다르다고 하여 변론주의에 위배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김상원(주심) 안우만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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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2.3.선고 92나8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