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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8. 12. 6. 선고 2016나2003179 판결
[주권인도청구][미간행]
원고,항소인

주식회사 한국종합미디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박동열 외 1인)

피고,피항소인

주식회사 포커스신문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우 담당변호사 오종윤)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박용대)

2018. 10. 25.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주식을 인도하라.

3. 소송 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주문과 같은 판결(원고는 이 법원에 이르러 별지 목록에 인도를 구하는 주식의 주권번호를 특정하여 그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피고보조참가인’을 ‘피고보조참가인’으로 고쳐 쓰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피고보조참가인은 원고의 이사로 재직하던 2012. 12. 31. 원고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양수하는 내용의 주식양수도계약(이하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은 이사와 회사 간의 거래이므로 상법 제383조 제4항 , 제398조 에 따라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도 이를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은 무효이므로 이 사건 주식의 적법한 소유자는 여전히 원고이고, 피고는 소유자가 아닌 소외 1로부터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는 이 사건 주권을 소유자인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피고는 이 사건 주식을 그 소유자인 소외 1로부터 적법하게 매수하여 승계취득하였다.

2) 설령 소외 1이 이 사건 주식의 실질 소유자가 아닌 명의수탁자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주권을 점유하고 있는 소외 1과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주권을 인도받았는바, 피고는 계약 체결 당시 소외 1이 이 사건 주식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사정을 알지 못하였고 이에 대한 중대한 과실도 없었으므로 이 사건 주식을 선의취득하였다.

다.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써 승인을 받지 않은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은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지분 65%를 보유하던 ○○일보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한 것이고, 원고의 주주들은 약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의 무효를 주장한 바 없으며, 계약 당일 이사회 승인이 있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당시 실제 주주총회가 개최되었더라도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을 승인하였을 것임이 분명한바, 형식적인 절차가 일부 흠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주들의 실질적인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을 무효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주식의 적법한 소유자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의 효력

1) 상법상 주식회사의 이사는 3명 이상이어야 하나( 제383조 제1항 본문), 자본금 총액이 10억 원 미만인 회사는 1명 또는 2명으로 할 수 있고( 제383조 제1항 단서), 이사가 회사와 거래를 하기 위하여는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제398조 제1호 ), 자본금 총액이 10억 원 미만인 회사로 1명 또는 2명의 이사를 둔 회사의 경우에는 ‘이사회’ 대신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제383조 제4항 ).

갑 제1호증의 1,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 당시 원고의 이사는 피고보조참가인, 소외 2 2명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미리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쳤어야 한다. 그러나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은 상법상 요구되는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아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보조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적법하게 취득한 소유자라고 볼 수 없다.

2) 피고보조참가인은 만약 원고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쳤더라면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에 관하여 당연히 승인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주주들의 실질적인 의사에 비추어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의 효력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을나 제1, 2, 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 체결 당시 ○○일보의 대표이사는 피고보조참가인이었는데, ○○일보는 원고 주식의 65%를 보유하고 있었고, ○○일보의 주식은 피고보조참가인이 40.01%, 피고보조참가인의 동생인 소외 3이 30%, △△경제가 29.99%를 각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 및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양수도대금으로 6억 원을 지급받아 이를 ○○일보에 대여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갑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일보 기자 130명이 2011. 3. 30. 피고보조참가인의 경영방식을 문제삼아 전국언론노동조합에 집단적으로 가입한 사실, ○○일보 노동조합은 2011. 6. 15. 지속적인 적자와 부실경영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2012. 4. 29.경에는 피고보조참가인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그 퇴진을 요구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밖에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의 체결 무렵은, 피고보조참가인이 ○○일보의 옛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신축 사옥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여 ○○일보에 손해를 입혔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피고보조참가인의 경영상 비위가 드러나고 있던 때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른 대금은 6억 원인데, 이는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에 따른 10억 5천만 원 또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 측과 피고가 인수협상 과정에서 산정하였던 △△경제의 당시 주식 가치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인 것으로 보이는 점 및 그 명의수탁자가 △△경제의 대표이사였던 소외 1이라는 점까지 종합하여 보면, 피고보조참가인의 주장만으로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일보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피고보조참가인과 원고의 주주들 사이에서 위 주식양수도계약에 관한 이해관계가 일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보조참가인은 ○○일보의 경영권을 상실할 경우 △△경제의 경영권도 상실할 것을 우려하여 위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따라서 피고보조참가인이 주장하는 위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이 무효라는 앞서의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보조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의 이 사건 주식 취득 여부

1) 승계취득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발행되는 주식을 인수함에 있어서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출자하여 주식인수 가액을 납입한 경우에는 명의차용자만이 실질상의 주식인수인으로서 명의개서 등의 절차를 밟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주주가 되는 반면, 단순히 명의대여자에 불과한 자는 주주가 될 수 없고, 이러한 법리는 주식의 양수 등과 관련하여 타인에게 주주명부상의 명의를 신탁하여 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인바, 단순한 명의대여자에 불과한 자는 그 명의신탁된 주식의 주주로 볼 수 없으므로 무권리자라고 할 것이고, 무권리자로부터 그 주식을 양수한 자라 하더라도 선의취득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적법하게 취득할 수 없다( 대법원 2002. 6. 25. 선고 2000다63622 판결 참조).

나) 판단

(1) 피고보조참가인이 2013 1. 25. 소외 1과 이 사건 명의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하였으나, 피고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주식의 적법한 소유자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소외 1은 이 사건 주식의 소유자가 아닌 피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주주명부상 주주명의를 신탁받은 자에 불과하고, 이 사건 주식의 적법한 소유자로서 △△경제의 주주라고 볼 수 없어 무권리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소외 1이 이 사건 주식의 적법한 소유자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한편 피고는, 소외 1이 2013. 8. 5. 피고보조참가인과 사이에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을 소외 1이 취득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주식의 적법한 소유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소외 1은 피고보조참가인과의 합의에 의하여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갑 제18호증, 을 제5, 6,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1은 2013. 8. 5. 피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자신의 형사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급히 10억 원이 필요하니 이를 마련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자 피고보조참가인이 지정한 은행계좌에 6억 원을 입금한 사실, 당시 소외 1은 피고보조참가인에게 6억 원을 돌려줄 테니 이 사건 주식을 자신의 소유로 하겠다고 말하였으나, 피고보조참가인은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사실, 소외 1은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원고를 체납자로 한 국세청의 2008. 9. 23.자 압류를 해제하기 위하여 2013. 9. 24. 원고의 체납 국세 256,986,100원을 변제하였고, 2013. 10. 25. 피고보조참가인에게 1억 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보조참가인과 소외 1 사이에 2013. 8. 5.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을 소외 1이 취득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선의취득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주권의 선의취득은 주권의 소지라는 권리외관을 신뢰하여 거래한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이다. 주권 취득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다( 상법 제359조 , 수표법 제21조 참조). 여기서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는 그 취득 시기를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하며, ‘악의’란 교부계약에 하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경우, 즉 종전 소지인이 무권리자 또는 무능력자라거나 대리권이 흠결되었다는 등의 사정을 알고 취득한 것을 말하고, 중대한 과실이란 거래에서 필요로 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결여한 것을 말한다(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다58471 판결 참조). 그리고 주권 등을 취득하면서 통상적인 거래기준으로 판단하여 볼 때 양도인이 무권리자임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주권을 양수한 경우에는 양수인에게 상법 제359조 , 수표법 제21조 단서에서 말하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8684 판결 참조).

한편 회사가 이사의 자기거래행위가 상법 제398조 , 제383조 제4항 이 규정하는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이하 ‘이사회 등’이라 한다)의 승인을 얻지 못하여 무효임을 제3자에게 주장하려면 이사회 등의 승인을 얻지 못한 사실 외에 제3자가 이사회 등의 승인이 없었음을 알았거나 이를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하고,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제3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그 거래가 이사와 회사 간의 거래로서 이사회 등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과 이사회 등의 승인을 얻지 못하였다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사회 등의 승인을 얻은 것으로 믿는 등 거래통념상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하는 것으로서 공평의 관점에서 제3자를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말한다(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다73530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1) △△경제의 발행주식은 총 325,000주인데, 2012. 12. 31.부터 현재까지 △△경제의 주주명부에는 피고보조참가인이 △△경제의 발행주식 120,000주(총 주식수의 36.92%, 2000. 10. 1. 취득), 피고보조참가인의 형제인 소외 3이 90,000주(총 주식수의 27.69%, 2000. 10. 1. 취득), 소외 4, 소외 5가 각 15,000주(총 주식수의 4.62%, 2000. 10. 1. 취득), 소외 1이 60,000주(총 주식수의 18.46%, 2012. 12. 31. 취득), □□시멘트 주식회사(이하 ‘□□시멘트’라 한다)가 25,000주(총 주식수의 7.69%, 2004. 10. 8. 취득)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2) 피고는 2013. 8. 28. 소외 6, 소외 3과 사이에, △△경제의 총 발행주식 중 소외 4, 소외 5 소유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 295,000주 및 그와 함께 △△경제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하는 취지의 M&A 협상(이하 ‘이 사건 인수협상’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작성된 주식양수도계약서 초안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주식양수도계약서
본 주식양수도계약(이하 ‘본 계약’)은 2013. 8. 28. 피고보조참가인, 소외 3, 소외 1, □□시멘트(이하 ‘매도인’)와 피고(이하 ‘매수인’) 간에 체결한다.
제1조 해석
1.1 본 계약에서, 다음 단어 및 표현은 아래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
‘대상회사’는 △△경제를 의미한다.
‘본건 대상주식’은 매도인 소외 3, 소외 1, □□시멘트가 소유한 대상회사가 발행한 주당 액면금 10,000원의 보통주식 175,000주(발행주식 총수의 53.9%)를 의미한다.
‘2차 대상주식’은 매도인 피고보조참가인이 소유한 대상회사가 발행한 주당 액면금 10,000원의 보통주식 120,000주(발행주식 총수의 36.9%)를 의미한다.
제2조 매도에 대한 합의
본 계약의 조건에 따라, 매도인 소외 3, 소외 1, □□시멘트는 1차 종결일에 본건 대상주식 및 그에 부수하는 모든 권리 및 의무를 매수인에게 매도하고 매수인은 이를 매수한다. 매도인 피고보조참가인은 2차 종결일에 2차 대상주식 및 그에 부수하는 모든 권리 및 의무를 매수인에게 매도하고 매수인은 이를 매수한다.
제4조 1차 종결
4.1 본건 대상주식에 대한 1차 종결은 (중략) 2013. 8. 29. 이루어진다.
4.2 1차 종결시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본건 대상주식에 대한 매매대금을 수령함과 동시에,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다음을 교부한다.
(b) 본건 대상주식 중 □□시멘트 보유주식에 관한 공증인의 공증을 받은 대상회사 발행의 확정일자부 주식양도승낙

(3) 위 주식양수도계약서 초안에는 매매대금이 기재되어 있지 않으나, 위 초안을 작성할 무렵 피고는 피고보조참가인, 소외 3에게 위 초안상의 본건 대상주식 175,000주(이하 ‘1차 대상주식’이라 한다)의 매매대금으로 160억 원을 제시한 바 있고, 2차 대상주식 120,000주에 관하여는 위 주식에 관한 가압류가 해제되면 피고가 50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협의가 있었다.

(4) 이 사건 인수협상 당시 이 사건 주식의 명의자인 소외 1은 피고와 소외 6, 소외 3이 그 매매대금에 관하여 협의하는 과정에 참여하거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5) 한편 소외 1은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당시 피고 측 소외 7 회장, 소외 8 대표이사, 소외 9 전무에게 이 사건 명의신탁계약서를 보여주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 18, 19호증,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앞서 본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 소외 1이 이 사건 주식의 명의수탁자에 불과하여 이 사건 주식의 적법한 소유자 또는 처분권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설령 위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거래에서 필요로 하는 주의의무를 현저하게 결여한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선의취득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는 2013. 8. 28.경 이 사건 주식을 포함한 1차 대상주식을 먼저 매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인수협상을 하면서, 1차 대상주식의 34.3%(60,000주/175,000주)에 이르는 이 사건 주식의 명의자인 소외 1과 매매대금에 관한 협의를 한 적이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주식을 포함한 1차 대상주식 전부에 관하여 일괄적으로 피고보조참가인, 소외 3과 매매대금을 협상하였다.

(2) 피고는 이 사건 인수협상 과정에서 1차 대상주식 중 일부인 25,000주가 □□시멘트 명의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후, 위 주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피고의 발행주식의 과반수를 취득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주식양수도계약서 초안에 ‘매도인은 1차 대상주식에 관한 매매대금 수령과 동시에 □□시멘트 보유 주식에 관한 공증인의 공증을 받은 대상회사 발행의 확정일자부 주식양도승낙서를 교부하여야 함’을 명시하였다. 그런데 1차 대상주식에서 이 사건 주식을 제외하면 115,000주(1차 대상주식 175,000주 - 이 사건 주식 60,000주)로 총발행주식의 35.4%에 불과하게 되는바, 소외 1이 이 사건 주식의 실제 주주여서 1차 대상주식의 매도 여부나 매매대금 결정에 관하여 이의할 경우 피고로서는 경영권 인수를 위한 50% 지분의 확보가 불가능해짐에도 불구하고, □□시멘트의 경우와 달리 소외 1의 의사 확인을 위한 어떠한 실질적인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다.

(3) 이 사건 인수협상과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의 체결을 주도한 피고 회장 소외 7은 기업 인수·합병의 전문가일 뿐 아니라, 이 사건 인수협상 당시 협의된 주식양도대금이 합계 210억 원에 달하므로 피고로서는 △△경제의 주주 구성 등에 관하여 상당한 조사를 하였을 것으로 보이며, 소외 3 등으로서도 위 협상 과정에서 △△경제를 매각하기 위하여 이 사건 주식의 소유자를 밝혔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앞서 본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인수협상 당시 소외 1이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주식의 주주 명의를 대여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를 전제로 협상을 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4) 갑 제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소외 1은 이 사건 인수협상이 결렬된 때로부터 불과 약 7개월만에 이 사건 주식을 피고에게 양도하면서 자신이 피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이를 양수하였다고 주장하였을 뿐 그에 관한 어떠한 자료도 피고 측에 제시하지 않았는바, 이는 소외 1이 이 사건 주식의 명의수탁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인수협상을 하였던 피고에게 이 사건 주권의 적법한 소지인에 관한 의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사정으로 보인다. 더욱이 피고로서는 이 사건 인수협상의 상대방이었던 소외 3 등에게 문의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주식을 소외 1에게 양도하였는지 여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피고는 소외 1이 이 사건 주권의 적법한 소지인인지에 관하여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5) 피고의 주장과 같이 1차 대상주식의 매매대금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있다고 하더라도, 2차 대상주식 120,000주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2차 대상주식 120,000주의 매매대금이 50억 원 가량으로 협의되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경영권과 무관한 이 사건 주식 60,000주의 시장가치 또한 적어도 25억 원 이상에 이를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위와 같은 이 사건 주식의 가치를 이 사건 인수협상 과정에서 잘 알게 되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주식 60,000주를 그보다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인 1,050,000,000원에 매수하였다(비록 피고보조참가인은 원고로부터 권면액인 6억 원에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일보의 회장이고 원고가 ○○일보의 계열회사라는 특수한 사정에 기하여 권면액을 매매대금으로 정한 것일 뿐, 이 사건 주식의 시장가치가 6억 원이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6) 갑 제1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소외 1은 피고가 △△경제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명의개서 청구사건의 제1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15. 4. 9. 선고 2014가합36733 )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는바, 그 취지는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이 사건 명의신탁계약의 체결사실 및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피고가 돈을 지출하게 된 경위를 알려주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주식가격을 정하면서)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제가 이 주식을 소유하는 과정에서 투입된 돈이 있는데, ◇ 회장님(피고보조참가인을 가리킨다)한테 상환한 6억 원 하고, 세금 낸 비용, 이자 비용 등을 다 계산하고, 그리고 ◇ 회장님한테는 특별히 개인적으로도 1억 원 드린 적이 있고 해서 그런 비용들을 다 주식매매대금으로 계산해서 ‘이정도는 있어야 될 것이다’(라는 것이다) // (원고에게)‘그동안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들여온 돈 만큼은 받아야 되겠습니다.’라고 하니 (원고가)‘얼마나 되느냐’라고 해서, ‘이정도의 가격은 제가 받아야 제가 더 이상 피해는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7) 소외 1은 2014. 4. 초순경 피고를 찾아갔고, 피고는 그 직후인 2014. 4. 10. 소외 1로부터 위와 같이 현저히 저렴한 가격에 이 사건 주식을 즉시 매수하였으며, 그 직후인 2014. 4. 18. 소외 1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하였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주식의 적법한 소유자는 여전히 원고이고, 피고는 소외 1이 이 사건 주식의 무권리자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채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주권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주권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유헌종(재판장) 성충용 최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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