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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8두47189 판결
[신문사업자지위승계신고수리및신문사업변경등록처분취소]〈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상 등록을 마친 신문사업자의 지위에 관한 사건〉[공2019하,1831]
판시사항

[1]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원고적격은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법률상 이익’의 의미

[2]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상 관할 시·도지사가 하는 신문 등록의 법적 성격(=행정처분)

[3]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상 등록에 따라 인정되는 신문사업자의 지위는 사법상 권리인 ‘특정 명칭의 사용권’과 구별되는 직접적·구체적인 이익인지 여부(적극)

[4] 이미 등록된 신문의 사업자와 새로운 신문사업자 사이에 명칭 사용 허락과 관련하여 민사상 분쟁이 있는 경우 이를 이유로 등록관청이 신규사업자의 신문 등록을 직권으로 취소·철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신규사업자의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상 지위는 법원의 판단이 있기 전까지 존속하는지 여부(적극)

[5] 갑 주식회사로부터 ‘제주일보’ 명칭 사용을 허락받아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등록관청인 도지사에게 신문의 명칭 등을 등록하고 제주일보를 발행하고 있던 을 주식회사가, 병 주식회사가 갑 회사의 사업을 양수하였음을 원인으로 하여 사업자 지위승계신고 및 그에 따른 발행인·편집인 등의 등록사항 변경을 신청한 데 대하여 도지사가 이를 수리하고 변경등록을 하자, 사업자 지위승계신고 수리와 신문사업변경등록에 대한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위 처분은 을 회사가 ‘제주일보’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을 회사에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원고적격은 해당 처분의 상대방인지 여부가 아니라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이익이란 해당 처분의 근거 법률로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키고, 간접적이거나 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

[2] 신문을 발행하려는 자는 신문의 명칭(‘제호’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등을 주사무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이하 ‘등록관청’이라 한다)에게 등록하여야 하고, 등록을 하지 않고 신문을 발행한 자에게는 2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 제39조 제1항 제1호 ). 따라서 등록관청이 하는 신문의 등록은 신문을 적법하게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3]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이라 한다)상 신문 등록의 법적 성격, 동일 명칭 이중등록 금지의 내용과 취지 등을 종합하면, 신문의 등록은 단순히 명칭 등을 공적 장부에 등재하여 일반에 공시(공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문사업자에게 등록한 특정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이처럼 신문법상 등록에 따라 인정되는 신문사업자의 지위는 사법상 권리인 ‘특정 명칭의 사용권’ 자체와는 구별된다.

[4] 이미 등록된 신문의 사업자(이하 ‘기존사업자’라 한다)가 새로운 신문사업자(이하 ‘신규사업자’라 한다)와 체결한 ‘명칭 사용 허락에 관한 약정’의 무효, 취소 또는 해지를 주장하거나 허락기간의 종료를 주장하고 신규사업자가 이를 다툼으로써 기존사업자와 신규사업자 모두 적법하게 등록한 동일한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하려고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이라 한다)은 이처럼 동일한 명칭의 신문이 이중으로 등록되어 두 명 이상의 신문사업자가 신문을 발행하려고 하는 경우 이중등록의 효력 또는 이중으로 등록한 신규사업자에 대한 행정 조치에 관하여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나 위와 같이 기존사업자와 신규사업자 사이에 명칭 사용 허락과 관련하여 민사상 분쟁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이유로 등록관청이 신규사업자의 신문 등록을 직권으로 취소·철회할 수는 없고, 그 다툼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 그에 따라 등록취소 또는 변경등록 등의 행정 조치를 할 수 있을 뿐이며, 법원의 판단이 있기 전까지 신규사업자의 신문법상 지위는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5] 갑 주식회사로부터 ‘제주일보’ 명칭 사용을 허락받아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이라 한다)에 따라 등록관청인 도지사에게 신문의 명칭 등을 등록하고 제주일보를 발행하고 있던 을 주식회사가, 병 주식회사가 갑 회사의 사업을 양수하였음을 원인으로 하여 사업자 지위승계신고 및 그에 따른 발행인·편집인 등의 등록사항 변경을 신청한 데 대하여 도지사가 이를 수리하고 변경등록을 하자, 사업자 지위승계신고 수리와 신문사업변경등록에 대한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신문사업자의 지위는 신문법상 등록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구체적인 이익으로 사법상 ‘특정 명칭의 사용권’과 구별되고, 갑 회사와 을 회사 사이에 신문의 명칭 사용 허락과 관련하여 민사상 분쟁이 있더라도 법원의 판단이 있기 전까지 을 회사의 신문법상 지위는 존재하기 때문에, 위 처분은 을 회사가 ‘제주일보’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신문법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을 회사에는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사법상 권리를 상실하면 신문법상 지위도 당연히 소멸한다는 전제에서 을 회사의 원고적격을 부정한 원심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제주일보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근)

원고보조참가신청인, 상고인

원고보조참가신청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근)

피고, 피상고인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봉훈)

피고보조참가인, 피상고인

주식회사 제주일보방송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탐라 담당변호사 고성효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보조참가신청인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신청인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쟁점

원고는 주식회사 제주일보사(이하 ‘제주일보사’라 한다)로부터 ‘제주일보’ 명칭 사용을 허락받아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이라 한다)에 따라 등록관청인 피고에게 신문의 명칭 등을 등록하고 제주일보를 발행하였다. 그 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제주일보사의 사업을 양수하였음을 원인으로 하여 사업자 지위승계신고를 하자, 피고는 이를 수리하고 제주일보의 발행인·편집인 등에 관하여 변경등록을 하였다. 원고가 위와 같은 사업자 지위승계신고 수리와 신문사업변경등록에 대한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원고에게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 쟁점이다.

2. 기존 신문사업자 지위승계신고 수리와 신문사업변경등록에 대한 무효확인·취소 소송에서 신규 신문사업자의 원고적격

가.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원고적격은 해당 처분의 상대방인지 여부가 아니라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이익이란 해당 처분의 근거 법률로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키고, 간접적이거나 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 ( 대법원 2001. 9. 28. 선고 99두8565 판결 등 참조).

나. 신문을 발행하려는 자는 신문의 명칭(‘제호’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등을 주사무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이하 ‘등록관청’이라 한다)에게 등록하여야 하고, 등록을 하지 않고 신문을 발행한 자에게는 2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문법 제9조 제1항 , 제39조 제1항 제1호 ). 따라서 등록관청이 하는 신문의 등록은 신문을 적법하게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

신문법 제9조 제5항 은 ‘이미 등록된 신문의 명칭과 같은 명칭의 신문은 등록할 수 없다. 다만 해당 사업자가 명칭 사용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미 등록된 신문의 명칭을 보호하면서도 이미 등록된 신문의 사업자(이하 ‘기존사업자’라 한다)가 명칭 사용을 허락한 경우에는 새로운 신문사업자(이하 ‘신규사업자’라 한다)가 동일한 명칭을 등록하여 신문을 발행하는 것을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따라서 특정한 명칭을 사용하는 신문은 하나의 사업자만 발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특정한 명칭으로 신문 등록을 마친 사업자의 언론 자유뿐만 아니라 영업의 자유나 재산권도 보호되며, 동시에 일반 독자가 신문발행 주체 등을 오인·혼동하는 것이 방지된다. 기존사업자가 신규사업자에게 신문의 명칭 사용을 허락하여 등록관청이 적법하게 신규사업자를 신문사업자로 등록한 경우에는 기존사업자는 더 이상 그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신문법상 신문 등록의 법적 성격, 동일 명칭 이중등록 금지의 내용과 취지 등을 종합하면, 신문의 등록은 단순히 명칭 등을 공적 장부에 등재하여 일반에 공시(공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문사업자에게 등록한 특정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이 신문법상 등록에 따라 인정되는 신문사업자의 지위는 사법상 권리인 ‘특정 명칭의 사용권’ 자체와는 구별된다 .

다. 기존사업자가 신규사업자와 체결한 ‘명칭 사용 허락에 관한 약정’의 무효, 취소 또는 해지를 주장하거나 허락기간의 종료를 주장하고 신규사업자가 이를 다툼으로써 기존사업자와 신규사업자 모두 적법하게 등록한 동일한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하려고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신문법은 이와 같이 동일한 명칭의 신문이 이중으로 등록되어 두 명 이상의 신문사업자가 신문을 발행하려고 하는 경우 이중등록의 효력 또는 이중으로 등록한 신규사업자에 대한 행정 조치에 관하여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

그러나 위와 같이 기존사업자와 신규사업자 사이에 명칭 사용 허락과 관련하여 민사상 분쟁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이유로 등록관청이 신규사업자의 신문 등록을 직권으로 취소·철회할 수는 없고, 그 다툼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 그에 따라 등록취소 또는 변경등록 등의 행정 조치를 할 수 있을 뿐이며, 법원의 판단이 있기 전까지 신규사업자의 신문법상 지위는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신문법은 등록관청이 발행정지를 명할 수 있는 사유( 제22조 제1항 , 제2항 ), 법원에 신문의 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 제22조 제2항 )와 직권으로 신문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사유( 제23조 )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고, 동일한 명칭의 이중등록은 위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신문법은 등록관청에 의한 신문의 등록취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법원의 재판에 의한 등록취소와 직권등록취소만을 허용함으로써 언론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고 있다(1987. 11. 28. 법률 제3979호로 제정된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은 문화공보부장관에 의한 직권등록취소제도를 폐지하고 등록취소심판 청구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등록관청에 의한 등록취소를 전면적으로 금지하였다가, 1995. 12. 30. 법률 제5145호 개정을 통해 장기 미발행이나 발행중단을 사유로 하는 예외적인 직권등록취소제도를 도입하였으며, 이러한 입법태도는 현행 신문법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문법상 등록관청의 발행정지 명령, 등록취소심판 청구 또는 직권등록취소는 모두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그 사유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

(3) 일반적으로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원래의 처분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게 된 사정변경이 생겼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효력을 상실케 하는 철회를 할 수 있으나(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4두41190 판결 등 참조), 위 (2)에서 본 신문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신문법의 영역에서는 위와 같은 철회는 허용되지 않는다. 신문법에 명문의 근거 규정이 없는데도 등록관청이 사정변경이나 공익상 필요만을 이유로 직권으로 신문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헌법 제21조 제2항 이 금지하고 있는 언론에 대한 허가제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4) 신문 명칭 사용 허락과 관련하여 다툼이 발생한 상황에서 기존사업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신규사업자의 신문법상 지위가 곧바로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다. 만일 그와 같이 보았다가 기존사업자의 주장이 이유 없는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에는 신규사업자의 신문사업에 미친 치명적 영향을 회복하기 어렵다. 기존사업자는 신규사업자를 상대로 신문 명칭 사용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거나 본안소송을 제기하여 자신의 원래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권리를 회복할 수 있으므로,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신규사업자의 신문법상 지위가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보더라도 부당하지 않다. 등록관청이 기존사업자와 신규사업자 사이의 민사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당사자가 법원의 판단을 통하여 분쟁을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언론에 대한 행정기관의 관여를 최대한 배제하고자 하는 신문법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한다.

3.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의 설립과 신문 등록

(1) 제주일보사가 ‘제주일보’라는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하다가(등록번호 1 생략) 2012. 12.경 재정난 등으로 경영위기에 처하자, 대표이사 소외 1은 2012. 12. 7. 제주일보사의 경영을 임직원 등에게 맡겼고, 다수의 임직원들은 같은 달 9일 회사의 정상화 시점까지 제주일보의 발행을 지속하고자 ‘제주일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였다.

(2) 소외 1은 2012. 12. 9. 비상대책위원회와 ① 제주일보의 상표권, ② 제주일보 신문, ③ 제주일보 인터넷 뉴스의 권리를 양도하는 계약(다만 제주일보 신문과 인터넷 뉴스에 관해서는 비상대책위원회의 해체 시까지를 양도기한으로 정하였다)을 체결하였다. 제주일보사는 2012. 12. 10. 부도처리 되었고, 소외 1은 같은 날 제주일보사 대표이사 사직원을 제출하였으나 위 사직원이 제주일보사의 이사회에 보고되지 않아 정식으로 수리되지는 않았다.

(3) 제주일보사 이사회는 2013. 2. 5. 소외 1과 비상대책위원회 사이에 체결된 상표권 등 권리양도계약을 추인하였다.

(4) 소외 2 등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 7인은 2013. 1. 24. 제주일보사로부터 ‘제주일보’, ‘제주일보’, ‘제주신문’ 3개의 상표권(이하 ‘이 사건 각 상표권’이라 한다)을 양수하여 권리의 이전등록을 하였고, 제주일보사는 2013. 4. 11. 소외 2 등으로부터 다시 위 각 상표권을 양수하여 권리의 이전등록을 하였다.

(5) 당시 제주일보사 이사이던 소외 3은 비상대책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2013. 8. 27. 원고를 설립하였고, 그 무렵 제주일보사에 재직 중이던 대다수 임직원들이 신규채용의 형식으로 그 소속을 원고로 옮겨 계속 근무하였다. 제주일보사가 보유하던 신문사 사옥과 윤전기 등 신문발행을 위한 주요 설비들은 2013. 7.경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의하여 공매처분되었으며, 제주세무서장은 2013. 10. 23. 제주일보사를 폐업처리하였다.

(6) 원고는 2013. 9.경 제주일보사와 이 사건 각 상표권과 ‘제주일보’ 명칭 등에 관하여 계약금을 100만 원, 월 사용료를 50만 원, 계약기간을 2013. 9. 27.부터 이 사건 각 상표권의 공·경매 등에 의한 매각시점까지로 하는 전용사용권 설정계약(이하 ‘이 사건 설정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다음 2013. 12. 9. 이 사건 각 상표권의 전용사용권 등록을 하였다.

(7) 원고는 2013. 9. 24. ‘제주일보’로 신문법에 따른 등록(등록번호 2 생략)을 하였는데, 이때 제주일보 명칭의 사용기간을 2013. 9. 27.부터 이 사건 설정계약의 만료일까지로 하는 제주일보사 명의의 ‘동일 제호 등록허용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그 후 원고는 ‘제주일보’라는 명칭으로 일반 일간신문을 발행하였다.

나. 이 사건 각 상표권의 매각과 등록무효

(1) 제주일보사로부터 퇴직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직원들이 이 사건 각 상표권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신청하여 제주지방법원 2013타채4178호 로 진행된 매각절차에서 제주일보사 대표이사 소외 1의 동생인 소외 4가 2014. 12. 23. 이 사건 각 상표권을 9억 원에 매수하여 2015. 1. 19. 권리의 이전등록을 하였고, 2015. 7. 10. 이 사건 각 상표권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등록되었던 전용사용권이 말소되었다. 참가인은 2015. 8. 6. 소외 4로부터 이 사건 각 상표권을 양수하여 권리의 이전등록을 하였다.

(2) 주식회사 제주신문사는 제주일보사를 상대로 이 사건 각 상표권 중 ‘제주신문’에 관한 등록무효심결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14. 8. 1. 등록무효심결을 하였다. 제주일보사는 위 심결의 취소를 구하였으나 특허법원은 2015. 1. 16. 위 심결취소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는 2015. 8. 28. 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각 상표권 중 ‘제주일보’와 ‘제주일보’에 관한 등록무효심결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16. 6. 16. 등록무효심결을 하였다. 참가인은 위 심결의 취소를 구하였으나 위 심결취소 청구는 소장 각하명령으로 종결되었다.

다. 제주일보사와 참가인의 양도·양수계약 체결과 그에 관한 다툼

(1) 참가인은 2011. 8. 4. 설립되어 ‘주식회사 대경케미칼’이라는 상호로 각종 재활용 제품 판매업 등을 영위하였으나, 2014. 12. 23. 기존 사업을 대신하여 신문발행업과 방송사업 등을 새로이 추가하는 것으로 사업목적을 변경하고, 상호를 현재와 같이 변경하였다. 참가인은 2015. 7. 29. ‘뉴제주일보’로 신문법에 따른 등록을 하였다(등록번호 3 생략).

(2) 소외 4는 참가인의 대표이사로서 2015. 8. 17. 당시 구속 중이던 소외 1과 제주일보사가 운영하던 지령, 신문발행, 판매와 광고 등 모든 영업, 체육·문화사업에 관한 권리, 이미 발행된 신문에 대한 저작권과 인터넷 뉴스와 도메인, 홈페이지 운영 등에 관한 권리를 무상으로 양수하면서 제주일보사의 채무는 인수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양도·양수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3) 참가인은 2015. 9. 8. 제주일보사 대표이사 명의로 작성된 ‘제호사용 동의서’를 제출하여 신문의 명칭을 ‘뉴제주일보’에서 ‘제주일보’로 변경하는 등록을 하였고(등록번호 3 생략), 2015. 11. 16.부터 ‘제주일보’로 신문을 발행하였다.

제주일보사는 2015. 11. 2. 피고에게 원고의 ‘제주일보’ 명칭 무단 사용에 따른 등록취소, 발행정지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피고는 2015. 11. 9. 원고에게 ‘원고가 제주일보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이 사건 각 상표권이 소외 4에게 매각된 2014. 12. 23.까지이므로 제주일보 명칭 사용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신문법에 의한 등록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4) 참가인은 제주지방법원 2015카합286호 로 원고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2015. 11. 30. ‘제주일보’를 명칭으로 하는 신문 등의 발행·배포 등을 금지하는 가처분결정을 하였다. 위 가처분사건에서 참가인은 소외 4가 이 사건 각 상표권을 적법·유효하게 취득하였음을 전제로 소외 4로부터 이 사건 각 상표권을 승계취득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원고는 이 사건 각 상표권의 등록이 무효이므로 그것이 유효임을 전제로 하는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다투었다.

(5) 원고는 참가인과 분쟁이 시작되자, 명칭을 ‘제주일보’로 하는 신문법상 기존 등록(등록번호 2 생략) 외에 2015. 8.경 명칭을 ‘제주신보’로 하는 신문법상 신규등록(등록번호 제주 4 생략)을, 2015. 11.경에는 명칭을 ‘jj제주일보’로 하는 신문법상 신규등록(등록번호 5 생략)을 별도로 마쳤다. 원고는 위 가처분결정 이후인 2015. 12.경부터는 더 이상 ‘제주일보’ 명칭으로 일간신문을 발행하지 못하고 잠시 ‘jj제주일보’ 명칭으로 일간신문을 발행하다가, 현재는 ‘제주신보’ 명칭으로 일간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6) 그 후 참가인은 2016. 1. 11.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신문법 제14조 에 따라 피고에게 제주일보사의 사업자 지위승계를 신고하고, 그에 따른 발행인·편집인 등의 등록사항 변경을 신청하였다. 피고는 2016. 1. 20. 참가인의 위 신고를 수리하고 변경등록을 하였다(이하 사업자 지위승계신고 수리와 신문사업변경등록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7) 제주일보사의 채권자들은 제주지방법원 2015가합11393호 로 참가인을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6. 11. 17.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취소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참가인의 항소취하로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8) 참가인이 제주지방법원 2016가합222호 로 원고를 상대로 상표사용금지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7. 1. 12.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은 제주일보사 대표이사 소외 1이 대표권을 남용한 행위로서 무효이다’라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인 특허법원은 2018. 6. 21.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뿐만 아니라 제주일보사가 2017. 5. 1. 참가인과 다시 체결한 양도·양수계약(이 사건 양도·양수계약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고, 이하 ‘2차 양도·양수계약’이라 한다) 역시 소외 1이 대표권을 남용한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항소와 확장된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대법원의 2018. 10. 25.자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되었다. 원고는 위 본안사건에서도 이 사건 각 상표권의 등록이 무효이므로 그것이 유효임을 전제로 하는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다투었다.

4. 이 사건에 대한 판단

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 2.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제주일보’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신문법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원고에게는 그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원고가 제주일보사로부터 ‘제주일보’ 명칭 사용을 허락받아 2013. 9. 24. 신문법에 따라 등록을 함으로써 원고는 적법하게 ‘제주일보’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신문법상 지위를 갖게 되었다.

(2) 제주일보사는 ‘제주일보’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인적 조직과 물적 설비를 상실하였고, 이 사건 처분 당시에는 원고와 참가인만이 신문을 발행할 수 있었다. 피고가 원고와 참가인 중 한쪽을 ‘제주일보’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신문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상대방은 ‘제주일보’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신문법상 지위가 불안정해진다.

(3) 제주일보사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과 2차 양도·양수계약은 모두 무효이므로, 참가인은 제주일보사로부터 ‘제주일보’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권리를 적법하게 양수받았다고 볼 수 없다. 이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4) 소외 4가 2014. 12. 23. 강제집행을 위한 매각절차에서 이 사건 각 상표권을 매수함으로써, 이 사건 설정계약이 종료되고 그에 따라 원고가 ‘제주일보’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도 종료된 것인지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 그러나 원고는 2014. 12. 23. 이후에도 ‘제주일보’ 명칭으로 일간신문을 계속 발행하다가 2015. 11. 30.자 가처분결정(제주지방법원 2015카합286호) 에 따라 부득이 ‘제주일보’ 명칭 사용을 중단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이 제기한 위 가처분사건과 상표사용금지 사건( 제주지방법원 2016가합222호 )에서 ‘이 사건 각 상표권이 등록무효이므로 소외 4가 이를 매수한 것이나 참가인이 소외 4로부터 이 사건 각 상표권을 양수한 것이 모두 무효’라고 주장함으로써 이 사건 설정계약이 종료되지 않아 ‘제주일보’ 명칭 사용을 허락한 기간도 종료되지 않았다고 다투고 있다.

(5) 피고는 2016. 1. 20.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 유효하다고 보고 참가인이 제주일보사의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취지에서 (등록번호 1 생략) 신문 등록의 발행인, 편집인, 인쇄인 등을 변경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양도·양수 계약을 통해 제주일보사의 채무는 인수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설정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원고의 ‘제주일보’ 명칭 사용을 허락할 의무는 부담하지 않게 되었다.

피고의 이 사건 처분 당시 참가인은 제주일보사의 신문사업을 양수함으로써 (등록번호 1 생략) 신문 등록을 보유하게 된 상태였고 원고는 (등록번호 1 생략) 신문 등록을 마친 제주일보사로부터 명칭 사용을 허락받아 신문법상 등록(등록번호 2 생략)을 마친 상태였다.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참가인과 원고의 지위가 위와 같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참가인에게 ‘제주일보’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지위가 있다고 인정함으로써 결국 원고의 ‘제주일보’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신문법상 지위를 부인하는 의미를 가진다. 그로 인해 원고에게 신문법 제39조 제1항 제1호 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받을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제주일보’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하기 어려운 불이익이 발생하였다.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① 제주일보사가 원고에 대한 ‘제주일보’ 명칭 사용 동의를 철회함으로써 원고가 ‘제주일보’ 명칭 사용권을 상실한 이상 원고의 신문 등록은 당연히 취소될 수밖에 없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② 이 사건 처분은 제주일보사와 참가인 사이의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사업자 지위승계와 등록사항 변경신고를 수리한 것에 불과할 뿐 제주일보사의 존속 자체를 직접 좌우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제주일보사의 주주나 채권자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다. 원고가 제주일보사의 주주나 채권자의 지위에서는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대법원 1996. 6. 28. 선고 96누3630 판결 , 대법원 1999. 7. 23. 선고 97누1006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의 ② 부분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위 2.에서 보았듯이 신문사업자의 지위는 신문법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구체적인 이익이고 사법상 ‘특정 명칭의 사용권’과 구별되기 때문에, 원심의 ① 부분에서 사법상 권리를 상실하면 신문법상 지위도 당연히 소멸한다는 전제에서 원고적격을 부정한 판단에는 신문법상 등록을 마친 신문사업자의 지위와 원고적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5. 원고보조참가신청의 적법 여부

관련 법리와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보면, 원고보조참가신청인이 제주일보사의 주주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보조참가신청인이 제주일보사의 채권자이지만 그가 주장하는 이해관계는 보조참가를 허용할 만한 법률상 이해관계에 해당하지 않고 단지 사실상·경제상 또는 감정상의 이해관계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보조참가신청을 각하한 원심의 판단에는 보조참가의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6. 결론

원고의 상고는 이유 있어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보조참가신청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신청인이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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