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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다35085 판결
[물품대금][공1998.1.1.(49),12]
판시사항

영업양도의 판단 기준

판결요지

상법 제42조가 말하는 영업이란 일정한 영업 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뜻하는바, 여기서 말하는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이란 영업을 구성하는 유형·무형의 재산과 경제적 가치를 갖는 사실관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수익의 원천으로 기능한다는 것과 이와 같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이 마치 하나의 재화와 같이 거래의 객체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할 것이므로, 영업양도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는 양수인이 당해 분야의 영업을 경영함에 있어서 무(무)로부터 출발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이전받아 양도인이 하던 것과 같은 영업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슈퍼마켓의 매장 시설과 비품 및 재고 상품 일체를 매수한 것이 영업양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상고인

해태제과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정 담당변호사 한명환 외 2인)

피고,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원고는 서울 중랑구 ○○동에서 △△△△△마켓이란 상호로 슈퍼마켓을 경영하던 소외인에게 1995. 3. 5.부터 같은 해 11. 4.까지 식품류를 공급하고 그 대금 중 합계 금 11,275,228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 피고는 같은 달 19. 소외인으로부터 매장 안의 재고 물품과 매장 시설 및 비품 전부를 금 122,000,000원에 매수하여 같은 달 20.부터 영업을 개시하였는데, 같은 달 23.에는 사업자등록의 명의를 피고로 변경하였고, 그 후 1개월 이상 위 △△△△△마켓이란 종전의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하다가 일자 미상경 상호를 □□공판장으로 변경한 사실 등을 인정한 후, 피고는 영업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영업양수인으로서 상법 제42조 제1항 에 의하여 소외인의 물품대금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거래처의 미수금채권과 채무 및 기 발생한 공과금채무는 양도인인 소외인이 책임지기로 한 점, 기존의 종업원들을 인수하지 아니한 점, 매수한 직후 점포 내부의 구조 및 판매 시설을 변경한 점, 소외인은 이 사건 슈퍼마켓 외에 수원에도 별개의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었고 피고도 이 사건 인수 전에 다른 슈퍼마켓을 경영하고 있어서 피고가 소외인의 거래처를 인수한 사실이 없는 점, 슈퍼마켓은 일반 주민을 상대로 소매영업을 하므로, 인계·인수할 노하우나 고객관계 및 거래 조직 등이 존재하는 것도 아닌 점, 이 사건 상호가 흔히 쓰이는 상호로서 피고가 이를 계속하여 사용할 만한 실익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와 소외인 사이의 슈퍼마켓의 매매는 상법상의 영업양도가 아니라 단순히 그 점포 및 물품 등에 대한 매매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영업양도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상법 제42조 가 말하는 영업이란 일정한 영업 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뜻하는바 ( 당원 1989. 12. 26. 선고 88다카10128 판결 ), 여기서 말하는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이란 영업을 구성하는 유형·무형의 재산과 경제적 가치를 갖는 사실관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수익의 원천으로 기능한다는 것과 이와 같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이 마치 하나의 재화와 같이 거래의 객체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할 것이므로, 영업양도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는 양수인이 당해 분야의 영업을 경영함에 있어서 무(무)로부터 출발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이전받아 양도인이 하던 것과 같은 영업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인과 건물 소유자 간의 임대차계약상의 임차인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하였고, 슈퍼마켓 안의 정육점에 대한 소외인의 임대인으로서의 지위도 그대로 승계하였으며, 위 슈퍼마켓 양수대금 122,000,000원은 임차보증금 35,000,000원과 권리금 35,000,000원 및 슈퍼마켓 안의 재고 상품 대금 52,000,000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내부 시설을 일부 새롭게 단장한 것 외에는 종전의 판매 시설과 재고 상품을 그대로 인수하여 종전과 똑같은 형태로 슈퍼마켓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사실 및 피고가 이 사건 슈퍼마켓을 인수한 목적은 오로지 슈퍼마켓 영업을 해 보기 위한 데 있었던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사실들과 함께, 슈퍼마켓에 진열된 재고 상품을 인수하여 영업을 계속하는 피고가 영업을 개시하자마자 그 재고 상품 공급처와의 거래를 대부분 즉시 중단하고 다른 종류의 물품 공급처를 새로 개척하여 진열 상품의 종류를 대부분 바꾸었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이고, 슈퍼마켓의 고객관계는 그 성격상 개별적인 인수·인계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은 당연하다 할 것이지만 소외인의 슈퍼마켓이 자리하고 있는 위치상의 이점이나 소외인의 그 동안의 경영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에 의하여 영업주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고객관계는 대체로 그대로 유지된다고 볼 수 있고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권리금 35,000,000원이 지급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소외인의 슈퍼마켓 영업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피고에게 양도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상법 제42조 는 채권·채무의 승계가 영업양도의 요건이 아님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소외인의 건물주에 대한 임차보증금채권과 정육점에 대한 임차보증금반환채무만이 피고에게 인수되고 슈퍼마켓에 진열된 상품의 구입대금채무는 인수되지 않았다는 점은 영업양도를 부정할 근거가 될 수 없고, 또 근로관계가 승계되었는지의 여부나 그 승계의 정도는 상법상의 영업양도가 있다고 볼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할 것이지만, 양도되는 영업의 종류·방법·규모 및 근로자의 대체 가능성 등에 따라 그 중요성은 개별적인 사안별로 달리 판단되어질 수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은 슈퍼마켓의 양도에 있어서 단순 노무에 종사하는 종전 종업원들의 근로관계가 그대로 승계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슈퍼마켓의 영업 목적을 위하여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이 피고에게 그대로 이전되었고 또 피고가 양도인이 하던 것과 같은 영업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심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가 점포와 물품만을 매수한 것이지 영업을 양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영업양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다만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자기가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영업양수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42조 제2항 이 적용되어 변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환송법원으로서는 이와 같은 피고 주장의 당부에 관하여도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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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1997.7.9.선고 96나44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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