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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등법원 2014.10.29.선고 2014나261 판결
퇴직금
사건

2014나261 퇴직금

원고,항소인겸피항소인

경산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은상길

피고,피항소인겸항소인

학교법인 B학원

대구

대표자 이사장 C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 유한 ) 에이펙스

담당변호사 우의형, 최경자, 조지윤

제1심판결

대구지방법원 2013. 12. 20. 선고 2013가합2096 판결

변론종결

2014. 10. 8 .

판결선고

2014. 10. 29 .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각 기각한다 .

2.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31, 896, 9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3. 15. 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 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 원고는 당심에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를 예비적 청구로 추가하였다 ) .

2. 항소취지

가. 원고 ,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추가로 217, 855, 3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3. 15. 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 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

나. 피고 ,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및 고용관계의 변동1 ) 피고는 산하에 법인사무국, B대학교, B대학교 의료원 ( 이하 ' 피고 의료원 ' 이라 한다 ) 등의 기관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고 ( 1980년대에는 각 기관이 독자적인 인사체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기관으로 근무처를 변경하려면 기존 기관에서의 면직 발령과 새로운 기관에서의 신규 임용 절차를 밟았다 ), 원고는 피고의 법인사무국, 피고 의료원, B대학교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1. 2. 28. 정년퇴직한 사람이다 .

2 ) 원고는 1982. 12. 1. 피고의 법인사무국 기획과 부참사 ( 5급 15호봉 ) 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1986. 2. 1. 피고 의료원으로 근무처를 변경하기 위하여 의원면직 ( 퇴직금도 수령하였다 ) 과 신규 임용의 절차를 밟아 피고 의료원 기획과 경리과장 직무대리 ( 6급 13호봉 ) 로 근무하였다 .

3 ) 그 후 피고 의료원에서 비자금조성사건이 불거져 병원장, 상임이사, 기획관리실장 등 ( D1, D2, D3, D4 ) 이 사직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와 관련하여 1986. 8. 19. 에 개최된 피고 의료원 제4회 직원 인사위원회에서 경리과장 직무대리인 원고를 ' 권고사직 ' 시키기로 의결하였다. 이에 원고가 반발하자, 1986. 9. 5. 에 개최된 피고 의료원 제6회 직원 인사위원회에서 ' 권고사직 시키기로 한 원고를 B대학교로 전출하기 위하여 면직발령 하기로 ' 의결하였고, 원고가 1986. 9. 6. 피고 의료원에 ' 가사 ' 를 이유로 한 사직원 ( 을 제2호증의 2, 이하 ' 이 사건 사직원 ' 이라 한다 ) 을 제출하자, 피고는 원고를 의원면직 ( 이하 ' 이 사건 면직 ' 이라 한다 ) 처리한 다음, 1986. 9. 8. 원고를 B대학교 도서관열

람과 주사 ( 6급 13호봉 ) 로 신규 임용하는 절차를 밟았다. 당시 원고는 피고 의료원에서 당시까지의 퇴직금을 수령한 다음, B대학교에 새로 경력증명서, 신원증명서, 신원보증서, 이력서, 주민등록표등본 등 신규 임용서류 일체를 제출하고 신규 임용에 따른 신체검사도 하였다 .

4 ) 원고는 2010. 1. 31. 까지 B대학교에서 근무하다가 2010. 2. 1. 피고 의료원 ( B대 학교보다 정년이 1년 늦다 ) 으로 전출되어 2011. 2. 28. 피고 의료원에서 2급 37호봉인 상태로 정년퇴직하였다 .

나. 피고의 퇴직금 제도의 변경과 퇴직금 조기정산 1 ) 피고는 1973. 9. 15. 교직원의 퇴직금 지급에 관한 사항을 정할 목적으로 ' B학원 교직원 퇴직금 지급 규정 ' ( 이하 ' 이 사건 퇴직금규정 ' 이라 한다 ) 을 제정하여 전임강사 이상의 교직원 ( 행정직, 기술직, 기능직, 별정직 ) 에 대한 퇴직금 제도를 시행하여 왔는데, 1975. 1. 1. 구 사립학교교원연금법 ( 2000. 1. 12. 법률 제6124호 '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 으로 개정되었다. 이하 ' 교직원연금법 ' 이라 한다 ) 의 시행으로 교원에 대하여 , 1978. 1. 1. 부터 그 사무직원에 대하여 교직원연금법에 따른 퇴직급여도 지급하게 되었다 .

2 ) 피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과 교직원연금법에 따른 퇴직급여를 이중으로 지급하게 되어 재정적인 부담이 가중되자, 1983. 8. 26. 피고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이 사건 퇴직금규정을 개정하여 1983. 8. 29. 부터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따른 퇴직금은 ' 1983. 2. 28. 이전에 임용된 교직원 ' 에 한하여 지급하기로 하였고, 교직원들에 대한 설명회와 설문조사를 거쳐 그 대상자로 파악된 1, 040명 중 748명의 찬성으로 1999. 8. 16. 이 사건 퇴직금규정을 개정하여 ' 1983. 2. 28. 이전에 임용된 교직원 ' 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재직기간을 ' 채용일부터 1999. 8. 31. 까지 ' 로 제한하기로하였다 ( 을 제3호증 ) .

3 ) 피고는 2001. 1. 경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의 조기 정산에 관한 내규 ( 을 제4호증, 이하 ' 이 사건 조기 정산내규 ' 라 한다 ) 를 만들어 2000년말부터 총 4회에 걸쳐 ( 총장이 학교 재정을 감안하여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있다 ) 매 학교회계년도 말에 위 퇴직금을 조기 정산하기로 하였고, 2002. 12. 말까지 위 대상자들에게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모두 정산하여 준 다음, 2003. 1. 20. 이 사건 조기 정산내규를 , 2003. 2. 17. 이 사건 퇴직금규정을 각각 폐지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면직 후 1986. 9. 8. 신규 임용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 1983. 2. 28. 이전에 임용된 교직원 ' 에 해당하지 않아 이 사건 퇴직금규정의 적용 대상 내지 위 조기정산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

다. 이 사건 퇴직금규정과 이 사건 조기정산 내규이 사건 퇴직금규정과 이 사건 조기정산 내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학교법인 B학원 교직원 퇴직금 지급규정 ( 2003. 2. 17. 폐지 )제1조 ( 목적 )이 규정은 B학원이 설치 경영하는 각 학교의 교직원이 퇴직 또는 사망하였을 때 퇴직금을 지급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 대상자 )① 이 규정에 의한 퇴직금은 1983년 2월 28일 이전에 임용된 교직원 ( 의과대학 교원 및부속병원 교직원 제외 ) 중 전임강사 이상의 교원과 행정직, 기술직, 기능직 및 별정직의 직원에 한하여 적용한다 .제3조 ( 지급기준 )퇴직금은 퇴직 당시의 월봉금액과 상여금 ( 연 500 % ) 지급의 기준으로 하여 별표 지급률에 따라 지급한다. 단, 월봉금액이라 함은 교원은 본봉 및 기성회 연구보조비, 직원은 본봉 및 직책수당을 지칭한다 .제7조 ( 기간계산 )
① 재직기간의 계산은 본 학원에 채용된 일자로부터 기산하여 1999년 8월 31일까지로한다. < 개정 1999. 8. 16. )② 계산상 1년 미만의 매 1월은 12분의 1년으로 계산하고 휴직 및 정직 기간은 재직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부칙 ( 1983. 8. 29. )제1조 ( 시행일 )이 개정 규정은 1983년 3월 1일부터 시행한다. 1983년 3월 1일 이후 신규 임명된 교직원과 1983년 2월 28일 이전에 임명된 의과대학 교원 및 부속병원 교직원은 이 규정에적용을 받지 아니한다. 다만, 1983년 3월 1일 이전부터 계속 근무한 교원으로서 교수임기제에 의하여 재임명된 자는 1983년 3월 1일 이후 신규 임명자로 보지 않는다 .부칙 ( 1999. 8. 16. )제1조 ( 시행일 )이 개정규정은 1999년 9월 1일부터 시행한다 .제2조 ( 퇴직금의 지급방법 )① 퇴직금은 제7조 제1항에 의한 재직기간의 계산에서의 정지에도 불구하고, 이 규정에의한 지급대상자가 퇴직하거나 사망한 때에 이를 지급한다 .② 제1항의 퇴직금은 제7조 제1항에 의하여 산정한 재직기간에 따른 별표 퇴직금 지급를 표상의 지급률에 퇴직 또는 사망 당시의 월봉금액과 상여금 ( 500 % ) 지급의 기준을곱한 것으로 한다 .부칙 ( 2001. 1. 15. )제1조 ( 시행일 )이 개정규정은 2001년 1월 15일부터 시행한다 .제2조 ( 퇴직금의 중간정산 )제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퇴직금의 지급은 각 학교의 장이 학교재정을 감안하여 연차정리계획에 따라 이를 중간 정산한다 .
부칙 ( 2003. 2. 17. )제1조 ( 시행일 )이 규정은 2003년 2월 17일부터 폐지한다 .■ B대학교 퇴직금 조기 정산에 관한 내규 ( 2003. 1. 20. 폐지 )제4조 ( 정산 · 지급방법 )퇴직금은 연차 정산 · 지급계획에 따라 다음 각 호의 방법으로 조기 정산 · 지급한다 .1. 2001년 8월 이후 퇴직 대상인 규정 제2조 제1항의 지급대상자 전원이 전산추첨방식에 의하여 순위를 정하고 순위가 빠른 자부터 늦은 자의 순으로 당해 학년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순차적으로 지급한다 .제5조 ( 지급기준일 및 절차 )① 퇴직금 조기 정산 · 지급은 총 4회에 걸쳐 실시하되, 학교 재정을 감안하여 총장이 이를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있다 .② 퇴직금 지급기준일은 매 학교회계연도 말을 원칙으로 하며, 전 조에 따라 확정된 자에게 2000학년도 말부터 순차적으로 정산 지급한다 .③ 퇴직금의 지급은 전 조 제1호의 순에 의하여 지급대상자를 퇴직금 지급 1개월 전에확정하고, 총장이 이를 별도로 공고한 후 대상자에게 지급한다. 단, 2000학년도의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부칙 ( 2001. 1. 31. )제1조 ( 시행일 )이 내규는 2001년 1월 19일부터 시행한다. 다만, 퇴직금 지급이 종결되는 시점에 이를폐지한다 .
[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제3호증의 2, 제4 내지 8호증 ( 별다른 표시가 없으면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 을 제1 내지 3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 주위적 주장

원고는 1982. 12. 1. 피고의 법인사무국에 입사한 이래 2011. 2. 28. 피고 의료원에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28년간 연속하여 근무하였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규정 및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 331, 896, 9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 사건 사직원은 원고와 피고가 서로 통모하여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이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 B대학교로 전출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필요한 것 ' 이라며 사직원 제출을 강요 내지 기망하여 작성된 것으로, 그에 의한 퇴직의 의사표시는 통정허위표시나 비진의 의사표시 ( 피고가 이를 알거나 알 수 있었다 ) 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

2 ) 예비적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하여 일방적으로 원고를 퇴직처리하고 신규 임용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강요와 기망행위를 하였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받은 뒤 원고로부터 퇴직금 적립에 필요한 본인 부담금 ( 본봉의 3. 5 % ) 도원천 징수하지 아니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불법행위를 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결국 위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그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원고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 상당액 331, 896, 96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나. 피고1 ) 원고는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고 그 때까지의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은 뒤 1986. 9. 8. B대학교에 신규 임명되었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대상자 ( 1983. 2. 28. 이전 임용자 ) 가 아닐 뿐 아니라,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후 별다른 이의 없이 오랜 기간이 지난 뒤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것은 금반언이나 신의칙에 반한다 .

2 ) 설령 원고가 그 퇴직금의 지급대상자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미 이 사건 퇴직금규정이 폐지되어 원고의 퇴직금청구권은 실효되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조기정 산내규에 따른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한 2001. 1. 경 또는 조기정산을 마친 2002. 12. 경 또는 이 사건 퇴직금규정이 폐지된 2003. 2. 17. 부터 각 3년 ( 근로기준법 ) 또는 10년 ( 민법 ) 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된 2013. 3. 6. 이 사건 소가 제기됨으로써 위 퇴직금청구권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이미 소멸하였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 퇴직금의 액수는 이 사건 조기 정산내규의 시행 당시인 2001. 1. 19. 기준 퇴직금 상당액인 41, 399, 780원에서 미납된 본인 부담금을 공제한 금액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

3.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사립학교 교직원의 보수, 복무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중 교직원연금법에서 정하고 있는 퇴직시의 급여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이 배제되므로 (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 위 교직원연금법이 시행된 후에 입사한 원고에 대하여 적용되는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퇴직금이 아니라 피고 교직원에 대한 복리후생의 차원에서 지급되는 금전에 불과하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 .

그리고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대상자는 1983. 2. 28 . 이전 임용자에 한하는데, 원고는 1982. 12. 1. 피고의 법인사무국에 입사하였으나 1986. 9. 6. 피고 의료원에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고 그 때까지의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은 뒤 1986. 9. 8. B대학교에 신규 임용되는 절차를 밟았다. 따라서 이 사건 사직원에 따른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면직이 무효로 되지 않는 한 원고는 새로이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지급대상자가 될 수 없으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사직원의 무효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

나.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

한편,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 진의 ' 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 .

다. 이 사건 사직원의 무효 여부

1 ) 이 사건 사직원은 서로 통모하거나 피고의 강요 내지 기망하에 작성된 것으로 그에 의한 퇴직의 의사표시는 통정허위표시나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3호증의 1 ( 질의서 ) 은 원고의 일방적인 주장을 기재한 것으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위 인용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기초사실과 갑 제1 , 2, 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오히려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의 제출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피고 의료원의 경리과장 직무대리로서 비자금조성사건이 불거진 당시의 상황에서는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여 피고 의료원에서 의원면직 처리된 후 B대학교에 신규 임용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사직원에 의한 퇴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이고, 설령 원고가 비진의 의사표시로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사태수습을 위하여 원고로부터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받아야 할 상황에 있었던 피고 ( 당초에는 직원 인사위원회에서 ' 권고사직 ' 시키기로 의결하였다 ) 가 그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

따라서 이 사건 사직원이 서로 통모하거나 피고의 강요 내지 기망하에 작성된 것으로 그에 의한 퇴직의 의사표시는 통정허위표시나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주장들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 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판결들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 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 .

① 원고는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E건설 주식회사에서 경리주임으로 일하다 .가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 의료원의 경리과장 직무대리로 일하는 등 줄곧 경리업무에 종사하였는데, 피고의 법인사무국에서 피고 의료원의 경리과장 직무대리로 전출간 뒤 불과 7개월 만에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고, 그 후 경리업무와 전혀 무관한 B대학교 도서관열람과 주사로 신규 임용되었으므로, 더 이상 경리업무를 담당하지 못하게 된 사정이 발생하여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

② 피고 의료원의 비자금조성사건에 연루되어 사직한 기획관리실장 D4는 원고가 E건설 주식회사에서 경리주임으로 근무할 때 같은 회사의 경리부장으로 일하였던 사람으로, 원고와 비슷한 시기에 피고에 입사하여 1984. 5. 1. 같은 날에 원고와 같이 피고 의료원으로 파견되어 사실상 같이 근무하여 왔으므로, 원고 또한 D4와의 친분관계로 위 비자금조성사건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원고는 당심 제3차 변론기일에서 " 당시 경리과장 직무대리로 상사의 지시에 따라 비자금으로 사용된 돈을 금고에 보관하였을 뿐이다 " 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

③ 피고 의료원에서 비자금조성사건이 불거져 병원장, 상임이사, 기획관리실장 등이 사직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1986. 8. 19. 에 개최된 피고 의료원 제4회 직원 인사위원회에서 경리과장 직무대리인 원고를 ' 권고사직 ' 시키기로 의결하자, 원고는 피고 의료원의 신임 기획관리실장에게 ' 자신은 상사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니 사직할 수 없다 ' 는 취지로 말하고, 신임 병원장에게 " 꼭 저를 버리시겠다면. .. 정당하게 법의 심판을 받고 저가 지은 죄가 있다면 마땅히 법의 처벌을 받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 .. 제 자신근무 중 터득한 상식 중에서 피고 ( 병원, 대학 ) 도 이렇게 깨끗하게 기관으로서의 허점은 없었는지도 자문도 구하고 정리를 해보아야 되겠군요 ! " 의 내용이 포함된 편지 ( 갑 제8호 증 ) 를 보내는 등으로 반발하였고, 이에 피고 의료원의 신임 상임이사가 원고에게 ' 지난 문제는 다 덮어두고 피고 의료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후 B대학교에 가서 조용하게 근무하여 달라 ' 고 타협안을 제시하여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게 되었다 .

④ 원고는 이 사건 면직 후 피고 의료원에서 당시까지의 퇴직금을 모두 수령한 다음, B대학교에 새로 경력증명서, 신원증명서, 신원보증서, 이력서, 주민등록표등본 등 신규 임용서류 일체를 제출하고 신규 임용에 따른 신체검사도 하는 등 신규 임용에 따른 절차를 모두 밟았다 .

⑤ 그 후 원고는 1992. 4. 경 피고에게 ' 1982. 12. 1. 입사한 뒤 퇴직의 의사 없이 계속 근무하여 왔으므로 입사시의 직급과 호봉을 기준으로 하여 현재까지 계속 근무한 근속년수를 환산적용한 직급과 호봉을 소급하여 인사발령하고, 이 사건 퇴직금규정의 적용대상자가 되게 하여 달라 ' 는 내용의 질의서 ( 갑 제3호증의 1 ) 를 제출하였고 , 이에 대하여 피고는 1992. 5. 15. 원고에게 ' 원고는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여 의원 면직 처리된 후 1986. 9. 8. 자로 신규 임용되었으므로 원고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없다 ' 는 취지의 ' 질의서에 대한 회신 ' ( 갑 제3호증의 2 ) 을 통보하였다. 그런데 그 후 원고는 2013. 3. 6.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전까지 약 21년 동안 이에 대하여 별다른 조치

를 취하지 않았다 .

⑥ 원고는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기 전에 경리과장 직무대리로 일하였을 뿐 아니라 실제 피고 의료원에서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받기 위한 본인 부담금 ( 본봉의 3. 5 % ) 이 원천 징수되었고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후에 그에 따른 피고 의료원 근무 기간 동안의 퇴직금까지 지급받았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본인 부담금을 납부해야 하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고 B대학교에 신규 임용된 뒤에는 위 본인 부담금을 전혀 납부하지 않았다 .

⑦ 원고는 피고가 2001. 1. 경부터 2002. 12. 말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조기정산 내규에 따른 퇴직금 조기정산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도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에 관하여는 아무런 권리행사도 하지 않았는바, 원고 스스로도 자신은 이 사건 퇴직금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 이 사건 면직이 유효한 것이라고 )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교직원연금법이 시행된 후에 입사한 원고에 대하여 적용되는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퇴직금이 아니라 피고 교직원에 대한 복리후생의 차원에서 지급되는 금전에 불과하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데, 피고는 2001. 1. 경 이 사건 조기 정산내규를 만들어 2002. 12. 말경까지 조기정산 대상자들에게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모두 정산하여 준 다음, 2003. 1. 20 .

이 사건 조기정산내규를, 2003. 2. 17. 이 사건 퇴직금규정을 각각 폐지하였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소한 그 지급근거인 이 사건 퇴직금규정과 이 사건 조기정산내규가 각각 폐지된 때로부터 10년을 경과하였을 때에는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 원고는 그 시효소멸 후인 2013. 3. 6.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때까지 아무런 권리행사를 하지 않았다 . 2 ) 한편,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하에서 이를 수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 위 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 .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1986. 9. 6.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뒤 별다른 이의 없이 그 때까지의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은 뒤, 1992. 4. 경에 이르러 비로소 피고에게 ' 1982. 12. 1. 입사시를 기준으로 한 직급과 호봉을 소급하여 인사발령하고, 이 사건 퇴직금규정의 적용대상자가 되게 하여 달라 ' 는 내용의 질의서 ( 갑 제3호증의 1 ) 를 제출하였으나, 1992. 5. 경 피고로부터 ' 원고는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여 의원면직 처리된 후 1986. 9. 8. 자로 신규 임용되었으므로 원고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없다 ' 는 취지의 ' 질의서에 대한 회신 ' ( 갑 제3호증의 2 ) 을 통보받자, 그 후 2013. 3. 6.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전까지 이에 대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설령 이 사건 사직원 제출에 의한 퇴직의 의사표시가 무효라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고 당시까지의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은 뒤 별다른 이의 없이 있다가 약 5년 10개월 만에 위 질의서를 제출하였고 , 그에 관한 피고의 수용불가 회신을 받은 뒤 별다른 이의 없이 있다가 약 21년 만에 이 사건 사직원의 효력을 다투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이러한 점에서도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

4.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강요와 기망행위로 인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게 하였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받은 뒤 원고로부터 퇴직금 적립에 필요한 본인 부담금 ( 본봉의 3. 5 % ) 도 원천 징수하지 아니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믿지 아니한 증거 외에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원고가 피고 의료원의 경리과장 직무대리로서 비자금조성사건이 불거진 당시의 상황에서는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여 피고 의료원에서 의원면직 처리된 후 B대학교에 신규 임용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였고 그에 의한 퇴직의 의사표시가 유효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 ( 주위적 · 예비적 청구 ) 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판결 ( 피고 패소부분 )

은 부당하므로 그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당심에서 추가된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각 기각하며, 원고 패소부분에 관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이에 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강승준

판사 김태현

판사 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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