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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05.9.2.선고 2005노207 판결
가.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인정된죄명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나.도로교통법위반
사건

2005노207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인정된 죄명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나. 도로교통법 위반

피고인

(000000-0000000), 택시기사

주거 생략

본적 생략

항소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이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05. 1. 5. 선고 2004고단1171 판결

판결선고

2005. 9. 2.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은 무죄.이 사건 공소사실 중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판결의 요지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부산00바0000호 이에프 쏘나타 영업용 택시를 운전하는 자인바, 2004. 4. 11. 21:10경 위 택시를 운전하고 부산 기장읍 시랑리 소재 ○○손짜장 앞 삼거리 교차로를 연화리 방면에서 송정 방면으로 진행함에 있어 그 곳은 교통정리가 행하여지지 않는 교차로이므로 이러한 경우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속도를 줄이고 일시 정지하여 교차하는 다른 차량 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운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채 그대로 좌회전한 과실로, 마침 송정 방면에서 연화리 방면으로 직진 진행 중이던 피해자 김○○(여, 40세) 운전의 부산누○○○호 쏘나타 승용차의 앞 범퍼 부분을 피고인의 차량 우측 뒤 휀다 부분으로 충격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부염좌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함과 동시에 피해차량 앞범퍼 교환 등 수리비 금 764,500원 상당이 들도록 부서지게 하고도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도주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김○○의 법정 및 경찰진술, 진단서, 견적서의 각 기재 등을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부산 기장읍 대변항에서 술에 취한 승객 4명을 태우고 송정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소변을 보게 해 달라는 승객들의 요구를 받고 사고지점인 삼거리 교차로에서 용궁사 입구 도로로 좌회전하여 한적한 곳으로 가서 소변을 보게 한 후 들어왔던 길로 되돌아 나갔는데, 그 때 위 삼거리 교차로 부근에서 어떤 여자 한 명이 손을 들어 차를 세우는 것을 보았으나 합승을 시킬 수 없어 그대로 송정 입구까지 진행하였고, 그 후 송정에서 승객들을 내려줄 무렵 피고인 택시의 뒷범퍼가 파손되어 도로바닥에 끌리는 것을 발견하고서야 비로소 사고가 난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그 때서야 위 여자가 사고 때문에 차를 세우려 하였고 위 부근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고장소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 때 마침 승객 한 명이 탑승하였는데, 피고인은 위 택시의 파손 부분이 뒷범퍼 부분이어서 자신이 위 사고의 피해자라고 생각한 관계로, 사고장소에는 조금 늦게 가도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일단 승객을 목적지까지 태워준 후 사고장소로 돌아가던 중 도주차량으로 신고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경찰서로 가게 되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은 사고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는데, 이는 피고인이 승객들의 요구로 음악을 크게 틀었고 승객들 또한 술에 취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어 택시 안이 상당히 시끄러웠으며, 이 사건 사고지점에서 용궁사 쪽으로 좌회전하는 진입도로에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노면과 포장되지 않은 노면이 경계를 이루어 비포장 노면 부분이 움푹 패여 있었는데, 위 택시가 그 부분을 지나는 순간 차량이 쿵쿵거리면서 심하게 흔들렸기 때문인 것 같다. 피고인이 도주의 의사로 사고현장을 이탈한 것이 아님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당원의 판단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이 사고발생 사실을 인식하고도 도주의 의사로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① 이 사건 사고로 피고인 택시는 우측 뒷휀다 부분이 함몰되고 뒷범퍼와 우측 후미등이 파손되어 떨어져 나갔고, 사고현장에 뒷번호판까지 떨어졌으며, 피해 차량은 우측 앞범퍼 부분이 파손되어 떨어져 나간 점에 비추어 사고 당시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용궁사 입구 도로에서 되돌아 나오던 피고인 택시를 향해 고함을 지르면서 위 택시를 세우려고 손짓을 하였으나 위 택시가 자신을 비켜가면서 그대로 송정 방향으로 도주하였다는 위 김○○의 원심 법정 및 경찰 진술, ③ 피고인이 송정에서 승객들을 내려줄 무렵 뒤늦게 위 삼거리 교차로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도, 그 즉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고지점으로 돌아가 사고의 경위, 상대 운전자 및 차량의 상태 등을 확인해 보지 않은 경위가 석연치 않은 점 등만 놓고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이 사고발생 사실을 인식하고도 도주의 의사로 사고현장을 이탈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사고지점에서 용궁사 쪽으로 좌회전하는 진입도로에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노면과 포장되지 않은 노면이 경계를 이루어 비포장 노면 부분이 움푹 패여 있었는데(수사기록 제39쪽 상단, 제52 내지 54쪽의 각 사진), 피해자도 사고 당시 피고인이 위 움푹 패인 곳으로 좌회전하는 것을 4-5m 전방에서 목격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어(원심 공판기록 제55쪽)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하고, 위 경계 부분이 깊게 파여 있어 그 부분을 지나는 차량의 경우 상당한 정도의 충격과 흔들림이 느껴질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당시 위 택시에 승객이 타고 있는 것은 분명히 보았다는 피해자의 경찰진술(수사기록 제16쪽)도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바, 그렇다면 피고인 주장과 같은 경위로 당시 택시 안이 매우 소란스러웠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또한 자신의 택시에 승객을 태우고 교통사고를 낸 택시기사가 그 승객을 그대로 태운 채 도주한다는 것은 쉽게 있기 힘든 일인 점, ③ 이 사건 사고지점은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지는 않지만 피고인 택시의 진행방향에서 좌회전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 택시가 좌회전을 거의 마칠 무렵 피해 차량의 우측 앞범퍼 부분과 피고인 택시의 우측 뒷범퍼 부분이 충격된 것이므로, 피고인이 좌회전 직전 정지선 부근에서 반대방향의 진행 차량들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 하더라도, 위와 같이 좌회전이 가능한 지점에서 좌회전이 끝날 무렵 차량 뒷부분이 충격당하는 사고를 당한 운전자로서는 자신이 사고 피해자라고 생각할 여지도 충분히 있어, 사고 당시 사고사실을 알았다면 즉시 현장에서 상대 차량 운전자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주장하면서 사고경위를 따지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사고 직후 그와 관련한 아무런 조치도 없이 원래 진행하고자 한 용궁사 방향으로 그대로 진행한 점, ④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사건 좌회전 전에 전방 반대차선 멀리서 진행해 오는 차량의 불빛만을 보았을 뿐, 바로 앞에 피해 차량이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좌회전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이 사건 사고지점인 삼거리 교차로는 양방향 도로 오르막길의 정점에 위치해 있고, 피고인 택시가 진행한 방향이 피해차량이 진행한 방향보다 경사가 심하여 피고인 택시가 위 교차로 부근에 이르기 전에는 반대방향에서 마주 오는 상대차량을 쉽게 발견하기 어렵게 되어 있는바(수사기록 제36쪽의 수사보고, 제38쪽의 각 사진), 위와 같은 도로 사정 및 두 차량의 충격 부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좌회전 당시 피고인은 피해차량의 존재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용궁사로 들어가는 길은 막다른 길이어서 어차피 사고 현장으로 돌아 나올 수밖에 없게 되어 있고, 실제 사고 발생 몇 분 후 피고인이 위 현장으로 돌아나왔으며, 피해자도 이를 미리 예상하고 그 부근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바, 피고인이 사고를 내고 위와 같이 막다른 길로 도주하려 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용 궁사는 부산 지역에서 이름 있는 사찰로 평소 관광객이 많은 편이므로, 10년이 넘게 택시를 운전한 피고인으로서는 위 길이 막다른 길이라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의견서에는 용궁사 주차장 부근에 인근 마을로 통하는 샛길이 있다고 되어 있으나, 위 길의 존재는 당시 위 용궁사 인근의 식당에서 일하던 피해자도 모르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샛길이 있다는 사정을 알고 그 길로 도주할 의사로 용궁사 쪽 길로 진행한 것이라면 이 사건 사고현장으로 다시 돌아 나올 이유도 없다), ⑥ 피해자가 위 현장으로 되돌아 나오는 피고인 택시를 세우려고 손짓을 하고 고함을 지르기는 했으나 피고인 택시를 막아서는 등 적극적으로 제지한 사실은 없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위 행동을 보고 승객이 택시를 세우려고 한 것으로 오해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점, ⑦ 이 사건 당시는 왕복 2차로인 이 사건 양방향 도로가 모두 정체되고 있었으므로(김00의 원심 증언), 이 사건 사고 후 용궁사 길에서 돌아 나와 다시 송정 방면으로 진행하는 피고인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정체를 무릅쓰고 도주를 감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⑧ 피고인 택시는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었고, 피고인은 전과가 전혀 없고 이 사건 당시 음주상태에서 운전한 것도 아니었으며, 개인택시 면허로 택시를 운행하고 있어 도주차량으로 처벌받을 경우 개인택시 면허까지 취소될 위험이 있는바, 달리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고 사실을 알면서도 도주할 만한 이유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 ⑨ 피고인은 최초 경찰 조사 당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사고발생 사실을 몰랐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는데, 원심에서 실시한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에서도 위 사고 당시 충격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고 도주한 바 없다는 피고인의 진술에 거짓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 피고인이 사고사실을 알면서도 도주하였다고 보기보다는 사고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예정된 방향으로 진행하였을 뿐이라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정황들이 많이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반대방향에서 진행해 오고 있는 피해 차량을 발견하지 못한 채 좌회전하였고, 당시 택시 안이 매우 소란스 러웠을 뿐만 아니라 좌회전을 마칠 무렵 피고인 택시가 위 포장 노면과 비포장 노면의 경계 부분을 지나치면서 상당한 충격과 흔들림이 있었던 관계로,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발생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예정된 방향으로 그대로 진행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위와 같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사고사실을 인식하고 도주하였다는 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에게 도주의 의사가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도주의 점에 관한 증명이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재물손괴 후 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한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의 점도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같은 조항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죄에 대하여는 그 구성요건에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의 구성요건이 포함되고, 이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는 이상 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의 점에 대하여는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공소기각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에 포함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교통사 고처리특례법위반죄는 같은 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가해 차량이 공제조합 등에 가입된 경우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바, 수사기록에 편철된 공제조합가입사실증명서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 운전 택시가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진수

판사정우영

판사강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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