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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다22524 판결
[면직무효확인][공1993.11.15.(956),2961]
판시사항

가. 방화관리자가 소화기를 유지관리할 책무를 태만히 하고 형사피의사건에서 소화기제조업체나 충약업체의 잘못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것이 직권면직사유를 정한 인사규정 소정의 “근무 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나. 종합병원 방화관리자의 소화기 관리부실로 타인에게 중상을 입게 한 사고가 위 인사규정 소정의 “중대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방화관리자가 소화기를 유지관리할 책무를 태만히 하고 형사피의사건에서 소화기제조업체나 충약업체의 잘못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것이 직권면직사유를 정한 인사규정 소정의 “근무 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나. 종합병원 방화관리자의 소화기 관리부실로 타인에게 중상을 입게 한 사고가 위 인사규정 소정의 “중대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종호

피고, 상고인

서울대학교병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기방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소송 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 내지 제4의 각 점에 대하여 함께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이 확정한 사실의 요지

가. 피고는 서울대학교병원설치법에 의하여 교육·연구와 진료를 통하여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1979.8.21. 피고 병원에 입사하여 그 무렵부터 비상계획실 방호과장으로 근무하였고, 1983.11.3.부터는 소방법에 의한 피고 병원의 방화관리자로 임명되어 부하직원인 방재계장과 소화기담당직원을 감독하면서 피고 병원의 건물 내에 설치된 800여개의 분말소화기를 점검·관리하는 업무 등을 담당하여 왔다.

나. 원고의 감독하에 있는 방호과 방재계 직원으로서 소화기관리업무를 담당하여 오던 소외 박덕영은 1990.11.15.에 실시된 민방위훈련당시 신입직원들을 상대로 분말소화기의 사용법에 관한 교육을 하면서 병원구내에 설치되어 있던 소화기 3개를 가져와 그중 1개를 가지고 직접 분사하는 시범을 보인 후, 피고 병원 내의 각종 시설을 유지보수관리하는 용역업체인 소외 성원개발주식회사의 직원인 소외 1로 하여금 다른 1개의 소화기로 분사실습을 해 보도록 하였는데, 소외 1이 소화기의 안전핀을 뽑고 손잡이를 잡아당기는 순간 노후된 소화기의 밑바닥 철판이 내부의 가스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는 바람에 그 압력으로 소화기가 튀어올라 소외 1의 얼굴부분을 충격하여 약 12주의 치료를 요하는 하악골절상 등의 중상을 입고, 치료종결 후에도 정신지체 및 간질발작 등의 후유증이 남게 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로 인하여 피고 병원은 소외 1 및 그 가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하여 그 판결상의 손해배상금 및 지연손해금으로 합계 금 255,416,790원을 지급하였다.

다. 내무부장관이 시달한 “소화기의 점검·정비방법 개선지침”에 의하면, 분말소화기에 대한 점검은 외부에서 그 상태를 점검하는 외관점검과 소화약제를 다른 용기에 옮기고 내부를 청소하는 등의 기능점검 및 각 부위를 분해하여 용기내부·소화약제·조작장치 등을 정밀하게 검사하는 정밀점검으로 나뉘는데, 외관점검은 월 1회·기능점검은 연 4회·정밀점검은 제조 후 5년이 된 때로부터 매 2년이 경과할 때마다 실시하되, 기능점검과 정밀점검의 경우에는 제1종 소방설비공사면허업체나 제1종 소방설비지정면허업체에 의뢰하여 실시하도록 되어 있으며, 한편 소화기의 내구년수에 대하여는 소관부처로부터 별도의 지침이 시달되어 있지 아니하였으나, 피고 병원의 경우 제조일로부터 8년이 지나면 폐기하도록 되어 있다.

라. 피고 병원에 설치된 소화기 중 위 사고소화기를 비롯한 130여개는 1979년에 제조된 것들이고 나머지도 1980년대 초에 제조된 것들인데, 원고는 소화기담당직원인 위 박덕영으로 하여금 매월 외관점검을 하도록 하였지만, 위 사고소화기의 경우 매 2년의 충약시마다 실시하는 표면의 도색 때문에 밑판의 부식상태가 발견되지 아니하였고, 정비업체에 의뢰하여 실시하여야 할 분기별기능점검은 실시하지 아니하였으며, 정밀점검은 소화약제를 교체한 지 2년이 되는 소화기의 충약작업을 의뢰받은 정비업체가 충약작업과 함께 실시하여 왔던바(충약작업의 의뢰과정은 충약작업의 실시에 대한 비상계획실장의 결재를 받아 총무부 용도과에서 정비업체를 선정하여 계약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피고병원이 충약작업을 의뢰한 정비업체는 실제로는 타인으로부터 면허를 대여받아 정비업을 영위하는 무면허업체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2개월 전인 1990.9.경에 위 사고소화기를 포함한 200여개 소화기를 충약 등 점검하자는 구매요구서를 비상계획실장에게 올렸으나 위 실장이 예산절감 등을 이유로 방호과 내에서 자체점검한 후 필요한 소화기만 점검하도록 하라고 하며 결재를 반려하여 충약 등 점검을 하지 못하였다.

마. 피고 병원은 원고가 방화관리자로서의 책무를 소홀히 하여 병원내의 소화기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고 노후한 소화기를 폐기하지 아니한 탓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고,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형사입건된 후에도 그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에 관련한 소화기 제조회사의 제조상의 문제점이나 충약정비업체의 충약작업상의 문제점 등을 적극 주장하여 후일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위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고 병원의 책임이 경감될 수 있도록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위 사고가 전적으로 피고의 피용자인 원고의 자신의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시인한 채 수사가 종결되게 함으로써 피해자측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고 병원이 패소하는 결과를 가져와 피고 병원에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끼쳤다는 것을 면직사유로 삼아 피고 병원의 인사규정(이 뒤에는 인사규정이라고 약칭한다) 제46조 제4호 및 제6호를 적용하여 1992.3.26.자로 원고를 직권면직하였다.

바. 인사규정 제46조는 제4호에 “근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경우”를, 제6호에 “고의 또는 과실로 중대한 사고를 발생시킨 경우”를 병원장의 직권에 의한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한편 인사규정 제54조는 직원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병원에 재산상의 손해를 끼쳤을 경우(제3호), 직무상의 의무를 태만히 하거나 명령에 복종하지 아니한 경우(제6호) 등에는 병원장이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징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 원심판결의 이유의 요지

원심은,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이 인정사실들 및 이 사건 사고의 경위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방화관리자인 원고가 관계법령 및 감독기관 등으로부터의 지침에 따라 소화기의 점검·정비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제조일로부터 10여년이 지난 부식된 소화기를 폐기하지 않고 무허가정비업체에서의 충약만을 실시한 채 방치한 잘못과 소화기담당직원인 위 박덕영이 사고소화기의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소외 1로 하여금 부식된 소화기를 가지고 분사실습을 하게 한 잘못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 할 것인즉, 위와 같은 원고의 소위가 피고 병원의 인사규정 제46조 제4호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면, 인사규정상의 직권면직사유 중 “근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경우”라 함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직무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만을 의미하고 징계사유에 지나지 아니하는 명령위반·직무상 의무위반·직무태만 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된 원고의 직무태만을 가리켜 근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경우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고, 또한 원고가 형사입건된 후 사고소화기의 제조상의 문제점이나 충약업체의 충약상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민사소송에서 과실상계를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법률전문가도 아닌 원고가 소화기관리상의 잘못으로 인한 과실치상사건에서 피의자로서 신문을 받는 도중에 민사재판의 자료가 될 수 있는 소화기제조업체나 충약업체 등의 과실을 들추어 내지 못하였다 하여 방화관리자로서나 방호과장으로서의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며, 나아가 위 직권면직사유 중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경우”라 함은 인사규정상의 근무평정에 의한 성적이 극히 불량함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원고에 대한 근무평정의 성적이 극히 불량하였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입증이 없고, 다음으로 원고의 소위가 인사규정 제46조 제6호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면, 원고의 직무상 태만으로 말미암아 소외 1이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그로 인하여 피고로서도 금 255,416,790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할 것이나, 피고 병원의 직제상 중간관리자에 지나지 않는 원고로서는 피고 병원의 예산상의 문제 등으로 상당한 금원을 투입하여 노후된 소화기를 교체하는 등의 소신 있는 업무처리를 제대로 할 수 없었으리라는 점, 소방관출신인 방재계장이 소화기담당직원인 위 박덕영을 직접 감독하고 있었고, 원고는 위 박덕영의 차상급자로서 그를 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던 점, 원고가 위 사고 이전에 사고소화기를 정비하려 하였으나, 상급자인 비상계획실장이 결재하여 주지 아니하여 정비하지 못한 점과 기타 이 사건 사고의 발생경위·피해상황·피고 병원이 입은 손해액 및 일반사회에 미친 영향 등과 아울러 인사규정상의 직권면직조항과 징계조항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사고를 가리켜 직권면직사유인 중대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에게 직권면직사유가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직권면직처분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것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3. 인사규정 제46조 제4호 소정의 직권면직사유에 관한 판단

원고가 방화관리자로서 소화기를 유지관리할 책무를 태만히 하고 형사피의사건에서 소화기의 제조업체나 충약업체의 잘못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사유는 인사규정 제46조 제4호 소정의 “근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 또 원고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본 원심의 인정판단은, 관계증거 및 기록과 관계법령 및 인사규정 등의 규정내용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이 인사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나 이유를 갖추지 못하거나 이유가 모순되는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가 없다.

4. 인사규정 제46조 제6호 소정의 직권면직사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원고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원인이 되었음을 인정하면서도 판시한 바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사고가 인사규정 제46조 제6호 소정의 “중대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우선 원심은 이 사건 사고를 인사규정 제46조 제6호 소정의 중대한 사고로 볼 수 없는 사정의 하나로 중간관리자에 지나지 않는 원고로서는 피고 병원의 예산상의 문제 등 때문에 상당한 금원을 투입하여 노후된 소화기를 교체하는 등의 소신있는 업무처리를 제대로 할 수 없었으리라는 점을 들고 있으나, 이와 같은 사정은 원심이 판시한 표현 자체로도 알 수 있듯이 그랬을 것이라는 추측에 지나지 아니할 뿐 그와 같은 사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기록에서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의 상사인 비상계획실장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2개월 전에 소화기의 충약에 관련된 구매요구를 예산상의 이유로 결재하여 주지 아니한 점으로 미루어 보면 그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소화기의 교체에 관하여도 원고가 상사의 결재를 쉽게 받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피고 병원의 방화관리자인 원고가 소화시설을 제대로 유지관리하여야 할 책무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므로 단순히 상사의 결재를 받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노후된 소화기를 그대로 방치한 것이 용인될 수는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고가 신청한 제1심증인 박덕영의 증언에 의하면, 소화기관리업무를 담당한 직원인 박덕영과 원고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피고 병원 내에 설치된 800여 개 소화기의 제조일을 파악한 적이 없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후에 비로소 조사한 결과에 의하여 그 소화기 중 무려 130개가 1979년경에 제조된 것임을 알았다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사정으로 미루어 보면 노후된 소화기가 폐기되지 아니한 채 방치된 이유는 피고 병원의 예산때문이라기보다는 원고가 방화관리자로서의 직무를 태만히 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나. 다음으로 원심은 이 사건 사고를 인사규정 제46조 제6호 소정의 중대한 사고로 볼 수 없는 사정의 하나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2개월 전에 피고 병원의 비상계획실장이 사고소화기를 포함한 200여개 소화기의 충약에 관련된 구매요구를 결재하여 주지 아니하여 사고소화기에 대한 정밀점검을 실시하지 못하였던 점을 들고 있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소화기에 대한 정밀점검이 충약작업에 수반되어 당연히 실시되는 것임을 전제로 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원심도 채용한 을 제6호증의 6(진술조서) 및 을 제7호증의 3(피의자신문조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소방공무원인 박만욱은 검사 앞에서 충약은 보통 2년에 한번 약을 보충하는 것으로 외관검사에 해당하고 정밀검사는 아니라고 진술하였고, 원고도 검사 앞에서 피고 병원내의 소화기에 대하여는 제조일로부터 5년이 되는 때에 정밀검사를 받고 그 후에는 정밀검사를 받지 않고 충약하는 곳에서 충약만 하였다고 진술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진술들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과 직접 관계가 없는 현직소방공무원의 진술이거나 원고 자신이 자기에게 불리하게 한 진술이어서 신빙성을 쉽사리 배척할 수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같은 증거들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은 채 제1심증인 박덕영과 김병열의 각 증언만으로 소화기에 대한 정밀점검은 충약작업을 의뢰받은 정비업체가 충약작업에 수반하여 함께 실시하는 것처럼 사실을 인정한 끝에 위와 같이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위 서증들의 내용을 간과하였거나 증거가치에 관한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인바, 원심이 사실을 확정한 바와는 달리 정밀점검이 충약작업에 수반되어 당연히 실시되는 것이 아니라면, 피고 병원의 비상계획실장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소화기의 충약에 관련된 구매요구를 결재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관한 원고의 책임을 경감시킬 만한 사정이 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 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대규모의 종합병원인 피고 병원 내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심각할 것임을 감안할 때, 피고병원의 경우 소방시설을 적정하게 유지관리하여야 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므로, 방화관리자로서 소화기 등 소방시설을 유지관리할 책임을 지고 있는 원고가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소화기의 점검·정비에 대한 감독을 게을리 한 채 제조된지 10여 년이 지난 부식된 소화기를 폐기하지 않고 방치함으로써 분사실습을 하던 소외 1이 중상을 입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그로 인하여 피고 병원에게 금 255,416,790원이나 되는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면, 이 사건 사고가 인사규정상 제46조 제6호 소정의 중대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고 , 비록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 병원의 직제상 원고가 소화기담당직원인 위 박덕영의 차상급자로서 중간관리자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소방법에 따라 방화관리자로 선임되어 소방시설을 유지관리할 업무를 수행할 책임을 지고 있는 이상, 이와 같은 사정도 원고의 책임을 경감시킬만한 사유가 될 수는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결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 못된다.

라.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 병원내에 설치된 소화기에 대한 정밀점검이나 노후된 소화기에 대한 교체가 적기에 되지 아니한 데에 피고 병원측의 책임도 개재되어 있는지의 여부 등에 대하여 조금 더 세밀하게 심리하여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이 사건 사고가 인사규정 제46조 제6호 소정의 중대한 사고에 해당하는 것인지의 여부를 판별한 다음, 이 사건 사고가 중대한 사고에 해당한다면, 원고의 과실의 경중과 평소의 소행·근무성적·공적·개전의 정 기타 정상 등을 고려할 때, 과연 피고가 이 사건 사고를 이유로 인사규정 제46조에 따라 원고를 직권면직한 것이 정당한 이유없이 한 해고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인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판시한 바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사고가 인사규정 제46조 제6호 소정의 중대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였거나 인사규정 제46조 제6호 소정의 중대한 사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김주한 김용준(주심) 천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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