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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4도3037 판결
[절도·주거침입·사기][미간행]
판시사항

제1심이 위법한 공시송달로 피고인을 소환한 후 피고인의 출석 없이 재판한 경우, 항소심이 취해야 할 조치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태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검사는 2012. 5. 17.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면서 공소장에 피고인의 주거지를 “시흥시 정왕동 (주소 1 생략)”, 휴대전화번호를 “(전화번호 1 생략)”으로 각 기재하였다.

나. 제1심은 공소장에 기재된 피고인의 주거지로 공소장 부본, 피고인 소환장 등을 발송하였으나 수취인불명으로 송달이 되지 아니하였고, 공소장에 기재된 피고인의 휴대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하여 보았으나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제1심은 검사에 대한 주소보정명령, 공소장에 기재된 주거지 및 검사가 보정한 주소지로의 소재탐지촉탁, 구금영장의 발부, 지명수배 의뢰 등의 조치를 하였으나 역시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였다.

다. 제1심은 2013. 5. 22.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로 할 것을 명하는 결정을 하고, 그에 따라 공소장 부본과 제7회 공판기일(2013. 6. 11. 11:30) 소환장 등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하였다.

라. 제1심은 2013. 6. 11. 제7회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불출석하자 기일을 연기하면서 다음 기일을 2013. 6. 20. 11:30으로 지정한 후 그 소환장 역시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하였고, 2013. 6. 20. 제8회 공판기일에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에 의하여 피고인의 출석 없이 개정하여 증거조사를 마치고 변론을 종결한 다음 2013. 7. 11. 피고인을 판시 제1의 가.죄에 대하여 징역 2월에, 나머지 각 죄에 대하여 징역 6월에 각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마. 그런데 제1심은 2012. 8. 21. 제3회 공판기일에서 제1심 공동피고인 1, 2에 대한 증거조사절차를 진행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의 남편이 공소외인임을 알 수 있는 가족관계증명서, 제적등본과 공소외인의 주소가 “시흥시 정왕동 (주소 2 생략)”으로 기재된 공소외인의 주민등록등본, 피고인 남편의 연락처가 “(전화번호 2 생략)”으로 기재된 피고인에 대한 2012. 1. 12.자 및 2012. 2. 22.자 각 경찰피의자신문조서가 증거로 제출되었다. 그런데도 제1심은 피고인 남편의 주소지나 휴대전화로 연락을 시도하지 아니하였다.

바. 한편 검사는 2013. 7. 18.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다.

사. 원심은 제1심에서 검사가 보정한 피고인의 주소지로 소송기록접수통지서 등을 발송하였으나 수취인불명으로 송달이 되지 아니하였고, 공소장에 기재된 피고인의 휴대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하였으나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 이에 원심은 2013. 8. 28.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로 할 것을 명하는 결정을 하고, 그에 따라 소송기록접수통지서, 제1회 공판기일(2013. 10. 22. 11:20) 소환장 등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하였다.

자. 원심은 2013. 10. 22. 제1회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불출석하자 기일을 연기하면서 다음 기일을 2013. 11. 19. 11:30으로 지정한 후 그 소환장 역시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하였고, 2013. 11. 19. 제2회 공판기일에서 형사소송법 제365조 제2항 에 의하여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하여 변론을 종결한 다음 2013. 12. 12.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을 제1심 판시 제1의 가.죄에 대하여 징역 4월에, 나머지 각 죄에 대하여 징역 8월에 각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2.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제1심판결 및 원심판결에는 다음과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가. 제1심판결의 위법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이라 한다) 제23조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이하 ‘특례규칙’이라 한다) 제18조 제2항 , 제3항 , 제19조 제1항 은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후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남편의 주소지가 기록상 나타나 있고, 피고인이 경찰에서 남편의 휴대전화번호를 진술하고 있으므로, 제1심으로서는 공시송달결정을 함에 앞서 피고인 남편의 주소지로 송달이 가능한지 여부를 살펴보거나 위 휴대전화번호로 연락하여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여 보는 등의 시도를 해 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위와 같은 조치를 다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다고 단정하여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한 제1심의 조치에는 위 특례법 및 특례규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나. 원심판결의 위법

1)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 에 의하면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공시송달은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 현재지를 알 수 없는 때에 한하여 이를 할 수 있는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남편의 주소지가 기록상 나타나 있고, 피고인이 경찰에서 남편의 휴대전화번호를 진술하고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도 공시송달결정을 함에 앞서 피고인 남편의 주소지로 송달이 가능한지 여부를 살펴보거나 위 휴대전화번호로 연락하여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여 보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위와 같은 조치를 다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다고 단정하여 곧바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한 원심의 조치에는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 , 제365조 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

2) 또한 제1심이 위법한 공시송달결정에 터잡아 피고인에게 공소장 부본 및 공판기일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2회 이상 출석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피고인의 진술 없이 심리·판단한 이상, 이는 피고인에게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것이 되어 그 소송절차는 위법하고,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검사만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더라도 마땅히 직권으로 제1심의 위법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즉 이러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다시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소송행위를 새로이 한 후 위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에서의 진술 및 증거조사 등 심리결과에 기하여 다시 판결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2도5800 판결 , 대법원 2010. 7. 29. 선고 2010도6823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원심은 제1심의 위와 같은 위법을 간과한 채 제1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기하여 검사의 항소이유를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위법한 공시송달에 의하여 피고인의 진술 없이 이루어진 소송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주심) 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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