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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대구고법 1988. 4. 13. 선고 87노1671 형사부판결 : 확정
[야간주거침입절도등][하집1988(2),306]
판시사항

불법 영득의사를 부인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1개월 전까지 종업원으로 근무하던 세차장에 몇 번 들러 그곳 종업원과 함께 자는 등 세차장 주인이나 종업원들을 잘 알고 있는 처지에서 사고 당시 세차장에 있는 차를 끌고 나온 지 20분 후로서 그 거리가 1.5킬로미터 정도이고, 차량의 진행 방향이 세차장을 향하고 있었으며, 피고인의 복장은 러닝 셔츠와 팬티만 입은 채이고 겉옷은 세차장 방에 그대로 걸려 있었던 점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불법영득의사로 세차장에 세워둔 차를 운전하여 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 중 8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야간주거침입절도의 점은 무죄.

이유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피고인은 사건 전날 평소 숙소로 이용하던 독서실로 가보니 문이 잠겨 있어서 잠을 자려고 전에 종업원으로 근무한 바 있는 원심판시 육거리세차장에 갔는데 그곳 종업원 방에서 잠을 청했으나 워낙 날씨가 더워 잠이 잘 오지 아니하기 때문에 바람이나 쐴 겸 잠시 거리를 한바퀴 돌고 들어오려고 그곳 사무실에 있던 자동차 키를 가지고 그 세차장에 주차하여 두었던 원심판시 자동차를 운전하여 거리로 나왔다가 그만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키게 된 것이지 그 자동차를 절취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야간주거침입절도의 공소사실까지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 오인 내지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이고 둘째,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것이다.

먼저 위 항소이유 첫째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의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1987.8.14. 00:30경 포항시 덕산동에 있는 육거리세차장에 침입하여 그곳에 세워져 있는 피해자 공소외 1 소유의 (차량번호 생략)호 승용차를 운전하여 나와 이를 절취하였다는 야간주거입입절도의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런데,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를 기록에 의하여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위 세차장에서 위 자동차를 몰래 운전하고 나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이지만, 피고인은 경찰이래 줄곧 잠시 운전하여 보고 도로 제자리에 갖다 놓으려고 하였다면서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는 취지의 변소를 하고 있으므로(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의 피고인의 진술 중에는 이 사건 절도 범행을 시인하는 듯한 부분이 있으나 기록에 의하여 그 전후의 진술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그 진술 취지는 자동차를 몰래 운전하고 나왔다는 점을 시인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불법영득의 의사까지 시인한 것은 아니다.) 과연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는지의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당심증인 공소외 2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 2, 3, 1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와 실황 조사서의 기재 및 영상을 종합하면, 위 세차장은 유료 주차장을 겸하고 있어 이 사건 자동차의 소유자인 공소외 1도 사고전까지 여러 차례 그 곳에 자동차를 주차시킨 바 있고, 피고인도 위 세차장에 2개월 가량 근무하다가 이 사건이 있기 1개월전쯤에 그만두고 나와 낮에는 포항시 소재 성광주유소에 근무하고 밤에는 위 세차장에서 1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사설 독서실에서 공부하면서 이 사건 이전에 서너 차례나 위 세차장에서 종업원과 같이 자고 간 일이 있어 그 세차장 주인이나 종업원들을 잘 알고 있었으며, 피고인이 이 사건 자동차를 운전하고 나와 교통사고를 야기한 지점에서부터 위 세차장까지의 거리는 불과 1.5킬로미터이고, 사고발생시간도 위 세차장을 나온 지 20분 가량밖에 경과되지 아니하였으며, 사고 당시의 자동차의 진행방향이 위 세차장을 향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러닝 셔츠와 팬티만 입은 채 위 자동차를 운전하여 나갔고 겉옷은 위 세차장 방에 걸려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바,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피고인과 위 세차장과의 연고, 자동차의 운행거리, 운행시간, 최종 운행방향, 운행당시의 피고인의 옷차림 등의 객관적 상황에 비추어 잠시 운전하여 보고 도로 제자리에 갖다 놓으려고 하였다는 피고인의 변소가 수긍이 가므로 비록 그 소유자나 관리자로부터 사전승낙을 얻지 아니한 채 운전하고 나왔다 하더라고 피고인에게 위 자동차에 대한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달리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야간주거침입절도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것인데 원심이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며 원심판결 중 야간주거침입절도의 점에 관한 부분은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절도죄의 불법영득의 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있다.

따라서 당원은 피고인의 나머지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유죄부분

당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이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시 범죄사실란 제1항의 범죄사실을 빼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의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여기에 그대로 인용한다.

법률에 비추건대, 판시 소위 중 업무상과실치상후 도주의 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가법이라 줄여 쓴다) 제5조의3 제1항 제2호 , 형법 제268조 에, 주취운전의 점은 도로교통법 제109조 제2호 , 제41조 제1항 에, 재물손괴의 점은 도로교통법 제108조 에 각 해당하는 바, 위 특가법위반죄와 재물을 손괴한 도로교통법위반죄는 1개의 행위가 2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이므로 형법 제40조 , 제50조 에 의하여 형이 보다 중한 위 특가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기로 하고, 주취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죄에 대하여는 소정형 중 징역형을 선택하며, 위 두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이므로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에 의하여 형이 보다 중한 위 특가법위반죄의 형에 경합범가중을 하고,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도 비교적 경미한 점 등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므로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에 의하여 작량감경한 형기범위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하고, 형법 제57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 선고전의 구금일수 중 8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야간주거침입절도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서 파기 이유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바, 거기서 밝힌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되므로 이 점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의 선고를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인(재판장) 강문종 이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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