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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6. 4. 25. 선고 2005구합25745 판결
[손해사정업무범위제한처분취소] 항소[각공2006.6.10.(34),1298]
판시사항

[1] 손해사정사의 자격을 구분하고 영위하고자 하는 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한정하도록 규정한 보험업법 시행령 제97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52조 보험업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나 무효인지 여부(적극)

[2] 손해사정법인이 영위할 수 있는 손해사정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제한한 금융감독원장의 손해사정업 등록처분이 위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보험업법의 내용에 비추어, 보험업법 제186조 가 규정하고 있는 손해사정사는 제188조 각 호 에서 정한 모든 손해사정업무를 포괄하여 수행할 수 있는 단일한 형태의 손해사정사만 예정하고 있을 뿐, 보험사고 내지 보험종목별로 자격요건을 달리하여 그 취급업무를 달리하는 손해사정사를 예정하고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보험업법 시행령 제97조 보험업법 시행규칙 제52조 에서 손해사정사의 자격을 구분하고 그에 기하여 영위하고자 하는 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한정하도록 규정한 것은 모법인 보험업법의 아무런 위임없이 손해사정사의 권리를 제한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2] 보험업법과 그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어디에도 손해사정을 업으로 할 법인의 업무와 종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손해사정법인이 영위할 수 있는 손해사정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제한한 금융감독원장의 손해사정업 등록처분이 위법하다고 한 사례.

원고

사정법인발해대인신체손해사정 합명회사

피고

금융감독원장

변론종결

2006. 3. 28.

주문

1. 피고가 2005. 5. 26. 원고에 대하여 손해사정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3종 대인으로 제한하여 한 손해사정업 등록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진승용은 2001. 11. 23. ‘제3종 대인’ 손해사정사 시험에 합격하여 2002. 6. 15. 피고에게 손해사정사로 등록하였고, 김창남은 2003. 10. 24. ‘제3종 대인’ 손해사정사 시험에 합격하였다.

나. 진승용과 김창남은 2003. 10. 29. 보험업법 제188조 각 호 에서 정한 업무를 영업목적으로 하는 사정법인인 원고 회사를 설립하고 같은 날 법인설립등기를 마친 다음, 김창남 개인은 2004. 5. 24. 손해사정사로 등록하였다.

다. 그 후 원고 회사는 보험업법 제188조 각 호 에서 정한 모든 손해사정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2005. 5. 4. 피고에게 손해사정업 등록신청서를 제출하였다.

라. 그런데 피고는 2005. 5. 26. 원고 회사에 대하여 원고 회사의 구성원이자 공동대표사원인 진승용과 김창남이 ‘제3종 대인’ 손해사정사 시험을 합격한 손해사정사로서 그 업무의 종류와 범위가 ‘제3종 대인’으로 제한되고 있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의 영위종목도 ‘제3종 대인’으로 제한한다는 취지의 등록증을 발급함으로써 원고 회사가 영위할 수 있는 손해사정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제3종 대인으로 제한하여 손해사정업의 등록을 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 항변

원고 회사의 영위종목을 제3종 대인으로 제한하여 등록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회사의 대표사원이 모두 제3종 대인 손해사정사 시험에 합격하였을 뿐, 제1, 2, 4종 시험에 합격한 사실이 없어 원고 회사가 영위할 수 있는 손해사정업은 ‘제3종 대인’으로 제한되므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침해당한 법률상 이익이 없는 것은 물론 이 사건 처분의 취소로 인하여 회복할 이익도 없으므로, 원고 회사에게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보험업법 제188조 각 호 에서 정한 모든 손해사정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원고 회사의 신청과는 달리 손해사정업 중 제3종 대인 업무만 영위할 수 있도록 그 종류와 범위를 한정하는 내용적 제한을 가하고 있는 것이거나, 보험업법 제188조 각 호 에서 정한 모든 손해사정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원고 회사의 등록신청을 거부하는 대신 원고 회사로 하여금 손해사정업 중 ‘제3종 대인’ 업무만 영위할 수 있도록 원고 회사의 신청 내용을 수정하여 그 신청 내용과 다른 새로운 내용의 행정처분을 한 것이라고 할 것인데, 만일 이러한 내용적 제한을 가하거나 원고 회사의 신청을 수정하여 행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할 경우, 원고 회사로서는 이 사건 처분의 전부 취소를 구하여 그 취소의 확정판결을 받아 피고로부터 그 판결 취지에 따른 새로운 등록처분을 다시 받음으로써 보험업법 제188조 각 호 에서 정한 모든 손해사정업을 영위할 수 있으므로, 원고 회사에게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어 원고적격이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나. 판 단

(1) 손해사정이란 보험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대하여 그 손해액 및 보험금을 사정하는 업무를 말한다. 보험업법은 제185조 제188조 에서 이러한 손해사정업무를 ‘손해사정사’ 또는 손해사정을 업으로 하는 ‘손해사정업자’에게 맡기고 있다.

(2)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보험업법제186조 제1항 에서 “손해사정사가 되고자 하는 자는 금융감독원장이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하고 일정기간의 실무수습을 마친 후 금융감독위원회에 등록하여야 한다.”고, 제2항 에서는 “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시험의 과목 및 시험면제와 실무수습의 기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재정경제부령으로 정한다.”고 하여 손해사정사의 자격요건에 관하여 규정하는 한편, 제187조 에서는 손해사정사 내지 손해사정업을 하고자 하는 법인의 손해사정업의 등록에 관하여, 제188조 에서는 제186조 의 손해사정사 및 제187조 에 의하여 등록한 손해사정업자가 수행할 수 있는 손해사정업무에 관하여 각 규정함으로써 보험업법은 재정경제부령으로 정한 손해사정사의 시험에 합격하고 일정기간의 실무수습을 마친 후 금융감독위원회에 등록한 자로 하여금 손해사정사가 되어 제188조의 각 호 에서 정한 모든 손해사정업무를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손해사정사의 자격을 구분하여 그 구분된 자격별로 그 손해사정 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제한하는 명시적 규정이나 그 시행령 등에 그 구분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규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위임 규정을 두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구분을 예정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규정조차 두지 않고 있다(이에 비하여 보험설계사나 보험중계사의 경우, 보험업법 제84조 제3항 은 “보험설계사의 구분 및 등록요건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보험업법 제89조 제4항 은 “보험중개사의 구분, 등록요건, 영업기준 및 영업보증금의 한도액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자격 구분의 근거가 되는 위임규정을 두고 있다. 한편, 보험계리사의 경우, 보험업법 시행령 제92조 제1항 제3호 에는 “보험계리업의 등록을 하고자 하는 자는 ‘영위하고자 하는 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기재한 신청서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그 시행규칙에서 손해사정사의 경우와 같은 자격의 구분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손해사정사에 있어서와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보험업법의 내용에 비추어, 보험업법 제186조 가 규정하고 있는 손해사정사는 제188조 각 호 에서 정한 모든 손해사정업무를 포괄하여 수행할 수 있는 단일한 형태의 손해사정사만 예정하고 있을 뿐, 보험사고 내지 보험종목별로 자격요건을 달리하여 그 취급업무를 달리하는 손해사정사를 예정하고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보험업법 시행령 제97조 보험업법 시행규칙 제52조 에서 손해사정사의 자격을 구분하고 그에 기하여 영위하고자 하는 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한정하도록 규정한 것은 모법인 보험업법의 아무런 위임 없이 손해사정사의 권리를 제한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3) 마찬가지로 보험업법 제187조 제2항 은 “손해사정을 업으로 하고자 하는 법인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 이상의 손해사정사를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위 위임에 따른 보험업법 시행령 제98조 제1항 은 “ 법 제187조 제2항 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사정을 업으로 하고자 하는 법인은 2인 이상의 상근손해사정사를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보험업법과 그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어디에도 손해사정을 업으로 할 법인의 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으므로, 손해사정을 업으로 하고자 하는 법인은 2인 이상의 상근손해사정사만 둘 경우 손해사정업자로 등록할 수 있고, 그와 같이 손해사정업자로 등록된 법인은 아무런 제한 없이 보험업법 제188조 각 호 에서 정한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4) 따라서 보험업법 제194조 제2항 제6호 에 의하여 손해사정업자의 등록업무를 위탁받은 피고로서는 원고 회사가 2인 이상의 상근손해사정사를 두고 보험업법 시행령 제97조 의 요건을 갖춘 등록신청서를 제출한 이상, 그 신청을 받아들여 영위종목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등록처분을 하여야 할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의 구성원이 합격한 손해사정사 시험의 종목에 한정하여 그 영위종목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등록을 할 수는 없다(손해사정사 자격을 구분하고 그 구분된 손해사정사별로 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보험업법 자체에서 손해사정사의 자격구분과 그에 따라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규정하거나 이러한 내용을 하위법령에 위임하여 제정하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법률에 마련하여 두어야 할 것이고, 마찬가지로 손해사정업을 하는 법인의 업무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법 자체에서 자격이 구분된 손해사정사를 종류별로 일정 수 이상 두도록 하여 그러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거나 이러한 내용을 하위법령에 위임하여 제정하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법률에 둠으로써 입법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 회사가 영위할 손해사정업무의 종류와 범위를 ‘제3종 대인’으로 제한하여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의환(재판장) 박창렬 박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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