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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다23092 판결
[토지소유권이전등기][공1996.11.1.(21),3134]
판시사항

[1] 사본을 원본에 갈음하여 또는 사본 자체를 원본으로서 제출한 경우, 증거로서의 효력

[2] 원본으로서 제출된 사본의 형식적 증거력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으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민사소송법 제326조 제1항 에 의하여 문서는 원본·정본 또는 인증 있는 등본을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나, 상대방이 원본의 존재나 성립을 인정하고 사본으로서 원본에 갈음하는 것에 대하여 이의가 없는 경우에는 사본을 원본에 갈음하여 제출할 수 있고 그 경우에는 그 원본이 제출된 경우와 동일한 효과가 생긴다. 반면에 사본을 원본으로서 제출하는 경우에는 그 사본이 독립한 서증이 되지만 그 대신 이에 의해서 원본이 제출된 것으로 되지는 아니하고, 이 때에는 증거에 의하여 사본과 같은 원본이 존재하고 또 그 원본이 진정하게 성립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2] 원본으로서 제출된 사본을 소송 외에서 당사자가 진정한 것으로 인정하여 그 기재 내용에 따른 처분문서를 작성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데도 그 사본에 대한 원본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 사본의 형식적 증거력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으로 파기한 사례.

원고,상고인

우봉김씨 교리파 경목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종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임갑인 외 2인)

피고,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화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동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망 소외 1, 소외 2 또는 소외 3 명의로 사정받고 1972년도에 망 소외 4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 또는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바 있는 그 판시 각 토지(이하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위 소외 4의 아들인 피고가 위 소외 4가 1979. 4. 3. 사망한 후인 1981. 3. 11. 당시 시행 중이던 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에 기하여 1973. 12. 30. 증여를 원인으로 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당사자간에 다툼 없는 사실로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각 토지는 원래 원고 문중의 종가 장손인 망 소외 2의 소유이었다가 원고 문중이 위 망인으로부터 1954. 1. 17.(음력) 이를 증여받은 이래 현재까지 사실상 소유관리하고 있는 문중재산으로서, 위 소외 2가 1956. 12. 28. 사망한 후인 1972년도에 그 장손으로서 그의 재산을 대습상속한 위 소외 4에게 명의신탁하였거나, 또는 위 소외 2로부터 증여받음과 동시에 그에게 명의신탁하였다고 하면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경료로써 피고는 위 소외 4 또는 위 소외 2의 명의수탁자의 지위를 바로 또는 위 소외 4를 거쳐 순차로 승계한 것이니,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로써 그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이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위 소외 2 또는 소외 4에 대한 명의신탁 사실에 부합하는 증거 중 갑 제8호증(유언서 사본)은 제1심 증인 소외 5의 증언이나 원심법원의 원고대표자 본인신문 결과만으로는 위 서증의 원본 존재 자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기도 하거니와 을 제12, 13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에 비추어 그 내용도 그대로 믿기 어려우며, 그 밖에 갑 제5, 9, 14호증의 각 기재와 위 증인 소외 5의 증언 및 원심법원의 원고대표자 본인신문 결과는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믿을 수 없다 하여 위 명의신탁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2.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갑 제8호증 유언서의 원본을 피고의 어머니인 소외 6이 소지하고 있음을 주장하면서 전자복사한 사본을 원본으로 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위 문서는 위 망 소외 2가 이 사건 각 토지를 비롯한 그 소유 토지 11필지를 원고에게 증여하는 내용의 위 망인 작성의 유언서로서, 원고가 주장하는 바인 이 사건 각 토지는 원래 원고가 위 망 소외 2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서 원고 소유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몫을 하는 증거임을 알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326조 제1항 에 의하여 문서는 원본·정본 또는 인증 있는 등본을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나, 상대방이 원본의 존재나 성립을 인정하고 사본으로서 원본에 갈음하는 것에 대하여 이의가 없는 경우에는 사본을 원본에 갈음하여 제출할 수 있는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그 원본이 제출된 경우와 동일한 효과가 생긴다고 할 것이다.

반면에 사본을 원본으로서 제출하는 경우에는 그 사본이 독립한 서증이 된다고 할 것이나 그 대신 이에 의하여 원본이 제출된 것으로 되지는 아니하고, 이 때에는 증거에 의하여 사본과 같은 원본이 존재하고 또 그 원본이 진정하게 성립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 당원 1992. 4. 28. 선고 91다45608 판결 참조).

그런데 갑 제9호증, 갑 제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1992. 10. 24. 원고 이사회에서 위 망 소외 2의 유언서가 낭독되자, 피고는 자신 명의의 부동산 중 일부를 처분할 때에는 위 유언서의 내용을 자세히 몰랐다고 하면서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하겠으며 시제 때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분명히 임야관계를 매듭짓겠다고 발언한 사실, 그 후 시제일인 1992. 11. 8.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는 원고 소유임을 위 망 소외 2의 유언서에 의하여 확인하고 즉각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원고에게 이를 양도할 것을 약정한다는 내용의 양도증서(갑 제9호증)를 작성한 사실 등을 알 수 있고, 을 제11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의하면 갑 제8호증에 이 사건 각 토지 외에 위 망 소외 2가 원고에게 증여한다고 기재한 토지 6필지 중 4필지 토지에 관하여 1954. 12. 30. 피고의 아버지인 소외 4 등 원고 종중원 7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가 1985. 3. 7. 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법률 제3562호)에 의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고, 위 토지 6필지 중 1필지 토지에 관하여는 당초 우봉김씨 기장종중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다가 1985. 3. 7. 같은 법에 의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으로써 위 5필지 토지들은 갑 제8호증의 내용대로 원고 소유가 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갑 제8호증의 원본의 존재와 그 원본의 진정성립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니, 원심으로서는 나아가 피고가 1992. 10. 24. 원고 이사회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고 같은 해 11. 8. 갑 제8호증의 내용대로 이 사건 각 토지를 원고에게 양도할 것을 약정한 경위, 갑 제8호증에 위 망 소외 2가 원고에게 증여하기로 한 토지 11필지 중 이 사건 각 토지 등 6필지를 제외한 5필지 토지만에 대하여 원고 종중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거쳐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이유 등을 심리하고 갑 제8호증의 필적이 위 망 소외 2 자신의 것인지 여부를 필적감정을 통해 확인하여 갑 제8호증의 원본의 존재와 그 원본의 진정성립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이를 증거로 쓸 수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요증사실에 관한 중요한 증거인 위 갑 제8호증에 관하여 위와 같은 점을 더 심리하지 아니한 채, 갑 제8호증은 제1심증인 소외 5의 증언이나 원심법원의 원고대표자 본인신문 결과만으로는 원본 존재 자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하거나,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을 제12, 13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에 비추어 그 내용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한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배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원심의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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