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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2009. 5. 27. 선고 2006가합99567 판결
[손해배상(기)] 항소[각공2009하,1009]
판시사항

[1] 밀가루 제조·판매업자들의 담합행위를 이유로 제빵·제과 사업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2]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에 참가한 일부 사업자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종료하였다고 보기 위한 요건

[3]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부당한 공동행위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 방법

[4] 담합행위로 인한 직접 구매자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초과 지급한 비용 자체로 확정되는지 여부(적극) 및 직접 구매자가 담합행위로 인한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하위 구매자인 간접 구매자에게 전가한 사정을 이유로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제빵·제과사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밀가루 제조·판매업자들의 담합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밀가루 제조·판매업자들이 공동으로 밀가루의 생산량(판매량)을 제한하고 밀가루의 가격을 결정·유지·변경하는 행위는, 밀가루 제조·판매시장에서의 경쟁을 부당하게 감소시키거나 제한하는 행위로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제1호 , 제3호 에 위배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므로, 담합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2]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제1호 에 정한 가격결정 등의 합의 및 그에 터잡은 실행행위가 있었던 경우 부당한 공동행위가 종료한 날은 그 합의에 터잡은 실행행위가 종료한 날이므로, 합의에 참가한 일부 사업자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종료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자에 대하여 합의에서 탈퇴하였음을 알리는 명시적 내지 묵시적인 의사표시를 하고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담합이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가격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 합의에 반하는 행위를 하여야 한다.

[3]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부당한 공동행위, 즉 카르텔로 인해 초과가격을 지급한 거래의 상대방은 자신이 지급한 가격과 담합이 없었을 경우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가격(경쟁가격)과의 차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손해액 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담합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관측되었을 경쟁가격의 추정인데, 담합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시장 또는 거래상의 요인으로 인한 가격상승분에 대해서도 손해를 인정하는 부당한 결론에 달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쟁가격은 문제가 된 시장의 다른 거래조건을 그대로 유지한 상황에서 단지 담합이라는 특수한 사정만을 제외한 가격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경쟁가격은 종종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바, 그렇다고 하여 손해액을 단순한 추측에만 의존하여 계산할 수는 없고, 한편 측정이 어렵다고 하여 피해자의 배상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 되므로, 손해액이 이론적 근거와 자료의 뒷받침 아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에 의하여 정당하게 추정되었다고 평가된다면 법원은 그와 같이 산정된 손해액을 기준으로 배상을 명하여야 한다.

[4] 직접 구매자가 최종 소비자로서 담합으로 인한 초과가격을 지급하여 자신이 입게 된 손해의 전부를 자신이 부담하는 경우와 달리, 직접 구매자가 중간 단계의 원재료 구매자에 해당하여 자신이 입은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하위 구매자인 간접 구매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하더라도, 담합이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정상적인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원재료를 매수하고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거래가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직접 구매자의 손해는 이미 현실적으로 초과 지급한 비용 자체로 확정되고, 그 후 제품의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손해를 회복하였다는 사정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로 인한 손해액 자체를 확정함에 있어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다만, 중간재의 경우 상위단계에 존재하는 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제품을 고가로 판매함에 따라 직접 구매자의 비용이 증가하면, 그 비용이 어느 정도 하위단계의 시장에 존재하는 구매자에게 전가되리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소비자의 법익 보호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어, 간접 구매자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경우 이중배상의 위험성이 야기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손해 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손해 전가의 사실 및 그 정도, 이중배상의 위험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직접 구매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

참조판례
원고

주식회사 삼립식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양호승외 1인)

피고

씨제이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씨제이제일제당 주식회사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홍석범외 1인)

변론종결

2009. 4. 15.

주문

1. 원고에게, 피고 씨제이제일제당 주식회사는 금 1,235,370,000원, 피고 주식회사 삼양사는 금 227,94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6. 1. 1.부터 2009. 5. 27.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 씨제이제일제당 주식회사는 금 2,981,843,190원, 피고 주식회사 삼양사는 금 753,509,858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6. 1. 1.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서부본 송달일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갑 제3호증의 4 내지 9, 12, 13, 14, 19, 23, 28, 갑 제6호증(가지번호 포함), 갑 제8, 9호증의 각 1, 2, 갑 제10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갑 제3호증의 11, 15, 16, 17, 18, 21, 22의 각 일부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갑 제3호증의 11, 15, 16, 17, 18, 21, 22의 각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한다.

가. 당사자 등의 지위

피고 주식회사 삼양사, 주1) 씨제이제일제당 주식회사(이하 ‘피고 삼양사, 피고 씨제이’라 한다), 소외 대한제분 주식회사, 동아제분 주식회사, 한국제분 주식회사, 영남제분 주식회사, 대선제분 주식회사, 삼화제분 주식회사(이하 위 회사 모두를 ‘8개사’라 하고, 주식회사 기재를 생략한다)는 밀가루를 제조·판매하는 사업자들로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소정의 사업자이고, 원고는 피고들로부터 밀가루를 매입하여 제빵, 제과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국내 밀가루 시장의 현황과 특징

(1) 과거 정부에서는 원맥 수입을 제한하거나 밀가루 가격을 고시한 적이 있으나, 판매가격 고시제도는 1983. 9., 밀수입제한제도는 1990. 1. 각 폐지되었고, 1999. 1. 1.을 기해 밀가루 수입도 완전 자유화됨으로써 현재 밀가루의 생산, 판매와 관련하여 경쟁제한적인 제도는 없는 상황이다.

(2) 2004. 밀가루 내수 시장은 매출액 기준 약 8,200억 원 규모이며, 상위 4개 업체(대한제분, 피고 씨제이, 한국제분, 동아제분이나, 2001. 한국제분이 동아제분을 인수함에 따라 사실상 3개 업체임)가 대략 7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과점적 시장으로서, 업체별 시장점유율은 상위 3사가 균등하게 각각 25% 내외를 점유하고 있으며, 위 8개사의 주2) 시장점유율 은 최근 3~4년간 거의 변동이 없다.

(3) 밀가루의 수급현황과 관련하여, 2004. 국내 밀가루 총 생산량은 1,791천 t, 총 판매량은 1,792천 t이며, 총 판매량 중 96.2%인 1,723천 t이 국내시장에 판매되고, 나머지 3.8%인 69천 t만이 수출되고 있으며, 밀가루 수입량은 13천 t 가량에 불과하여 수출 및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4) 밀가루는 우리나라 전체 양곡 소비량의 약 24%를 차지하는 쌀 다음의 제2 식량으로, 밀가루 소비량은 밀가루 가격에 대해 대단히 비탄력적인 특성이 있어 공급량이 증가할 경우 수요량의 변화는 크지 않은 반면, 가격의 하락폭은 크게 나타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밀가루 가격에 대한 비탄력적 수요는 시장에서 그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수요량의 감소폭이 크지 않은 특성을 나타낸다.

다. 피고들의 부당한 공동행위

(1) 밀가루 국내 생산량(판매량) 제한행위 합의 등

(가) 2000.~2001. 생산량(판매량) 제한행위 합의 등

① 피고 삼양사를 제외한 피고 씨제이, 대한제분, 동아제분, 한국제분, 영남제분, 대선제분, 삼화제분 등 7개사(이하 ‘7개사’라 한다)는 2000. 1. 초순 영업임원회의를 개최하여 각 사별 밀가루 내수 반출량(회사의 창고를 떠난 물량, 즉 회사의 판매량과 외부 재고량을 합친 물량)을 1994.경 이전의 각 사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정해져 있던 협회비 비율대로 정하기로 하되(이하 이와 같이 합의되어진 반출량 비율을 ‘기준비율’이라 한다), 각 사의 담당 임원들이 매월 1회 만나 기준비율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로 합의하였고, 위 합의에 기하여 7개사는 2000. 2. 22. 각 사 대표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도산한 신극동제분의 국내시장 점유율 4%를 재배정하는 선에서 아래 표 기재(단위 %)와 같이 전년도 대비 소폭 수정된 협회비 비율을 피고 삼양사를 제외한 7개사에 대한 기준비율로 삼기로 합의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대한제분 CJ (이하, 표에서는 CJ라 한다) 동아제분 한국제분 대선제분 삼화제분 영남제분
25.115 25.115 18.083 9.711 7.722 4.352 4.242

그 후 7개사의 영업임원들 및 영업부장들은 매월 1회 정도 시내 식당 등에서 회합을 가지고 각 사의 매월별 기준반출량을 합의하였다.

② 한편, 7개사는 2000. 물량 합의 당시 피고 삼양사의 협회비 비율 5.66%를 공제한 94.34%를 전제로 각 사의 기준비율을 정하였는데 위 합의에 참석하지 않은 피고 삼양사가 협회비 비율보다 많은 물량을 반출함에 따라 2000. 물량 합의에 의한 기준비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게 되자, 피고 삼양사에게 협회비 비율을 8%대 정도로 확대하여 주겠다면서 2000. 물량 합의에 참가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협상이 결렬되었고, 이에 7개사는 2001. 3.경 피고 삼양사가 빠진 대표자회의에서 한국제분과 동아제분을 합한 기준비율을 축소하여 대한제분 및 피고 씨제이와 동일하게 25.115%로 조정하기로 하는 등 피고 삼양사를 제외한 7개사의 기준비율을 합의하였다.

③ 2000. 물량 합의 후, 피고 삼양사를 제외한 7개사는 통상 월 1회 개최된 영업임원회의, 영업부장회의 등을 통해 월별 총 계획반출량(내수용)을 결정하고 이를 기준비율에 의해 배분한 후, 서로 교환한 7개사의 각 실적자료를 바탕으로 계획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실행하였다.

④ 한편, 피고 삼양사는 위와 같이 카르텔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업계의 공동용선(원맥 수입시의 공동운송)에서 배제되어 다른 회사에 비해 높은 운송비를 지급하고, 실제 시장점유율에 따른 협회비 비율을 인정받지 못해 GSM자금(미 농무성의 농산물수출지원자금) 및 할당관세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등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

(나) 2002. 생산량(판매량) 제한행위 합의 등

① 2001. 물량 합의에 참석하지 않아 많은 불이익을 받던 피고 삼양사는 결국 7개사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하였고, 이에 피고 삼양사를 포함한 8개사는 2002. 2. 26. 각 사 대표자가 참석한 회의에서 상위 3사의 기준비율을 각 25%로 축소하고 삼양밀맥스 주3) 주식회사 의 기준비율을 8.84%로 늘리는 한편, 나머지 16.16%를 하위 3사(대선제분, 삼화제분, 영남제분)에게 기존 기준비율에 비례하여 배분하기로 합의하였다.

8개사는 2002. 3. 13. 영업임원회의를 열어, 2002.부터는 각 사별 물량 배분의 기준을 기존의 반출량 기준에서 실행 점검이 용이한 원맥 가공량 기준으로 변경키로 하고, 2002. 연간 내수용 총 원맥기준 가공량을 222만 t으로 합의하였다. 또한, 8개사는 같은 날 또는 3월 중순 영업부장회의에서 각 사별, 월별 계획가공량을 합의하였다.

② 피고 삼양사가 이 사건 카르텔체제에 합류한 2002. 이후 8개사는 합의된 기준가공량 및 기준비율을 바탕으로 내수용 원맥 가공량을 통제해 왔으며, 그 실행방법은 다음과 같다.

8개사는 수시로 개최된 영업임원회의, 영업부장회의 등을 통해 각 사의 기준가공량 및 계획가공량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연말에 이를 정산하여 계획량에 대한 과부족량을 익년도 가공계획에 반영하였다. 또한, 비정기적으로 각 사의 가공량 준수 여부를 상호 실사·점검하였는데, 실사는 각 사별로 차장급 이하에서 2-3명씩 참여하였으며, 2002.부터 2003. 사이에 집중적으로 실시되었다. 실사 결과, 일부 회사들의 실적이 계획과 다소 차이를 보였으나, 8개사들은 2002. 계획대비 초과/부족분을 2003. 계획에 반영하여 정산하였다.

(다) 2003. 이후 생산량(판매량) 제한행위 합의 등

8개사는 그 후에도 영업임원회의를 개최하여 연간 기준가공량(2003. 224만 t, 2004. 220만 t, 2005. 225만 t)을 합의하였고, 수시로 영업임원회의 등을 개최하여 최종 계획가공량을 합의하였으며, 2002.과 같은 방식으로 상호 합의된 가공량이 제대로 준수되는지 확인하였고, 일부 회사들의 실적이 계획과 다소 차이가 발생할 경우, 계획대비 초과/부족분을 다음 년도 계획에 반영하여 정산하였는데, 위 8개사들은 2005.에도 원맥가공계획을 대체로 준수하였다.

(2) 밀가루 가격인상의 합의 등

(가) 2000. 12.의 가격인상 합의 등

① 피고 삼양사를 제외한 7개사는 2000. 12. 중순 영업임원회의를 개최하여 밀가루 1급 제품의 가격을 대물은 20kg 대당 300원씩, 소물은 6.5% 가량 인상하기로 합의하고, 같은 달 말경 영업부장회의를 개최하여 구체적 인상시기에 대하여 합의하였다.

② 그 후 7개사는 2000. 12. 29.~2001. 2. 1. 기간 동안 1급 밀가루 전 제품의 대리점 기준가격을 위 합의와 거의 동일하게 인상하여 실행(한국제분의 경우 인상 전에는 가격이 다른 회사와 다소 달랐으나 인상 후 다른 회사들과 가격 수준이 같게 되었고, 삼화제분의 경우에도 중력, 강력, 박력 1급 제품의 평균판매가격 역시 2001. 1.부터 같은 해 2.경 사이에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하였다.

(나) 2001. 2.의 가격인상 합의 등

① 피고 삼양사를 제외한 7개사는 2001. 2. 초순 영업임원회의를 개최하여 밀가루 1급 제품의 가격을 20kg 대당 800원 가량 인상하기로 합의하였고, 같은 달 말경 영업부장회의를 개최하여 구체적 인상시기에 대하여 합의하였다.

② 그 후 7개사는 2001. 2. 하순경에서 4. 1. 사이에 1등급 밀가루의 내수 기준가격을 아래 표(단위 원, 이하 같다) 기재와 같이 인상하여 합의를 실행하였다.

다만, 대한, 한국, 동아제분은 사후에 가격인상 시기를 4. 1.로 조정하였으며, 타사도 실제 가격 변경은 4.경에 시행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대한 CJ 동아 한국 삼양 대선 영남 삼화
인상일 2월 15일 2월 20일 2월 23일 2월 26일 3월 26일 3월 1일 4월 1일 4월 1일
"중력고급 20kg" 인상 전 9,100 9,200 9,080 9,100 9,200 9,000
인상 후 10,400 10,500 10,430 10,500 10,500 10,300
인상액 1,300 1,300 1,350 1,400 1,300 1,300
"중력1급 20kg" 인상 전 8,450 8,480 8,450 8,450 8,450 8,400 8,400 8,100
인상 후 9,300 9,280 9,250 9,270 9,270 9,300 9,200 8,800
인상액 850 800 800 820 820 900 800 700
"중력유사 20kg" 인상 전 6,900 6,840 7,160 6,100 6,800
인상 후 7,900 7,840 8,160 7,100 7,800
인상액 1,000 1,000 1,000 1,000 1,000
"강력1급 20kg" 인상 전 9,200 9,280 9,170 9,200 9,180 8,910 9,200 8,600
인상 후 9,900 10,030 9,870 9,950 9,930 9,900 9,900 9,900
인상액 700 750 700 750 750 990 700 1,300
"박력1급 20kg" 인상 전 8,000 7,980 7,990 8,000 8,000 7,900 8,600
인상 후 8,700 8,780 8,720 8,750 8,720 8,700 9,300
인상액 700 800 730 750 720 800 700
"중력1급 3kg*6" 인상 전 8,640 8,670 8,670 8,640 8,700
인상 후 9,210 9,270 9,200 9,480 9,240
인상액 570 600 530 840 540

(다) 2002. 9.의 가격인상 합의 등

① 피고 삼양사를 포함한 8개사는 2002. 9. 16. 영업임원회의를 개최하여 가격인상의 시기와 범위에 관한 개략적인 사항에 대해 합의하였고, 8개사들의 영업부장들은 같은 달 18.과 19.에 밀가루 제품의 등급별, 용도별 가격의 구체적 인상시기 및 정도에 대하여 합의하였으며, 같은 달 25. 최종 가격인상안에 합의하였다.

② 8개사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02. 가격 합의 내용과 유사하게 가격을 인상하여 합의를 실행하였다.

표 : 생략

(라) 2003. 4. 2급분 가격인상 합의 등

8개사는 2003. 4.초 개최된 영업임원회의 및 영업부장회의를 통해 중력 및 박력 2급분 가격을 5,700원에서 6,2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하고, 2003. 4. 24.부터 같은 해 5. 19. 사이에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위 합의를 실행하였다.

표 : 생략

(마) 2004. 3.의 가격인상 합의 등

8개사는 2004. 3.초 영업임원회의에 이어 2004. 3. 31. 영업부장회의를 개최하여 품목별 가격 인상수준 및 인상시기를 최종 협의 결정하고, 2004. 4. 14.부터 같은 해 5. 1. 사이에 밀가루 가격을 합의 내용대로 인상하였다.

표 : 생략

(3) 밀가루 거래조건의 합의

8개사들은 2001. 8.경, 2002. 9.경 2회에 걸쳐 영업임원회의 및 영업부장회의를 통해 장려금을 폐지 또는 축소하는 것에 대해 합의하였으나, 장려금이 줄어들지는 않았고, 위 합의는 실효성이 없었다.

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등

(1) 공정거래위원회는, 8개사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밀가루의 국내 생산량(판매량)을 공동으로 제한한 합의는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3호 의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상품의 생산·출고·수송 또는 거래의 제한이나 용역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하는 것에 해당하고, 밀가루의 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하기로 한 합의는 같은 항 제1호 의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하는 것에 해당하며, 장려금을 공동으로 폐지 또는 축소하기로 한 행위는 같은 항 제2호 의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거래조건이나 그 대금 또는 대가의 지급조건을 정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보아, 2006. 4. 13. 의결 제2006-079호로 피고들을 포함한 8개사에게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이 시정명령, 공표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등의 처분을 하였다.

(2) 위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대하여 불복하여 영남제분은 서울고등법원 2006누10858호 로, 대선제분, 삼화제분은 같은 법원 2006누22288호 로, 대한제분, 동아제분, 한국제분은 같은 법원 2006누23007호 로 각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07. 10. 25. 영남제분, 대선제분, 삼화제분에 대하여 별지 목록 제4항 기재 시정명령 및 제7항 기재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하고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는 내용의, 2007. 12. 5. 대한제분, 동아제분, 한국제분에 대하여 같은 목록 제4항 기재 시정명령을 취소하고,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각 선고하였고, 이에 대한제분 등이 상고하여 현재 대법원 2007두24616호 , 2007두25138호 , 2008두549호 로 계속중이다.

마. 원고와의 거래

원고는 2001. 4.부터 2005. 12.까지 피고 씨제이로부터 약 금 21,953,398,001원 상당, 2002. 10.부터 2005. 12.까지 피고 삼양사로부터 약 금 8,174,910,266원 상당의 밀가루를 매입하였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들은 밀가루의 국내 생산량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그로 인하여 밀가루의 가격이 일반적인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되자, 담합하여 밀가루의 가격을 인상하였는바, 피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공동행위라 할 것이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피고들로부터 매수한 밀가루 총 구매액 중 피고들의 담합행위(피고 씨제이의 경우 2001. 4.부터 2005. 12.까지, 피고 삼양사의 경우 2002. 10.부터 2005. 12.까지)로 인하여 인상된 가격, 즉 실제 거래가격에서 담합행위가 없었을 경우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가격을 공제한 금원에 구매한 밀가루 수량을 곱한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할 것인바, 공정거래법 제56조 제1항 에 따라 원고에게, 피고 씨제이는 금 2,981,843,190원, 피고 삼양사는 금 753,509,858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들 주장의 요지

피고들은 대형구매처인 원고와 사이에 별도로 거래가격을 정하여 거래하였는바, 담합가격에 의한 거래라고 할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나. 판 단

(1)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삼양사를 제외한 7개사는 2000.부터(피고 삼양사는 2002. 2. 하순경부터) 적어도 2005.경까지 밀가루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 밀가루 시장에서의 공급량을 제한·할당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고, 영업임원회의, 영업부장회의를 개최하여 위 합의의 세부적인 실행방안, 점검방안 등을 마련하였을 뿐만 아니라, 각 회사별 연간, 월별 반출량을 정하고 합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일부 회사들의 실적이 계획과 다소 차이가 발생할 경우, 계획대비 초과/부족분을 다음 년도 계획에 반영하여 정산함으로써 공동으로 상품의 생산·출고·수송 또는 거래를 제한하였을 뿐만 아니라, 2000. 12. 중순부터는(피고 삼양사는 2002. 9. 16.부터) 영업임원회의 및 영업부장회의를 통해 밀가루 주요 제품들에 대해 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하고, 합의에 따라 밀가루 가격을 인상하는 등 공동으로 밀가루의 가격을 결정·유지·변경하였다.

위와 같이 밀가루 시장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8개사가 공동으로 밀가루의 생산량(판매량)을 제한하고, 밀가루의 가격을 결정·유지·변경하는 행위는 밀가루 제조·판매시장에서의 경쟁을 부당하게 감소시키거나 제한하는 행위로서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1 , 3호 에 위반되는 행위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정거래법 제56조 에 따라 위 담합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2005. 9.에 담합에서 탈퇴하였으므로 담합기간의 종기를 2005. 9.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제1호 에 정한 가격결정 등의 합의 및 그에 터잡은 실행행위가 있었던 경우 부당한 공동행위가 종료한 날은 그 합의에 터잡은 실행행위가 종료한 날이므로, 합의에 참가한 일부 사업자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종료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자에 대하여 합의에서 탈퇴하였음을 알리는 명시적 내지 묵시적인 의사표시를 하고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담합이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가격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 합의에 반하는 행위를 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두12774 판결 ).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갑 제1호증의 1, 갑 제3호증의 13, 14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씨제이는 2005. 9. 23.에, 피고 삼양사는 2005. 9. 30.에 각 업계 모임불참 및 공정거래법위반행위 방지의 의사를 다른 회사들에 대해 통지함으로써 합의 파기의사를 대외적으로 밝힌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갑 제11,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 삼양사로부터 매입한 밀가루 입고단가가 강력 1급 밀의 경우 2004. 6.부터 2005. 12.까지 금 11,510원, 박력 1급 밀의 경우 2004. 5.부터 2005. 12.까지 금 498원으로 유지된 사실, 원고가 피고 씨제이로부터 매입한 밀가루 입고단가가 강력 1급 백설의 경우 2004. 10.부터 2005. 7.까지 금 569.5원, 고급면용박력분(표)의 경우 2005. 4.부터 2005. 12.까지 금 630원(2003.경에는 588원에 매입하였다)으로 유지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들이 2005. 9.경 탈퇴한 이후 2005. 말경까지 그 합의에 따른 가격을 유지하여 실질적으로 합의에 기한 실행행위를 계속하여 온 이상 위 부당한 공동행위는 2005. 말경까지 계속되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달리 피고들이 합의에 따라 인상한 가격을 원래대로 환원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손해배상의 범위

가. 손해의 산정 방법 및 손해액

(1) 원 칙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 즉 카르텔로 인해 초과가격을 지급한 거래의 상대방은 자신이 지급한 가격과 담합이 없었을 경우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가격(경쟁가격)과의 차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손해액 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담합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관측되었을 경쟁가격의 추정이라 할 것인데, 담합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시장 또는 거래상의 요인으로 인한 가격상승분에 대해서도 손해를 인정하는 부당한 결론에 달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쟁가격은 문제가 된 시장의 다른 거래조건을 그대로 유지한 상황에서 단지 담합이라는 특수한 사정만을 제외한 가격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경쟁가격은 종종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바, 그렇다고 하여 손해액을 단순한 추측에만 의존하여 계산할 수는 없고, 한편, 측정이 어렵다고 하여 원고의 배상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 되므로, 손해액이 이론적 근거와 자료의 뒷받침 아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에 의하여 정당하게 추정되었다고 평가된다면 법원은 그와 같이 산정된 손해액을 기준으로 배상을 명하여야 할 것이다.

(2) 축약식의 계량 추정방법에 따른 손해액

(가) 이와 같은 경쟁가격을 추정하는 주4) 방법 으로, ① 사전사후비교, ② 한계비용 또는 평균비용을 통한 추정, ③ 유사시장 분석, ④ 완전 경쟁 가정하에서의 구조적 계량 시뮬레이션, ⑤ 불완전 경쟁 하에서의 계량 시뮬레이션을 통한 수요함수 추정, ⑥ 축약식의 계량 추정이 있다.

그 중 축약식의 계량 추정방법은 계량경제학적 모형에 의한 추정방법으로도 표현되는데, 이는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변수로 설정하고 통계학적 추론방법에 의하여 담합행위가 가격에 미친 영향과 담합 이외의 다른 경제적 요인들이 가격에 미친 영향을 분리하여 담합과 가격 간의 상관관계를 보다 정확하게 구별해 냄으로써 이를 기초로 가정적 경쟁가격을 추정하는 방법으로, 그 분석을 위해 통계학적 추론방법인 주5) 회귀분석 을 사용한다. 그 중 중회귀분석방법은 담합이 가격에 미친 영향과 담합 이외의 경제적 요인들이 가격에 미친 영향을 객관적으로 구별하고 측정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분석방법이다.

위 방법은 가격(종속변수)과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설명변수)의 상관관계를 축약방정식을 사용하여 특정하는데, 그 중 기본적인 모형의 한 예로 더미변수 모형을 들 수 있는바, 이는 가격에 영향을 주는 모든 변수를 고려한 가격결정 계량모형을 설정하고, 담합시기와 비담합시기 간의 가격을 모두 활용하여 가격과 설명변수 사이의 관계를 추정한다. 이때 포함되는 더미변수는 담합시기에는 1, 비담합시기에는 0의 값을 가지므로, 다른 모든 조건들에 변화가 없는 경우 담합시기의 가격이 비담합시기의 가격에 비해 실제로 얼마나 증가하였는지를 나타낸다.

따라서 담합에 의한 요인 이외에도 밀가루의 수요와 공급에 미치는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밀가루 가격의 특성을 고려하여, 담합 이외에 밀가루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통제하고 난 후 담합의 효과를 추정하기 위하여,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방법에 따라 밀가루의 시장균형가격의 결정식인 축약형 방정식을 근거로 한 회귀분석모형을 설정하고, 담합시기를 구분하는 더미변수와 밀가루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경제변수들을 주6) 설명변수 로 고려한 방식에 따라 손해액을 산정하기로 한다.

(나) 이 경우 감정인 황윤재의 감정 결과에 따르면, 피고 씨제이에 대한 원고가 구하는 2001. 4.부터 2005. 12.까지의 손해액은 금 2,981,843,190원, 피고 삼양사에 대한 원고가 구하는 2002. 10.부터 2005. 12.까지의 손해액은 금 753,509,858원으로 산정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은 방식으로 이론적 근거와 자료의 뒷받침 아래 경쟁가격을 추정하고 실제 가격과의 차이를 비교하여 수량을 곱하여 월별 품목별로 산정한 위 각 금원을 이 사건 담합행위로 인한 손해액으로 본다.

(3) 피고들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담합 후 더미변수 사용 불가 주장에 관한 판단

① 주 장

피고들은, 이 사건 감정 당시 담합으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담합한 회사들이 유리한 결과를 얻고자 담합 후에 일부러 가격을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담합으로 인한 손해액 추정시 담합기간은 물론 담합이 없던 기간의 가격자료도 이용해 담합기간 동안의 가상 경쟁가격을 추정하게 되는데, 담합 당사자들이 추정 손해액을 줄이기 위하여 담합 후에도 이윤극대화 가격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담합 후 더미변수를 사용하였으나, 이는 반트러스트법 위반에 대한 3배 손해배상제도가 존재하는 미국에서 가능한 논의일 뿐, 담합 종료 후 고가격 설정에 따른 손해배상액 예상 감소분이 미미한 반면 그로 인한 이윤감소분은 상당할 것인바, 담합 사업자가 손해배상액을 줄일 목적으로 담합 종료 후에 가격을 이윤극대화 가격보다 높게 설정할 현실적인 개연성이 없음에도 담합 후 더미변수를 사용할 경우 실제의 담합효과보다 과대 추정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② 판 단

살피건대, 감정인 황윤재의 감정 결과에 의하면, 위 감정 당시 미국의 사례 및 논문에 기초하여 담합 후 더미변수를 사용하였으나, 당시 감정인은 모형의 정확한 추정을 위해서 담합 전 시기의 자료뿐만 아니라 담합 후 시기의 자료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담합 후 시기의 자료를 이용하여 담합의 효과를 측정함에 있어 담합이 적발되더라도 기업이 가격을 담합 이전의 수준으로 즉각적으로 인하하지 않을 많은 현실적 유인을 무시할 경우 담합의 효과가 과소 측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이 추가적인 더미변수를 설명변수로 포함시킨 사실, 감정인은 실제 피고 삼양사의 경우 다른 조건이 일정할 경우 담합이 끝난 후, 즉 비담합 2기(2006. 1.부터 2007. 6.까지)의 밀가루 평균가격이 담합 전, 즉 비담합 1기(2000. 1.부터 2002. 9.까지)의 가격에 비해 평균적으로 5.25% 높게 나타났고, 피고 씨제이의 경우에도 비담합 2기(2006. 1.부터 2007. 6.까지) 일부 제품의 평균가격이 담합기의 평균가격보다 높은 경우도 있으며, 담합 후 더미변수의 계수가 유의적으로 양수값으로 나타난 점 등을 이유로 공식적인 담합의 종료시점 이후에도 가격이 즉각적으로 담합 전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는다고 평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볼 때, 단순히 담합이 적발되더라도 그 가격이 담합 이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 변수를 사용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이른바, 비용 전가의 항변에 관한 판단

① 주장의 요지

원고는 밀가루를 구매하여 제품을 만든 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중간자로서 밀가루를 구매하는 직접적인 목적이 밀가루를 제품 원료로 사용하여 물건을 제조하여 최종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한 것이므로, 밀가루의 구매와 원고의 최종 생산품의 판매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인바, 불법행위로 인한 실손해를 전보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취지 및 간접 구매자들의 손해배상청구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중배상의 위험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밀가루 가격의 상승을 제품 원가에 반영하여 최종 제품의 가격을 상승시킴으로써 그 비용 인상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였다면,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고의 증가된 비용 전부가 곧 손해라고 할 수 없고, 감정 결과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비용을 전가한 것이 분명한 이상 전가액을 포함하여 전체 가격인상분을 손해액으로 볼 수는 없다.

② 판 단

살피건대, 직접 구매자가 최종 소비자로서 담합으로 인한 초과가격을 지급하여 자신이 입게 된 손해의 전부를 자신이 부담하는 경우와 달리, 이 사건과 같이 직접 구매자가 중간 단계의 원재료 구매자에 해당하여 자신이 입은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하위 구매자인 간접 구매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하더라도(실제 감정 등을 통해 그 전가 사실이 밝혀졌다 하더라도), 사전 약정 등에 따라 원고가 초과 지급한 밀가루 가격에 대응하여 고정적으로 일정 비율 또는 그 액수만큼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 있고, 제품의 판매 수량 역시 변동이 없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밀가루를 원료로 하여 생산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여 손해(비용)를 전가할 것인지 여부 및 그 범위는 원고의 의사에 전적으로 맡겨진 영역(경우에 따라 직접 구매자는 초과 지급한 부분을 스스로 흡수하기도 한다)이라 할 것이고, 전가액이 밝혀지더라도 이는 추정적인 것일 뿐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들로부터 담합이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정상적인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밀가루를 매수하고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거래가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원고의 손해는 이미 현실적으로 초과 지급한 비용 자체로 확정된다 할 것이고, 원고가 그 후 제품의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손해를 회복하였다는 사정은 피고들의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액 자체를 확정함에 있어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또한, 피고들의 위 주장을 손익상계의 취지로 선해하여 살펴보더라도,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밀가루매매계약과 원고와 소비자 사이에 체결된 제품매매계약은 구별되는 별개의 계약이므로, 피고들의 담합으로 인한 위법한 밀가루 가격의 상승과 원고가 가격인상을 통하여 별개의 계약에 기하여 취득한 이익과의 상당인과관계도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다만, 원고가 자신이 입은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하위 구매자인 간접 구매자에게 전가한 위와 같은 사정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손해액의 제한의 단계에서 고려될 수 있을 뿐이다).

나. 제 한

(1) 재화나 용역의 생산, 유통단계에는 다수의 회사들이 개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상위단계에서 발생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 인한 피해는 하나의 시장이나 거래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순환과정을 따라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나가게 되고, 특히 밀가루와 같은 중간재의 경우 상위단계에 존재하는 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제품을 고가로 판매함에 따라 직접적 구매자의 비용이 증가하면, 그 비용이 어느 정도 하위단계의 시장에 존재하는 구매자에게 전가되리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한편, 공정거래법은 소비자의 법익 보호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어, 간접 구매자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경우 이중배상의 위험성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게 된다. 따라서 손해 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손해 전가의 사실 및 그 정도, 이중배상의 위험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직접 구매자인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 전가된 부분의 산정과 관련하여, 중간재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비용상승의 최종 제품 가격인상으로의 전가는 최종 제품 시장의 경쟁구조와 수요함수 형태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가능하므로, 실증적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인바, 감정인 황윤재의 감정 결과에 따르면, 고정효과 패널모형을 사용하여 여러 요인들(밀가루 가격, 빵 중량, 실질국내총생산, 소비자 물가지수, 기타 제조비용, 고정효과더미, 월별더미 등을 설명변수로 하여)이 빵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식별하여 순수하게 밀가루 가격의 인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빵 가격의 인상분을 추출하여, 계량경제학적 방법론을 이용하여 실증적으로 추정한 전가액은 피고 씨제이와 관련하여 금 1,363,198,732원, 피고 삼양사와 관련하여 금 309,202,644원으로 산정된다.

(3) 그렇다면, 원고가 밀가루 가격의 인상분을 빵 가격에 전가한 액수, 원고가 피고들로부터 담합기간 중 지급받은 장려금, 즉 피고 씨제이와 관련하여 금 766,539,600원, 피고 삼양사와 관련하여 금 432,743,560원 중 각 1/2에 해당하는 금원을 전체 손해액에서 공제할 것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해 볼 때, 피고들의 위와 같은 담합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피고 씨제이에 대하여 금 1,235,370,000원, 피고 삼양사에 대하여 금 227,940,000원으로 각 제한함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 씨제이는 금 1,235,370,000원, 피고 삼양사는 금 227,94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06. 1. 1.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09. 5. 27.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변현철(재판장) 윤성열 박희정

주1) 피고 씨제이제일제당 주식회사는 2007. 9. 1. 씨제이 주식회사로부터 분할되어 이 사건에 대한 씨제이 주식회사의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함에 따라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주2) 2004. 기준 시장점유율은 대한제분이 24.6%, 피고 씨제이가 25%, 동아제분이 16.8%, 한국제분이 8.4%, 피고 삼양사가 10.5%, 대선제분이 7.3%, 삼화제분이 3.6%, 영남제분이 3.6%이다.

주3) 삼양밀맥스 주식회사는 피고 삼양사가 경영참여 목적으로 그 지분 약 27%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밀가루 생산을 담당하는 회사로서 피고 삼양사의 부장 또는 임원이 삼양밀맥스 주식회사의 임원을 겸임하고 있으며, 밀가루 내수판매가격 및 생산량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이 피고 삼양사에 있고, 이 사건 부당한 공동행위에 있어서 가격 및 생산량 합의에 실제 참가한 자도 대부분 피고 삼양사의 임직원이며, 피고 삼양사에서 회의 결과를 삼양밀맥스 주식회사에 통보하면 그대로 실행하는 등 피고 삼양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회사이다.

주4) 위 방법의 분류 및 용어와 관련하여 학자마다 차이가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감정인 황윤재 감정서에 기재된 용어, 분류에 따르기로 한다. ① 방법은 가격담합 전후의 가격을 직접 비교함으로써 담합으로 인한 가격인상분을 추정하는 방법이고, ② 방법은 한계비용 또는 평균비용을 기초로 가격을 추정하는 방법이며, ③ 방법은 가격담합이 일어난 시장과 유사한 시장을 찾아 그 시장에서의 가격을 경쟁가격으로 삼는 방법이고, ④ 방법은 시장이 완전 경쟁적이라는 가정 하에 회귀 분석을 시행하여 가격담합이 없을 경우의 시장 상황을 추정하는 방법이며, ⑤ 방법은 불완전 경쟁 가정 하에 회귀 분석을 시행하여 가격담합이 없을 경우의 시장 상황을 추정하는 것으로, 가격담합이 없었을 경우 꾸르노 모형이나 베르뜨랑 모형을 이용하여 기업들이 어떠한 행동을 취했을지 추론하는 방법이다.

주5) 통계학에서 관찰된 연속형 변수들에 대해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사이의 인과관계에 따른 수학적 모델인 선형적 관계식을 구하여 어떤 독립변수가 주어졌을 때 이에 따른 종속변수를 예측한다. 또한, 이 수학적 모델이 얼마나 잘 설명하고 있는지를 판별하기 위한 적합도를 측정하는 분석 방법이다. 1개의 종속변수와 1개의 독립변수 사이의 관계를 분석할 경우를 단순회귀분석(Simple Regression Analysis), 1개의 종속변수와 여러 개의 독립변수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할 경우를 다중회귀분석(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이라고 한다.

주6) 이 사건에서 설명변수로 고려된 변수는 피고 삼양사 미참여 시기(2001. 4.부터 2002. 9.까지)의 담합 더미변수, 피고 삼양사 참여시기(2002. 10.부터 2005. 12.까지)의 담합 더미변수, 담합 후 더미변수(2006. 1.부터), 실질국내총생산, 생산자 물가지수, 원료비 제외 기타 제조비용, 원맥도입가격, 수입 물가지수, 계절적 요인을 통제하기 위하여 고려된 월별 더미변수, 제품별 특수성을 반영하기 위한 고정효과 더미변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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