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6노2001 배임수재, 뇌물공여
피고인
A
항소인
검사
검사
박인우(기소), 김석우(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B
담당변호사 C, E, ER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6. 23. 선고 2016고합14 판결
판결선고
2017. 2. 17.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R으로부터의 배임수재의 점R의 피고인에 대한 4,000만 원 공여 진술은 계좌의 현금 출금 내역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고, R이 추가 수사 등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허위로 진술하였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금원 공여 일시 등에 관한 진술이 일관된 점 등을 고려하면 R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R으로부터 4,00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나. AK으로부터의 배임수재의 점AM의 진술은 일관성이 있고, AM이 피고인에 대하여 허위로 진술할 동기도 없으며, 돈을 전달한 과정도 납득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요구에 의하여 AN공업사 AK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전달하였다는 AM의 진술은 신빙할 수 있다. 또한 AO은 AM으로부터 위와 같이 피고인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을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AM을 통하여 AK으로부터 3,00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다. AS으로부터의 배임수재의 점
피고인이 AS(이하 'AS'이라고 한다.)로부터 금품을 수수할 당시 S와 AT사(이하 'AT 사'라고 한다.) 사이의 거래 현황, 피고인이 수수한 금품의 액수, 피고인의 지위 및 AS과의 관계, 금품 수수 이후의 상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AS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시계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라. AH으로부터의 배임수재의 점BJ은 피고인의 처인 BI에게 3,000만 원을 전달한 시기에 관하여 피고인의 딸 결혼식 무렵이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당시 BI로부터 얼마 전에 이사하였다는 말을 들었는데, 실제 피고인은 2012. 2.~3.경 이사를 하였으며, BJ이 돈을 전달한 시기에 관하여만 허위로 진술할 이유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하여 볼 때, BI에게 돈을 전달한 시기가 2012. 3.경이라는 BJ파 AH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2012. 3.경 피고인의 처인 BI를 통하여 AH의 처인 BJ으로부터 3,00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마. 뇌물공여의 점S로서는 청주시와의 관련 소송에 승소하더라도 개발불가능한 상태의 악성자산을 장기 보유하게 되므로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를 청주시에 매각할 필요성이 있었고, '舊. 청주공장 부지 매각검토 보고' 등의 문건에 의하면 2010. 11.경까지도 BP와의 매각대행용역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검찰의 추궁에 AM이 피고인에게 뇌물요구 사실을 보고하고 이에 대하여 승인을 받은 사실을 털어 놓은 것이지 허위로 이러한 사실을 진술할 이유가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뇌물요구 사실을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 뇌물을 전달하였다는 AM의 진술은 신빙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AM 등과 공모하여 BS에게 뇌물을 공여한 사실이 인정된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R으로부터의 배임수재의 점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2009. 10. ~ 11.경 출근하기 전 피고인의 사택에 찾아가 4,000만 원을 주었다는 R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R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에게 공여한 금원의 액수를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변경하였는데, 2009. 9. 28. 처 Y의 계좌에서 인출된 2,000만 원의 사용처를 설명하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주었다고 최초 진술하였다가 Z, AA으로부터 받은 금원의 사용처를 설명하기 위하여 4,000만 원을 주었다고 변경하였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② R은 원심 법정에서 금원을 공여한 일시가 2009년 10월인지 11월인지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등 그 일시를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고, 상급자로서 상당히 어려운 사이인 피고인의 집에 사전 연락도 없이 출근하기 전 아침 시간에 찾아가 돈을 전달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③ 금원의 마련 방법에 관한 R의 진술이 변경된 과정과 R이 최초 2,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주었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4,000만 원을 마련한 방법에 관한 R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④ R이 4,000만 원이라는 거금을 주면서 제조본부장을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청탁을 말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R이 제조본부장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피고인이 명확히 알고 있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⑤ R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사장이 될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는데, 과거에 수차례 금원을 준 적이 있던 AB에 대하여는 전혀 돈을 주지 않으면서 과거에 전혀 돈을 준 적이 없고, 사장이 될지 여부가 확실하지도 않은 피고인에게만 4,000만 원이라는 큰 돈을 주었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제조본부장이 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R이 굳이 피고인에게 4,000만 원이라는 거액의 금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⑥ R은 2015. 9. 15. 주식회사 AG(이하 'AG'이라고 한다.)의 대표이사 AH으로부터의 배임수재의 점으로 구속 기소되었고, AA은 2015. 10. 30. 검찰 조사에서 R에게 총 1억 5,000만 원을 주었다고 진술하였으며, Z 및 DC은 2015. 11. 5. 검찰 조사에서 AG에서 'AJ' 담배와 관련하여 2009. 3.부터 2012. 9.경까지 R에게 총 2억 1,700만 원을 주었다고 진술하였는데, R이 위와 같이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수사 등 자신의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허위로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 당심의 판단
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2015. 10. 29.자 R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에 의하면, 처 Y이 2009. 9. 28.경 서울경기 양돈농협 이문동 지점에서 현금 2,000만 원을 출금한 이유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R이 스스로 피고인에게 그 돈을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R은 당심 법정에서 그와 같이 진술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당시 Z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검사에게 얘기했던 것 같다. 검사가 그런 적이 있지 않냐고 하기에 사실대로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Z에 대한 진술조서들에는 그러한 내용을 찾아 볼 수 없다.
② R은 이후 2015. 11. 17.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에게 공여한 금원이 4,000만 원이라고 진술을 변경하였는데, R은 당심 법정에서 그와 같이 진술을 변경한 경위에 관하여 'Z가 대질할 때 5,000이나 1억이라고 얘기를 자꾸 해 가지고 사실은 그게 아니고 4,000이 맞다고 얘기를 하게 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역시 Z에 대한 진술조서들에서는 그러한 내용을 찾아 볼 수 없다.
③ R은 2015. 10. 29. 이후 AA, Z, DC으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한 점에 관하여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았고, R은 당심 법정에서 당시 검사로부터 리베이트 수수 의혹 등에 관하여 정신 없이 많은 추궁을 당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나) 위와 같이 R이 피고인에 대한 금원 공여 사실을 진술하게 된 경위, 진술 당시 R이 처한 상황 등에 관한 사정들과 원심이 설시한 금원 공여의 일시, 장소 및 방법, 금원의 마련 방법, 구체적인 청탁의 부존재, 금원 공여의 목적 등에 관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4,000만 원을 교부하였다는 R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AK으로부터 배임수재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2010. 2. 말 내지 3.초경 AN공업사 AK 사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아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이를 전달하였다는 취지의 AM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AM은 2012. 2. 내지 3.경 피고인이 경비가 필요하니 구해달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이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 부하 직원인 AM에게 3,000만 원을 구하도록 지시할 정도로 자금이 필요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AM은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지시를 받고 난 후 이를 AO과 상의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매우 이례적이고 불법적일 수도 있는 피고인의 지시를 부하직원에게 그대로 말하였다는 점은 쉽사리 믿기 어렵고, 이를 들은 AO이 AN공업사 AK 사장에게 구해보라고 대답하였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 AO은 원심 법정에서 AM으로부터 피고인이 3,000만 원을 구해달라고 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피고인이 경비를 불법적인 용도에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고, AK과 피고인 사이에 사전에 3,000만 원 마련에 관한 합의도 없는 상황에서, AM이 AK에게 3,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전달한다는 것을 말하였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AM이 다른 장소에서 받을 수도 있는데, 굳이 개방된 장소인 회사 지하 커피숍에서 협력업체 사장으로부터 돈이 들어있는 서류봉투를 전달받았다는 점도 의문이다.
A AM이 서류봉투에 들어있는 3,000만 원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따로 흰 편지봉투에 나누어 담을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작업을 개방되어 있는 사무실에서 하였다는 점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양복이 부풀어 오르도록 봉투를 안주머니에 넣고 이를 가리기 위하여 결재판을 들고 들어가는 어색하고 번 거로운 방법을 선택하였다는 점도 의문이다. 한편 피고인이 AM으로부터 AK 사장으로부터 돈을 구하였다는 보고를 듣고 그저 수고하였다는 대답만 하였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⑤ AM은 사장 취임 축하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증재자인 AK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납품 계약 및 업체 평가에 대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⑥ AM은 뇌물공여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후 다시 검찰에서 AN공업사의 직원으로 등재되어 월급을 받은 점, AQ ES에게 명의신탁한 점, ES 처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점에 관하여 조사를 받던 중 검찰로부터 AO이 AM으로부터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전달하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면서 이를 추궁하자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AN공업사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아서 전달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AO이 피고인이 자백하기 전에 위와 같은 진술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으므로, AM이 수사기관에 의하여 유도되었거나, 범죄혐의로 수사를 받을 수도 있는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허위로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 당심의 판단
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AM은 2015. 9. 8.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검사가 AO이 3,000만 원을 전달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하면서 추궁하자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이후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AO이 2015. 9. 4. 13:51분부터 18:47 분까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방문한 기록이 있기는 하지만, 당시 AO이 AM으로부터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전달하였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진술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AM은 같은 날 15:00부터 18:30까지 검찰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았으나, 3,000만 원 전달 사실에 관하여는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았다.
② 또한 AO은 2015. 9. 11. 검찰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았는데, 위 진술조서에는 검사가 먼저 AO에게 AM의 진술에 의하면 AK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아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고 하는데 이에 대하여 아는 바가 있는지 질문하자 A0이 최근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AM으로부터 그러한 내용을 들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③ AM은 당심 법정에서 AK 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그날 피고인에게 이를 전달한 것이 아니라 며칠 후인 것 같고, 돈을 편지봉투에 나눠 담은 후 서랍에 넣어 놓았던 걸로 기억한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받은 돈을 바로 전달하지도 않을 텐데 개방된 사무실에서 몸을 돌린 채 책상 밑에서 번거롭게 서류 봉투에 든 돈을 꺼내어 편지 봉투에 나누어 담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책상 밑에서 파란 속지가 있는 편지봉 투에 5만 원 권 200장을 넣는 작업을 용이하게 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④ AM은 평소 피고인이 정장을 차려입지 않고 와이셔츠 바람으로 보고를 받는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복장으로는 자신으로부터 받은 봉투들을 마땅히 넣기도 어려운 피고인에게 부적절하게 마련한 돈을 전달하면서 입구를 테이프 등으로 봉하지도 않은 채 두툼한 편지봉투 3개에 넣어 전달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⑤ AM은 당심 법정에서 검찰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조사를 받을 당시 AN공업사에 직원으로 등재되어 월급을 받은 부분 등에 관하여 추궁을 받고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다고 진술하였다.
나) 위와 같이 AM이 검찰 조사과정에서 피고인에 대한 금원 공여 사실을 진술하게 된 경위 및 이해관계, 전달 방법 등에 관한 사정들과 원심에서 설시한 금원 마련 및 전달 과정, AM의 진술 경위 및 이해관계 등에 관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AN공업사 AK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아 이를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는 AM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다. AS으로부터의 배임수재의 점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AS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시계를 받았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AS이 시계를 교부할 당시 피고인에게 명시적으로 청탁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S는 기존부터 판매를 촉진하기 위하여 무료 샘플 제공, 인센티브 지급, 광고 판촉비 지급 등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여 왔고, 이는 AT사뿐만 아니라 다른 수입상들에게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할인금 지급계약은 무조건적인 할인이 아니라 판매 목표량 달성 및 미수금 계정 감축을 조건으로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10. 10. 5. 체결된 할인금 지급계약이 AT사에게 부당하게 특혜를 부여하는 내용이라고는 단정하기 어렵다.
③ S의 AT사에 대한 수출액과 채권 상환액의 규모 및 비율, 변제 내역에 비추어 보면, 2010년경 미수채권의 누적을 이유로 AT사와의 거래를 중단하여야 할 사정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AT사가 2010. 10. 4. 체결된 판매대리계약에서 정한 채권 감축 목표를 2010년 및 2011년에 달성한 점, 이후 채권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지만 AT사에 대한 수출량이 매우 많고 대체할 수 있는 수입상을 찾기 어려워 당장 거래를 중단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S가 미수채권을 회수하기 위하여 나름의 조치를 시행하고 수출량을 축소하기도 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S가 실제로 미수채권을 회수할 의사 없이 2010년 판매대리계약을 체결하였다고도 단정할 수 없다.
⑤ 그 밖에 S와 AT사 사이의 거래 기간 및 규모, AS의 AT사에서의 지위, 피고인의 S에서의 지위, 피고인과 AS 사이의 관계, AS이 피고인에게 시계를 교부할 당시의 상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AS으로부터 할인금 지급 계약 및 미수채권 문제해결 등에 관한 청탁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에서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에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S는 1992년경부터 AT사와 거래하여 왔고, AT사는 S 전체 생산량의 상당한 수량을 공급받는 최대 수입상인 점, ② AS이 시계를 교부할 당시는 2010. 10. 4.과 5. 판매대리계약과 할인금 지급계약이 체결된 직후였던 점, ③ 당시 피고인은 S 러시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모스크바에 출장을 간 것이고, 그 만찬 자리에서 AS이 피고인을 비롯한 S측 참석자 모두에게 시계를 선물한 점, ④ 피고인이 시계를 교부받은 직후에 그 시계를 AU 노조위원장에게 교부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AS으로부터 할인금 지급 계약 및 미수채권 문제 해결 등에 관한 청탁을 받고 시계를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AH으로부터의 배임수재의 점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2012. 3.경 3,000만 원을 주었다는 AH 및 BJ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3. 1.초 AH으로부터 받은 것을 다음날 반환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증거기록상 최초 R의 진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나, R은 원심 법정에서 검사가 먼저 질문을 해서 대답한 것일 뿐이고 AH이 피고인에게 돈을 언제 주었는지에 관하여는 확실히 들은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② AH과 BJ은 검찰 조사에서 최초 피고인에게 돈을 전달하였다가 돌려받았다.는 점을 언급하였을 뿐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 않다가, 이후 피고인의 딸 결혼식에 돈을 전달하려고 하였으나 받지 않았고, 얼마 후 누군가를 통하여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전달하였다가 돌려받았다고 진술하였다. 이후 BJ은 피고인의 딸 결혼 무렵인 2012.2. 또는 3.경 피고인의 처에게 돈을 전달한 것이 맞고, 그 후 BK로부터 돈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과 BI가 AH으로부터 받은 물건을 다음날 바로 반환하였다고 진술한 후 3,000만 원을 운전기사인 BL을 통하여 전달하여, 3,000만 원을 2회 전달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이 진술이 변경되는 과정을 보면, AH과 BJ의 진술은 수사과정에 맞추어 변화하고, 다른 관계자들의 진술에 따라 변경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③ BJ이 위와 같은 현금을 어디서 마련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금융 자료 등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④ 피고인 딸의 결혼식 무렵에 처에게 금원을 전달하면서 결혼을 축하한다는 인사도 하지 않고 금원만을 전달하였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AG이 협력업체로 지
정된 것은 2010. 7.경인데 그로부터 1년 8개월가량 경과한 후에 피고인에게 단순히 감사의 표시로 금원을 지급한다는 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AH은 위 3,000만 원 외에도 피고인의 딸 결혼식에 축의금 100만 원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AH 및 BJ의 진술에 의할 경우 피고인은 2012. 3.경 3,000만 원, 2012. 10.경 3,000만 원 합계 6,000만 원을 받고, 그로부터 몇 달이 경과한 후인 2013. 1. 8. 3,000만 원을 반환하였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사장 연임에 문제가 될까봐 받은 금원을 반환하면서 6,000만 원 전부가 아니라 3,000만 원만을 반환한 것은 의문이다. 또한, BK는 수사기관에서 AH에게 물건을 반환하면서 우리 회사는 사장 연임하는데 비용이 드는 구조가 아닙니다고 말하였더니 AH이 특별한 말이 없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AH이 사장 연임이 가까운 시점인 2013. 1.초에 BI에게 3,000만 원을 제공하고 바로 반환받은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⑥ AH은 2015. 10. 5. R에 대한 배임증재의 점, AG의 자금 횡령의 점으로 구속 기소되었고, 2015. 11. 25.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검사로부터 R을 비롯한 S를 퇴직한 직원들 및 직원의 처를 AG의 직원으로 등재하여 월급을 지급한 점, AC과 R에게 에쿠스 승용차와 법인카드를 제공한 점, 골프 접대비, 룸살 롱 접대비를 지출한 점 등에 관하여 추궁을 받았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AH과 BJ이 추가적인 수사 등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허위로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2) 당심의 판단
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R은 당심 법정에서 AH으로부터 피고인에게 돈을 주었다가 다시 돌려받았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피고인 딸 결혼식 무렵이라는 이야기는 못 들었고, 검사가 AH 부인 수첩에 사장님 따님 결혼식 때 축의금이라고 쓰여진 걸 보여주면서 여기에 대하여 아는 것 없냐고 물어봐서 돌려받은 걸로 알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② BJ은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 자신이 포장하여 전달한 상자를 그대로 돌려받았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AH과 BJ의 진술과 같이 2012. 3.경과 2012. 10.경 돈을 전달하였다면, 피고인이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2013. 1. 8. 돈을 돌려줄 때까지 AH 측으로부터 받은 상자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이러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3 피고인이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2013. 1. 7. BJ은 평소와 달리 AG의 안성 사무실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있었고, 달리 위 날에 BJ이 피고인에게 돈을 전달할 수 없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나) 위와 같은 사정들과 원심이 설시한 AH과 BJ 진술의 변경 과정, 금원 공여의 목적, 금원의 반환 과정, 진술로 인한 이해관계 등에 관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2012. 3.경 피고인의 처에게 3,000만 원을 교부하였다는 AH과 BJ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2013. 1.경 AH 측으로부터 받은 것을 다음날 반환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뇌물공여의 점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2010. 11. 초경 피고인에게 뇌물제공 요구 등에 관하여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취지의 AM의 진술은 신빙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AM은 2015. 7. 31. 검찰 조사에서 검사로부터 '11/24 CEO 보고 完'이라고 기재된 '舊. 청주공장 부지 매각검토 보고' 등의 문서를 제시받고, ㈜BP와의 매각대행 용역계약은 2010. 11. 24. 이후에 체결된 것이 맞고, 사실은 피고인에게 뇌물에 관하여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위 서류들의 기재 자체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용역계약이 2010. 11. 24. 이후에 체결되었다는 증거는 될 수 있으나, 피고인이 뇌물을 지급한다는 것에 대하여 보고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② AM은 자신의 뇌물공여사건(이하 '선행사건'이라고 한다.) 1심에서 범죄 혐의를 일부 부인하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이 되었음에도 피고인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을 주장하지 않았다. 그런데 피고인으로부터 압박이나 보상을 받은 것도 아니었고, 이미 S를 퇴사한 상황에서 AM이 자신에게 유리한 양형 요소인 피고인에 대한 보고 사실을 진술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선행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한 보고 사실을 진술하지 않은 AM이 뇌물 사건이 다시 사건화 되어서 괴롭다는 점만으로 진술을 번복하여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③ AM이 피고인에게 뇌물에 관하여 보고를 하였음에도 뇌물 선금 3억 원 중 1억 원을 구하여 올 정도로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는 부하직원 AO에게 당시는 물론 선행사건에서 뇌물공여의 공범으로 함께 수사받고 재판받는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도 의문이다.
④ 사장인 피고인이 공무원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면서 매각을 추진한다는 보고를 최초로 듣게 되었으면, 뇌물을 누구에게 주는 것인지, 뇌물을 주면서까지 매각을 진행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뇌물을 주게 된다면 매각이 확실히 이루어지는 것인지 등에 관하여 궁금증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피고인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어쩔 수 없다. 알았다.'라고만 대답하였다는 것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⑤ AM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의 승인을 받을 당시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면, 용역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선급금의 지급조항을 두는 방법으로 선금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데도, AM과 AO이 거액인 3억 원을 개인적으로 마련하여 BQ에게 교부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⑥ AM은 부동산사업단의 단장으로서 부동산사업단의 성과 등을 위하여 뇌물을 줄 동기가 있을 수 있지만, 사장이 피고인에게 뇌물을 공여하면서까지 청주공장 문제를 해결하여야 할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
2) 당심의 판단
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舊. 청주공장 부지 매각검토 보고' 문건에는 피고인에 대한 뇌물공여 보고 사실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고, AM도 당심 법정에서 이 문건 때문에 검찰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게 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다.
② AM은 당심 법정에서 선행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한 보고사실을 주장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기존 주장에 대한 유불리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실무책임자로서 책임을 져야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AM이 청주시와의 매각협상을 담당하면서 뇌물을 직접 전달할 BQ에게 피고인에 대한 보고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④ 청주시와의 매각협상 과정, S의 자산 및 재무상황, 청주공장 부지의 현황 등을 감안하여 볼 때, 피고인과 S가 청주시 공무원에게 거액의 뇌물을 공여하면서까지 청주공장 부지를 매각하여야 할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나) 위와 같은 사정들과 원심이 설시한 AM의 진술 번복 경위, 피고인의 태도 및 선금의 조달 방법, 뇌물 공여의 동기 등에 관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2010. 11. 초경 피고인에게 뇌물 요구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고 이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는 AM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또한 이에 관한 A0과 BQ의 진술은 추측에 불과하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창보
판사엄기표..
판사류창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