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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등법원 2014. 10. 30. 선고 2014누5674 판결
[국가유공자비해당결정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은식)

피고, 피항소인

광주지방보훈청장

변론종결

2014. 10. 16.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3. 4. 8. 원고에 대하여 한 국가유공자요건 비해당결정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72. 12. 2. 육군에 입대하여 1973. 2. 1. 방공포 사령부 예하 123대대 102포대에 배치되어 장갑차 운전병으로 근무하다가 1975. 1. 31. 의병 전역하였다.

나. 원고는 2011. 4. 4. 피고에게 군 복무 중 교육훈련이나 직무수행으로 인해 “고혈압, 좌측 눈 시력저하”가 발병하였음을 이유로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하였는데, 피고는 2011. 9. 29. 원고에게 위 질환과 군 공무수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국가유공자요건 비해당결정을 하였다.

다. 이에 원고는 2012. 8. 31. 다시 피고에게 추가자료를 제출하면서 군 복무 중 누적된 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본태성 고혈압, 좌안 망막염 중심성, 좌안 황반부 변성, 좌안 망막박리(이하 ‘이 사건 상이’라고 한다)”가 발병 또는 악화되었음을 이유로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하였는데, 피고는 2013. 4. 8. 이 사건 상이의 발병이나 악화와 군 공무수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유로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결정(그 중 원고가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결정을 다투고 있으므로 그 부분만을 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한 다음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군 입대 전 실시한 신체검사에서는 좌측 눈의 시력과 혈압이 정상이었는데, 입대 후 장갑차 운전병으로 근무하면서 24시간 출동대기, 12시간씩의 2교대 근무, 1주일 간격의 부대단위 비상훈련 실시 및 장갑차에서 배출되는 유독가스 흡입 등으로 인한 누적된 과로와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이 사건 상이가 발병 또는 악화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군 복무 중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으로 인해 이 사건 상이를 입게 되었음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o 원고는 1971. 5. 국군통합병원에서 실시한 징병 신체검사에서 눈의 시력이 좌우 모두 1.2로, 혈압은 140/90으로 갑종 판정을 받았고, 1972. 11. 29. 입대 전 신체검사에서는 시력과 혈압이 모두 정상 판정을 받았으며, 1973. 3. 20. 사격훈련에서 주간 특등사수(6발 중 6발 명중), 야간 1등사수(4발 중 3발 명중)로 선정되었다.

o 원고는 복무 중인 1974. 1. 7. 호흡곤란, 두통 및 흉통 등을 증상으로 하여 외래 진료를 받았는데 당시 우측 눈의 시력은 1.2였고, 좌측 눈의 시력은 0.3이었으며, 1974. 2. 14.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임상적 진단명을 고혈압으로 하여 시력(좌) 저하, 두통 등의 증상으로 전원되어 입원치료를 받다가 1974. 3. 22. 고혈압과 좌안 눈부심 증상 등으로 다시 광주통합병원으로 후송되어 입원치료를 받던 중 1974. 7. 24. 심한 망막 질환과 황반부 변성으로 진단을 받았고, 1974. 8. 6. 좌안 망막박리로 악화 진단을 받았다.

o 그 후 계속하여 원고의 좌측 눈의 시력이 악화되던 중 1974. 11. 22. 좌측 눈이 시력이 상실할 정도(4/200)로 악화되자, 원고는 국군통합병원 소속 군의관으로부터 앞으로의 시력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아 보상전역을 상신하여 ‘망막박리 좌’를 최종 진단명으로 인정받아 군인연금법 소정의 장애보상금을 지급받고서 1975. 1. 31. 의병 전역하였으며, 2010. 3. 11. 시각 6급의 장애인으로 등록하였다.

o 원고는 1973. 2. 1. 자대인 방공포 사령부 예하 123대대 102포대 제10경비중대 37분대에 배치된 후 1974. 2. 14.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입원하기 이전까지 장갑차 운전병으로 근무하였는데, 당시 장갑차 1대를 정상 운용하기 위해서는 1개 분대당 7명의 병사(분대장 1명, 사수 2명, 탄약수 2명, 운전수 1명, 통신병 1명)가 필요하였으나 원고를 포함하여 거의 4 ~ 5명의 병사들만으로 장갑차를 운용하였다.

o 당시 원고를 포함한 4 ~ 5명의 병사들의 장갑차 운용방법은 교대하여 보초를 서고 통신대기를 하면서 24시간 출동대기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었는데, 2명씩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경계근무를 하여야 하나 인원이 부족하여 2교대로 경계근무를 하였다.

o 그 외에도 원고와 같은 운전병은 추가로 장갑차에 설치된 포 4문을 청소하였고, 매일 아침 기상하자마자 지하 벙커 안에 있는 장갑차에 시동을 걸어 30분 동안 예열을 시켜야 해서 다른 병사들보다 먼저 내무반에서 나왔다.

o 원고가 근무하였던 부대는 1주일 간격으로 비상훈련을 실시하였고, 당시 부대에서 운용하던 장갑차는 6.25전쟁 때 사용됐던 노후기종으로서 시동을 걸면 배기통을 통해 나온 매연이 지하 벙커 안을 채워 원고가 매연을 흡입하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두통이나 구토 증상이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4, 10, 11, 1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소외인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직무수행과 상이의 상당인과관계 여부

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 (공상군경)에서 말하는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라 함은 군인이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 중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위 규정이 정한 상이가 되기 위하여는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직무수행 등과 부상 등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훈련 또는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며,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그 부상·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의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군인 등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두677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상이 중 본태성 고혈압 부분에 대하여

위 인정사실, 앞에서 든 증거들, 제1심 법원의 전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본태성 고혈압은 그 발병원인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질환으로서 가족력으로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 환자이면 자녀의 25~50%가 고혈압 환자가 될 수 있는 점, ② 국군수도통합병원의 1974. 2. 14.자 병상일지에 의하면 원고가 3년 전부터 고혈압을 인지하였고, 가족력으로 원고의 아버지가 고혈압이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어 원고에게 이 부분 상이가 입대 이전부터 가족력으로 존재하였을 가능성이 상당한 점, ③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상이의 발병 또는 악화의 원인을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상이의 발병 또는 악화와 원고의 직무수행에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다) 이 사건 상이 중 좌측 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하여

위 인정사실, 앞에서 든 증거들, 제1심 법원의 전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군 복무 당시 원고의 좌측 눈의 증상은 좌안의 중심성 망막염, 황반부 변성으로 진행된 후 망막박리까지 진행되었고, 중심성 망막염은 중심장액성맥락망막병증을 일컫는 것으로서 대부분 황반 부위에 장액성 망막박리를 동반하므로 시력저하를 유발하게 되고, 시력저하가 없더라도 눈부심 등의 자각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점, ② 원고가 군 입대 당시에 좌·우 시력이 모두 1.2로 정상이었을 뿐 아니라 1973. 3. 20. 사격훈련에서 주간 특등사수, 야간 1등사수로 선정될 정도로 시력이 좋았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군 입대 당시나 입대 초기에는 좌측 눈에 중심장액성맥락망막병증의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그럼에도 원고가 자대에 배치된 1973. 2. 1.부터 약 11개월 정도 밖에 경과되지 않는 1974. 1. 7.에는 좌측 눈의 시력이 0.3으로 현저하게 낮아졌고, 원고가 눈부심 등의 자각증상도 호소하는 등 중심장액성맥락망막병증의 증상이 나타난 점, ④ 원고에게 고혈압과 당뇨의 증상이 있으나 군 복무 당시 원고에게 고혈압 외에 당뇨의 증상은 없었고, 이 부분 상이와 관련하여 고혈압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 고혈압성 망막병증 소견은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기존 질환으로 보이는 고혈압이 이 부분 상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⑤ 원고의 군 복무 당시 24시간 출동대기의 장갑차 운용방법이나 12시간씩 2교대 경계근무 형태, 교대 운전병이 없는 상황에서의 1주일 간격의 부대 비상훈련, 포문 청소 및 장갑차 예열을 위한 사전 작업 등의 직무수행 내용에 비추어, 보통의 평균인을 기준으로 판단해 보더라도 원고의 군 복무 중의 업무가 과로나 스트레스를 요하는 작업으로서 원고에게 상당한 정도의 피로가 누적될 수 있었던 상황으로 보이고, 진료기록감정촉탁 담당의사는 위와 같은 업무량이 원고에게 나타난 중심장액맥락망막병증의 발병 또는 악화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점, ⑥ 그러한 상황에서 원고가 좌측 눈의 시력이 0.3으로 떨어진 1974. 1. 7.부터 불과 6개월 남짓밖에 지나지 않은 1974. 7. 24.과 1974. 8. 6.에 심한 망막 질환과 황반부 변성의 진단에 이어 좌안 망막박리로 악화 진단을 받았고, 그 후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1974. 11. 22. 원고의 좌측 눈이 시력이 상실될 정도(4/200)로 악화되어 시력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군의관의 소견을 받아 최종적으로 좌측 망막박리를 인정받아 의병전역과 함께 장애보상금을 지급받게 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상이는 원고의 군 복무 중 과도한 업무나 스트레스로 인해 발병하였거나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추단함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상이와 원고의 군 직무수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2) 원고의 직무수행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입은 이 사건 상이는 군 복무 당시 장갑차 운전병으로서 24시간 출동대기 상태를 유지하면서 12시간씩 2교대 경계근무를 서거나 교대 운전병도 없는 상황에서의 1주일 간격의 부대 비상훈련, 포문 청소와 장갑차 예열을 위한 사전 작업 등의 과도한 업무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병 또는 악화된 것인데, 위와 같은 원고의 직무수행은 적의 기습이나 간첩 활동 등 예기치 못한 침입을 대비한 장갑차 출동대기상태를 유지하는 경계근무, 장갑차 운용을 위한 포문 청소 및 유사사태를 대비한 비상훈련으로서, 이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별표 1] 2-2에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으로 규정한 “2-1의 직무수행(경계, 군수품의 정비나 관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위)과 직접 관련한 실기·실습 교육훈련”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직무수행은 위 법률에서 정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으로 봄이 상당하다.

3) 소결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상이 중 좌측 눈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바, 이 부분에 대해서까지도 원고가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박병칠(재판장) 김평호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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