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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13.1.31.선고 2012노561 판결
가.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나,뇌물수수다.배임수재라.뇌물공여마,배임증재바.입찰방해
사건

2012노561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나, 뇌물수수

다. 배임수재

라. 뇌물공여

마, 배임증재

바. 입찰방해

피고인

1. 가.나.다. A

2.라.마.바. B

항소인

피고인들

검사

호승진(기소), 김용주(공판)

변호인

변호사 AS(피고인 A을 위하여)

법무법인 AT 담당변호사 AU(피고인 B을 위하여)

원심판결

울산지방법원 2012. 9. 28. 선고 2012고합144(병합), 190(병

합), 262(병합), 281(병합) 판결

판결선고

2013. 1. 31.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7년 및 벌금 2억 3,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4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으로부터 2억 4,200만 원을 추징한다. 피고인 B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이 I 주식회사(이하 'I'라 한다) 대표이사 J로부터 교부받은 1억 원과 주식회사 L(이하 'L'이라 한다) 전무 M으로부터 교부받은 8,000만 원은 피고인이 직무를 빙자하여 납품업체인 I 대표이사 J. L 전무 M과 사전에 공모하여 적정한 금액 이상으로 납품대금을 부풀려서 (소위 'up 계약')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이하 '한수원'이라 한다)를 속여서 계약을 한 후 I 또는 L이 받은 부풀려진 납품대금 중 일부를 피고인이 되돌려 받기로 사전에 약속한 다음 위와 같은 약속에 따라 수수한 돈이므로, 위 1억 8,000만 원은 뇌물이 아니라 피고인과 납품업체인 I 대표이사 J, L 전무 M이 한수원을 속여서 받아낸 편취금을 공범간에 이익분배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는 사기죄로 처벌하여야 함에도 원심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로 처벌 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뇌물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이 사건의 여러 양형조건에 비추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10년 및 벌금 4억 6,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이 사건의 여러 양형조건에 비추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I 대표이사 J로부터 교부받은 1억 원에 대하여 당심 법원의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와 영광원자력본부에 대한 각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피고인이 팀장으로 있는 영광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H팀에서 I에 발주한 계약금액 16억 5,000만 원 상당의 밀봉장치 납품계약과 관련하여 그 계약금액이 적정한 계약금액보다 많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과 I 대표이사 J이 사전에 위 계약금액을 부풀리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L 전무 M으로부터 교부받은 8,000만 원에 대하여

(가) 공무원이나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자가 관공서 등에 필요한 공사의 시행이나 물품의 구입을 위하여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공사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수수한 경우, 그 돈의 성격을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된 뇌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적정한 금액보다 과다하게 부풀린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기로 공사업자와 사전 약정하여 이를 편취한 것으로 볼 것인지 여부는, 돈을 공여하고 수수한 당사자들의 의사, 계약의 내용과 성격, 계약금액과 수수한 금액 사이의 비율, 수수한 돈의 액수, 그 계약이행으로 공사업자 등이 얻을 수 있는 적정한 이익, 공사업자 등이 공무원으로부터 공사대금 등을 지급받은 시기와 돈을 공무원에게 교부한 시간적 간격, 공사업자 등이 공무원에게 교부한 돈이 공무원으로부터 지급받은 바로 그 돈인지 여부, 수수한 장소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다.

(나)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특히 피고인과 M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L은 2011. 3. 25.경 영광원자력본부 제1발 전소 H팀에서 발주하는 6억 4,900만 원 상당의 '영광 1 2호기 주전산기 서버 교체’ 물품구매 계약을, 2011. 3. 29.경 6억 9,080만 원 상당의 '영광 1 2호기 PMS서버프로 그램변환’ 기술용역 계약을 영광원자력본부와 사이에 각 체결한 사실, L 전무 M은 위 계약들을 체결하기 전인 2011. 1-2.경 피고인을 만나 “저희가 제출한 견적서 대로 계약이 체결되게 도와 주십시오”라고 하면서 피고인과 M 사이에 계약에 대한 사례비 얘기가 오갔고 M은 피고인에게 8,000만 원을 주기로 한 사실, 이에 따라 M은 위 계약들이 체결된 2011. 5.경 4,000만 원, 위 계약들에 의한 납품·용역이 마쳐진 2011. 9. 하순경 4,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던 사실, 피고인은 기존 주전산기 제품이 L에서 공급한 제품이므로 사전 기술평가표에 동일 공급사 응찰시 높은 점수를 주도록 하는 항목을 넣어 응찰시 L에게 유리하게 해 주는 등 위 계약체결에 대한 편의제공 및 향후 계약 체결에 대한 편의제공, L이 타 발전소에서도 용역을 수행할 수 있도록 H팀장들에게 소개해 주기로 하는 명목으로 위 돈을 받은 사실, L은 위 계약들에 있어서 적정 계약금액 보다 약 2억 8,250만 원 높게 계약을 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과 M의 대화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계약들의 계약금액이 부풀려진 사실을 어느정도 묵인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나 피고인과 M 사이에 적정한 금액보다 부풀린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기로 사전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위에서 본 위 8,000만 원의 교부 명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계약들 당시 피고인과 M이 적정한 금액보다 과다하게 부풀린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얻은 이익을 나누어 가진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이 위 계약들의 체결후 수수한 돈이 상당한 금액이기는 하나 L이 얻은 이익의 절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M으로부터 교부받은 위 8,000만 원은 적정한 금액보다 과다하게 부풀린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기로 M과 사전 약정하여 이를 편취한 것이라기 보다는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된 뇌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한수원 영광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H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발전소의 운전과 관련된 각종 전자적 신호(계측변수)를 제어하는 설비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과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피고인이 계측제어 물품 구매 및 설치와 관련하여 5개의 계측제어물품 납품 및 설치 업체로부터 합계 2억 4,200만 원에 달하는 거액을 수수한 것으로 그 죄질이 중한 점, 원자력발전소는 그 폐쇄성 때문에 납품업체 직원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어, 출입이 가능한 특정업체와 한수원 직원 간의 유착관계가 생길 수 있으며 각 발전소의 각 분야를 담당하는 팀장이 각 발전소에서 발주하는 계약 체결에 절대적인 권한이 있는데, 피고인은 이러한 권한을 이용하여 특정업체와 유착관계를 형성한 뒤 입찰정보를 미리 알려주기도 하고, 유착업체와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경쟁업체에 연락하여 입찰에서 빠지라고 강요하기도 하였으며, 발전소 기술 수준에 미흡한 물품임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고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등 여러 부정행위를 하여 한수원에의 납품과 관련하여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을 만들어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중소기업들의 진입을 막은 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크고 작은 원전사고가 일어나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12. 2. 9.경 고리원전 1호기가 외부 전원 공급이 끊어졌고, 비상 디젤발전기마저 작동하지 않아 원전 전원이 12분 동안이나 완전히 상실되는 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한 달 넘게 위와 같은 사실이 고의적으로 은폐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폐쇄 여론이 확산되는 등 국가기간시설인 원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과 의구심이 어느 때보다 커져 있고,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은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의 청렴성이 없다면 결코 확보될 수 없는바, 원전의 운영과 관련하여 금품 또는 뇌물을 수수하고 원전 설비의 납품·검수 업무를 엄격하고 공정하게 수행하지 못한 부패사범을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점에서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이 원래 공무원이 아니라 법령에 의해 공무원으로 의제된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에게 경미한 벌금형 전과가 1회 있는 외에는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 피고인에게는 유리한 정상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원자력발전소가 폐쇄적이고 발전소의 각 분야 팀장이나 차장이 납품계약의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이용하기 위해 4명의 한수원 팀장이나 차장에게 합계 4,53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유리한 지위에서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다른 업체와 공모하여 경쟁 입찰을 가장하여 한수원과 3회에 걸쳐 실질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그 죄질이 중한 점, 피고인은 위와 같이 금품을 제공하고 입찰에 대한 사전 정보를 받기도 하였는데, 이는 피고인의 업체가 실질적으로 경쟁의 우위를 점하게 되어 경쟁업체들의 한수원에의 납품을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게다가 피고인의 업체를 비호하는 한수원 직원들의 강요로 인해 경쟁업체가 입찰을 철회하기도 하는 등 피고인은 기술력을 가지고 공정한 경쟁을 하기보다는 금품 공여를 바탕으로 한 불법적인 영업활동으로 경쟁업체의 진입을 차단한 점, 설사 피고인의 회사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공여한 액수 이상의 수익을 한수원에의 납품과정에서 남겨야 하므로, 뇌물공여로 인하여 납품하는 제품의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음이 자명하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국가기간산업으로 국민의 안전 및 국가의 안위와 직결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심각한 의구심을 야기하는 중대한 범죄인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없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피고인 A)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피고인 A)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제2항, 형법 제129조 제1항,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3조(공여자 J로부터의 뇌물수수의 점, 유기징역형을 선택하되 필요적으로 벌금형을 병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제2항, 형법 제129조 제1항,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3조(공여자 M으로부터의 뇌물수수의 점, 포괄하여, 필요적으로 벌금형을 병과), 각 형법 제129조 제1 항,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3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 2항 (뇌물수수의 점, 공여자 B에 대하여는 포괄하여, 징역형을 선택하되 필요적으로 벌금형을 병과), 각 형법 제357조 제1항(배임수재의 점, 공여자 B에 대하여는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공여자 J로부터의 뇌물수수로 인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위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중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 참작)

1. 노역장유치

1. 추징

형법 제134조 후문[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 및 각 뇌물죄에 대하여], 제357조 제3항(각 배임수재죄에 대하여)

판사

재판장판사김형천

판사문흥만

판사김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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