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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2007.6.13.선고 2007나156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사건

2007나156 채무부존재확인

원고항소인

000000보험 주식회사

서울 중구 00동 00-0

송달장소 제주시 0동 000-0 0000빌딩 0층 0000 제주보상팀

대표이사 000

소송대리인 변호사 000

피고피항소인

000 (000000-0000000)

제주시 00동 000-0

소송대리인 변호사 000

제1심판결

제주지방법원 2006. 12. 6. 선고 2006가단18746 판결

변론종결

2007. 5. 23.

판결선고

2007. 6. 13.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별지 제2항 기재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별지 제1항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보험금지급채무 중 대인배상 I (책임보험)을 제외한 대인배상IⅡ의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피고와 피고 소유의 제주 00 나0000호 콘크리트 믹서 차량에 관하여 별지 제1항 기재 보험계약과 같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에는 보험회사가 대인배상IⅡ와 관련하여 "피보험자 본인이 무면허운전을 하였거나, 기명피보험자의 명시적, 묵시적 승인하에 피보험자동차의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하였을 때에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이 규정되어 있으며, 위 약관 중 용어정의 부분에 "'운전(조종)'이라 함은 도로 및 도로 이외의 장소에서 자동차 또는 건설기계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무면허운전'이라 함은 도로교통법 또는 건설기계관리법의 운전(조종)면 허에 관한 규정에 위반하는 무면허 또는 무자격운전(조정)을 말하며, 운전(조종)면허의 효력이 정지 중에 있거나 운전(조종)의 금지 중에 있을 때에 운전하는 것을 포함합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다. 2006. 6. 5. 12:30경 제주시 00읍 000000 내 (주)000 닭 신축공사현장 내에서 별지 제2항 기재의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제4호증의 2,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무면허상태에서 사고차량을 운전하였으며, 비록 이 사건 사고가 도로 이외의 장소에서 발생한 사고이나 보험약관상 도로 이외의 장소에서의 운행도 운전의 개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사고는 보험약관에서 정한 대인배상Ⅱ의 면책조항에 해당하여 원고는 대인배상 1 을 제외한 대인배상II에 해당하는 보험금에 대하여는 지급 의무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원고의 반박

(1)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사고는 도로교통법상 '도로' 이외의 장소에서 발생하였으므로 보험약관 중 면책 조항에서 정한 무면허운전에 해당하지 않으며,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 당시 무면허 면책조항에 대한 약관의 내용을 피고에게 설명하여 준 사실이 없으므로 위의 약관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2) 피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 원고는 다시, 보험약관 중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은 보험계약자가 그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거나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므로 보험자가 보험계약자에게 이를 명시 · 설명할 의무는 없으며, 또한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의 명시·설명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으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므로 원고는 위 면책조항에 따라 면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쟁점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에게 보험약관 중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에 대한 명시 ·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위 무면허운전 면책 조항이 과연 보험자의 보험계약자에 대한 명시 · 설명의무의 대상인지 여부, 즉 보험자인 원고가 위 명시 ·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이상 위 면책 조항의 내용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는지 여부와 ② 위 면책조항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되었다고 볼 경우에도, 이 사건의 경우처럼 교통사고가 도로교통법상 '도로' 이외의 장소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위 면책조항을 적용할 수 없는 것인지 여부이다. 아래에서 위 쟁점을 판단하기로 한다(다만 위 ①의 쟁점에 대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즉 위 면책약관을 이 사건 보험계약으로 내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위 면책조항의 적용 범위 등에 관한 위 ②의 쟁점에 대한 판단은 불필요하게 될 것임).

나. ①쟁점에 대한 판단

(1) 무면허운전 면책 조항이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은 보험자의 면책사유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즉 보험자의 보험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직결되는 보험계약의 핵심적 사항이라고 볼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5. 30. 선고 99다. 66236 판결 등 참조). 특히 위 면책조항에 대한 명시 · 설명의무가 면제될 수 있는 지 여부에 관한 아래 (2)항의 판단 내용도 함께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 피고의 운전면허는 유효하였었는데 2006. 3.경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되었던 것이므로 원, 피고 사이에서 위 면책조항의 명시·설명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위 면책조항을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면책조항이 보험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관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보험계약이 체결되고 보험사고도 발생한 이후에 비로소 보험계약당사자의 보험계약체결 당시의 개별적, 주관적인 의사(당해 약관에 관한 충분한 명시 · 설명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그 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이라는 내용의 의사)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으로 명백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인바, 원고가 주장하는 위 사정만으로는 명시·설명의무의 이행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객관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 예외적 사정이 있는지 여부

(가) 법리

보험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사항이라 하더라도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거나,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해서까지 보험자에게 명시 · 설명의무가 인정된다고 할 수는 없다.

(나) 판단

① 먼저, 보험계약자인 피고가 위 면책조항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본다. 살피건대,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 즉 피고가 1995년경부터 차량을 운전하면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여 11년 이상 운전에 종사하고 있었고, 사고 당시에는 자동차운전을 직업으로 하고 있었다는 점만으로 당연히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위 면책 조항의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② 다음으로 위 면책조항이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인지 여부를 본다. 살피건대 위 면책 조항은, 보험사고 발생의 원인이 무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에 무면허운전 중이었다는 법규위반 상황을 중시하여 이를 보험자의 보험 대상에서 제외하는 사유(이른바 '상황에 의한 면책사유')로 규정한 것이라는 점에서(따라서 위 면책조항은 무면허 운전과 보험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이 아님), 상법 제659조 제1항의 일반적 면책 사유(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등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보험자가 면책되는 이른바 '원인에 의한 면책사유')와는 그 성격과 적용범위가 명백히 다르고, 달리 위 면책조항과 같은 내용의 법령상의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③ 마지막으로 위 면책조항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본다. 살피건대, 그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면책 조항과 같은 내용의 규정이 법령상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면허운전이 보험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무면허운전의 경우 보험자의 면책사유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는 점에서 그 설명의 필요성이 크다고 보이는 점, Ⓒ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이, 무면허운전 못지않게 그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높은 범죄행위인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무면허운전과 달리 그 면책의 범위를 부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같은 무면허운전이라고 하더라도, 상해보험 등의 인보험이나 자동차보험 중 자기신체사고 보험의 경우엔, 이 사건 면책조항과 달리, 무면허운전이 사고발생의 한 원인이 된 경우에 비로소 면책되도록 규정하고 있는 등 보험의 종류에 따라 그 적용 범위를 달리 하는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이 존재하는 점, ② 도로 이외의 장소에서의 무면허운전의 경우에도 이 사건 면책조항이 적용된다는 원고의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에는(앞서 본 이 사건 면책조항의 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도로 이외의 장소에서의 무면허운전은 범죄행위 즉 도로교통법 위반을 구성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도로 이외의 장소에서의 무면허운전에 대해서는 위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거나 그 부분 면책조항은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여지도 물론 있음) 다른 무엇보다도 그에 대한 설명의 필요성이 크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 면책조항을 가리켜 별도의 설명 없이도 그 내용과 적용 범위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3) 소결론

결국 이 사건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원고에 의한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들은 모두 이유 없으므로,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원고로서는 피고에 대하여 위 면책조항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상환

판사김형철

판사김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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