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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04. 5. 4. 선고 2003구합34707 판결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미간행]
원고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외 1(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우흥)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보조참가인

윤인애외 1인

변론종결

2004. 4. 6.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 구 취 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3. 9. 29.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선정당사자, 이하 선정자들을 포함하여 ‘참가인’이라 한다)들 사이의 2003부해251, 253 및 2003부노80호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유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내지 3,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원고 법인’이라 한다)는 한국시각장애인들의 교육문화, 직업재활 및 사회복지활동과 생활부조 등을 통하여 시각장애인들의 복지증진 및 권익옹호 등을 목적으로 1981. 5. 1. 설립인가를 받은 법인이고, 원고 서울특별시립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이하 ‘원고 복지관’이라 한다)은 원고 법인이 운영하는 장애인 복지시설이다.

나. 원고들은 2002. 11. 30. 참가인들 및 소외 임종혁, 이윤미(이하 ‘참가인 등 6인’이라 한다)에게 같은 해 12. 31.자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음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통지’라 한다).

다. 이에 참가인 등 6인은 2003. 1. 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위 근로계약기간 만료통지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3. 3. 17. 참가인 박정은, 유인애, 임해경 및 이윤미의 부당해고 주장은 받아들이고, 임종혁과 참가인 박수경의 부당해고 주장 및 참가인 등 6인의 부당노동행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라. 이에 원고들이 위 부당해고 인정부분을, 박수경이 위 부당해고 구제명령신청 기각 부분을, 참가인들이 위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신청 기각 부분을 각 다투며 신청한 재심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2003. 9. 29.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통지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 박수경의 구제명령신청을 받아들이고, 원고들의 부당해고부분 재심신청과 참가인들의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부분을 모두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이 행하는 ‘직업재활센터’와 ‘작업활동시설’ 등 사업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하여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아 한시적으로 운영하여 온 부대사업인 탓에 참가인들을 비롯한 근로자들과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갱신하여 왔는데, 실적부진 등으로 더 이상 사업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위 사업들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반납하고 그 사업을 위하여 고용한 참가인들에게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해고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호증 내지 제9호증의 1, 2, 을 가.의 제1호증 내지 제11호증의 1 내지 3, 을 나.의 제1호증의 1, 2, 3 내지 제9호증, 제19호증, 제23호증, 제26호증의 각 기재 및 서울북부지방노동사무소장, 국민연금관리공단 도봉노원지사장,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원지사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⑴ 원고 법인은 2000. 10. 22. 및 2001. 1. 1.부터 장애인 직업재활기금사업 수행기관으로 지정되어 그 운영비와 인건비 전액을 국가로부터 지원받고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아 ‘서울시립 노원 시각장애인 종합복지관 직업재활센터’와 ‘서울시립 노원 시각장애인 작업활동시설’(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운영하여 왔다.

⑵ 원고들은 이 사건 사업을 위하여 참가인들을 채용하기로 하여 참가인들과사이에 다음 표와 같이 계약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계약기간 만료시에 계약을 갱신하여 왔다(원고들의 운영주체인 원고 법인 회장과 원고 복지관 관장이 원고들의 명칭을 사용하여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⑶ 그런데 원고 법인은 이 사건 사업이 실질적으로 시각장애인들의 직접 서비스로 연결되지 않고, 효율성이 떨어지며 실적도 노동조합원들의 파업과 비협조로 사업진행에 차질이 많다는 판단하에 2002. 11. 23. 간부회의를 열어 이 사건 사업을 반납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고유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기로 의결하였다.

⑷ 원고 복지관 관장은 2002. 11. 26. 사정상 이 사건 사업을 같은 해 12. 31.자로 반납하고자 한다는 공문을 보건복지부장관 등 관련기관(한국장애인 고용촉진공단 서울지사장, 노원구청장) 등에 통보한 후 같은 해 11. 30. 참가인들을 포함한 해당시설 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이 12. 31. 만료된다고 고지하였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원고들의 이 사건 사업 반납신청을 처음엔 반려하였으나 2003. 2. 5. 원고들에 대한 장애인 직업재활기금사업 수행기관 지정을 취소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참가인 계약기간
윤인애 2000. 10. 16. ~ 2000. 12. 31. 2001. 1. 1. ~ 2001. 12. 31. 2002. 1. 1. ~ 2002. 12. 31.
박정은 2000. 10. 1. ~ 2000. 12. 31. 2001. 1. 1. ~ 2001. 12. 31. 2002. 1. 1. ~ 2002. 12. 31.
임해영 - 2001. 11. 25. ~ 2001. 12. 31. 2002. 1. 1. ~ 2002. 12. 31.
박수경 - - 2002. 2. 16. ~ 2002. 12. 31.

⑸ 원고 법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노동조합원들의 파업과 비협조로 시각장애인들의 권익옹호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노동조합원들은 원고 법인의 임원선출과정이 깨끗하지 못하고, 법인 운영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등의 시각을 가지고 있어 서로 갈등관계를 유지하여 오고 있었다. 한편, 참가인들과 함께 구제명령신청을 하였던 임종혁이 구제명령신청을 취하하고 노동조합에서 탈퇴하자 원고 법인은 임종혁을 다시 채용하였고, 또한 원고 법인은 이 사건 사업에 대한 수행기관 지정이 취소된 이후 시각장애인 직업재활종합센터 운영을 위한 별도의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⑹ 그리고 참가인 윤인애, 박정은의 2000년도 근로계약서 중 퇴직금 부분에 관하여는 “동 근로계약기간 동안의 퇴직금은 동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한 것으로 본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참가인들의 그 이후의 근로계약서에는 “동 근로기간 동안의 퇴직금은 정부예산으로 적립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보건복지부장관은 연말에 원고 법인 등 장애인 직업재활기금사업 수행기관에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존의 전문인력들과 재계약을 체결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내왔다.

다. 판단

처음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그 근로계약이 계약서의 문언에 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두625 판결 등).

이 사건에서 보건대, 참가인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해마다 별다른 문제 없이 갱신을 하여 온 점, 참가인들은 업무의 특성상 전문성이 인정되어 계속 갱신될 것으로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점 및 정부예산으로 적립하기로 하였던 퇴직금이 원고들이 주장하는 근로계약기간 종료시마다 정산되어 지급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참가인들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은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참가인들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참가인 박수경은 갱신된 적은 없으나 원고들과의 근로계약내용을 위와 같이 보는 이상 갱신된 적이 없었다는 사정이 참가인 박수경에 대한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들이 참가인들에게 근로계약기간만료를 통지한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와 결론은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춘기(재판장) 손병준 기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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