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심사건번호
조심-2018-광-1983 (2018.06.28)
제목
소득세법 시행령 제131조의3 제1항과 법인세법 시행령 제97조의3 제1항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됨.
요지
이 사건 시행령 조항들은 법무법인이 조정반으로 지정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상위법인 소득세법 제70조 제6항과 법인세법 제60조 제9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처분은 세무사로 등록한 변호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의 원칙에 위배됨.
관련법령
법인세법 제60조 과세표준 등의 신고법인세법시행령 제97조의3 조정반
사건
광주지방법원-2018-구합-10682 (2018.10.11)
시행령 조항들은 위와 같은 세무사법 등의 내용이나 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세
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가 구성원이거나 소속된 법무법인으로 하여금 세무조정계산서
작성을 위한 조정반으로 지정될 수 없게 하여 그 법무법인의 구성원이거나 소속 변호
사인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함으로써 결
라) 피고는, 세무사법 제16조 제2항에 의하면, 세무사는 영리를 목적으로 업무를
경영하는 자의 사용인이 되거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업무집행사원ㆍ임원 또는
사용인이 될 수 없고, 세무사법 제6조 제3항 제3호에 의하면, 세무사가 영리업무에 종
사할 경우 등록을 거부하여야 하며, 세무사법 제20조 제1항에 의하면, 세무사로 등록
하지 않으면 세무대리를 할 수 없는데, 법무법인은 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에
해당하므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라고 하더라도 법무법인에 소속
될 경우 조정반이 될 수 없고, 그들이 소속된 법무법인 역시 조정반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무사 등록을 할 수 있는 변호사가 법무법인의 구성원 또는 소속
변호사로 근무하는 것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업무집행사원ㆍ임원 또는 사용인
이 되어 영리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5두3911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이를 이유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가 법무법인의 구성원이거나 소속된 경우 조정반으로 지정될 수 없게
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마) 변호사법 제50조 제1항, 제52조 제1항에 의하면, 법무법인은 법인 명의로 업
무를 수행하며, 법무법인의 구성원 및 구성원 아닌 소속 변호사는 자기나 제3자의 계
산으로 변호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따라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가 법무법인
의 구성원이 되거나 소속 변호사가 되면 자기나 제3자의 계산으로 변호사 업무나 세무
사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와 같은 변호사는 2인 이상이라 하더라
도 법무법인과 독립하여 조정반으로 지정받지 못하게 된다. 결국 이 사건 시행령 조항
들은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로 하여금 오로지 법무법인의 구성원이나 소속 변호사가
아닌 상태에서만 2인 이상이 조정반으로 지정받아 세무조정계산서 작성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소속 세무법인 등이 조정반으로 지정을 받는 형태로든 세무법인
등에 소속되지 않고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조정반으로 지정을 받는 형태로든 모두 세무
조정계산서 작성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세무사나 공인회계사에 비하여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고, 세무사 등록
을 한 변호사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한다.
3) 따라서 무효인 이 사건 시행령 조항들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원고
000
피고
00지방국세청장
변론종결
2018.08.30.
판결선고
2018.10.11.
주문
1. 피고가 2018.02.19. 원고에 대하여 한 조정반 지정취소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법원의 위헌ㆍ위법 명령 심사 결과
소득세법 시행령 제131조의3 제1항과 법인세법 시행령 제97조의3 제1항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다.청 구 취 지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나. 그런데 피고는 2018. 2. 19. 원고에 대하여 소득세법 제70조 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131조의3, 같은 법 시행규칙 제65조의3, 법인세법 제60조, 같은 법 시행령 제97조의3, 같은 법 시행규칙 제50조의3에 의하여 조정반 지정을 취소(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면서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2018. 6. 28.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가. 이 사건 처분과정에서 원고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나. 이 사건 처분의 근거인 소득세법 시행령 제131조의3과 법인세법 시행령 제97조 의3(이하 위 2조항을 통칭하여 '이 사건 시행령 조항들'이라 한다)은 법무법인이 조정반으로 지정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상위법인 소득세법 제70조 제6항과 법인세법 제60조 제9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처분은 세무사로 등록한 변호사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
3.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4. 판단
가. 의견진술기회 미부여의 위법 여부
1)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22조 제1항 내지 제4항은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요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 그에 따라야 함은 물론 다른 법령 등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되,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5호에 의하면, 해당 행정작용의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거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사항과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으로서 조세관계법령에 의한 조세의 부과ㆍ징수에 관한 사항은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2) 그런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또는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가지는 조정반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으로 피고의 조정반 지정 처분으로 부여된 원고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인 점, ② 이 사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고,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③ 이 사건 처분이 조세의 부과ㆍ징수에 관한 사항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 행정절차법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한편, 피고가 이 사건 처분 과정에서 원고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위법하다.
나. 이 사건 시행령 조항들이 무효인지 여부
1)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하위 법령에 위임을 한 경우에 모법의 위임범위를 확정하거나 하위 법령이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하위 법령이 규정한 내용이 입법자가 형식적 법률로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본질적 사항으로서 의회유보의 원칙이 지켜져야 할 영역인지 여부, 당해 법률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규정 내용, 규정의 체계, 다른 규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위임 규정 자체에서 그 의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위임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도 그 문언적 의미의 한계를 벗어났는지 여부나, 하위 법령의 내용이 모법 자체로부터 그 위임된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속한 것인지 여부, 수권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그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하여서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2두2380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행령 조항들은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 2명 이상 이 법무법인을 구성하거나 그에 소속될 경우 그 법무법인이 조정반으로 지정되는 것을 금지하여 그 법무법인을 구성하거나 그에 소속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조정계산서 작성을 할 수 없게 함으로써, 모법인 법인세법 제60조 제9항과 소득세법 제70조 제6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나거나,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대리 업무를 담당할 수 있게 한 세무사법 등 상위법과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고,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가) 이 사건 시행령 조항들의 모법은 법인세법 제60조 제9항과 소득세법 제70조 제6항인데, 그 중 법인세법 제60조 제9항은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정확한 조정 또는 성실한 납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내국법인의 경우 세무조정계산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정반에 소속된 자가 작성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각 호에서 '1.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세무사, 2.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 또는 세무대리 업무등록부에 등록한 공인회계사, 3.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모법은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를 모두 세무조 정계산서를 작성할 수 있는 자로 규정하고 그 업무수행방식을 조정반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사건 시행령 조항들은 조정반으로 지정받을 수 있는 대상을 '2명 이상의 세무사등, 세무법인, 회계법인'으로 한정함으로써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가 구성원이 되거나 소속된 법무법인을 제외하여 법무법인의 구성원이거나 그에 소속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조정계산서 작성업무를 담당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이처럼 모법은 세무조정계산서의 작성에 있어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를 동일하게 규정하면서 단지 업무수행방식을 조정반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조정반의 구체적인 구성에 있어 이들 사이에 차이를 둘 수 없음에도 이 사건 시행령 조항들은 변호사의 경우 다른 직역과 다르게 법무법인의 구성원이 아니거나 이에 소속되지 않은 복수의 개인 변호사만 조정반이 될 수 있게 제한하고 있어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났거나 모법에 반한다.
나) 변호사법 제21조 제1항, 제3항, 제40조, 제47조, 제49조, 제50조에 의하면, 변호사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법률사무소를 둘 수 없고 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법무법인을 설립할 수 있으며, 법무법인은 구성원 아닌 소속 변호사를 둘 수 있고 법인 명의로 업무를 수행하며, 법무법인은 다른 법률에서 변호사에게 그 법률에 정한 자격을 인정하는 경우 그 구성원이나 구성원 아닌 소속 변호사가 그 자격에 의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때에는 그 직무를 법인의 업무로 할 수 있으나 다만 이 경우에는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변호사 중에서 업무를 담당할 자를 지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가 구성원이거나 소속된 법무법인은 세무사의 직무를 그 법무법인의 업무로 할 수 있으므로, 그 법무법인도 세무사의 직무인 세무조 정계산서 작성을 위한 조정반으로 지정될 수 있어야 함이 세무사법과 변호사법의 취지에 부합하고, 또한 법무법인이 조정반으로 지정받더라도 그 법무법인은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를 업무 담당자로 지정하여 세무조정계산서 작성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므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가 구성원이거나 소속된 법무법인을 조정반으로 지정하더라도, 세무조정 업무의 전문성 저하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오히려 조정반 지정을 받은 후 수행하게 되는 세무조정업무는 법인세 및 소득세 신고과정에서 기업회계상의 당기순이익에 익금 산입 및 손금 불산입 사항과 손금 산입 및 익금 불산입 사항을 가감・조정함으로써 세무회계상의 과세소득을 산출하는 것으로서 조세법규를 해석ㆍ적용하여 기업의 회계내용과 달리 세법상 손익으로 인식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조세법규의 해석과 연관된 조세법률사무의 일종으로 보아야 하므로, 세무사 등록을 한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조정업무 내지 그 계산서 작성 업무를 담당하게 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