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5. 7. 25. 선고 93다56664 판결

[구상금][공1995.9.1.(999),2936]

판시사항

선박충돌 사고와 관련한 보험자의 구상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행위에 악의 내지 과실이 있다고 보아, 이를 유효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선박충돌 사고와 관련한 보험자의 구상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행위에 악의 내지 과실이 있다고 보아, 이를 유효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한각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동화해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정동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1989.8.2. 소외 1과의 사이에 그의 소유의 선박(제55호 화영호, 이하 “피해선박”이라 한다)에 승선하게 될 선원에 대하여 그 선원이 공제기간 내에 조업을 하던 중 사망하는 경우에는 공제자인 원고가 피공제자인 위 소외 1에게 유족공제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이 경우 공제사고가 제3자의 행위로 발생한 때에는 그 지급한 한도 내에서 피공제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를 대위취득하도록 하는 내용 등의 선원특수공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위 피해선박이 1990.1.13. 피고 소유의 선박(화평동남호)과 해상에서 충돌하게 되어 피해선박에 승선한 선원 12명 전원이 사망하게 되자, 원고가 위 공제계약에 따라 위 소외 1에 공제금으로 2억 5천 2백만 원의 공제금을 지급하였다(소외 1은 같은 달 24.부터 같은 해 2.13.까지의 사이에 위 공제금에 자비를 보태어 유족들에 대하여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위 유족들은 위 소외 1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일체의 손해배상채권을 포기하였고, 피고 역시 같은 해 2.1. 위 유족들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위 유족들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일체의 손해배상채권을 포기하였다). 피고와 소외 1은 1991.7.25. 피고가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선박충돌 사고와 관련된 모든 비용을 제한없이 포함하여 위 소외 1이 입은 모든 손상 및 손실에 대한 전액보상금으로써 미화 575,000불과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기로 하고, 그로써 위 소외 1은 피고 및 피고의 위 선박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일체권리를 포기하며, 피해선박과 관련한 보험업자도 이후 피고에게 보상청구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등 내용의 합의를 하고, 피고가 당일 위 소외 1에게 위 합의금을 지급하였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전제로, 원고는 위 소외 1에게 위 공제금을 지급함으로써,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위 소외 1이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과실비율(피고 및 위 소외 1의 각 선박의 과실비율인 8:2)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구상채권 중 원고가 지급한 공제금의 한도 내의 액수의 구상채권을 법률상 당연히 이전취득하였다고 판단한 다음, 나아가, 피고의 다음과 같은 항변, 즉 피고가 위와 같이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합의금을 지급한 것은 위 구상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다는 항변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합의금을 변제할 당시 피고의 처지에서 볼 때 소외 1은 거래관념상 원고의 위 구상채권을 가진 자라고 믿을 만한 외관을 구비하였다고 볼 것이므로 위 소외 1은 구상채권의 준점유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피고와 소외 1 간의 합의에 나타난 합의 대상, 합의 금액 및 합의에 따라 위 소외 1이 포기하기로 한 권리 범위, 그리고 그에 덧붙여 피해선박의 보험업자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차후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선박충돌과 관련하여 어떠한 청구도 하지 아니하도록 약정한 점, 위 선박충돌사고 후 위 1991.7.25. 합의일까지 원고 및 위 소외 1이 위 공제자대위에 의한 권리보전조치를 하였다거나 피고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및 원고의 이 사건 소송은 위 합의일 전인 1991.7.18. 제기되었으나 그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때가 위 합의 다음날인 7.26.인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같은 해 7.25. 위 소외 1과 합의하면서 원고의 위 구상채권의 권리자가 위 소외 1이라고 믿고서 합의 대상에 포함시켜 그 합의금을 지급하였고, 그 당시 위 구상채권의 권리자가 위 소외 1이 아니라 원고인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에 무슨 과실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위 소외 1에게 원고의 위 구상채권을 변제한 것은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선원법 제90조, 제98조, 같은법시행령 제32조에 의하면, 선박의 소유자는 선원의 재해보상을 완전히 이행할 수 있도록 보험에 가입하여야 하며, 이러한 보험에는 수산업협동조합법에 의한 공제도 포함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해운회사인 피고로서는 선박소유자인 소외 1이 피해선박에 승선할 선원의 재해보상을 위하여 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뿐 아니라, 위 소외 1과의 사이에 이 사건 최종 면제약정을 체결함에 있어서, 원심의 사실인정과 같이, 피해선박과 관련된 보험업자가 이 사건 선박충돌과 관련하여 이후 피고에게 보상청구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등의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면, 피고로서는 소외 1측 보험업자가 위 최종 면제약정 이후에도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보상청구를 할 가능성이 있음을 능히 짐작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할 것이고, 또,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최종 면제약정에 이르기까지 해상관계 전문의 국내·외 변호사가 피고측의 위임에 의하여 관여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는 위 약정시 원고의 이 사건 구상채권의 존재까지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가사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구상채권 취득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소외 1이 위 선박의 선원을 위하여 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알고 있는 피고로서는, 소외 1이 어떠한 보험에 가입하였는지, 보험업자인 원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사고 이후 공제금을 지급하였는지 등에 관하여 알아보고, 만약 원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공제금을 지급한 사실을 알았다면 소외 1이 피고와의 사이에 이 사건 최종 면제약정을 체결할 당시 원고의 구상채권에 대하여도 합의를 할 권한을 부여받았는지, 소외 1이 이에 대하여 합의를 할 권한을 부여받았다면 이 사건 합의금을 수령할 권한까지 부여받았는지의 여부 등에 대하여 알아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이러한 사정 등을 전혀 알아보지 아니한채,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합의금을 지급하여 버린 데에는 과실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합의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선의, 무과실이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였거나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김석수 정귀호(주심) 이돈희

참조판례

- 대법원 1982.11.9. 선고 80다3135 판결(공1983,80)

- 1995.1.24. 선고 93다32200 판결(공1995상,1122)

- 1995.3.17. 선고 93다32996 판결(공1995상,1700)

참조조문

- 민법 제470조

원심판결

- 부산고등법원 1993.10.13. 선고 92나1336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