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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도1201 판결
[부정수표단속법위반][공1999.7.15.(86),1457]
판시사항

백지수표 소지인이 보충권을 남용하여 금액을 부당보충하는 행위가 유가증권위조죄를 구성하는 경우에도 백지수표 발행인이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지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금액란이 백지인 수표의 소지인이 보충권을 남용하여 그 금액을 부당보충하는 행위가 백지 보충권의 범위를 초월하여 발행인의 서명날인이 있는 기존의 수표용지를 이용한 새로운 수표를 발행하는 것에 해당하여 유가증권위조죄를 구성하는 경우에도 백지수표의 발행인은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진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3. 기재 수표는 원래 피고인이 공소외 김규섭에게 같은 범죄일람표(1) 순번 2. 기재 액면 금 35,290,000원으로 된 수표를 발행하면서 그 이자 상당액을 담보하기 위하여 금액란을 백지로 하여 교부한 수표인데 그 후 피고인이 부도가 나자 김규섭은 피고인의 재산에 대하여 진행되는 경매절차에서 위 순번 2. 기재 수표금 채권액인 위 금 35,290,000원을 확보할 의도에서 그 금원의 10배 상당인 금 352,900,000원으로 위 순번 3. 기재 수표의 금액란을 보충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일반적으로 수표의 금액란이 보충권 남용에 의하여 부당보충된 경우 발행인은 그 보충권의 범위 내에 한정하여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지고 그 범위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는 그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지만(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도2464 판결 참조), 이 사건과 같이 수표소지자가 채권에 대한 이자를 담보하기 위하여 교부받은 백지수표에 대하여 그 이자가 아닌 원본액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을 기재하여 발행하였다면 이는 오히려 보충권의 위임취지에 반하는 것으로서 결국 그 금액의 전부에 대하여 보충권 없이 작성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므로 발행인으로서는 위 수표의 금액 전부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지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2. 판 단

원심은, 일반적으로 수표의 금액란이 보충권 남용에 의하여 부당보충된 경우 발행인은 그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지지만 그 부당보충의 정도가 심하여 당초의 백지수표와 부당보충된 후의 수표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백지수표 발행인이 그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도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지지 아니한다는 전제에 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액란이 백지인 수표의 소지인이 보충권을 남용하여 그 금액을 부당보충하는 행위가 백지 보충권의 범위를 초월하여 발행인의 서명날인이 있는 기존의 수표용지를 이용한 새로운 수표를 발행하는 것에 해당하여 유가증권위조죄를 구성하는 경우에도 백지수표의 발행인은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진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72. 6. 13. 선고 72도897 판결, 1995. 9. 29. 선고 94도2464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의 경우 원금 35,290,000원에 대한 이자 상당액의 보충권이 부여되어 있는 위 순번 3. 기재 수표에 관하여 위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는 피고인이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원심 판시와 같은 경위나 내용으로 부당보충이 이루어졌다고 하여 결론이 달라질 것은 아니라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부당보충된 금액 전부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조치에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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