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7. 9. 26. 선고 2017다22407 판결
[청구이의][공2017하,2080]
판시사항

[1]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 의사의 해석 방법 및 타인에게 권한을 위임하거나 대리권을 수여하는 내용의 위임장이 작성된 경우, 위임한 행위의 내용과 권한의 범위를 판단하는 방법

[2] 민법 제397조 제1항 단서에서 약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인정한 취지 / 당사자 일방이 금전소비대차가 있음을 주장하면서 약정이율에 따른 이자의 지급을 구하는 경우, 대여금채권의 변제기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는 약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것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여기에 약정이율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적극) / 이는 채무자가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의 집행력을 배제하기 위하여 제기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채권자가 금전대여와 함께 약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주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일반적으로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또한 타인에게 권한을 위임하거나 대리권을 수여하는 내용의 위임장이 작성된 경우 위임한 행위의 내용과 권한의 범위는 위임장 등 문언의 내용뿐만 아니라 위임장의 작성 목적과 경위 등을 두루 살펴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민법 제397조 제1항 은 본문에서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을 법정이율에 의하도록 하고, 단서에서 ‘그러나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아니한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다. 민법 제397조 제1항 단서에서 약정이율이 있으면 이에 따르도록 한 것은 약정이율이 법정이율보다 높은 경우에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만으로 충분하다고 하면 채무자가 이행지체로 오히려 이익을 얻게 되는 불합리가 발생하므로, 이를 고려해서 약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인정한 것이다.

당사자 일방이 금전소비대차가 있음을 주장하면서 약정이율에 따른 이자의 지급을 구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여금채권의 변제기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는 약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여기에는 약정이율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채무자가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의 집행력을 배제하기 위하여 제기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채권자가 금전대여와 함께 약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주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원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원고(선정당사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현 담당변호사 임영수)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갑식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1,200만 원에 대한 이자와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

원심판결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 1은 2012. 12. 26.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 한다)로부터 진주시 (주소 생략)에 있는 ‘○○○○ 가요방’을 보증금 5,000만 원에 임차하였는데, 신용불량자였기 때문에 위 임대차계약을 비롯한 모든 계약을 소외 2 명의로 하였다.

나. 소외 1은 2013. 4. 3. 피고로부터 3,000만 원을 변제기 2013. 6. 3.로 정하여 빌리기로 하였는데, 소외 1에게 보증금반환채무를 부담하고 있던 원고와 원고의 처인 선정자 2(이하 ‘원고들’이라 한다)가 위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다. 소외 1과 원고들은 같은 날, 피고에게 차용금액이 ‘3,000만 원’으로 기재된 이 사건 차용금증서와 위 차용금에 대한 공정증서 작성 촉탁에 필요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는 이 사건 위임장을 작성해 주었다.

라. 피고는 당초 약정과 달리 소외 1에게 2013. 4. 3. 1,000만 원, 2013. 4. 4. 200만 원, 합계 1,200만 원만 빌려주었다. 이후 피고는 2013. 5. 2. 공증인 소외 3 사무소에 채권자 겸 채무자와 연대보증인의 대리인으로 출석하여 공정증서의 작성을 의뢰하였고, 채권자 피고, 채무자 소외 1, 연대보증인 원고들(보증한도 4,000만 원), 채무금 3,000만 원, 변제기 2013. 6. 3., 이자 연 30%로 기재된 강제집행 인낙부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라고 한다)를 작성받았다.

마. 그 후 피고는 이 사건 공정증서 정본에 기하여 청구금액을 4,000만 원으로 하여 2016. 2. 23.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6타경1358호 로 원고들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부동산 강제경매 개시결정을 받았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정증서 중 이자 부분은 정당한 보충권한 없는 피고가 작성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가. 소외 1과 피고는 이자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약정하지 않았고, 이 사건 차용금증서에도 이자를 기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사건 위임장에만 연 30%라는 고리의 이자를 기재하는 것은 거래 관행상 상당히 이례적인 점 등에 비추어 소외 1과 원고들은 이 사건 위임장의 이자 부분을 빈칸으로 둔 채로 위임장을 작성해서 이를 피고에게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이러한 경우 피고는 위 백지 부분이 정당하게 위임받은 권한에 의하여 보충되었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소외 1과 피고 사이에 연 30%의 이자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거나, 피고가 이에 관하여 이 사건 위임장의 백지 부분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일반적으로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다23482 판결 ,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4다88543, 88550 판결 등 참조). 또한 타인에게 권한을 위임하거나 대리권을 수여하는 내용의 위임장이 작성된 경우 위임한 행위의 내용과 권한의 범위는 위임장 등 문언의 내용뿐만 아니라 위임장의 작성 목적과 경위 등을 두루 살펴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1다100923 판결 참조).

민법 제397조 제1항 은 본문에서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을 법정이율에 의하도록 하고, 그 단서에서 ‘그러나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아니한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다. 민법 제397조 제1항 단서에서 약정이율이 있으면 이에 따르도록 한 것은 약정이율이 법정이율보다 높은 경우에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만으로 충분하다고 하면 채무자가 이행지체로 오히려 이익을 얻게 되는 불합리가 발생하므로, 이를 고려해서 약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인정한 것이다.

당사자 일방이 금전소비대차가 있음을 주장하면서 약정이율에 따른 이자의 지급을 구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대여금채권의 변제기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는 약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여기에는 약정이율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채무자가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의 집행력을 배제하기 위하여 제기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채권자가 금전대여와 함께 약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주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는 사채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소외 1이나 원고들과 별다른 개인적 친분이 없었는데, 소외 1에게 변제기를 2개월 후로 정해서 적지 않은 돈을 빌려 주면서 이자에 관하여 아무런 약정 없이 원금만 반환받기로 하였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오히려 이자 약정을 전제로 돈을 빌려 주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이나 일반의 거래관념에 부합한다.

(2) 원고는 피고가 4,000만 원의 보증채무 이행을 독촉하자 2014. 5. 8. 이에 항의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원금이 1,200만 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과 이자제한법이나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등 관계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을 뿐 이자의 약정이 없었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

(3) 소외 1은 2016. 10. 13. 원고들이 피고를 사기,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한 사건에 참고인으로 출석해서 ‘피고가 자신에게 5부 이자를 달라고 하여 이자가 너무 많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그 정도 이자를 주고서라도 돈을 빌려 야시장을 하면 금방 갚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하고, 피고가 제안한 5부 이자를 받아들였는지에 관해서, ‘네’, ‘당시 피고가 아니면 돈을 빌릴 데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라도 빌리려고 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이 이자부 소비대차임을 분명히 하였다. 원고들도 위 고소사건에서 원금 1,200만 원에 이자가 붙어 약 2,500만 원이 되자 피고에게 이를 갚기로 하였다고 진술한 적이 있다.

(4) 원고들은 소외 1에 대하여 5,000만 원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가 있었고, 이에 따라 소외 1의 피고에 대한 위 차용금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는데, 그 범위 내에서 보증채무를 부담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 위와 같은 피고의 경력, 금전의 대여 경위, 이자의 지급에 관해서 피고와 소외 1이 교섭한 내용, 이후 당사자들이 보인 태도, 일반적인 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1은 피고에게 차용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원고들도 이를 전제로 소외 1의 차용금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피고가 위임장에 기재한 연 30%의 이자율은 당시 시행 중이던 구 이자제한법(2014. 1. 14. 법률 제12227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에서 정한 최고 이율로서, 소외 1이 피고로부터 당초 제시받았다는 월 5%의 이자율보다 낮다. 그렇다면 소외 1과 피고 사이에 이자에 관해서 의사의 합치가 있었거나 적어도 소외 1이 피고에게 그와 같은 내용으로 위임장을 보충할 권한을 수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다.

나아가 피고는 금전소비대차 계약에 기한 대여금과 연 30%의 약정이율에 따른 이자를 주장하였는데, 대여금채권의 변제기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는 약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여기에는 약정이율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설령 피고와 소외 1 사이에 이자에 관한 약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여원금에 대한 변제기 이후의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는 집행력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 당시 이자의 약정 내용과 보충권의 범위 등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심리·확정하지 않은 채 피고가 이자 등에 관한 내용을 보충할 권한이 없었고, 이 사건 공정증서 중 이자에 관한 부분은 무효라고 보아, 대여원금 1,2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집행력을 배제하였다.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오인하고, 백지보충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지연손해금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결론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1,200만 원에 대한 이자와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명단: 생략]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