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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대법원 2017. 4. 28. 선고 2015도12325 판결
[의료법위반·업무상과실치사·정신보건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의료법 제22조 제1항 에서 의사에게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한 취지 / 진료기록부 작성방법의 선택이 의사의 재량인지 여부(적극) 및 진료기록부 기재 시 필요한 상세성의 정도 / 진료기록부에 의사의 서명을 누락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승 담당변호사 정민호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의료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에는 의료법 제22조 제1항 에 의하여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의사에게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한 취지는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로 하여금 환자의 상태와 치료의 경과에 관한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하여 이를 이후 계속되는 환자치료에 이용하도록 함과 아울러 다른 의료 관련 종사자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로 하여금 적정한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의료행위가 종료된 후에는 그 의료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있다. 한편 의료법은 진료기록부의 작성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의사는 스스로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방법으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할 수 있는 재량이 있지만, 어떠한 방법을 선택하든지 환자의 계속적 치료에 이용하고, 다른 의료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의료행위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상세하게 기재하여야 하고 (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124 판결 등 참조), 진료기록부의 정확성과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의사의 서명을 누락하여서는 안 된다 (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4도16577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진료기록부에 의사의 서명누락을 이유로 한 의료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의료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정신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정신의료기관의 장으로서 정신질환자인 공소외 1을 입원시키면서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가 필요한데도 공소외 1의 딸 공소외 2로부터 입원동의서를 받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정신보건법 시행규칙 제14조 제2항 에는,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로서 그 보호의무자 중 1명이 동의의 의사표시는 하였으나 고령, 질병, 군복무, 수형, 해외거주 등으로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한 입원동의서를 입원 시까지 제출하지 못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다른 보호의무자로부터 그 사유서를 제출받아 입원을 시킬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당시 공소외 1이 야간에 응급차량으로 이송되어 왔고, 공소외 2가 다른 곳에 거주하고 있어서 밤늦은 시간에 병원까지 와서 입원동의서를 작성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공소외 2가 공소외 1의 입원 시까지 입원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이 위 시행규칙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부득이한 사유의 존부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정신보건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은 병원관리자로서 폐쇄병동의 정신질환자들이 언제든지 자살하거나 탈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창문의 유리창에 별도의 보호철망을 설치하거나 유리가 창틀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건물을 유지, 보수, 관리할 책임이 있음에도, 건물의 유지, 보수, 관리를 적절히 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고, 그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1이 창문유리를 발로 걷어차고 유리창이 창틀에서 떨어져 나가자 그 사이로 빠져나가 건물 아래로 투신하여 사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업무상 과실의 존부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해자 공소외 3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해자 공소외 3의 치료를 담당하였던 의료진들이 강박과정에서 혈전생성방지를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해자 공소외 3이 사망에 이르기 전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였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이 있고, 이러한 과실로 말미암아 피해자 공소외 3이 폐혈전색전증으로 사망하였으며, 피고인과 공소외 4, 담당 간호진들은 모두 피해자 공소외 3에 대한 치료를 담당한 의료진으로서 상호 의사 연락 하에 피해자 공소외 3에 대한 치료업무를 함께 담당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 역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업무상 과실과 인과관계의 존부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과실범의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용덕 김신(주심)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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