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4호 의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성폭력 등의 학대행위’의 의미와 판단 기준
참조판례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7787 판결 (공2015하, 1173)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은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2014. 7. 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의 점과 아동복지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에 대하여
가. 피해자 공소외인 관련 주위적 공소사실 부분
원심은, 피고인의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였다거나 피고인의 행위가 폭행행위 자체로서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으나,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죄에서의 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피해자 공소외인 관련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
1) 구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아동복지법’이라고 한다) 제17조 제4호 의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성폭력 등의 학대행위”란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성폭행 등의 행위로서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의사·성별·연령, 피해 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행위가 피해 아동의 인격 발달과 정신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7787 판결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구 아동복지법의 취지와 문언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행위가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해자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이나 그 행위의 수단이나 결과가 가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행위가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증거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피고인은 피해자가 재학 중인 초등학교 야구부 코치이고, 피해자가 야구부를 오가면서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일 뿐이며, 피고인이 피해자와 별다른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신체적 접촉을 할 정도의 사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야구부 숙소에 데리고 간 다음 출입문을 잠근 상태에서 안마를 해달라고 하여 피해자가 2분간 주먹으로 피고인의 어깨를 두드리게 하였고, 피해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피해자에게 “가슴살 좀 빼야겠다”라고 말하였는데, 이와 같이 피고인이 다른 사람이 없는 폐쇄된 공간에서 피해자에게 안마를 시키고 피해자의 신체 부위를 평가하는 말을 한 것은, 초등학교 야구부 코치가 그 학교 여학생을 상대로 흔히 할 수 있는 통상적인 행위라고 볼 수 없고, 피해자는 경찰 조사 당시 피고인의 “가슴살을 빼야겠다”는 말에 대하여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다) 피고인은 야구부 숙소 후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피해자를 따라 나와 계단에 서서 피해자를 앞에서 안은 뒤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3회에 걸쳐 뽀뽀를 해달라고 요구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상당한 정도의 신체 접촉이 있었고, 주위에 다른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3회에 걸쳐 뽀뽀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행위는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행위이며,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해자의 외모가 성숙해 보이고 여자로 느껴져서 순간적으로 그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라) 피해자가 피고인의 일련의 행위에 대하여 행위 당시 적극적으로 거부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피해자는 그 나이 등에 비추어 볼 때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고, 피해자가 자신의 성적 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4)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인을 상대로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하였음을 알 수 있고, 이는 피해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으로서 피해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인의 행위가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4호 의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성폭력 등의 학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피고사건의 파기 범위 및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하여
원심판결 중 피해자 공소외인 관련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에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어 이를 파기하는 이상, 위 피해자 관련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심판결 중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부분 전부를 파기하고, 그와 함께 심리하여 동시에 판결을 선고해야 하는 위 피고사건에 관한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한 부분 역시 파기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2014. 7. 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의 점과 아동복지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