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민법 제748조 제2항 에서 정한 ‘악의’의 의미 및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악의의 수익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이 발령된 경우,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대하여 이행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는지 여부(적극) 및 채권압류의 효력이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이미 생긴 이자나 지연손해금에 미치는지 여부(소극)
참조조문
[1] 민법 제748조 제2항 , 제749조 [2] 민사소송법 제51조 , 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 제229조 제2항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설해원)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현경암)
주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이자와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법정이자 기산일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민법 제748조 제2항 은 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749조 제1항 은 수익자가 이익을 받은 후 법률상 원인 없음을 안 때에는 그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서 이익반환의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 은 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악의’라고 함은, 민법 제749조 제2항 에서 악의로 의제되는 경우 등은 별론으로 하고,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그 이익의 보유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 되도록 하는 사정, 즉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2419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 토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신청이 2007. 12. 6.(원심판결의 2008. 12. 6.은 오기로 보인다) 불허가되었으나,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 전부가 일체로 취급되어 무효로 됨으로써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계약금의 보유가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임을 알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시점 이후의 법정이자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다만 선의의 수익자라도 패소 확정된 경우에는 그 소 제기 시로부터는 악의의 수익자로 간주되므로, 이 사건 소에 대하여 패소하게 되는 피고가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0. 5. 20.부터 악의의 수익자로서 계약금에 대한 법정이자를 반환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제1 토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신청이 불허가된 2007. 12. 6.부터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로서 이익반환의 책임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0. 5. 20. 이후로만 악의의 수익자로서 이자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제1 토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신청이 2007. 12. 6. 불허가되자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인인 원고 등은 토지의 매수를 전부 포기하기로 하여 2008. 2. 19. 피고가 매수인과 공동 명의로 이 사건 매매계약의 나머지 목적물인 제2, 3 토지에 관한 토지거래계약허가증을 반납하였으므로, 피고는 늦어도 2008. 2. 19.부터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그럼에도 원심은 2008. 2. 19.부터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가 되었는지를 판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이후로만 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부당이득과 함께 반환하여야 할 이자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 범위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이 발령되면 제3채무자에 대한 이행의 소는 추심채권자만이 제기할 수 있고 채무자는 피압류채권에 대하여 이행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 (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7다60417 판결 ,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85717 판결 등 참조). 한편 채권압류명령은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때에 그 효력이 발생하고( 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 이러한 채권압류의 효력은 종된 권리에도 미치므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뒤에 생기는 이자나 지연손해금에도 당연히 미치지만, 그 효력 발생 전에 이미 생긴 이자나 지연손해금에는 미치지 아니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부당이득금 7억 5,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5. 20.부터의 법정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그중 소외 1과 소외 2에 의하여 압류 및 추심된 금액 합계 524,770,463원 부분은 원고가 피고에게 그 이행을 청구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여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제외한 225,229,537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5. 20.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소외 1과 소외 2의 각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은 압류된 금액 합계 524,770,463원과 각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뒤에 생기는 이자나 지연손해금에 대하여만 미치고, 그 이전에 발생한 이자 등에는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심이 524,770,463원과 각 압류의 효력 발생 이후의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 것은 정당하지만, 524,770,463원에 대하여 각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이미 생긴 이자 부분에 대하여도 원고가 그 이행을 청구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도 이유 있다.
3. 결론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이자와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