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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도16980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사기·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방조][미간행]
판시사항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에서 말하는 ‘이득액’의 의미

[2] 다수의 피해자에 대하여 각별로 기망행위를 하여 각각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경우,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하더라도 피해자별로 독립한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및 사기죄의 포괄일죄로 볼 수 있는 경우

[3] 1개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다수의 피해자에게서 각각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경우, 피해자별로 수 개의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죄수(=상상적 경합범)

[4] 제3자에게서 돈을 융자받거나 물품을 외상으로 공급받을 목적으로 타인을 기망하여 타인 소유의 부동산에 제3자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케 한 자가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의 내용 및 그 가액(이득액)의 산정 방법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 1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정일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하여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에서 말하는 이득액은 단순일죄의 이득액이나 혹은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경우의 이득액의 합산액을 의미하는 것이고, 경합범으로 처벌될 수죄의 각 이득액을 합한 금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 대법원 2000. 3. 24. 선고 2000도28 판결 등 참조), 다수의 피해자에 대하여 각별로 기망행위를 하여 각각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경우에는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하더라도 각 피해자의 피해법익은 독립한 것이므로 이를 포괄일죄로 파악할 수 없고 피해자별로 독립한 사기죄가 성립된다 ( 대법원 1993. 6. 22. 선고 93도743 판결 참조). 다만 피해자들이 하나의 동업체를 구성하는 등으로 피해 법익이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복수이더라도 이들에 대한 사기죄를 포괄하여 일죄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1도76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1개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각각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경우에는 피해자별로 수 개의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사이에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도933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은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 (주소 1 생략) 임야 10,860㎡, 같은 리 (주소 2 생략) 임야 972㎡(이하 ‘만우리 부동산’이라고 한다)의 각 3분의 1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 ② 피해자들은 2011. 8. 2. 피고인 1과 만우리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매매계약의 내용에 따라 2011. 9. 5. 공소외 4와 위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맺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만우리 부동산의 각 소유 지분을 동시에 일괄하여 처분하고자 하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진 공유자인 피해자들을 각각 기망하여 피해자들 각자의 공유지분에 대하여 각각의 근저당권을 설정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위 부동산 전체에 하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도록 한 것이어서 그 피해법익이 동일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 1의 이 부분 범행은 포괄하여 피해자들로부터 만우리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인 7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행위로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①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1과 공소외 5는 1962. 5. 29. 만우리 부동산에 관하여 1962. 5. 10. 매매를 원인으로 각 3분의 1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② 피해자 공소외 3은 2009. 9. 24. 만우리 부동산에 관한 공소외 5의 위 3분의 1 지분에 관하여 2002. 7. 5.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지분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③ 피해자들은 법무사 사무실에서 함께 피고인 1 등을 만나 만우리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대금을 14억 3,000만 원으로 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매매계약서 및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피해자들별로 각각 서명·날인한 사실, ④ 피해자 공소외 1은 검찰에서 ‘피해자 공소외 1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여 근저당권설정해지 서류를 피해자들에게 작성해 주지 않기로 하였다’는 원심 공동피고인 2의 변명에 대하여 ‘만우리 부동산은 3명이 공동명의로 되어 있어 혼자 허락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진술하며 원심 공동피고인 2의 변명에 대하여 반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피해자들이 만우리 부동산에 대한 각 공유지분을 취득한 경위와 피해자들이 함께 피고인 1을 만나 각자 자신의 공유지분에 대한 처분권을 행사한 점, 달리 피해자들이 하나의 동업체를 구성하는 등 피해법익이 동일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각 피해자의 피해법익은 독립한 것이므로 피해자별로 독립한 사기죄가 성립하고, 피고인 1 등이 같은 일시, 장소에서 피해자들로부터 각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행위는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위 각 사기죄 사이에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 할 것이다.

(4)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 1의 피해자들에 대한 각 사기죄를 포괄하여 일죄로 보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죄로 의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소정의 이득액과 사기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 1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형사소송법 제40조 제3항 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 1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요지는, 피고인 1의 사선변호인이 원심 선고기일 전날인 2014. 11. 19. 선임계를 제출하며 변론재개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원심은 판결문에 국선변호인의 성명만 기재하고 사선변호인의 성명을 기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판결서에는 변호인의 성명을 기재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형사소송법 제40조 제3항 을 위반하여 원심판결이 위법하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원심이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국선변호인의 성명을 기재하였으므로 형사소송법 제40조 제3항 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로 인하여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없다.

다. 피고인 1의 양형부당을 제외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제3자로부터 금원을 융자받거나 물품을 외상으로 공급받을 목적으로 타인을 기망하여 그 타인 소유의 부동산에 제3자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케 한 자가 그로 인하여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은 그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자신의 제3자와의 거래에 대한 담보로 이용할 수 있는 이익이고 ( 대법원 1984. 4. 10. 선고 84도119 판결 , 대법원 1996. 3. 22. 선고 96도384 판결 등 참조), 그 가액(이득액)은 원칙적으로 그 부동산의 시가 범위 내의 채권 최고액 상당이다 ( 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도137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의 이득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은 그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나머지 부분을 경합범으로 처벌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1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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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4.11.20.선고 2014노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