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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3다94701 판결
[급여등][공2015상,12]
판시사항

[1] 쌍무계약의 위험부담에 관한 채무자주의 원칙의 예외를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538조 제1항 에서 정한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의 의미

[2] 새마을금고연합회장이 갑 새마을금고에 대한 검사 실시 후 갑 금고에 이사장 을에 대한 개선을 명하면서 부이사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보궐선거를 실시할 것을 지시하였고, 을의 갑 금고와 새마을금고연합회를 상대로 한 지위보전 및 임원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갑 금고가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후임 이사장을 선출한 사안에서, 갑 금고의 귀책사유로 을이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였다고 보아 갑 금고는 을에게 보수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538조 제1항 은 쌍무계약의 위험부담에 관한 채무자주의 원칙의 예외로서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란 채권자의 어떤 작위나 부작위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방해하고 그 작위나 부작위는 채권자가 이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2] 새마을금고연합회장이 갑 새마을금고에 대한 검사 실시 후 갑 금고에 이사장 을에 대한 개선을 명하면서 부이사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보궐선거를 실시할 것을 지시하였고, 을의 갑 금고와 새마을금고연합회를 상대로 한 지위보전 및 임원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갑 금고가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후임 이사장을 선출한 사안에서, 위 개선명령이 구 새마을금고법(2011. 3. 8. 법률 제104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9조 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새마을금고연합회장의 감독을 받는 지위에 있는 갑 금고가 개선명령과 새마을금고연합회장의 지시에 불응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을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상태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후임 이사장을 선임한 것이 을의 이사장 직무 이행을 방해한 결과가 되었더라도 그것이 갑 금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데도, 갑 금고의 귀책사유로 을이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였다고 보아 갑 금고는 을에게 보수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리법률 담당변호사 진영광)

피고, 상고인

부일새마을금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민 담당변호사 주두수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개선명령의 효력 및 원고와 피고의 위임관계 종료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한 피고의 재산상의 손실이 과중하여 시정명령으로 그 시정이 곤란하다고 볼 수 없고, 새마을금고연합회장(이하 ‘연합회장’이라 한다)이 이 사건 개선명령 이전에 시정명령을 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개선명령은 구 새마을금고법(2011. 3. 8. 법률 제104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9조 에 정한 임원 개선명령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위법하고, ② 구 새마을금고법 제21조 제2항 , 제1항 제15호 ,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2항, 제1항 제6호가 개선명령을 받은 해당 임원은 당연 퇴임한다고 규정하였더라도 이 사건 개선명령이 위법한 이상 원고가 이사장의 지위에서 당연 퇴임한다고 볼 수 없으며, ③ 피고가 주장하는 당연 퇴임 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원고는 피고 이사장으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구 새마을금고법, 피고의 정관 등 관련 규정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구 새마을금고법 제79조 에 정한 임원 개선명령의 요건, 계약이나 정관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후임 이사장이 선임됨으로써 원고가 해임되었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아니하였음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으나,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고가 구 새마을금고법이나 정관에 따른 적법한 해임절차에 따라 해임되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배척될 것임이 분명하여, 원심의 판단누락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새마을금고와 그 이사장 사이의 위임관계 종료 등에 관한 법리오해, 판단누락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민법 제538조 제1항 에 정한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민법 제538조 제1항 은 쌍무계약의 위험부담에 관한 채무자주의 원칙의 예외로서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란 채권자의 어떤 작위나 부작위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방해하고 그 작위나 부작위는 채권자가 이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할 것이다 (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59610 판결 ,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1다7901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개선명령은 원고가 아닌 피고에 대한 것인 점, 연합회장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개선명령을 하면서 즉시 부이사장이 그 직무를 대행하고 보궐선거를 실시하도록 특별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그 업무에서 배제된 점, 2008. 12. 23. 임원선거가 실시되어 후임 이사장이 선출됨으로써 이 사건 개선명령 및 특별지시의 집행이 종료된 점 등의 사정을 들어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이사장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보아, 피고는 민법 제538조 제1항 에 의하여 원고에게 보수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구 새마을금고법에 따르면, 연합회장은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명령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금고를 지도·감독하며 이에 필요한 규정을 제정하고 지시할 수 있고( 제79조 제1항 ), 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그 소속 직원에게 금고를 검사하게 할 수 있으며( 제79조 제2항 ), 금고가 그 업무를 집행할 때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명령이나 정관에 위배된다고 인정되면 그 금고에 대하여 시정을 명할 수 있고( 제79조 제3항 ), 금고의 재산상의 손실이 과중하여 제3항 에 따른 시정명령으로 그 시정이 곤란하다고 인정되거나 금고가 제3항 의 명령에 복종하지 아니하면 관계 임원의 개선 또는 직무의 정지를 명할 수 있으며( 제79조 제4항 , 제5항 ), 주무부장관(행정안전부장관)은 금고가 제79조 제5항 에 따른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연합회장의 의견을 들어 그 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다( 제82조 제4호 ).

또한 구 새마을금고법 제21조 제1항 제15호 는 ‘정관으로 정하는 자격 제한 사유에 해당하는 자는 금고의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제21조 제2항 은 ‘ 제1항 에 따른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임원은 당연 퇴임된다’고 규정하며,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2항, 제1항 제6호는 ‘ 구 새마을금고법 제79조 제4항 제5항 의 규정에 의한 임원개선명령을 받은 임원은 당연 퇴임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① 연합회장은 2008. 11. 3.부터 같은 해 11. 14.까지 피고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2008. 11. 28. 피고에게 구 새마을금고법 제79조 에 따라 이사장인 원고에 대한 개선을 명하면서 ‘ 구 새마을금고법 제19조 제3항 에 의하여 부이사장이 그 직무를 대행하고, 결원일부터 3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실시할 것’을 지시한 사실, ② 원고는 피고와 새마을금고연합회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2008카합3125호 로 ‘피고는 2008. 12. 23. 14:00에 예정된 임원선거를 중지하고, 원고가 피고 이사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할 것’을 구하는 지위보전 및 임원선거중지 가처분을 신청하였으나, 인천지방법원은 2008. 12. 22. ‘원고가 이 사건 개선명령의 사유가 된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되고, 원고가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개선명령이 새마을금고법을 위반하여 당연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한 사실, ③ 피고는 2008. 12. 23.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후임 이사장으로 소외인을 선출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와 규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개선명령이 구 새마을금고법 제79조 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연합회장의 감독을 받는 지위에 있는 피고가 이 사건 개선명령과 연합회장의 지시에 불응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고, 더욱이 원고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상태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후임 이사장을 선임한 것이 원고의 이사장 직무 이행을 방해한 결과가 되었더라도 그것이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사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였다고 보아 피고는 원고에게 보수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민법 제538조 제1항 에서의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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