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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25698 판결
[청구이의][공2011상,409]
판시사항

[1] 쌍무계약에 관한 채무자위험부담원칙의 예외를 정한 민법 제538조 제1항 에서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의 의미

[2] 아파트 수분양자에게 중도금을 대출한 은행이 수분양자가 그 대출금 이자의 지급 및 후취담보약정의 이행 등을 하지 않자 연대보증인인 분양회사로부터 분양아파트에 대한 근저당권을 설정받아 결국 그 근저당권을 실행함으로써 제3자가 분양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안에서, 위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분양회사의 소유권이전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것은 민법 제538조 제1항 제1문의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채무자의 채무가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538조 제1항 제1문은 쌍무계약에 관한 채무자위험부담원칙의 예외로서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라고 함은 채권자의 어떤 작위나 부작위가 채무의 내용인 급부의 실현을 방해하고 그 작위나 부작위는 채권자가 이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2] 아파트 수분양자에게 중도금을 대출한 은행이 수분양자가 그 대출금 이자의 지급 및 후취담보약정의 이행 등을 하지 않자 위 대출채무의 연대보증인인 분양회사로부터 그 회사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어 있던 분양아파트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받아 결국 그 근저당권을 실행함으로써 제3자가 그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안에서, 위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제3자가 분양아파트 소유권을 취득한 결과 분양회사의 소유권이전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것은 채권자인 수분양자가 자신의 분양잔금지급의무, 나아가 위 대출금 및 그 이자의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이는 민법 제538조 제1항 제1문의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채무자의 채무가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강산 담당변호사 임승택)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성풍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인 담당변호사 오세빈)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법 제538조 제1항 제1문은 쌍무계약에 관한 채무자위험부담원칙의 예외로서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라고 함은 채권자의 어떤 작위나 부작위가 채무의 내용인 급부의 실현을 방해하고 그 작위나 부작위는 채권자가 이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59610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소외인은 2003. 10. 1. 피고로부터 대전 유성구 지족동 840-2 지상 경남아너스빌 (호수 생략)(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를 216,577,000원에 매수하는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분양계약에 의하면 수분양자가 은행으로부터 받는 중도금 대출에 대한 이자는 피고가 통보하는 입주지정일 이전까지는 피고가, 그 후에는 매수인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피고는 주식회사 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이라고만 한다)과 사이에 수분양자가 국민은행으로부터 받게 될 대출금의 반환채무에 관하여 대출금의 130%를 한도로 연대보증하였다.

원고는 2004. 3. 25.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자의 지위를 전전매수한 다음, 국민은행으로부터 2004. 4. 1. 86,630,000원, 2005. 8. 1. 21,657,700원을 각 대출받아(이하 ‘이 사건 대출’이라고 한다) 피고에게 중도금을 납부하였다. 이 사건 대출을 받으면서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하여 국민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이른바 후취담보약정을 하였다.

피고는 2005년 9월경 입주예정일을 2005. 11. 30.로 정하여 원고에게 통보하고, 2005. 11. 14. 자신 앞으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으며 위 입주예정일까지의 이 사건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였다. 그러나 원고 등 일부 수분양자들은 국민은행에 위 입주예정일 이후의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피고에게 분양잔금도 지급하지 아니한 채 2006. 1. 24. 피고를 상대로 분양계약의 취소를 원인으로 한 분양대금반환청구를 하였고( 대전지방법원 2006가합825 사건), 피고는 반소로 분양잔금청구( 같은 법원 2006가합8508 사건)를 하였다.

국민은행은 원고 등과 같이 대출금 이자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소유권이전등기도 마치지 아니한 수분양자들에게 미납된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고 후취담보약정의 이행을 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것을 촉구하였으나 그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연대보증인인 피고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한 수분양자들의 아파트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피고는 2006. 10. 17. 이 사건 아파트를 포함하여 수분양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행하여지지 아니한 37세대의 아파트에 관하여 국민은행 앞으로 채권최고액 5,741,000,000원, 채무자 피고의 공동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이하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근저당을 ‘이 사건 근저당’이라고 한다).

한편 위 분양대금반환청구 및 분양잔금청구 사건의 수소법원은 2007. 11. 9. “분양계약을 유지하여 수분양자들은 피고에게 잔여 분양대금을 지급하고, 피고는 수분양자들에게 하자보수비 등 명목으로 1,5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조정결정’이라고 한다). 이 사건 조정결정은 원고에 대하여 확정되었고, 이 사건 조정결정에 의하면 원고는 2007. 12. 31.까지 피고로부터 하자보수비 등으로 1,5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피고에게 3,500만 원(양자의 의무금을 맞비기면 결국 피고가 지급할 것은 없고 원고의 2,000만 원 지급의무만이 남는다)을, 또한 2008. 3. 15.까지 4,000만 원, 2008. 5. 31.까지 31,467,936원을 각 분양잔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조정결정에서 정하여진 분양잔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국민은행이 2008. 3. 13.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신청한 임의경매절차에서 제3자가 이를 매수하여 2009. 1. 20.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조정결정상의 분양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을 이전받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었음에도 원고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대출금채무를 연대보증한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국민은행에 이 사건 대출금채무의 이자를 지급하고 이 사건 아파트를 후취담보로 제공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연대보증인인 피고에 대하여 그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여 피고 소유의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결국 이 사건 아파트는 원고가 그 소유권을 취득하여 이 사건 대출금채무의 담보로 제공하거나 또는 국민은행이 피고에게 보증책임을 묻는 경우 공취의 대상이 될 재산으로서 어느 경우이든 원고의 이 사건 대출금채무의 만족을 위한 책임재산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국민은행에 이 사건 근저당권을 설정하면서 그 피담보채무를 피고의 연대보증채무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실질은 여전히 원고의 이 사건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저당권이 실행되어 제3자가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한 결과 피고의 소유권이전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것은 그 채권자인 원고가 자신의 분양잔금지급의무, 나아가 이 사건 대출금 및 그 이자의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이는 민법 제538조 제1항 제1문의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채무자의 채무가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같은 법리를 전제로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의 이 사건 아파트 소유권이전의무가 원고의 책임있는 사유로 인하여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 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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