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에서 정한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의 의미와 범위
[2] 고소인이, 자신이 고소하였다가 불기소처분된 사건기록의 피의자신문조서, 진술조서 중 피의자 등 개인의 인적사항을 제외한 부분의 정보공개를 청구하였으나 해당 검찰청 검사장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호 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공개결정을 한 사안에서, 비공개결정한 정보 중 개인에 관한 정보가 포함된 부분이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의 개정 연혁, 내용 및 취지 등에 헌법상 보장되는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의 내용을 보태어 보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규정에 따라 비공개대상이 되는 정보에는 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2004. 1. 29. 법률 제712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의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정보 형식이나 유형을 기준으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개인식별정보’뿐만 아니라 그 외에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 ‘개인에 관한 사항의 공개로 개인의 내밀한 내용의 비밀 등이 알려지게 되고, 그 결과 인격적·정신적 내면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자유로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는 정보’도 포함된다고 새겨야 한다. 따라서 불기소처분 기록 중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기재된 피의자 등의 인적사항 이외의 진술내용 역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인정되는 경우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비공개대상에 해당한다.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박보영의 별개의견】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의 의미와 범위는, 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와 다르지 않다고 새기는 것이 정보공개법의 문언뿐 아니라 개정 경위 및 취지, 종래 대법원판례가 취한 견해, 관련 법령과의 조화로운 해석에 두루 부합하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합리적인 해석이다.
[2] 고소인이, 자신이 고소하였다가 불기소처분된 사건기록의 피의자신문조서, 진술조서 중 피의자 등 개인의 인적사항을 제외한 부분의 정보공개를 청구하였으나 해당 검찰청 검사장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호 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공개결정을 한 사안에서, 비공개결정한 정보 중 관련자들의 이름을 제외한 주민등록번호, 직업, 주소(주거 또는 직장주소), 본적, 전과 및 검찰 처분, 상훈·연금, 병역, 교육, 경력, 가족, 재산 및 월수입, 종교, 정당·사회단체가입, 건강상태, 연락처 등 개인에 관한 정보는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되면 개인의 내밀한 비밀 등이 알려지게 되고 그 결과 인격적·정신적 내면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자유로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검사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2004. 1. 29. 법률 제712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정보공개법’이라 한다) 제7조 제1항 제6호 본문은 비공개대상정보의 하나로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규정하고 있었으나, 2004. 1. 29. 법률 제7127호로 전부 개정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은 위 비공개대상정보를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로 개정하였다.
일반적으로 사생활의 비밀은 국가 또는 제3자가 개인의 사생활영역을 들여다보거나 공개하는 것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는 기본권이며, 사생활의 자유는 국가 또는 제3자가 개인의 사생활의 자유로운 형성을 방해하거나 금지하는 것에 대한 보호를 의미한다( 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2헌마518 결정 등 참조).
이러한 정보공개법의 개정 연혁, 내용 및 취지 등에 헌법상 보장되는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의 내용을 보태어 보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규정에 따라 비공개대상이 되는 정보에는 구 정보공개법상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정보의 형식이나 유형을 기준으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개인식별정보’뿐만 아니라 그 외에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 ‘개인에 관한 사항의 공개로 인하여 개인의 내밀한 내용의 비밀 등이 알려지게 되고, 그 결과 인격적·정신적 내면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자유로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는 정보’도 포함된다고 새겨야 한다. 따라서 불기소처분 기록 중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기재된 피의자 등의 인적사항 이외의 진술내용 역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인정되는 경우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비공개대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 한편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단서 (다)목 은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 또는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대상정보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공개하는 것이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인의 권리구제 등의 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 사안에 따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두1342 판결 ,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두14224 판결 등 참조).
다. 원심이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피고가 비공개결정한 정보 중 관련자들의 이름을 제외한 주민등록번호, 직업, 주소(주거 또는 직장주소), 본적, 전과 및 검찰 처분, 상훈·연금, 병역, 교육, 경력, 가족, 재산 및 월수입, 종교, 정당·사회단체가입, 건강상태, 연락처, 전화 등의 개인에 관한 정보는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공개로 인하여 개인의 내밀한 내용의 비밀 등이 알려지게 되고 그 결과 인격적·정신적 내면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자유로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비공개대상정보로, 위 각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개인에 관한 정보는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그 표현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점이 있으나,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와 같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비공개대상정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3호 는 비공개대상정보의 하나로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해당한다는 것은 처분청인 피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더라도 원심이 공개를 결정한 이 사건 정보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정보들이 위 규정에 따라 공개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배척되어야 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원심이 이 점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명시적으로 배척하지 아니한 것이 잘못이더라도 그 잘못은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상고이유 제1점(개인에 관한 사항이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 외의 정보까지 포함하는지 여부의 점)에 관하여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박보영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안대희의 보충의견이 있다.
4.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박보영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다수의견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이 구 정보공개법상의 ‘개인식별정보’뿐만 아니라 그 외에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 ‘개인에 관한 사항의 공개로 인하여 개인의 내밀한 내용의 비밀 등이 알려지게 되고, 그 결과 인격적·정신적 내면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자유로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는 정보’도 비공개대상정보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보면서, 불기소처분 기록 중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기재된 피의자 등의 인적사항 이외의 진술내용 역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인정되는 경우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비공개대상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할 수 없다.
(1) 먼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문언해석의 측면에서 본다.
구 정보공개법이 2004. 1. 29. 법률 제7127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비공개대상정보의 하나인 제7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 변경되기는 하였으나,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이 여전히 이름·주민등록번호 등과 같이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개인에 관한 사항’의 예시로 들고 있음에 비추어, 구 정보공개법상의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와 정보공개법상의 ‘개인에 관한 사항’은 그 표현만을 달리할 뿐 그 내용은 실질적으로 같다고 해석하는 것이 문언상 자연스럽다.
다수의견은 위에서 본 것처럼 ‘불기소처분 기록 중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기재된 피의자 등의 인적사항 이외의 진술내용 역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인정되는 경우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비공개대상에 해당한다’고 하고 있는데, 우선 그 범위가 모호하다. ‘인적사항 이외의 진술내용’은 무엇보다도 그것이 ‘개인에 관한 사항’임이 전제가 되어야 이 사건에서 다툼의 대상인 비공개대상정보인지를 가려볼 필요가 있게 될 터인데, 다수의견이 그렇게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의자의 진술내용은 피의사실이 개인을 피해자로 하는 경우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어떤 행위를 하였는지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인데, 그것까지 ‘개인에 관한 사항’이라고 보아 비공개대상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것이라면 이는 ‘개인에 관한 사항’을 제한 없이 확장하는 셈이 된다. 다수의견대로라면 ‘개인에 관한 사항’이 아닌 것이 있기 어려워서 모든 사상(사상)이 전부 ‘개인에 관한 사항’이라고 보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에 이를 우려가 있다.
(2) 다음으로 정보공개법의 개정 경위와 취지 및 종래 대법원판례가 취한 견해의 측면에서 본다.
정보공개법의 개정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입법 자료 등을 살펴보더라도, 비공개대상정보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취지에서 위와 같은 개정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정보공개법 개정 과정에서 작성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개정안(대안)」에서는 개정안 제9조 제1항 제6호 에 관하여 종전 비공개대상정보인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로 축소하는 등 비공개대상정보의 요건을 강화한다고 밝히고 있고, 2003. 12. 23. 제244회 국회 본회의에서도 위 규정에 대하여 비공개대상정보의 요건을 종전보다 강화한 것이라는 취지로 제안 설명을 하고 있으며, 2004. 1. 29.자 관보 제15606호에도 동일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한편 종래 대법원판례는 다수의견도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 구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가 비공개대상정보의 하나로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규정하면서, 같은 호 단서 (다)목 으로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 또는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인의 사생활 보호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국민의 알권리의 보장과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공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대법원 2003. 3. 11. 선고 2001두6425 판결 ,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두1342 판결 ,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두8302 판결 등 참조) 이미 구 정보공개법하에서도 비공개대상정보 해당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법률에 명시적 규정이 없었음에도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등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 왔다.
이러한 정보공개법의 개정 경위와 종래 대법원판례가 취한 견해 등을 종합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은 정보공개법의 개정은 종래 대법원판례의 취지를 그대로 입법에 반영하여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비공개대상정보의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으로 명확하게 규정한 것일 뿐, 구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 그 표현을 변경함으로써 비공개대상정보를 더 넓게 확대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3) 나아가 개인정보에 관한 관련 법령과의 조화로운 해석 측면에서 본다.
개인정보의 의미를 정의한 구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2011. 3. 29. 법률 제10465호 개인정보 보호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제2조 제2호 는 “개인정보라 함은 생존하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성명·주민등록번호 및 화상 등의 사항에 의하여 당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당해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용이하게 결합하여 식별할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1호 또한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구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개정 전후를 통하여 개인정보의 의미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구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의 의미에 관하여는 사실상 아무런 변경이 없는 이상, 구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개정으로 비공개대상인 개인정보의 범위가 확대되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 이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의 의미와 범위는, 구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와 다르지 않다고 새기는 것이 정보공개법의 문언뿐 아니라 그 개정 경위 및 취지, 종래 대법원판례가 취한 견해, 관련 법령과의 조화로운 해석에 두루 부합하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다. 결국 원심판결 별지 목록 제1, 2항 기재 각 정보에 관한 피고의 정보비공개결정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할 수 있으므로 상고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찬성하나, 불기소처분 기록 중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기재된 피의자 등의 인적사항 이외의 진술내용이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인정되는 경우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비공개대상에 해당한다는 등의 다수의견의 인식과 논리에는 견해를 달리하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둔다.
5. 대법관 안대희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가. 정보공개법의 개정 내용과 취지
구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본문은 비공개대상정보의 하나로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라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은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이라는 문언을 삭제하고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라고 문언을 변경함으로써 그 내용과 구조를 완전히 달리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보공개법의 개정 내용을 보면, 종래 개인의 이름·주민등록번호·주거·연락처·직업·나이 등과 같이 각 정보의 형식과 유형에 따른 사항적(사항적) 요소를 기준으로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에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라고 하는 정보의 실질적인 내용에 따른 정성적(정성적) 요소를 기준으로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비공개대상정보의 판단 기준이 변경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문언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비공개대상정보에는 종래 ‘개인식별정보’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가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의 내용 중 피의자나 참고인 등(이하 ‘피의자 등’이라 한다)의 이름·주민등록번호·주거·연락처·직업·나이 등의 인적사항 이외의 진술내용 역시 개인에 관한 사항에 속한다면, 이러한 정보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피의자 등의 헌법상 권리에 대한 보호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비공개대상정보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일반적 인격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것으로 피의자 등이 가지는 헌법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한다.
(1) 사회활동을 통한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 발현을 위해서는 타인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인자가 될 수 있는 각종 정보자료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즉 ‘사회적 인격상에 관한 자기결정권’이 충실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 등이 아무런 제한 없이 공개될 경우 조사를 받은 개인의 긍정적인 면을 포함한 총체적인 인격이 묘사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개인의 부정적인 측면이 크게 부각될 여지가 많고, 이는 결과적으로 피의자 등의 명예와 인격권을 침해하게 된다. 피의자의 경우 ‘범죄혐의’가 종국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하였음에도 형사피의자로서 조사받았다는 사실과 함께 관련 증거가 공개되어 일부만 떼어놓고 보면 마치 범죄자인 것 같은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될 위험이 있다.
(2)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은 자유권의 성질을 가지므로 국가뿐만 아니라 사인으로부터도 침해받아서는 안 되는 권리이다. 피의자 등은 적극적 측면에서 해당 사안에 관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거나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한 진술을 할 수 있는 한편 소극적 측면에서 자신의 진술이 그 의사와 무관하게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이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것이다. 수사과정에서의 진술이 공개되어도 좋은지 여부에 관하여 해당 진술자의 명확한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공개하는 것은 해당 진술자의 프라이버시뿐만 아니라 관련 소송에서의 방어권 보장의 측면에서도 부당하다고 볼 여지가 크다.
(3) 헌법상 보장된 사생활의 비밀은 일반적으로 국가나 제3자가 자신의 사적인 생활영역을 들여다보거나 공개하는 것에 대한 방어 및 보호를 의미하고, 사생활의 자유는 개개인이 자신만의 삶을 구상하고 이를 자유로이 형성해 나감에 있어 국가 등 누구로부터도 간섭이나 방해를 받지 아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피의자 등의 진술내용에는 피의사실 자체에 대한 진술뿐만 아니라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범죄의 동기와 배경, 은밀한 사생활의 내막, 타인에 대한 사적 원한과 감정, 자신만의 비밀로 간직해 온 인생역정 등이 포함되어 있어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직접적으로 관계된다고 할 수 있다.
(4) 한편 헌법 제27조 제4항 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무죄추정의 원칙은 증거법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수사절차에서 공판절차에 이르기까지 형사절차의 전 과정을 지배하는 지도원리이고( 헌법재판소 2009. 6. 25. 선고 2007헌바25 결정 등 참조), 피의자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받고 불기소처분을 받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피의자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음에도 그 수사기록이 제한 없이 공개될 경우에는 확정되지 아니한 자신의 범죄혐의 사실이 유출될 수 있고, 이는 위와 같은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다.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특수성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는 주로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해당 범죄혐의 사실에 관하여 추궁하고 피의자 등이 범죄혐의와 관련된 사항을 진술한 내용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중에서도 불기소처분 기록을 제한 없이 공개할 경우 그 수사기록에 피의자 등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일부 진술이 있다는 점이 부각되어 최종적으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지 않았음에도 확정되지 아니한 사실이 유출되어 불필요한 의혹이 제기되는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다. 더구나 우리 사회에서는 체면과 명예, 평판, 신용 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일반적이어서, 불기소처분을 받았음에도 관련 수사기록이 공개됨으로써 범죄혐의에 대한 피의자로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 일부 범죄혐의 관련 진술이 있다는 사실이 주변 사람들이나 자신의 거래상대방 등에게 알려지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개인의 사회적 인격상에 관한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라. 정보공개청구권자의 권리구제수단
정보공개청구권자는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대한 공개가 아니더라도, 피의자 등의 진술내용과 관련하여 필요한 경우 자신이 제기하는 민사사건 등 관련 소송절차에서 피의자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나 당사자신문을 통하여 얼마든지 그 진술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검사가 불기소처분을 하는 경우 고소인 등에게 통지하여 주는 불기소이유의 고지에 의하여 그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굳이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대한 정보공개가 아니더라도 불기소처분에 대한 항고·재항고, 재정신청 등의 불복절차를 통하여 그 권리구제가 가능하다.
마. 따라서 원심의 이유 설시는 일부 부적절하나, 원심이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한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