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8도6335 판결
[증권거래법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론스타 사건〉[공2011상,765]
판시사항

[1]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에서 정한 ‘위계를 쓰는 행위’의 의미 및 같은 조항에서 금지하는 ‘사기적 부정거래행위’의 판단 기준

[2] 상장법인 등이 재무구조에 변경을 초래하는 감자 또는 증자에 관한 정보를 공표하는 행위가 구 증권거래법에서 정한 ‘위계를 쓰는 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3] 상장법인인 갑 은행과 그 대주주인 을 회사 및 사외이사 병 등이 갑 은행의 자회사인 정 회사와 갑 은행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보도자료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 회사에 대한 감자계획이 검토될 것’이라는 내용의 발표와 발언을 한 사안에서, 위 행위가 구 증권거래법에서 정한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4] 갑 회사 및 을 회사 모두의 자산관리자인 병 회사의 대표이사 정이 갑 회사의 채권을 매각하여 얻을 수 있었던 수익 중 일부를 을 회사에 이전하여 법인세를 포탈하였다는 내용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수익 상당액이 을 회사에 확정적으로 이전되어 사외유출되었으므로 갑 회사의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5] 회사의 임원이 사실상 1인 사원이나 대지분을 가진 사원의 양해를 얻어 임무위배행위를 한 경우,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6] 갑 회사 및 을 회사 모두의 자산관리자인 병 회사의 대표이사 정이 갑 회사의 1인 사원의 동의를 얻어 갑 회사의 수익을 을 회사에 불법적으로 이전한 행위가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는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고의로 허위의 시세 또는 허위의 사실 기타 풍설을 유포하거나 위계를 쓰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여기서 ‘위계를 쓰는 행위’란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들을 기망하여 일정한 행위를 유인할 목적으로 수단, 계획, 기교 등을 쓰는 행위를 말한다. 위 법이 이와 같이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증권거래에 관한 사기적 부정거래가 다수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증권시장 전체를 불건전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거래에 참가하는 개개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함과 함께 투자자 일반의 증권시장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여 증권시장이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유가증권의 매매 등 거래와 관련한 행위인지 여부나 허위 또는 위계인지 여부 및 부당한 이득 또는 경제적 이익의 취득 도모 여부 등은 행위자의 지위, 행위자가 특정 진술이나 표시를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진술 등이 미래의 재무상태나 영업실적 등에 대한 예측 또는 전망에 관한 사항일 때에는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행하여진 것인지 여부, 그 진술 등의 내용이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들에게 오인·착각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지 여부, 행위자가 그 진술 등을 한 후 취한 행동과 주가의 동향, 행위 전후의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전체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상장법인 등이 재무구조에 변경을 초래하는 감자 또는 증자(이하 ‘감자 등’이라고 한다)에 관한 정보를 스스로 공표하는 경우, 그러한 정보는 주주의 지위 및 증권시장의 주가 변동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은 언론이나 투자분석가들이 예측 또는 전망을 한 경우와는 달리 정확성과 신뢰성이 훨씬 높다고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상장법인 등의 임직원으로서는 그러한 정보의 공표로 인하여 투자자들의 오인·착각을 유발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정보를 공표하여야 한다. 만일 이와 달리 상장법인 등이 객관적으로 보아 감자 등을 할 법적 또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아니하거나 또는 임직원이 감자 등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검토·추진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지 않은데도, 감자 등의 검토계획을 공표하면 투자자들이 그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여 주식거래에 나설 것이고 이로 인하여 주가의 변동이 초래될 것이라고 인식하면서도 그에 따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검토계획의 공표에 나아간 경우에는, 이러한 행위는 투자자들의 오인·착각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기망적인 수단, 계획 내지 기교로서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에서 정한 ‘위계를 쓰는 행위’에 해당한다.

[3] 상장법인인 갑 은행과 그 대주주인 을 회사 및 을 회사가 추천한 사외이사 병 등이 갑 은행의 자회사로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정 회사와 갑 은행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보도자료 배포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 회사의 감자계획이 검토될 것이다’라고 발표하고 그 직후 ‘정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해 봐야 감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나 현재로서는 감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발언한 사안에서, 병 등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감자를 추진할 객관적 여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감자를 성실하게 검토·추진할 의사가 없음에도 투자자들이 오인·착각을 하여 주식투매에 나섬에 따라 정 회사의 주가하락이 초래될 것이라고 인식하면서, 합병에 반대하는 정 회사 주주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낮추고 합병신주의 발행으로 인한 을 회사의 갑 은행에 대한 지분율감소를 방지하는 등 을 회사 등에게 이득을 취하게 할 목적으로 위 발표를 공모한 것이므로, 위 행위가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에서 정한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4] 갑 회사 및 을 회사 모두의 자산관리자인 병 회사의 대표이사 정이 갑 회사의 채권을 매각하여 얻을 수 있었던 수익 중 일부를 을 회사에 불법적으로 이전하여 법인세를 포탈하였다는 내용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병 회사가 통모하여 무 회사에 갑 회사의 채권을 매도한 계약과 위 매매로 갑 회사가 얻을 수 있었던 수익 중 일부를 을 회사에 불법적으로 이전한 행위는 무효이므로, 이전하고자 한 수익 상당액은 갑 회사의 수익으로 귀속되어야 하고, 위 수익 상당액이 이미 을 회사에 이전되었다 하더라도 갑 회사는 그에 상당하는 손해배상채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취득하므로 이를 갑 회사의 익금으로 보고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수익 상당액이 사외유출되어 갑 회사의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5] 유한회사와 그 사원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동일인이라 할 수 없고 유한회사의 손해가 항상 사원의 손해와 일치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1인 사원이나 대지분을 가진 사원도 본인인 유한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임무위배행위를 한 경우에는 배임죄의 죄책을 진다.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경우, 임무위배행위에 대하여 사실상 1인 사원이나 대지분을 가진 사원의 양해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에는 지장이 없다.

[6] 갑 회사 및 을 회사 모두의 자산관리자인 병 회사의 대표이사 정이 갑 회사의 수익을 을 회사에 불법적으로 이전한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고, 정의 배임행위가 갑 회사의 1인 사원 동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라도 달리 볼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 1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충정 외 7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및 무죄 부분 중 구 증권거래법 위반,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점과 피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구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

(1)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공포되어 2009. 2. 4.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는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고의로 허위의 시세 또는 허위의 사실 기타 풍설을 유포하거나 위계를 쓰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위계를 쓰는 행위라 함은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들을 기망하여 일정한 행위를 유인할 목적의 수단, 계획, 기교 등을 쓰는 행위를 말한다. 구 증권거래법이 이와 같이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증권거래에 관한 사기적 부정거래가 다수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증권시장 전체를 불건전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거래에 참가하는 개개의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함과 함께 투자자 일반의 증권시장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여 증권시장이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함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유가증권의 매매 등 거래와 관련한 행위인지 여부나 허위 또는 위계인지 여부 및 부당한 이득 또는 경제적 이익의 취득 도모 여부 등은 행위자의 지위, 행위자가 특정 진술이나 표시를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진술 등이 미래의 재무상태나 영업실적 등에 대한 예측 또는 전망에 관한 사항일 때에는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행하여진 것인지 여부, 그 진술 등의 내용이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들에게 오인·착각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지 여부, 행위자가 그 진술 등을 한 후 취한 행동과 주가의 동향, 그 행위 전후의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전체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인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도4444 판결 ,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7도11145 판결 등 참조).

한편 상장법인 등이 재무구조에 변경을 초래하는 감자 또는 증자(이하 ‘감자 등’이라고 한다)에 관한 정보를 스스로 공표하는 경우 그러한 정보는 주주의 지위 및 증권시장에서의 주가 변동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은 언론이나 투자분석가들이 예측 또는 전망을 한 경우와는 달리 그 정확성과 신뢰성이 훨씬 높다고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상장법인 등의 임직원으로서는 그러한 정보의 공표로 인하여 투자자들에게 오인·착각을 유발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정보를 공표하여야 한다. 만일 이와 달리 상장법인 등이 객관적으로 보아 감자 등을 할 법적 또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아니하거나, 또는 그 임직원이 그 감자 등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검토·추진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감자 등의 검토계획을 공표하면 투자자들이 그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여 주식거래에 나설 것이고 이로 인하여 주가의 변동이 초래될 것임을 인식하면서도 그에 따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그 검토계획의 공표에 나아간 경우에는, 이러한 행위는 투자자들의 오인·착각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기망적인 수단, 계획 내지 기교로서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소정의 위계를 쓰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원심은, 론스타펀드가 설립한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이하 ‘론스타펀드측’이라고 한다)의 추천으로 피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이하 ‘외환은행’이라고 한다)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피고인 1이 같은 사외이사인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등과 공모하여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를 위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즉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 특히 2003. 11. 20. 외환은행 이사회에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장법인인 외환신용카드 주식회사(이하 ‘외환카드’라고 한다)와 그 대주주인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하되 외환카드의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하여 감자를 포함한 구체적인 합병방안을 추후에 결정하기로 결의(이하 ‘이 사건 이사회결의’라고 한다)한 사실, 외환은행의 행장 직무대행 공소외 4가 2003. 11. 21. 17:00경 보도자료 배포 및 기자간담회를 통하여 외환카드에 대한 재무구조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외환카드의 감자계획이 검토될 것이며 구체적인 합병비율 및 일정 등은 합병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이사회결의를 거쳐 이를 다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표(이하 ‘이 사건 발표’라고 한다)하고, 그 직후 외환카드의 순자산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해 봐야 감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나 현재로서는 감자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고 한다)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발표나 이 사건 발언은 이 사건 이사회결의의 내용과 같은 것으로서 이 사건 이사회결의의 내용을 공시한다는 관점에서는 허위의 사실 유포나 투자자 등을 기망하는 위계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이 사건 발표나 이 사건 발언에 의하면, 외환카드의 감자는 추후에 결정될 것이고 그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었다는 것은 아닌바, 이러한 경우 피고인 1 등이 외환카드의 감자에 관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유동성 위기에 처하여 재무상태가 부실한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이 합병함에 있어 외환은행이나 그의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측으로서는 합병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욕구와 목표가 있었고, 그러한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 외환카드의 감자가 필요하고도 유용한 방안으로 인식되었으며, 론스타펀드측은 위 이사회 이후까지도 위와 같은 인식을 유지하여 합병비용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안과 함께 감자의 실행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상태의 추이에 따라 여러 가지 방안 중 자신에게 가장 유용한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었으므로, 이 사건 발표나 이 사건 발언은 허위의 사실 유포나 위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론스타펀드측은 2003. 10. 31.경 같은 해 8. 27.자 외환은행의 주식 양수도 계약을 이행함으로써 외환은행 주식 51%를 보유하게 되었다. 외환은행의 이사회는 주주간 협약에 따라, 코메르츠뱅크와 한국수출입은행 및 한국은행이 각 1명씩 추천한 이사 3명, 은행장 및 부행장, 론스타펀드측이 추천하는 이사 5명 등 총 10명의 이사로 구성되었다. 론스타펀드의 공소외 5 회장, 공소외 1 부회장, 공소외 2 사내변호사, 공소외 3 및 피고인 1은 론스타펀드측의 추천에 따라 외환은행의 사외이사가 되었다.

② 론스타펀드는 2003. 9. 하순경부터 재무자문사인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이하 ‘씨티그룹’이라 한다) 및 법률자문사인 김·장 법률사무소와 함께 외환은행의 자회사인 외환카드 문제의 처리방안을 논의하였다. 씨티그룹은 2003. 9. 하순경 외환은행이 외환카드를 지원하지 아니하여 유동성 위기를 초래하고 주가를 하락시킨 후 합병이나 공개매수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다. 씨티그룹의 공소외 6은 2003. 11. 9. 론스타펀드측의 외환은행 사외이사인 공소외 3에게 이메일을 보내 당시 외환카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7,750원 가량임을 알려 준 뒤, 이를 낮추기 위해 외환카드의 주가가 내리는 것을 한동안 내버려둬야 한다고 하고, 다시 씨티그룹의 공소외 7와 공소외 8에게 ‘외환카드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외환카드는 11. 17. 2,000억 원의 유동성 부족사태를 맞게 될 것이다. 외환카드 주가가 계속 내리게 하기 위해서 외환은행은 전혀 외환카드에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고, 그 다음에는 외환은행이 공개매수 청구를 하든가 합병을 할 것이다. 이런 절차는 매우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공소외 3은 공소외 5 론스타 회장으로부터 이를 빨리 추진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오직 하나의 문제는 외환은행 집행부가 이런 것들에 대해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③ 2003. 11. 초경부터 엘지카드 등의 심각한 유동성 부족 문제와 부도위기 및 제2차 카드사 유동성 위기설 등으로 신용카드사의 카드채 거래가 중단되는 등 금융권에서는 전반적으로 신용카드사에 대한 신용불안이 팽배한 상태에 있었다. 외환카드 역시 독자적인 자금조달 능력을 상실하고 카드채 거래가 중단된 상태에 있었으며, 2003. 11. 13.을 기준으로 할 때 신규자금이 조달되지 아니하는 경우 금융비용, 만기도래 회사채 및 기업어음의 상환 등으로 인하여 같은 달 17일 255억 원, 같은 달 20일 2,803억 원, 같은 달 24일 3,924억 원, 같은 달 30일 3,515억 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외환카드는 2003. 11. 19.경에는 외환은행의 유동성 지원마저 끊긴 상태에서 유동성 보유고가 약 17억 원으로 떨어지고 현금서비스거래도 중단되는 등 부도위기에 직면하였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측은 심각한 유동성 부족 때문에 부도위기에 놓여 있는 외환카드의 처리방안으로 2003. 11. 14.경 금융감독위원회에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 및 증자명령을 신청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였지만 이를 추진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문제점 등 때문에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와의 합병을 통하여 이 문제를 타개하기로 방침을 정하였다.

④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의 사외이사인 피고인 1은 2003. 11. 19.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 이사인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및 씨티그룹의 공소외 9, 공소외 6 등과 조선호텔 커피숍에서 모여 외환카드를 합병하는 경우 합병 반대 주주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및 그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각 합병결의 이사회 일자를 분리하여 개최하는 방안 등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위 커피숍 모임 이후 공소외 6은 같은 날 22:13경 김·장 법률사무소의 변호사에게 외환카드가 합병을 승인하는 이사회를 개최하지 아니함으로써 외환카드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떨어뜨리려고 하는 경우 어떠한 문제점이나 우려될 만한 사항이 있는지 등을 분석에 포함해 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⑤ 론스타펀드측 사외이사들, 씨티그룹, 김·장 법률사무소, 외환은행 등의 관계자들은 외환은행의 2003. 11. 20.자 이사회를 앞두고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와의 합병 전 감자의 필요성, 상법상 요구되는 채권자보호절차의 문제, 소액주주의 보호 문제, 노조에 대한 대응 문제, 외환카드의 유동성 문제, 감자의 방식과 대략적인 규모 등에 관하여 검토·분석하거나 계획을 수립한 적이 없었다. 외환은행 집행부가 외환은행의 2003. 11. 20.자 이사회를 앞두고 준비한 보도자료 초안에는 감자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2002. 10.경부터 본격화된 카드시장의 침체에 따라 외환카드의 경영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최근에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함으로써 외부의 지원 없이는 경영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외환카드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와의 합병을 추진키로 하였으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합병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합병비율, 일정 등 구체적인 합병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이사회결의를 거쳐 이를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는 등의 내용만이 있었다.

⑥ 당초 외환은행 집행부가 외환은행의 2003. 11. 20.자 이사회에 올린 안건은 외환카드에 3,500억 원 한도의 유동성 지원, 올림푸스 캐피탈 보유 외환카드 주식인수 승인, 외환카드와의 합병 추진이었다. 그런데 위 이사회 도중 피고인 1 등 론스타펀드측 사외이사들은 당초 안건으로 부의되지 않았던 외환카드의 감자 문제를 갑자기 제기하였다. 피고인 1은 “우리가 우려하는 유일한 문제는 합병계획 발표로 인해 외환카드의 주가가 올라가고 이로 인해 외환은행 주주의 이익에 손해를 입히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라고 발언하고, 이어 외환은행 집행부의 공소외 10이 “그러면, 외환카드의 감자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시장에 흘리면 ……”이라고 발언하자, 피고인 1은 다시 “그러면 우리가 고려해야 할 방향은 외환은행 이사회가 외환카드의 감자를 통한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거군요. 우리가 외환카드의 감자를 통해 합병을 마무리 지을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것을 고려하고 있고, 그러면 시장은 아마 ……”라고 발언하였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의 행장 직무대행 공소외 4는 “아직 결정난 건 아니지만, 결정한 게 아니죠. 그러나 고려해 볼 수는 있죠.”라고 발언하였고, 그 직후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 이사인 공소외 2는 “어제 씨티그룹에서 들은 내용을 아주 공정하고 적절하게 적용해 볼 수 있어요. …… 그러나 가격이 적당해야 하고, 교환가격은 적정한 가치를 반영해야 하고 …… 외환카드가 …… (밸류가 아마) …… 에게 경각심 …… 라고 말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해요. …… 그건 합병 시 적정한 교환비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거죠. 음, 그건, 우리가 아마 그런 식으로 할 수 있죠. 감자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라고 발언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인 1은 “감자를 포함해서 ……”라고 발언하였다. 이어서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 이사인 공소외 2가 “하지만 저는 이런 쪽으로 좀 더 생각했어요. 가치, 현황, 외환카드의 가치를 적절히 반영하는 주식비율을 얻으려면, 아마도, 모르죠, 감자가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라고 발언하였고, 피고인 1은 “그것만 적어주면 되는데 그러니까 두 회사의 합병, 합병가치를 공정한 …… 그것으로 되기 위한 구체적인 합병비율이라든지 뭐 이런 것들을 …… 한다 …… 그러니까 거기에 감자와 ……”라고 발언하였다. 그 직후 공소외 2는 “물론 이 결의안들은 정식 경로를 통해 증권선물거래소에 신고될 겁니다. 여러분 모두 보도자료를 생각하고 계세요?”라고 발언하였고, 공소외 4는 “예.”라고 대답하였다. 피고인 1은 그 감자 검토 발표 방침에 관한 보도자료를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 공소외 11로 하여금 작성하도록 지시하였다.

⑦ 이 사건 발표 당시 외환은행이 2003. 11. 14.경 금융감독위원회에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 및 증자명령을 신청한 적이 있는데다가, 이 사건 발표 전인 2003. 11. 21. 13:45경에는 외환카드에 대하여 합병 전에 감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는 언론보도가 있는 등 증권시장에서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설이 퍼져 있었던 상태였다.

외환카드의 주가는 2003. 11. 중순경에 접어들어 6,700원대와 6,800원대를 횡보하던 중 같은 달 18일과 같은 달 19일 큰 폭으로 하락하여 5,030원까지 떨어졌다가 합병추진 결의 이사회가 열린 같은 달 20일 오전에는 외환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이 커지면서 5,400원까지 상승하였으나, 다시 합병 시 감자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증권시장에 전해지면서 같은 달 20일 4,280원으로, 같은 달 21일 3,975원으로 하락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환은행이 2003. 11. 21. 증권시장 거래종료 후 이 사건 발표 및 발언을 하기에 이르자, 외환카드의 주가는 그 뒤 제1영업일인 같은 달 24일 3,380원으로, 같은 달 25일 2,875원으로 떨어져 연속으로 하한가를 기록하였고, 같은 달 26일에도 전일보다 11.29% 하락하여 2,550원까지 떨어졌다. 위와 같이 계속 하락하던 외환카드의 주가는 2003. 11. 27.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합병이 감자 없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내부정보가 유출되면서 상한가인 2,930원으로 급반등하였다.

⑧ 재무자문사인 씨티그룹은 론스타펀드측과 긴밀히 협의하며 이 사건 발표 이전부터 외환카드의 처리방침에 관하여 검토·분석하여 왔고, 합병 자문에 관한 보수로 미화 250만 달러를 지급받기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씨티그룹의 공소외 9와 공소외 6은 이 사건 발표 전은 물론이고 발표 후에도 외환카드의 감자를 실행할 경우 주요 계획에 관하여 론스타펀드측이나 외환은행 집행부측으로부터 검토 지시를 받은 적이 없었다. 또한 공소외 9와 공소외 6은 2003. 11. 20.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사이에 론스타펀드측, 김·장 법률사무소, 외환은행 집행부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외환카드의 합병 전 감자를 추진하기 위해서 점검하여야 하는 외환카드의 유동성 상황에 대하여 아무런 정보를 제공받은 적이 없었다. 공소외 9와 공소외 6은 이 사건 발표 직후인 2003. 11. 21.부터 외환은행과 론스타펀드측에 가장 유리한 합병결의 시점을 찾기 위하여 매일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주가를 기준으로 하여 외환카드 반대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합병비율, 합병 후 외환은행에 대한 론스타펀드측의 지분율 희석 정도 등을 계산해서 이를 론스타펀드측과 외환은행에 제공하여 왔을 뿐, 합병 전 감자에 관하여는 검토·분석한 바가 없었다.

⑨ 씨티그룹의 공소외 6은 이 사건 발표 후 제1영업일인 2003. 11. 24. 11:04 공소외 9와 공소외 12에게 “…… 감자와 새로운 증자를 할 것입니까? 나는 이것은 논외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메일을 보냈고, 이에 공소외 9도 “맞다, 감자와 새로운 증자는 논외다. ……”라고 답하였다. 론스타펀드측, 김·장 법률사무소, 씨티그룹의 관계자들은 2003. 11. 24. 오후 전화회의를 열어 외환카드 인수 방식들을 논의한 뒤 감자는 시간적인 문제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외환카드 주가가 내려 필요성도 없어졌고, 주가를 지켜보면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등이 적절해지는 시점을 찾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공소외 6은 위 전화회의가 끝난 뒤 같은 날 19:33경 외환은행의 공소외 10, 공소외 13, 공소외 14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간략히 알려주면서 “우리는 감자와 증자의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 이사회결의가 있기 전에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적정해질 때까지 주가를 모니터해야 한다(현재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5,700원).”라고 하였다.

⑩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의 사외이사인 공소외 2는 2003. 11. 25.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계획 검토 발표로 인하여 외환카드의 주가가 하락하고, 그 결과 외환카드 반대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과 론스타의 외환은행에 대한 지분 희석비율이 점점 낮아져 론스타측에 유리해지는 데이터와 관련하여 공소외 6 등에게 “점점 재미있어진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공소외 2와 씨티그룹의 공소외 9, 공소외 6 및 김·장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는 2003. 11. 26. 전화회의를 개최하여 감자 없이 외환카드를 합병하기로 하는 방안을 재확인하였다. 공소외 6은 같은 날 론스타펀드측의 공소외 3, 피고인 1 등에게 “우리는 오늘 오전 합병구조를 확정하기 위해 김·장 법률사무소, 공소외 2와 만나서 최선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합병비율은 외환카드의 주가가 현저히 내렸기 때문에(오늘은 2,600원까지 하락) …… 법규상의 합병비율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어제를 기준으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5,171원이었으나, 오늘 주가가 11% 하락했기 때문에 가격이 더 내릴 것입니다. 우리는 주가를 계속 모니터해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과 지분비율이 안정적으로 되거나 론스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면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이사회를 열어 합병결의를 하고 합병비율과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고정해야 합니다. 최근 외환카드 주가 폭락 때문에 감자와 증자를 할 만한 특별한 이익이 없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외환은행의 공소외 10, 공소외 13, 공소외 14에게도 같은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합병시점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어느 정도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 결정될 것이고,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소집 통지기간은 7일인데, 주가 상황에 따라 이사회를 더 빨리 개최할 수 있도록 이사들에 대한 사전통지의무를 면제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⑪ 그런데 씨티그룹의 공소외 9는 위 전화회의에서 감자 없는 합병 방침을 재확인하였으면서도 그 방침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2003. 11. 26. 16:28 외환은행 집행부의 공소외 10, 공소외 13, 공소외 14 등에게, 위 전화회의에서 아무런 결론에 이르지 않았고 감자를 계속 검토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송신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방침이 외부에 누설되어 외환카드 주가는 다음날인 2003. 11. 27. 전일 대비 14.9% 상승한 2,930원이 되었다. 이에 공소외 6과 공소외 2는 2003. 11. 27. “ 공소외 3과 피고인 1이 가격을 고정하기 위해 내일 합병결의 이사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공소외 3과 피고인 1은 은행측에서 감자 없는 합병 소식을 흘려 외환카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내용 등의 메일을 보냈다.

⑫ 론스타펀드측은 위와 같이 외환카드의 주가가 반등하자 감자계획 검토가 발표된 지 6일 후인 2003. 11. 27. 전격적으로 외환은행 집행부에게 감자 없는 합병결의 이사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에서는 통상의 이사회소집기간도 두지 아니한 채 서둘러 그 다음날인 2003. 11. 28. 전화통지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외환은행의 합병결의 이사회를 개최하였고, 같은 날 외환카드도 외환은행과의 합병결의 이사회를 개최하였다. 양 회사의 이사회에서는 구 증권거래법에 따라 합병비율과 합병반대 주주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확정하고 합병기일을 2004. 2. 28.로 정하여 합병결의를 하였다.

외환은행의 행장 직무대행 공소외 4는 외환은행의 2003. 11. 28.자 합병결의 이사회에서 감자 없는 합병을 서두르는 배경으로, “외환카드사뿐만 아니라 엘지카드사도 유동성 부족을 겪으며 1차 부도까지 갈 정도로 카드시장 여건이 계속 악화됨에 따라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사의 이사회가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결의를 발표했음에도 외환카드사의 자금이 정상적으로 조달되지 않고 있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2주 이상이 소요되는 자산실사과정을 거치기보다는 지금 바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사와의 합병을 결의하여 시장에 확실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감자를 할 경우는 소액 주주들의 피해가 염려되며 이것은 사회적인 이슈가 될 수도 있으므로, 감자를 하지 않으면서도 합병을 가장 조기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외환은행의 상무 공소외 10도 외환은행의 2003. 11. 28.자 합병결의 이사회에서 “시장에서 차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합병 추진을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합병을 결의한 것과는 강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어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고 있고, 또한 엘지카드사의 부도위기 사태가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어제 일자로 총 한도 여유분 3천 5백억 원 중 3천 2백억 원 정도가 사용되었으므로, 가용한도가 얼마 남지 않았으며, 향후 12월 5일경부터는 소규모의 자금부족이 나기 시작해서 12월말경이 되면 5천억 원 정도의 자금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정식으로 합병결의를 한다면 외환카드사에 자금을 공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합병결의를 서두르게 되었다.”라고 발언하였다.

⑬ 이 사건 발표 당일인 2003. 11. 21.과 같은 달 22일에는 신용카드회사인 엘지카드 주식회사가 현금서비스를 중단하였고 그 회사에 대한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외부 금융기관들은 2003. 11. 21.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절차를 연계시킨 외환은행 단독의 합병추진결의 발표가 있은 후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 자체에 대하여 반신반의하였다. 외환카드는 이 사건 발표 후 외부 금융기관들로부터의 신규차입 등 독자적인 자금조달을 거의 하지 못하였고,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이사회에서 모두 감자 없는 합병결의를 한 2003. 11. 28. 후에야 비로소 채권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여 카드채 거래 등을 통한 독자적인 자금조달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외환카드는 2003. 11. 20.부터 외환은행으로부터 3,500억 원 한도 내의 유동성 지원을 받기 시작하였고, 2003. 11. 25. 및 같은 달 27일 등에 월말 카드사용대금이 대부분 회수되고 있었으므로, 외환카드의 유동성 보유고는 2003. 11. 27.과 같은 달 28일에는 각 1,044억 원, 1,386억 원에 달하였다. 외환은행 집행부가 2003. 11. 27. 전격적으로 외환은행 집행부에게 감자 없는 합병결의 이사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할 무렵에는 외환카드는 부도위기 상황에 있지 아니하였다.

(나)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외환카드는 2003. 11. 중순경 유동성 부족 문제로 부도위기에 직면하여 감자 등 다른 방안을 추진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 등이 없었고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인 외환은행과 합병하는 방안 이외에 다른 방안을 채택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론스타펀드측 외환은행 사외이사인 피고인 1 등은 합병에 반대하는 외환카드 주주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줄이고, 외환카드 주주들에게 외환은행의 신주를 발행해 줄 경우 론스타펀드측의 외환은행에 대한 51% 지분율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었다.

피고인 1 등은 론스타펀드측이 외환은행의 과반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배주주로서 외환은행의 이사회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하여, 외환은행의 2003. 11. 20.자 이사회에서 합병계획 발표시 외환카드 주주들이 행사할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하락시키고 합병비율을 낮출 의도로 외환카드 감자 문제를 검토할 것을 제의하고 그러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보도자료에 포함시키도록 하였다. 이는 구 증권거래법상 아무런 공시의무가 없는 사항으로서, 피고인 1 등은 외환은행의 이사회에서 감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을 언론에 공표하면 그것만으로도 외환카드의 투자자들이 합병 전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가 추진되어 실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여긴 나머지 주식투매에 나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추진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외환카드의 주가는 상승하지 않고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이 사건 발표를 모의한 목적이었다. 실제로 이 사건 발표에 대하여 증권시장에서는 외환카드와의 합병 전에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가 진지하고 성실하게 검토·추진되고 그 실행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 외환카드의 주주들은 곧바로 주식투매에 나섰고, 그 결과 이 사건 이사회가 개최된 날 오전에 5,400원이었던 외환카드의 주가는 감자 없는 합병 방침이 외부에 알려진 2003. 1. 27. 전날 2,550원이 되기까지 계속 급락하였다.

당시 심각한 유동성 부족 상태에 빠진 외환카드는 객관적으로 보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합병 전 감자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외환카드에 대한 합병 전 감자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특히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절차의 진행에 소요되는 기간이 각 단계별로 얼마로 예상되는지 여부 및 그 단계별 추진과정에서 외환카드의 심각한 유동성 부족이 어느 규모로 예상되고, 각 단계별로 외환은행의 자체 신용공여 한도액 이외에 외부 금융기관에서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동성의 규모가 얼마이며 과연 그것이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절차를 과감하게 추진할 정도로 객관적으로 충분한 것인지 여부, 감자절차 진행 중 예상되는 채권자이의의 규모와 이에 대한 변제, 담보제공, 신탁 등 채권자보호절차는 어떻게 취할 것인지 여부 등 여러 가지 사항에 관한 심도 있는 검토와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2003. 11. 20.자 이사회에서는 이러한 사항들에 관하여 전혀 논의하지 아니하였고, 단지 외환카드의 주가하락을 도모할 목적으로 합병추진결의 발표에 감자 검토 계획을 포함시키자는 논의만을 하였다. 이 사건 발표 후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절차를 추진할 수 없게 된 근본적이고 주된 원인은 객관적으로 보아 당초부터 감자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관한 아무런 검토·분석 없이 합병추진결의 발표에 따른 외환카드의 주가상승을 인위적으로 억누르고 주가하락을 도모하기 위하여 합병 전 감자 검토 계획을 발표하도록 하였던 점에 기인하는 것이다.

한편 피고인 1 등은 이 사건 발표 후 외환카드의 합병에 관한 재무자문사로 선정된 씨티그룹측에 외환카드의 감자 방안에 관한 검토를 지시한 바가 없었고, 오로지 외환카드의 주가 변동의 추이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손익을 계산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을 뿐이며, 심지어는 이 사건 발표 후 제1영업일에 이미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 없이 합병을 하기로 결정하였음에도 감자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오인·착각을 이용하여 계속 주가하락을 도모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정보가 투자자들은 물론 외환은행 집행부측에까지 알려지는 것을 차단하려 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자 없는 합병방침이 외부에 누설되어 외환카드의 주가가 반등하자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등을 고정시키기 위하여 지체없이 합병결의 이사회가 개최되도록 하였다. 피고인 1 등이 위와 같이 이 사건 발표 후 취한 일련의 행동들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를 진지하고 성실하게 검토·추진할 의사가 있었더라면 도저히 취하기 어려운 행동들이다.

위와 같은 피고인 1 등의 지위, 이 사건 발표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시 외환카드의 재정상태, 이 사건 발표로 인하여 외환카드의 투자자들이 형성하게 된 인식 및 이 사건 발표 후 주가의 동향, 피고인 1 등이 이 사건 발표 전·후에 취한 일련의 행동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전체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 1 등은 객관적으로 보아 외환카드에 대한 합병 전 감자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아니하였고, 외환카드의 감자를 성실하게 검토·추진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의 이사회에서 자회사인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면 외환카드의 투자자들이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의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오인·착각을 일으켜 주식투매에 나설 것이고 이로 인하여 외환카드의 주가하락이 초래될 것임을 인식하면서 론스타펀드측과 외환은행에 그에 따른 이득을 취하게 할 목적으로 이 사건 발표의 감행을 공모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1 등의 위와 행위는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고의로 위계를 쓰는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는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소정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도686 판결 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에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발표 및 발언의 내용이 이 사건 이사회결의의 내용과 부합한다거나 또는 그 표현에 ‘검토’라는 문구를 사용하였다는 점만을 중시하여 제1심판결의 유죄증거들을 모두 배척한 후 피고인 1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나아가 피고인 1이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를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공소가 제기된 피고인 외환은행 및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에 대하여도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자산유동화전문 유한회사인 엘에스에프 코리아 파이브 유동화전문유한회사(이하 ‘엘에스에프 코리아’라고 한다)가 기아자동차 채권을 410억 원에 매각하여 얻을 수익 중 58억 6,700만 원은 그 자산관리자인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 주식회사(이하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라고 한다)의 의도에 따라 론스타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리미티드(이하 ‘론스타 인터내셔널’이라고 한다)에 확정적으로 이전되어 사외유출된 것이므로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의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위 58억 6,700만 원이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의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는 엘에스에프 코리아 및 론스타 인터내셔널로부터 그들 소유 자산의 관리·처분권한을 위탁받은 자산관리자인 사실, 피고인 1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던 중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수익을 론스타 인터내셔널에 불법적으로 이전할 것을 모의한 사실, 이에 따라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는 윈앤윈21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이하 ‘윈앤윈’이라고 한다)의 명의를 빌려 2001. 8. 2.경 원래 70억 8,700만 원 밖에 회수할 수 없었던 론스타 인터내셔날 소유의 부성중공업 채권을 윈앤윈에 140억 원에 고가 매도하는 형식을 취하고, 대신 에스앤에스 컨설팅(이하 ‘에스앤에스’라고 한다)에 대금 410억 원에 양도하기로 이미 합의되어 있던 엘에스에프 코리아 소유의 기아자동차 채권을 2001. 8. 27.경 윈앤윈에 351억 3,300만 원에 저가 매도하는 형식을 취한 후 다시 윈앤윈 명의로 에스앤에스에 410억 원에 매도한 사실, 위 기아자동차 채권의 매각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와 에스앤에스가 직접 교섭하여 진행하였고, 윈앤윈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와 에스앤에스가 작성한 계약서에 형식적으로 인감만 날인하였을 뿐 채권의 가치평가, 매매대금 결정, 계약서 및 채권양도통지서 등의 작성 과정에 일체 관여한 바 없었으며 거래에 필요한 윈앤윈 명의의 통장까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에 교부한 사실,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는 2001. 8. 30. 위 거래에 동원된 윈앤윈 명의의 통장으로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기아자동차 채권 매각대금 410억 원을 입금받은 후 그 다음날인 2001. 8. 31. 위 통장에 입금된 410억 원 중 351억 3,300만 원만을 출금하여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계좌에 입금하고 나머지 58억 6,700만 원은 계속 보관하고 있었던 사실,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는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2001. 6. 30.~2001. 8. 31.)가 종료된 후인 2001. 9. 12.경 당초 모의한 대로 론스타 인터내셔널에 위 58억 6,7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나)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자산관리자인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가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기아자동차 채권을 윈앤윈에 매도하는 형식으로 체결한 매매계약은 통모에 의한 가장행위로서 무효이므로,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가 기아자동차 채권을 에스앤에스에 매각하여 받은 대금 410억 원은 윈앤윈이 아닌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수익으로 귀속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론스타 인터내셔널의 자산관리자도 겸하고 있는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가 위 매매대금 410억 원 중 58억 6,700만 원을 론스타 인터내셔널에 불법적으로 이전하기로 한 행위는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대리인의 배임적 대리행위를 그 거래 상대방인 론스타 인터내셔널의 대리인이 알았던 경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반사회적 법률행위이기도 하므로 무효이다( 대법원 1999. 3. 9. 선고 97다7721, 7738 판결 ,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다1383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58억 6,700만 원은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의 수익으로 귀속되어야 할 것인데,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가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 말인 2001. 8. 31. 현재 위 58억 6,700만 원을 윈앤윈 명의의 통장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가 아니라 론스타 인터내셔널을 위하여 보관한 것이어서 위 58억 6,700만 원이 이미 론스타 인터내셔날에 이전된 것이라고 보더라도 엘에스에프 코리아는 곧 그에 상당하는 손해배상채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이를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익금으로 보고 제1기 사업연도의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대법원 1992. 3. 10. 선고 92도147 판결 ,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2두9254 판결 등 참조).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58억 6,700만 원이 사외유출되어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제1기 사업연도의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구 법인세법 제51조의2 제1항 이 규정하는 배당가능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 뉴코아 채권, 미도파 채권 매각, 극동건설 채권의 매각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원심은, 피고인 1이 엘에스에프 피스 인베스트먼트 컴퍼니의 뉴코아 채권,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미도파 채권 및 극동건설 채권을 각 매각하는 과정에서 업무상배임 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위 피고인이 위 각 업무상배임 행위에 가담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 중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관계 증거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라. 계좌 송금에 의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이 현진문에게 엘에스에프 케이디비 엔피엘 인베스트먼트 컴퍼니(이하 ‘엘에스에프 케이디비 엔피엘’이라고 한다)의 회사 자금을 인출하여 윈앤윈 계좌로 송금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업무상배임 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위 피고인이 그러한 지시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 중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관계 증거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원심은, 피고인 1이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증인출석요구서를 송달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위 증언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기아자동차 채권 및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매각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

(1) 원심은,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있던 피고인 1이 공소외 3 등과 공모하여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기아자동차 채권과 엘에스에프 케이디비 엔피엘의 서울차체공업 채권을 각 매각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유한회사와 그 사원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동일인이라 할 수 없고 유한회사의 손해가 항시 사원의 손해와 일치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1인 사원이나 대지분을 가진 사원이라 하더라도 그 본인인 유한회사에 손해를 주는 임무위배행위를 한 경우에는 배임죄의 죄책을 진다.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임무위배행위에 대하여 사실상 1인 사원이나 대지분을 가진 사원의 양해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에는 지장이 없다 ( 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도2330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702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엘에스에프 코리아가 1인 사원인 론스타펀드 III에 의하여 설립된 자산유동화전문 유한회사라 할지라도 양자는 엄연히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엘에스에프 코리아는 부실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여러 사채권자들에게 자산담보부사채를 발행하였고 그 사채권자들은 론스타펀드 III와 법인격을 달리하고 있으며,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책임재산은 위와 같은 사채권자들에 대한 상환이 완료된 후 잔여 재산이 있는 경우에 사원에게 분배될 수 있는 것이므로,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자산관리자이자 론스타 인터내셔널의 자산관리자인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수익을 론스타 인터내셔널에게 함부로 이전하도록 한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고, 피고인 1의 이러한 배임행위가 론스타펀드 III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라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배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 1의 배임행위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를 엘에스에프 코리아라고 보고, 또한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대표이사 공소외 15가 피고인 1의 배임행위에 가담하였다면 그가 배임죄의 공범이 되는 것이지, 이를 피해자인 엘에스에프 코리아의 승낙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배임죄의 성립이나 피해자의 승낙에 의한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기아자동차 채권이 플립 자산인지의 여부는 피고인 1의 배임죄의 성립 여부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이를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구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과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점에 대한 각 무죄 부분 및 피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에 대한 부분은 각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이 정당하게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 1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과 기아자동차 채권 및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매각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은 위와 같이 파기되어야 하는 무죄 부분의 공소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위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및 무죄 부분 중 구 증권거래법 위반, 구 특정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의 점과 피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arrow
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2.1.선고 2007고합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