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항 소 인
피고인들
검사
이동열 외 3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황주명 외 15인
주문
1.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2. 피고인 1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6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조세)의 점, 미도파 채권 매각, 뉴코아 채권 매각, 극동건설 채권 매각으로 인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의 점은 각 무죄.
3. 피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는 각 무죄.
4.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Ⅰ.「증권거래법」위반
▶공소사실 제1.(주가 조작)
1. 기초사실
가. 론스타펀드와 피고인들
○피고인 엘에스에프-케이이비 홀딩스 에스시에이(이하 'LSF-KEB'라고만 한다)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펀드(LoneStar Fund)가 2003. 8. 21. 벨기에 브뤼셀에 설립한 외국법인이다.
○론스타펀드는 ‘LoneStar Fund IV(U.S.), L.P.’를 설립하여 2003. 8. 27. 피고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KEB, 이하 ‘외환은행’이라고만 한다)의 주식을 양수 혹은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03. 9. 5.경 LSF-KEB에게 위 계약상 지위를 이전하였으며, LSF-KEB가 2003. 10. 31. 위 계약의 이행을 완료하여 외환은행 주식 51%를 보유하게 되었다.
○외환은행의 이사회는 주주간 협약에 따라, 코메르츠 뱅크와 한국수출입은행 및 한국은행이 각 1명씩 추천한 이사 3명, 은행장 및 부행장, LSF-KEB가 추천하는 이사 5명 등 총 10명의 이사로 구성되었다.
○2003. 9. 16. LSF-KEB의 추천에 따라, 론스타펀드의 공소외 5 회장, 공소외 1 부회장, 공소외 2 사내변호사, 공소외 3 및 피고인 1이 외환은행의 사외이사가 되었다(이하 위 5명의 이사를 ‘론스타펀드 측 이사’라 한다).
○한편, 론스타펀드는 그의 투자사업을 위하여 국내에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 주식회사’(Hudson Advisors Korea, 이하 ‘HAK'라 한다)와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 유한회사‘(LoneStar Advisors Korea, 이하 ‘LSAK’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 공소외 3은 론스타펀드의 국내 본부장(country manager)으로서, LSAK 대표이사 및 HAK 대표이사의 상급자이고, LSAK와 HAK의 업무에 관해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였으며, 미국 소재 론스타펀드 본사에 보고하여 지시를 받는 권한과 책임도 공소외 3만이 가지고 있었다.
○ 피고인 1(이하 ‘피고인’이라고만 할 때는 피고인 1을 지칭한다)은 2000. 10.경 HAK에 입사하여 그 대표이사를 거친 다음 위와 같이 2003. 9. 16. 외환은행 사외이사가 되었을 당시에는 LSAK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나. 외환신용카드 주식회사
○외환은행은 2003. 9. 당시 외환신용카드 주식회사(KEBCS, 이하 ‘외환카드’라고 한다)의 주식 43.9%를 보유하고, 올림푸스 캐피탈이 외환카드 주식 24.7%를 보유하였다.
○당시 외환카드는 2002. 말부터 계속되는 연체율 증가와 신용카드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으로 인하여 신규차입이나 기존 차입금의 만기연장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었다.
○2003. 11. 20. 새벽 무렵, 외환은행이 올림푸스 캐피탈로부터 그가 보유하는 외환카드 주식 24.7%를 전일 종가인 주당 5,030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외환은행이 외환카드 주식 68.6%를 보유하게 되었다.
다.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
(1) 2003. 11. 20. 외환은행 이사회
○2003. 11. 20. 12:00부터 속개된 외환은행 이사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결의되었다.
▷외환카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추진하기로 하되, 외환카드의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기 위하여 감자를 포함한 구체적인 합병 방안은 추후 이사회의 승인을 받되 합병을 위한 세부 추진사항은 은행장 또는 은행장직무대행 앞으로 위임한다.
▷외환카드 주식을 올림푸스 캐피탈로부터 인수하는 것을 승인하되, 이와 관련한 주식인수계약의 체결권한 등 기타 세부사항은 은행장 또는 은행장직무대행 앞으로 위임한다.
▷외환카드에게 3,500억 원을 한도로 유동성 지원을 하는 것을 승인하되, 이는 올림푸스 캐피탈과의 주식인수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가능하고, 유동성 지원의 집행에 관한 모든 사항은 은행장 또는 은행장 직무대행에게 위임한다.
▷외환카드와의 합병과 관련하여 씨티그룹과의 자문용역계약 체결을 승인한다.
○위 이사회에서는, 위 결의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로 하였고, 외환은행 경영전략부의 집행부의 공소외 13이 김·장 법률사무소의 공소외 11과 상의하여 보도자료와 예상질의 응답자료를 마련하였다.
○위 보도자료에는, “금번 합병추진 결정에 따라 향후 외환카드의 감자 계획 등이 검토될 것이며, 합병비율 및 세부일정 등은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는 대로 발표될 예정임.”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고, 위 예상질의 응답자료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었다.
▷“2. 합병일정/합병비율은? …보도자료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느 정도의 감자가 필요한 상황임에 따라 감자절차를 진행한 후에 합병 작업이 시작될 것임. 감자에 약 2~3개월이 소요되고 합병에도 약 2~3개월 소요되는 점 감안 시 4~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함.…”
▷“4. 감자의 목적, 비율은? 현재 카드사의 부실자산 규모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음(정확한 규모는 실사를 통해 파악 예정). 따라서 현재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수준의 감자가 필요할 것이며 이에 따라 감자비율이 결정될 것임. 그러나 현 부실 정도를 감안할 때 상당한 정도의 감자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함.”
(2) 2003. 11. 21. 외환은행 행장직무대행의 기자간담회
○2003. 11. 21. 17:00 외환은행 행장직무대행 공소외 4가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위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그 내용을 발표하였다.
○ 공소외 4는 위 예상질의 응답자료는 배포하지 않으면서 이를 참조하여, “외환카드의 순자산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해 봐야 감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나, 현재로서는 감자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3) 2003. 11. 28.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결의
○외환은행 집행부는 2003. 11. 27. 오후 피고인으로부터 다음날 감자 없는 합병을 결의하는 이사회가 있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이사회 개최를 준비하였다.
○이에 따라 2003. 11. 28. 외환은행 이사회에서, 감자 없이 외환카드를 합병하기로 결의하였고, 같은 날 외환카드 이사회도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결의하였다.
2. 공소사실 및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이 공소외 1, 2, 3 등과 공모하여, 외환카드의 감자는 사실상 불가능하여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2003. 11. 20. 이사회에서 감자 계획의 발표 방침을 결정한 다음 2003. 11. 21. 기자간담회에서 감자 계획이 있다는 취지로 발표케 하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제1호 에 위반하였고, 피고인 외환은행과 피고인 LSF-KEB는 그의 대리인 혹은 사용인인 피고인 1이 위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이에 관한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요지는, 외환카드의 감자를 실행하거나 검토할 의사가 실제로 있었으므로, 무죄라는 것이다.
가.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은, 누구든지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1호 로서,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고의로 허위의 시세 또는 허위의 사실 기타 풍설을 유포하거나 위계를 쓰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나. 위와 같이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였는지 여부는, 공시내용 자체가 허위인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도686 판결 ), ‘위계’라 함은,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를 기망하여 일정한 행위를 유인할 목적의 수단, 계획, 기교 등을 말한다(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7도11145 판결 ).
4. 판단
가. 2003. 11. 20. 외환은행 이사회 이전의 상황
(1) 프로젝트 스콰이어(Project Squire) 등
○외환카드는 2003. 9.경 앞서 본 바와 같이 2002. 말부터 계속되는 연체율 증가와 신용카드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으로 인하여 신규차입이나 기존 차입금의 만기연장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었다.
○론스타펀드는 2003. 9. 하순경부터 재무자문사인 ‘씨티그룹 글로벌마켓 증권’(이하 ‘씨티그룹’이라 한다) 및 법률자문사인 김·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장’이라고 한다)와 함께 올림푸스 캐피탈이 보유하는 외환카드 주식을 매수하여 외환카드를 합병하는 방안 등 외환카드 문제의 처리방안(Project Squire)을 논의하였다.
○씨티그룹이 2003. 9. 하순경 작성한 방안에는, 외환은행이 외환카드를 지원하지 아니하여 유동성 위기를 초래하고, 주가를 하락시킨 후 합병이나 공개매수를 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었다.
○2003. 11. 9. 씨티그룹의 공소외 6은 론스타펀드의 공소외 3에게 이메일을 보내, 당시 외환카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7,750원 가량임을 알려 준 뒤, 이를 낮추기 위해 외환카드의 주가가 내리는 것을 한동안 내버려둬야 한다고 하였다.
○같은 날 공소외 6은 씨티그룹의 공소외 7과 공소외 8에게 ‘외환카드 전략’이라는 이메일(e-mail)을 보내, “외환카드는 11. 17. 2,000억 원의 유동성 부족사태를 맞게 될 것이다. 외환카드 주가가 계속 내리게 하기 위해서 외환은행은 전혀 외환카드에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고, 그 다음에는 외환은행이 공개매수 청구를 하던가, 합병을 할 것이다. 이런 절차는 매우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공소외 3은 공소외 5 론스타 회장으로부터 이를 빨리 추진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오직 하나의 문제는, 외환은행 집행부는 이런 것들에 대해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론스타펀드로서는 유동성 위기에 처하여 재무상태가 부실한 외환카드를 합병함에 있어서, 외환카드의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하는 합병은 원하지 않고, 그보다 낮은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함으로써 합병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입장이었다고 할 것이다.
(2) 2003. 11. 14. 감자·합병 명령 요청
○2003. 11. 14. 11:00경 론스타펀드의 공소외 3과 피고인, 씨티그룹의 공소외 9와 공소외 6, 김·장의 공소외 16, 17, 18, 19 변호사, 외환은행 집행부의 공소외 10, 13 등은 외환카드 대책회의를 열어, 외환카드에 대한 감자·합병 명령을 관계당국에 요청하기로 하고, 이에 따라 외환은행의 공소외 10과 공소외 13이 같은 날 18:30경 금융감독원을 방문하여 이를 요청하였으며, 당시 대주주에 대하여는 완전 감자를 하고 소액주주에 대하여는 20:1로 감자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론스타펀드로서는 관계당국에 의한 감자·합병 명령의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였을지라도, 합병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외환카드의 감자를 시도해 본 적은 있다고 할 것이다.
(3) 2003. 11. 17. 외환은행 이사회
○2003. 11. 15. 외환은행 집행부에서는, 외환카드의 부도시 재무적 손실이 잠재손실을 포함하여 1조 880억 원에 이르고, 비재무적 손실로서는 다른 신용카드 회사의 연쇄 부도, 개인고객 기반 위축, 금융당국과의 관계 악화 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하였다(주가조작·국회증인불출석 증거기록 684~685쪽).
○같은 날 외환카드는 외환은행에게 유동성 긴급지원을 요청하면서, 외환카드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유동성 부족상황이 발생하여 차입금 상환과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 자금시장으로부터 더 이상 정상적인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유동성 부족자금의 지원을 긴급히 요청한다고 하였다(주가조작·국회증인불출석 증거기록 686~687쪽).
○2003. 11. 17. 피고인 등이 참석한 외환은행 이사회가 개최되어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와 그 대책에 관해 논의하였는데, 당시 작성된 이사회 부의안의 첨부자료(변호인 제출 증제9호)에는, 외환카드가 독자생존 능력을 상실한 상태이어서 최종대안은 합병으로 판단되고, 합병과정에서 손실분담(loss sharing)이 반드시 필요하여 외환은행과 올림푸스 캐피탈의 감자를 계획한다고 되어 있었다.
○당시 피고인은, ’자본 확충 불가피‘, 6,000억 (원) 이상‘, ’감자는 불가피‘라는 메모를 하였다(변호인 제출 증제55호).
○피고인은 위 메모가 당초 검찰에 압수되었다가 반환되는 과정에서 뒤늦게 발견되어 그 증거제출이 늦어졌다고 주장하는데, 그 형태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특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고, 또한 공소외 10의 자필 진술서(주가조작·국회증인불출석 증거기록 54쪽)나 공소외 13에 대한 문답서(금감원 증거기록 74-15쪽)의 기재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메모가 사후에 조작된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외환은행 집행부나 피고인으로서도 유동성 위기에 처하여 재무상태가 부실한 외환카드의 감자가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였다고 할 것이다.
(4) 2003. 11. 19. 외환은행 이사회
○2003. 11. 19. 외환은행 이사회가 개최되었고, 그 자리에서 론스타펀드의 재무자문사 씨티그룹의 공소외 9가 외환카드 처리방안을 발표하면서, 독자생존(stand-alone), 매각, 외환은행과의 합병 등 여러 가지 방안들을 소개한 후, 그 중 합병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설명하였다.
○그 발표가 끝난 후 피고인이 “합병을 하려면 어떤 절차를 취해야 하나요?”라고 묻자 공소외 9는, “근본적인 문제는 외환카드의 지분이 상당한 정도로 마이너스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거래가 외환은행 입장에서 재무적으로 가치가 있으려면, 상당한 정도로 자본의 구조조정이 필요합니다. …… 외환카드의 주주들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 자본의 구조조정, 자본의 감소에 동의한다면 이는 외환은행 입장에서도 의미 있는 합병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론스타그룹의 재무자문사인 씨티그룹에서도, 외환카드의 재무상태가 부실하여 이를 합병하려는 외환은행의 입장에서는 외환카드의 감자가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였다고 할 것이다.
(5) 2003. 11. 19. 조선호텔 커피숍 모임
○위와 같은 2003. 11. 19.의 이사회가 정회된 직후, 론스타펀드 측 이사인 공소외 1, 2, 3, 피고인 및 씨티그룹의 공소외 9, 6, 20, 21 등이 조선호텔 커피숍에 모여 외환카드의 합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공소외 6은 위 모임에 관하여, “그 자리에서 공소외 1 등 론스타 측 이사들은 외환카드의 합병(또는 합병추진) 만을 발표하게 되면 외환카드 주가가 상승하여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또한 오르게 되어 외환은행 등에 손해가 되기 때문에 외환카드 주가의 상승을 막기 위해 합병(또는 합병추진) 발표와 함께 외환카드의 감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당시 감자는 불가능하였고 참석자들 모두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 공소외 6은 당초 검찰에서 여러 차례에 결쳐 “합병을 발표하면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오른다”고 진술하였으나, 합병을 발표하면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고정될 뿐 오르지 않는다는 모순이 있자, 원심법정에서는 합병 결의가 아니라 합병추진 결의라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한 점, ▷위 커피숍 모임 직전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9가 외환은행 이사회에서 감자의 필요성을 말한 바가 있고, 그 자리에는 공소외 6도 참석하였으며, 공소외 9는 씨티그룹 내에서 오캇 오의 상급자인 점, ▷위 커피숍 모임에 참석한 공소외 9는, 당시 감자를 이사회에서 논의하는 것에 관하여 의논하였을 뿐, 주가를 낮출 목적으로 감자를 발표하자는 논의는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 공소외 6은 당심법정에서 위 커피숍 모임 당시 감자는 불가능했고 참석자들 모두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면서도, 실제 다른 사람의 생각은 알 수 없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커피숍 모임 당시 참석자들이 외환카드의 감자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공소외 6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위 커피숍 모임 이후 공소외 6은 같은 날 22:13경 김·장의 변호사에게, "Please include in your analysis any issue/concerns regarding desire to push the appraisal rights price down by not having KEBCS hold its board meeting to approve the transaction and the need to do a capital reduction before the merger or P&A”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위 이메일에 관해 공소외 6은, ‘감자의 필요성을 시장에 발표하는 것’에 관해 문의하는 것이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위 이메일의 문언에 의할 때, ‘감자의 필요성’에 관해 문의하는 것이지, ‘감자의 필요성을 시장에 발표하는 것’에 관해 문의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위 커피숍 모임 당시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외환은행이 올림푸스 캐피탈로부터 외환카드 주식 24.7%를 매수하는 협상이 진행 중이었을 뿐,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위 커피숍 모임 당시 피고인을 포함한 론스타펀드 측 이사들이 외환카드의 감자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더 이상 감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나. 2003. 11. 20. 외환은행 이사회 당시의 상황
(1) 합병비용과 감자
○위 커피숍 모임 이후인 2003. 11. 20. 새벽 무렵, 앞서 본 바와 같이 외환은행이 올림푸스 캐피탈로부터 그가 보유하는 외환카드 주식 24.7%를 전일 종가인 주당 5,030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외환은행이 외환카드 주식 68.6%를 보유하게 되어, 외환은행이 외환카드의 감자 및 그와의 합병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위와 같은 합의가 이루어진 후 같은 날 12:00 외환은행 이사회가 개최되었는데, 당시에도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계속되어 부도 가능성이 여전하였고, 외환카드의 부도가 현실화될 경우 외환은행으로서는 관계당국의 입장이나 외환카드 대주주에 대한 책임추궁 및 그로 인한 불이익 등을 고려할 때, 외환카드와의 합병이 불가피하였다.
○그런데, 합병비율 등 세부사항까지 결정하여 즉시 합병을 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하였고,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보다 급박하자, 위 이사회에서는 일단 외환카드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결의하고 이를 발표하면 외환카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어 신규차입 등으로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세종증권에서는 위 이사회 이전인 2003. 10. 20.자 분석보고서(변호인 제출 증제13호)에서, 외환카드를 비롯한 신용카드사들의 경우 2004년 상반기까지 대규모 대손상각으로 인한 적자의 지속이 불가피하고, 추가적인 자본감소가 예상된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가 있었다.
○론스타펀드 회장 공소외 5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부회장 공소외 1로부터 보고받기를, 2003. 11. 19. 씨티그룹을 통해서 처음 한국법상 ‘감자’라는 개념을 들었다고 했다. 당시 외환카드 주식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올림푸스 캐피탈로부터 외환카드 주식을 매수한 후 그 일반주주의 주식을 감자를 통해서 실제 가치에 따라 매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고, 외환은행이 추진해야 할 방향으로 알고 있었다. 올림푸스 캐피탈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도 감자를 적용했으면 좋겠지만 올림푸스 캐피탈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 불가능하였고, 올림푸스 캐피탈의 거부권을 사들인다는 의미에서 무가치한 주식에 대해서도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감자가 없었다면 외환카드와의 합병을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것이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외환은행이나 그의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의 입장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처하여 재무상태가 부실한 외환카드의 합병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외환카드의 감자는 합병비용을 줄이는 데 필요하고도 유용한 방안으로 인식하였고, 이러한 인식은 외환카드의 재무상태를 고려하는 제3자의 입장에서도 불합리한 것은 아니었다고 할 것이다.
(2) 이사들의 이사회 발언 내용
○위 2003. 11. 20. 이사회에서 론스타펀드 측 이사인 피고인이 합병비율 등 세부사항까지 정하여 ‘합병 결의’를 하자고 하였는데, 외환은행 행장직무대행 공소외 4와 외환은행 집행부의 공소외 10이 준비부족 등을 이유로 ‘합병추진 결의’를 하자고 하였다.
○피고인은 위 이사회에서 "우리가 우려하는 유일한 문제는 합병계획 발표로 인해 외환카드 주가가 올라가고 이로 인해 외환은행 주주의 이익에 손해를 입히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라고 발언하였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집행부의 공소외 10이 “그러면, 외환카드의 감자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시장에 흘리면(tip to the market)…”이라고 발언하였다.
○그러자 피고인은 “그러면 우리가 고려해야 할 방향은, 외환은행 이사회가 외환카드의 감자를 통한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거군요. 우리가 외환카드의 감자를 통해 합병을 마무리 지을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것을 고려하고 있고, 그러면 시장은 아마…”라고 발언하였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행장직무대행 공소외 4가 “아직 결정난 건 아니지만, 결정한 게 아니죠. 그러나 고려해 볼 수는 있죠.”라고 발언하였다.
○그 직후부터 론스타펀드 측 이사인 공소외 2가 “어제 씨티그룹에서 들은 내용을 아주 공정하고 적절하게 적용해볼 수 있어요. …… 그러나 가격이 적당해야 하고, 교환가격은 적정한 가치를 반영해야 하고…… 외환카드가…(밸류가 아마)…에게 경각심…라고 말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해요. ……그건 합병 시 적정한 교환비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거죠. 음, 그건, 우리가 아마 그런 식으로 할 수 있죠. 감자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라고 발언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인이 “감자를 포함해서……”라고 한 다음, 다시 공소외 2가 “하지만 저는 이런 쪽으로 좀 더 생각했어요. 가치, 현황, 외환카드의 가치를 적절히 반영하는 주식비율을 얻으려면, 아마도, 모르죠, 감자가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라고 발언하였다.
○그 후에도 피고인 1은 “우리가 구체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두 회사의 정확한 가치, 즉 합병비율과 일정 말인데요, 그것은 감자를 포함하는 것…”이라고도 발언하였다.
○위 이사회 무렵 외환카드 주가는, 그 이전인 2003. 11. 18. 주당 5,890원으로 전일의 6,700원 보다 12% 하락하고, 2003. 11. 19.에는 5,030원으로 전일 대비 14.6% 하락하였으며, 위 이사회 당일인 2003. 11. 20.에는 4,280원으로 전일 대비 14.9% 하락하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2003. 11. 20. 외환은행 이사회 당시에서도, 론스타펀드로서는 재무상태가 부실한 외환카드를 합병함에 있어 외환카드의 현재 주가보다 낮은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함으로써 합병비용을 줄이거나 혹은 외환카드의 감자를 통하여 합병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입장이 그대로 유지되었다고 할 것이다.
○또한, 합병추진과 함께 감자에 관해 발표한다는 것은, 합병추진 발표로 인하여 외환카드 주가가 상승함으로써 합병비용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것이고, 합병추진 발표로 인하여 외환카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 것인지는 단정할 수 없는 것이어서, 위와 같은 감자 발표가 오로지 외환카드 주가의 하락만을 의도하여 감자는 더 이상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3) 감자에 대한 인식
○이 사건 공소장의 기재에 의하면, 2003. 11. 19.무렵에는,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 상황이 감자에 필수적인 실사에 소요되는 최소한의 기간인 2~3개월 이상을 도저히 버틸 수 없을 만큼 심각했고, ▷외환카드 노동조합의 합병반대 파업으로 인하여 실사 자체가 불가능하였을 뿐만 아니라, ▷올림푸스 캐피탈이 보유하는 외환카드 주식을 감자 없이 주당 5,030원에 매수하기로 결정한 이상 외환카드 소액주주들에 대해서만 감자할 경우 감자무효 소송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으므로, ▷감자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고, 이러한 사정은 피고인을 포함한 론스타펀드 측 이사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2003. 11. 20. 이사회에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감자가 언급되었고, 그 의사록에 의하면, 피고인을 포함한 론스타펀드 측 이사들은 물론 다른 이사들도 “실제로 감자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언론에만 감자하는 것으로 발표하자”는 취지로 발언하거나, “감자는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도 없었다.
○또한, 위 이사회에 참석한 공소외 4, 10, 22, 23 등의 일치된 진술에 의하면, 위 이사회 당시 론스타펀드 측 이사들을 비롯한 모든 이사들은 외환카드에게 3,500억 원 한도 내에서 유동성 지원을 하고 합병추진 결의를 하면, 외환카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어, 외환카드에 자금을 공급하여 준 금융기관들이 대출만기를 연장해 주거나 신규대출을 하여 줄 것으로 기대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위 이사회에 이전인 2003. 11. 19. 씨티그룹의 공소외 9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외환카드 처리방안에 관해 설명하면서, 합병 발표를 하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외환카드의 유동성 상황을 안정시킬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었다(변호인 제출 증제7호의 1).
○이 사건 공소장에 기재된 바와 같이 실사에 필요한 시간이나 노동조합 및 소액주주들의 반발 등은 론스타펀드만이 알거나 예상할 수 있는 특별한 사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위 이사회 당시 외환카드의 감자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외환카드의 감자는 상황에 따라 가능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그 당시 외환카드의 감자가 사실상 불가능하여 더 이상 고려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 2003. 11. 21. 기자간담회 무렵의 상황
○위 이사회 다음날인 2003. 11. 21. 외환은행 행장직무대행 공소외 4가 앞서 본 바와 같이 2003. 11. 21. 17:00 기자간담회에서 합병추진 결의에 따라 향후 외환카드의 감자 계획 등이 검토될 것이며 합병비율 및 세부일정 등은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는 대로 발표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이를 발표하고, 현재로서는 감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발언하였다.
○위 기자간담회 이전에 종료된 당일 금요일 주식시장 거래에서, 외환카드 주가는 전일의 4,280원 보다 7.1% 하락한 3,975원이었다.
○한편으로, 위와 같은 2003. 11. 21.과 22. 다른 신용카드 회사인 LG카드 주식회사가 현금서비스를 중단하고 그의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이른바 LG카드 사태가 발생하였다.
○2003. 11. 21. 주식시장 거래 종료 이전인 13:45경에는, 신용카드 업계에 감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 보도에 의하면, 외환카드는 합병 전에 감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고, LG카드도 추가적인 자본확충 과정에서 감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감자는 경영부실에 대한 주주들의 책임을 묻고, 새로운 대주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변호인 제출 증제116호의 1).
○또한 삼성증권은 2003. 11. 21.자 분석보고서(변호인 제출 증제14호)에서, 외환카드의 합병시 감자의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재무상태가 부실한 외환카드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였고, 그러한 재무상태에 비추어 일반적인 입장에서 볼 때, 외환카드의 감자가 특이한 것으로 인식되지는 않았다고 할 것이다.
라. 2003. 11. 21. 가자간담회 이후의 상황
(1) 2003. 11. 24. 전화회의
○위 기자간담회가 있었던 금요일에 이어 다음 주 월요일인 2003. 11. 24. 주식시장 거래가 다시 시작되었다.
○씨티그룹의 공소외 6은 같은 날 11:04 상급자인 공소외 9에게 “… 감자/새로운 증자를 할 것입니까? 나는 이것은 논외가 되었다(off the table)고 생각합니다.”라고 이메일을 보냈고, 이에 공소외 9도 "맞다, 감자/새로운 증자는 논외다. …“라고 답신하였다.
○같은 날 오후 론스타펀드의 공소외 2, 김·장의 변호사, 씨티그룹의 공소외 9 및 공소외 6이 전화회의(conference call)를 가졌고, 위 전화회의가 끝난 뒤 같은 날 19:33경 공소외 6이 외환은행 집행부의 공소외 10, 13, 14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위 이메일(변호인 제출 증제10호)에서는, “우리는 감자와 증자의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We concluded that there would be no need for a capital reduction and capital increase)”고 하였다.
○한편으로 위 이메일에서는, 외환카드의 주가가 만족할 만한 수준(comfortabe level)에 이를 때까지 모니터하고, 법규상의 합병비율을 사용할 것인지, 제3자가 평가한 가치를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에 관하여 위 전화회의에서 논의하였다고 하였다. 또한, 김·장은 공소외 2의 요청에 따라 자산·부채이전(P&A) 방안을 검토한다고 하면서, 이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도 있는 반면 론스타펀드의 지분율 희석이 없는 방안인데, 최선은 아니지만 이를 검토한다(not the most optimal solution, but exploring it)고 하였다.
○또한 위 이메일에서는, 모든 문제점을 논의하기 위하여 수요일(2003. 11. 26.)에 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하였다.
○ 공소외 6은 위와 같은 2003. 11. 24. 씨티그룹의 실무자인 공소외 12에게 지시하여, 예상되는 장래의 주가 움직임에 따른 합병비율과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검토하는 감응도 분석(sensitivity analysis)를 하도록 하였고, 다음날인 2003. 11. 25. 외환카드 주가가 계속 하락한다고 가정할 경우 감자의 실익이 줄어들게 된다는 내용의 분석결과를 받았다(변호인 제출 증제124호의 105, 108, 109, 111, 113, 114, 115).
○한편으로, 위와 같은 2003. 11. 24. 외환은행 집행부에서는 ‘카드사 관련 보고(종합)’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하였고(변호인 제출 증제21호), 이 보고서에서는, 감자 일정과 감자비율의 결정과 아울러, 전산실 확보를 포함한 외환카드 장악, 외환카드 노동조합 문제 등에 관하여 검토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위 전화회의에서는 외환카드의 합병에 있어 제3자가 평가한 가치를 사용할 것인지도 논의한 것으로서, 그 당시 론스타펀드가 오로지 외환카드 주가의 하락만을 고려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론스타펀드로서는 외환카드 주가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를 것을 기대하는 한편 P&A까지를 포함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함께 고려하면서, 외환카드 주가가 위와 같은 수준에 이르게 되면 외환카드의 감자는 필요 없을 것(there would be no need)으로 예상하는 상황이었다고 할 것이고, 최종적인 결론은 적어도 2003. 11. 26.까지는 보류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위 전화회의에 앞선 2003. 11. 20. 외환은행 이사회 당시 피고인을 포함한 론스타펀드 측 이사들이 외환카드의 감자는 고려하지 않은 채, 외환카드 주가의 하락만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이 외환카드 주가의 하락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론스타펀드가 위와 같은 전화회의를 한다는 것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2) 외환카드의 유동성 문제
○위 전화회의가 있었던 2003. 11. 24. 외환카드에서는, "금번 LG카드 사태로 카드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되었으며, 특히 은행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은 합병발표에도 불구하고 카드사에 대한 투자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작성되었다(변호인 제출 증제47호).
○외환카드는 같은 날 외환은행에게, “LG카드 사태 이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어 합병추진 발표에도 불구하고 자금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 않은바, 별도의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하여야 하는 실정임”라는 공문을 보냈다(변호인 제출 증제48호).
○외환카드는 위 2003. 11. 20. 이사회 이후 외환은행으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받았는데, 외환은행을 제외한 외부로부터 조달한 금액은 2003. 11. 25. 까지 201억 원 정도였다.
○외환카드 주가 역시, 2004. 11. 24.에는 지난 주 금요일인 2003. 11. 21.의 3,975원 보다 14.9% 하락하여 3,380원이 되었고, 2003. 11. 25.에는 전일 대비 14.9% 하락하여 2,875원이 되었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2003. 11. 20. 외환은행 이사회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외환카드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 외환카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어 신규차입 등으로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던 것은 현실화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와 같은 외환카드 주가의 하락은, 2001. 11. 21. 외환은행 행장직무대행이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카드의 감자 계획 등이 검토될 것이라고 발표하고 감자 가능성이 크다고 발언하였음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것이지만, 위 기자간담회 이후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호전되지 않은 것 역시 위 주가하락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음을 전적으로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2003. 11. 26. 전화회의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6이 2003. 11. 24. 전화회의 이후 보낸 이메일의 내용과 같이 2003. 11. 26. 오전 론스타펀드의 공소외 2, 김·장의 변호사, 씨티그룹의 공소외 9 및 공소외 6이 전화회의를 가졌고, 그 전화회의가 끝난 후 공소외 6이 론스타펀드의 공소외 3과 피고인, 외환은행 집행부의 공소외 10, 13, 14에게 이메일(주가조작·국회증인불출석 증거기록 4882쪽)을 보냈다.
○위 이메일에서는, 합병구조를 최종적으로 결정(finalize)하기 위해 만나서 최선의 방안(the best approach)에 관해 합의했다고 하면서, 외환카드 주가가 현저히 하락했기 때문에 법규상의 합병비율을 사용하고, 그러한 주가 하락으로 인하여 특별한 이익이 없고 시간적 여유도 없어 감자나 증자는 없다고 하였다.
○한편으로 위 이메일에서는, 외환카드 주가가 더 하락할 것이고, 그 주가를 계속 모니터해서 론스타펀드에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될 때에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이사회를 열어 합병결의를 하고 합병비율과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고정해야 한다고 하였다.
○론스타펀드 회장 공소외 5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그가 2003. 11. 25. 혹은 26.경 외환카드의 도산 위험에 관한 공소외 1의 보고에 따라 감자 없이 일반 주주의 주식을 시가로 매입하는 결의를 지지하라고 지시하였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론스타펀드는 2006. 11. 26. 당시 외환카드의 주가가 상당히 하락하여 외환카드의 감자가 특별한 이익이 없고, 또한 시간적 여유도 없음을 이유로 감자 없이 합병하기로 하였는바, 론스타펀드로서는 합병비용을 줄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고 할 것이고, 그러한 목표가 외환카드 주가의 하락으로 인하여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에 있어서는, 외환카드의 감자는 론스타펀드의 입장에서 더 이상 필요하거나 유용한 방안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비하여, 외환카드 주가의 하락으로 론스타펀드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 상황 이전에 있어서는, 감자 역시 합병비용을 줄인다는 론스타펀드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서 존속할 수 있는 것으로서, 위와 같이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에 이르러 론스타펀드가 감자 방안을 폐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상황 이전부터 론스타펀드가 감자 방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4) 2003. 11. 27. 외환카드 주가 상승
○론스타펀드는 위와 같이 2003. 11. 26. 전화회의에서 감자 없이 외환카드를 합병하기로 하였는데, 그 회의에 참석한 씨티그룹의 공소외 9는 같은 날 16:28 외환은행 집행부의 공소외 10, 13, 14 등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위 이메일(주가조작·국회증인불출석 증거기록 5066쪽)에서는, 공소외 9 자신이 이해하기에는 위 회의에서 아무런 결론에 이르지 않았고 감자를 계속 검토하기로 하였다고 하였다.
○그런데 위 이메일은 감자 없이 합병하는 방침이 누설되어 내부자거래가 일어날 것을 막기 위하여 허위 내용으로 보낸 것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방침이 누설되어, 외환카드 주가가 다음날인 2003. 11. 27. 전일 대비 14.9% 상승한 2,930원이 되었다.
○그러자 론스타펀드는 2003. 11. 27. 다음날인 2008. 11. 28. 합병결의를 위한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날의 이사회에서 감자 없는 합병이 결의되었다.
○한편으로, 외환은행의 공소외 24는 2003. 11. 27. 14:45분 김·장의 변호사에게, “현재 LG카드 사태로 인한 자금시장의 경색으로 인하여 외환카드의 차입활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합병추진 결의를 하였으나 합병완료 여부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자금제공 기관에서 외환카드에 대하여 'Letter of Comfort'를 요구하고 있습니다.”라는 문서를 보냈다(변호인 제출 증제117호).
라. 허위의 사실 유포 혹은 위계
(1) 이상에서 본 바를 종합하여 보면, 2003. 11. 20. 외환은행 이사회에서는, 외환카드의 합병을 추진하되 외환카드의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하여 감자를 포함한 구체적인 합병방안을 추후에 결정하기로 결의하였고, 2003. 11. 21. 기자간담회에서는, 합병추진 결의에 따라 향후 외환카드의 감자 계획 등이 검토될 것이고 합병비율 및 세부일정 등은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는 대로 발표될 예정이라고 발표되면서, 외환카드의 순자산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해 봐야 감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나 현재로서는 감자할 가능성이 크다는 발언이 있었다.
위와 같은 기자간담회에서의 발표나 발언 내용은, 위 이사회 결의 내용과 같은 것으로서, 위 이사회 결의 내용을 공시한다는 관점에서는, 허위의 사실 유포나 투자자 등을 기망하는 위계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2) 한편, 위 이사회 결의나 기자간담회에서의 발표 및 발언에 의하면, 외환카드의 감자는 추후에 결정될 것이고 그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었다는 것은 아닌바, 이러한 경우, 외환카드의 감자에 관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그 감자가 필요하거나 유용한 방안이라고 인식하면서 그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었다면, 위 기자간담회에서의 발표나 발언이 허위의 사실 유포나 위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서 본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유동성 위기에 처하여 재무상태가 부실한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이 합병함에 있어 외환은행이나 그의 대주주인 론스타펀드로서는 합병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욕구와 목표가 있었고, 그러한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는 외환카드의 감자가 필요하고도 유용한 방안으로 인식되었으며, 론스타펀드는 위 이사회 이후까지도 위와 같은 인식을 유지하여, 합병비용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안과 함께 감자의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상태의 추이에 따라 여러 가지 방안 중 자신에게 가장 유용한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기자간담회에서의 발표나 발언 내용은, 위와 같은 관점에서도, 허위의 사실 유포나 투자자 등을 기망하는 위계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5. 소결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피고인 1이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를 쓰는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어, 피고인 1에 대해 무죄를 선고할 것이고,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행위를 전제로 하여 공소가 제기된 피고인 외환은행 및 피고인 LSF-KEB에 대하여도 무죄를 선고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있다.
Ⅱ.「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반
▶공소사실 제2.(국회 불출석)
1. 기초사실
피고인은 2004. 10. 12.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 30층 LSAK 대표이사 사무실에서, ‘론스타펀드의 외환은행 인수’ 등에 관하여 2004년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2004. 10. 21. 10:00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증인출석 요구서를 송달받았는데, 위 증언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였다.
2. 공소사실 및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위와 같이 출석하지 아니함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었으므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제12조 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이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이 업무상 위 증언기일에 홍콩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해야만 했고, 피고인을 증인으로 신청한 국회의원으로부터 사전에 출석하지 않아도 좋다는 승낙까지 받았으나 국회 내부의 행정절차상 착오로 인하여 증인신청이 철회되지 않았을 뿐이므로, 위와 같은 불출석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며, ○피해법익의 주체인 위 국회의원으로부터 승낙을 받은 이상 위법성도 없다는 것이다.
3.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사전에 일정이 계획되어 있지도 않고 피고인이 참석해야만 하는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위 증언기일인 2004. 10. 21.에 열려야만 하는 것도 아닌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사유를 들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어, 그러한 불출석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에게는 국회 정무위원회가 출석요구를 하였으므로, 피고인을 증인으로 신청한 국회의원 개인으로부터 승낙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불출석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다.
4. 소결
따라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것이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모두 이유없다.
Ⅲ.「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1
▶공소사실 제4.가(서울차체공업 채권), 제3.가(기아자동차 채권)
1. HAK와 LSAK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앞서 모두에서 본 HAK(Hudson Advisors Korea)와 LSAK(LoneStar Advisors Korea)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업무 및 조직
○HAK와 LSAK는 론스타펀드가 그의 투자사업을 위하여 국내에 설립한 주식회사 및 유한회사이다.
○앞서 모두에서 본 공소외 3은 론스타펀드의 국내 본부장(country manager)으로서, LSAK 대표이사 및 HAK 대표이사의 상급자이고, LSAK와 HAK의 업무에 관해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였으며, 미국 소재 론스타펀드 본사에 보고하여 지시를 받는 권한과 책임도 공소외 3만이 가지고 있었다.
○LSAK는 부실채권 등 투자자산을 물색하여(origination) 입찰에 참가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미국 소재 론스타펀드 본사와의 연락을 담당하고, 대표이사 아래 특별한 부서 없이 임원급의 오리지네이터(originator)들로 조직되어 있다.
○HAK는 유동화전문회사(이하 ‘SPC’라 한다)의 자산관리자 및 업무수탁자로서, 위탁받은 유동화자산의 관리 업무 및 기타 업무를 수행하고, 그 조직은, ▷수익률 예측 및 보고, 회계, 인사, 총무 등을 담당하는 F&A(Finance & Administration)팀, ▷부실채권의 매각·회수 등을 담당하는 자산관리(Asset Management)팀, ▷부동산의 관리·처분을 담당하는 REO(Real Estate Owned)팀, ▷부실채권 및 기업의 가치평가를 담당하는 Underwriting팀, ▷부동산의 가치평가를 담당는 부동산평가(Real Estate Valuation)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 업무 절차 및 내용
○자산보유자의 주간사가 입찰 초청장을 LSAK에 보내면, LSAK의 오리지네이터가 대표이사를 거쳐 공소외 3에게 보고하고, 공소외 3이 미국 소재 론스타펀드 본사로 투자의향서를 보내서 승인을 받은 다음, 이를 자산보유자에 제출하고, 대상 자산에 대한 투자정보안내서 및 실사자료를 받는다.
○위 실사자료를 기초로 HAK의 Underwriting팀에서 부실채권이나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 다음 그 결과를 기재한 가치평가서를 작성한다.
○위 가치평가서를 기초로 LSAK의 오리지네이터가 대상 자산으로부터 발생될 현금흐름을 분석한 다음 적절한 할인율을 적용하여 대상 자산의 양수가격을 산정한다(pricing 업무).
○그 후 LSAK의 대표이사 및 오리지네이터, HAK의 Underwriting팀 및 부동산평가팀이 참석하는 롤업 회의(Roll-Up meeting)가 열려, 위와 같은 가치 평가 및 양수가격 산정 결과를 기초로 하여 입찰예정가격 또는 제안가격을 정한 다음, 공소외 3이 미국 소재 론스타 본사에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 LSAK가 입찰에 참여한다.
○그 입찰에서 론스타펀드가 낙찰을 받게 되면, HAK가 대상 자산을 양수할 유동화전문회사를 설립하고 그 SPC와 자산관리계약 및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며, 론스타펀드는 위와 같은 낙찰자의 지위를 SPC에게 이전한다.
○HAK는 SPC의 자산유동화계획에 따라 사채 혹은 출자증권 형태의 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여 그 인수자들로부터 대금을 지급받고, 이로써 자산보유자에게 자산양수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거래를 완결(closing)한다.
○HAK는 SPC의 자산관리자로서 SPC가 양수하여 보유하는 채권의 채무자에 대하여 자진 변제를 유도하거나 경매 또는 제3자에게 양도(Loan Sale)하는 방식으로 유동화자산을 관리·운용·처분한다.
○HAK는 또한 SPC의 업무수탁자로서 유동화자산의 처분수익으로 ABS의 인수자들에게 사채원리금을 상환하거나 출자배당금을 지급한다.
2. 공소사실 제4.가(서울차체공업 채권)
가. 기초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엘에스에프 케이디비 엔피엘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리미티드’(LSF-KDB NPL Investment Co. Ltd)는, 론스타펀드가 한국산업은행(KDB)과 공동출자하여 설립한 외국법인으로서, 그 국내 지점(이하 ‘KDB NPL'이라고 한다)을 설치하였고, KDB NPL이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주)서울차체공업에 대한 채권(이하 ‘서울차체공업 채권’이라고 한다)을 양수하여 이를 보유하였다.
○‘엘에스에프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리미티드’(LSF Korea Investment Co. Ltd)는, 론스타펀드가 출자하여 국내에 설립한 유동화전문회사(’이하 ‘LSF Korea'라고 한다)이고,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양수한 캠코99-1 채권을 보유하였다.
○HAK는 KDB NPL의 자산관리자로서, 서울차체공업 채권을 ‘(주)윈&윈21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대표이사 공소외 25, 이하 ’윈&윈21‘이라고 한다)에 매각하게 되었고, 그 매각협상 과정에서 매각대금이 490억 원으로 합의되었다.
○HAK는 한편으로 LSF Koera의 자산관리자였는데, 캠코99-1 채권의 수익률이 낮자 이를 올리기 위하여,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매각으로 얻을 KDB NPL의 수익 중 70억 원을 LSF Korea의 수익으로 이전시키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HAK가 2001. 3. 8.경 윈&윈21에게 서울차체공업 채권과 캠코99-1 채권 중 회수가능성이 거의 없어 무가치한 57개 상각채권을 묶어서 이른바 ’벌크매도‘ 방식으로 대금 합계 490억 원에 매각하면서,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대금은 당초 정하였던 490억 원보다 70억 원이 적은 420억 원으로 정하고, 위와 같이 무가치한 57개 상각채권의 대금을 70억 원으로 정하였다.
○위와 같은 채권매각에 따른 자금 이동이 그대로 실행되었고, 이에 따라 KDB NPL이 70억 원의 손해를 입고, LSF Korea가 같은 금액의 이익을 얻었다.
나. 공소사실 및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HAK 대표이사로서 론스타펀드의 국내 본부장 공소외 3과 공모하여 위와 같은 채권매각(이하 ‘서울/캠코 채권매각’이라 한다)을 함으로써 배임죄를 범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는, ○서울/캠코 채권매각은 피고인이 HAK의 대표이사가 된 2001. 3. 9. 이전에 이루어졌고, ○서울/캠코 채권매각 당시 피고인은 HAK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만을 담당하면서 부실채권 거래는 공소외 3이 직접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에게 지시하여 이루어져, ○결국 피고인은 서울/캠코 채권매각에 관여한 바 없어 무죄이다.
다.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원래 부동산 관련 업무가 전문으로서 2000. 10.경 HAK에 입사하여 REO팀의 팀장으로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다.
○위 입사 당시 공소외 26이 HAK 대표이사였는데, 그가 싱가폴로 전보됨에 따라 피고인이 2001. 1. 중순경 HAK 대표이사로 승진하여 그때로부터 HAK 대표이사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취임등기는 2001. 3. 9.에 마쳤다.
○서울차체공업 채권은 원래 HAK의 보조 자산관리자인 KDB-LS에서 관리하면서 그 결재라인이 ‘에셋 매니저(asset manager) 공소외 27→포트폴리오 매니저(portfolio manager) 공소외 28→KDB-LS 대표이사’였는데, 2001. 1. 24.경(설날) 이후 그 관리가 HAK로 이관되면서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공소외 29로 교체되었고, 그에 따라 결재라인이 ‘에셋 매니저 공소외 27→포트폴리오 매니저 공소외 29→HAK 대표이사’로 변경되었다.
○위와 같은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교체는 공소외 3이 피고인에게 지시하여 이루어졌고(피고인 검찰 진술/수익률조작 증거기록 662쪽, 이하 증거기록은 수익률조작 증거기록을 지칭한다), 그 후 에셋 매니저 공소외 27이 공소외 29와 피고인에게 서울차체공업 채권에 관한 그간의 업무경과를 보고하였다.
○캠코99-1 채권은 2000.경부터 포트폴리오 매니저 공소외 30이 관리하였는데, 주로 직접 추심 및 경매를 통하여 회수하다가 수익률이 저조하자, 공소외 26의 지시에 따라 2000. 12.경부터 채권을 매각하여 회수하기 시작하여 피고인이 HAK 대표이사의 업무를 시작한 이후에도 계속 매각하였다( 공소외 30 검찰 진술/증거기록 4054쪽).
○이러한 매각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악화되자, 공소외 3, 피고인, 공소외 31, 29, 30 등이 공식·비공식 회의, 포캐스팅 미팅 등을 통해 캠코99-1 채권의 수익률 제고방안에 관하여 자주 논의하였고( 공소외 29 원심법정 진술/공판기록 3580~3581쪽, 3647쪽, 공소외 30 검찰 진술/증거기록 4055~4056쪽), 그러한 회의 등에서 공소외 3이 위 채권의 수익률을 올리라고 수차례 지시한 바 있어, 피고인도 그러한 상황을 알고 있었다(피고인 원심법정 진술/공판기록 469쪽, 피고인 검찰 진술/증거기록 663쪽).
○한편, 서울차체공업 채권은 원래 위 공소외 28이 윈&윈21에 매각하기 위하여 그 대표이사 공소외 25와 협상을 진행하여 왔는데, 공소외 28로부터 업무를 인계받은 공소외 29가 공소외 25와 협상을 진행하여 2001. 2.경 매각대금을 490억 원으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는 당초의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었다.
○위와 같이 공소외 3, 피고인 등이 참석한 캠코99-1 채권의 수익률 관련 회의에서 공소외 29가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수익이 당초의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하자, 캠코99-1 채권 중 회수가능성이 거의 없어 무가치한 상각채권(담보권 실행 후 무담보로 남은 채권)을 서울차체공업 채권에 끼워 파는 방법으로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수익 중 70억 원을 캠코99-1 채권에 관한 LSIF의 수익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공소외 30이 그 상각채권 중 57개를 선정하였다( 공소외 30 검찰 진술/증거기록 4054~4055쪽).
○ 공소외 29는 공소외 27에게 서울차체공업 채권을 420억 원에 매각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문서의 기안을 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공소외 27이 서울차체공업 채권 매도를 위한 ‘Resolution Memorandum’(HAK의 내부결재 문서로서 그 결재가 있어야 계약서 작성 등 매각절차를 진행할 수 있음)을 기안하면서, 당시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공소외 29와 대표이사인 피고인을 결재자로 하였다(이 결재문서는 현존하지 않으나, 공소외 27은 원심법정에서, 2006. 4.경 공소외 32로부터 혹시 서울차체공업 채권에 대하여 공소외 33 당시 KDB-LS 대표이사가 결재했는지 문의를 받고 확인해 보니, 당시 기안했던 Resolution Memorandum에 작성자는 공소외 27 자신, 결재자는 공소외 29, 피고인으로 되어 있어서 이를 공소외 32에게 알려준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3680쪽).
○캠코99-1 채권의 매각을 위한 결재문서인 2001. 3. 7.자 Resolution Memorandum(증거기록 2764쪽)은 HAK 자산관리팀의 공소외 34가 공소외 29의 지시로 기안하였는데, 위 문서에는 그 채권이 ‘deficiency 채권’, 즉 담보권 실행 후 무담보로 남은 채권임을 뜻하는 용어가 부기되어 있고, 공소외 29와 피고인이 결재자로 되어 있다(위 문서에 피고인의 서명은 없는데, 공소외 29는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사무실에 없어 전화로 구두결재를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위 채권매각은 이른바 ‘벌크매도’ 방식으로서, HAK 자산관리팀의 공소외 34는 개별 채권에 관한 ‘Resolution Memorandum’ 이외에 서울차체공업 채권과 캠코99-1 채권 등 매각채권 전체에 관한 ‘Resolution Memorandum’을 별도로 작성하였는데, 그 문서에도 공소외 29와 피고인이 결재자로 되어 있었다( 공소외 34 원심법정 진술/공판기록 3771쪽, 공소외 34 검찰 진술/증거기록 2774쪽).
○위 채권매각 당시 공소외 29는 HAK에서 자산관리 업무에 관하여 전결권을 가지지 않았고, 피고인도 검찰에서, 윈&윈21에게 (서울차체공업 채권을) 매각한다는 보고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202쪽){다만, 형식적으로만 보고를 받았을 뿐 실질적인 내용은 모른다거나(증거기록 3196쪽, 3248쪽), 기존에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피고인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214쪽)}.
라. 판단
위에서 본 바에 의하면, ○2001. 2.경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매각대금을 490억 원으로 하기로 윈&윈21과 합의가 이루어졌고, 그 무렵 HAK에서 캠코99-1 채권을 ‘벌크매도’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하였는데, 이 당시는 피고인이 HAK 대표이사의 업무를 수행하던 때였고, ○피고인은 HAK 대표이사로서 캠코99-1 채권의 수익률 관련 회의에 참석하여 공소외 3으로부터 그 수익률을 제고하라는 지시를 들었고, 또한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관리가 KDB-LS로부터 HAK로 이관되면서 공소외 3의 지시에 따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공소외 29로 변경하면서, 피고인 자신이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관리에 관한 결재자가 되었으며, 에셋 매니저 공소외 27로부터 서울차체공업 채권 회수를 위한 그간의 업무추진 경과를 보고받기도 하였으며, ○서울차체공업 채권 및 캠코99-1 채권의 매각을 위한 결재문서인 Resolution Memorandum에 피고인이 결재자로 되어 있고, 피고인 자신도 위 채권매각에 관해 보고받았음을 부인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익률 관리와 채권매각은 HAK의 업무인데, 서울/캠코 채권매각과 같이 대금 490억 원 중 70억 원을 다른 SPC의 수익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HAK 대표이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피고인이 실질적인 내용을 모른 채 형식적으로만 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으로 공소외 29의 진술에 의하면, 서울/캠코 채권매각에 있어서 피고인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모든 지시를 내리는 등 피고인이 이를 주도하였다는 것인데, 위에서 본 바에 의하면, 서울/캠코 채권매각은 론스타펀드의 국내 본부장으로서 HAK의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던 공소외 3이 주도하고 공소외 29가 주로 실행한 것으로 보여, 공소외 29의 진술에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고는 할 것이지만, 공소외 29의 나머지 진술과 앞서 본 공소외 30의 일부 진술 및 피고인 자신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29의 진술이 전적으로 허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2001. 1. 중순경부터 HAK 대표이사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서울/캠코 채권매각에 있어서도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진행상황을 관리하면서 공소외 29 등 실무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결재 하는 등 서울/캠코 채권매각으로 인한 배임 범행에 공모·가담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3. 공소사실 제3.가(기아자동차 채권)
가. 기초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론스타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리미티드’(LoneStar International Finance Limited)는, 론스타펀드Ⅱ~Ⅴ가 공동출자하여 아일랜드에 설립한 외국법인(이하 ’LSIF'라 한다)으로서, 론스타펀드Ⅲ로부터 부성중공업(주)에 대한 채권(이하 ‘부성중공업 채권’이라 한다)를 양수하여 이를 보유하였다.
○‘엘에스에프 코리아 파이브 유동화전문 유한회사’(LSF KoreaⅤ ABS Specialty Co. LLC)는, 론스타펀드Ⅲ가 국내에 설립한 유동화전문회사(이하 ’DIBC'라 한다)로서, 대한종합금융(주)(이하 ’대한종금‘이라 한다)로부터 기아자동차(주)에 대한 채권(이하 ’기아자동차 채권‘이라 한다)을 양수하여 이를 보유하였다.
○기아자동차 채권은 위와 같이 DIBC가 론스타펀드Ⅲ로부터 양수하기 이전인 2001. 5.경에 이미 ‘에스&에스 컨설팅'(이하 'S&S'라 한다)에게 대금 410억 원에 매각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고, 그로 인한 수익이 5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었다.
○LSIF가 보유하는 부성중공업 채권은 그 채권액 105억 원 가량 중 70억 원 가량 밖에 회수할 수 없어 30억 원 가량의 손실이 예상되었다.
○HAK는 LSIF와 DIBC의 자산관리자였는데, 위와 같이 부성중공업 채권의 손실이 예상되어 그 수익률이 낮자, 기아자동차 채권을 60억 원 가량 낮은 가격에 매각하고 부성중공업 채권을 60억 원 가량 높은 가격에 매각하여, 기아자동차 채권의 매각으로 얻을 DIBC의 수익 중 60억 원 가량을 부성중공업 채권에 관한 LSIF의 수익으로 이전시키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HAK가 2001. 7. 중순경 윈&윈21의 명의를 빌려서, 2001. 8. 2.경 LSIF가 보유하는 부성중공업 채권을 윈&윈21에게 대금 140억 원에 고가로 매각하고, 이어서 2001. 8. 27. DIBC가 보유하는 기아자동차 채권을 윈&윈21에게 대금 351억 3,300만 원에 저가로 매각하였다가, 윈&윈21이 그 채권을 S&S에게 대금 410억 원에 다시 매각하는 형식을 취하도록 하였다.
○위와 같은 채권매각에 따른 자금 이동이 그대로 실행되었고, 이에 따라 DIBC가 58억 6,700만 원(410억 원과 351억 3,300만 원의 차액)의 손해를 입고 LSIF가 같은 금액의 이익을 얻었다.
나. 공소사실 및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HAK 대표이사로서 HAK 재무담당 이사 공소외 31과 공모하여 위와 같은 채권매각(이하 ‘기아/부성 채권매각’이라고 한다)을 함으로써 배임죄를 범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는 다음과 같다.
○기아/부성 채권매각은 피고인이 HAK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중에 이루어진 것이나, 당시 피고인은 전문분야인 부동산 관련 업무에 전념하였고, 채권의 관리·처분 업무는 공소외 3이 의사결정을 하고 직접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에게 지시하여 처리된 것으로, 피고인은 HAK 대표이사로서 형식적으로 결재만 하였을 뿐,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관여하지 않았다.
○DIBC와 LSIF는 경제적·실질적 관점에서는 모두 론스타펀드의 투자 자산에 불과하므로, 그 상호 간의 수익 이전 행위는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기아자동차 채권은 SPC인 DIBC가 양수하기 이전에 이미 매각처가 예정되어 있는 이른바 플립(flip) 자산이기 때문에 DIBC의 자산관리자인 HAK로서는 이를 미리 정하여진 조건에 따라 매각할 수밖에 없고, 플립 자산은 다른 부실채권과 구별하여 관리하기 때문에 플립 자산을 저가로 매도하더라도 SPC에 대한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주지 않는다.
○피해자 DIBC의 대표 공소외 15의 승낙이 있었기 때문에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의 내용과 그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부성중공업 채권은 원래 론스타펀드Ⅲ가 2000. 7. 24.경 부성중공업(주)에 105억 원 가량을 대출한 채권으로서, 부성중공업(주) 소유인 인천 소재 대림제물포 빌딩이 담보로 제공되었는데, 2001. 1.경 부성중공업(주)의 부도가 발생하였고, 위 대림제물포 빌딩에 관하여 담보권을 실행하더라도 70억 원 가량 밖에 회수할 수 없게 되어, 부성중공업 채권을 론스타펀드Ⅲ로부터 양수한 LSIF에서는 위 채권의 손실이 당면문제로 떠올랐다.
○한편, LSAK에서 origination업무를 보조하면서 pricing업무를 담당하는 대리 공소외 35는 기아자동차 채권의 투자가치가 높다고 보고 이를 공소외 3에게 보고하여 론스타펀드Ⅲ가 기아자동차 채권을 낙찰받았는데, DIBC가 이를 론스타펀드Ⅲ로부터 양수하기 이전인 2001. 5.경에 이미 기아자동차 채권을 S&S에게 대금 410억 원에 매각하기로 예정되었고(이른바 플립 거래), 그로 인한 수익이 5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었다.
○이에 공소외 3이 공소외 35에게, 기아자동차 채권에서 발생할 수익을 부성중공업 채권의 수익으로 이전하는 거래구조를 검토하도록 지시하였고, 그에 따라 공소외 35가 공소외 29를 비롯한 HAK 임원들에게 알림에 따라 2001. 6.~7.경 HAK 사무실에서 피고인, 공소외 29, 15, 35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위 거래구조를 논의하는 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다( 공소외 35, 29, 15의 각 진술).
○피고인은 그 이전인 2000. 11.경 부성중공업 채권의 담보인 위 대림제물포 빌딩의 가치를 평가한 적이 있어 부성중공업 채권의 수익률이 저조하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이 2001. 6.~7.경에 열린 회의에 매회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HAK 대표이사로서 2~3회 참석하여 보고를 받았다( 공소외 35 원심법정 진술/공판기록 2863쪽, 공소외 35 검찰 진술/증거기록 70쪽 ; 공소외 15 검찰 진술/증거기록 84쪽).
○ 공소외 35는 원심법정에서, 당초에는 공소외 3의 지시에 따라 기아/부성 채권매각을 진행하였고, HAK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LSAK 직원인 공소외 35의 상관이 아니어서 피고인에게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관하여 보고하지 않았었으나, 공소외 3이 공소외 35에게 실무적인 것은 피고인과 상의하라고 하였고, 또한 피고인이 위 회의에 참석한 최고위 직급이기 때문에 2001. 5.경부터는 기아/부성 채권매각의 전반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2863~2867쪽).
(2) ○위 회의에서는 당초, 유한회사를 새로 설립하고 그 명의를 빌려서 기아자동차 채권을 위 유한회사에게 저가로 매각하고 부성중공업 채권을 고가로 매각하는 구조로 수익을 이전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이에 2001. 7. 10.경 HAK의 Underwriting팀 소속 공소외 36과 공소외 37을 사원으로 하여 ‘손인실업’이라는 유한회사를 설립하고자 하였는데, 공소외 36이 그에 대한 거부의사를 피고인에게 직접 표시하였고, 그에 따라 손인실업을 이용하는 방안은 무산되었다.
○이에 관하여 공소외 36은, “며칠 동안 고민하다가 처에게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겠다고 말하고 HAK 이사 공소외 15에게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공소외 15의 보고를 받은 피고인이 공소외 36을 불러 ‘왜 못하냐’고 물어 이유를 설명하였으며, 이를 들은 피고인은 한참 말이 없다가 ‘가보라’고 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그러자 공소외 29가 윈&윈21의 대표이사 공소외 25와 접촉하여 HAK가 윈&윈21의 명의를 빌려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이용하기로 합의하였다.
(3)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관하여는 그 거래구조가 기재된 메모(수익률조작 증거기록 215쪽)가 남아 있다.
○위 메모의 작성경위에 관하여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고인이 자발적으로 그린 것이 아니다. 공소외 3이 공소외 35에게 지시한 것을 공소외 35가 피고인에게 이메일로 보내고 이를 피고인이 이해하는 차원에서 혼자서 그린 것이며, 피고인이 거래구조를 직접 지시하면서 그린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916쪽). 그런데, 위와 같이 피고인이 이해하는 차원에서 혼자서 그렸다는 위 메모를 공소외 29가 가지고 있다가 검찰에 제출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법정에서, “위 메모 중 거래주체인 ‘LS', ;Boosung', 'Kia', 'W&W' 중 일부는 피고인의 필체와 비슷하나 화살표 끝 부분 표시방법, ‘억’, ‘4’ 등은 다르다. 언젠가 공소외 29가 피고인을 찾아와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관하여 설명하면서 피고인이 설명을 알아듣지 못하자 화살표와 금액을 메모해가면서 설명해 주면서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고 진술을 변경하였다(공판조서 42, 43쪽).
○이에 관하여 공소외 29는, 피고인이 위 메모를 그려주며 공소외 29 자신에게 기아/부성 채권매각의 거래구조를 설명해 주었다고 하면서, “위 메모 가운데의 ‘assign’ 이라는 문구를 이해 못해서 갸우뚱거리고 있으니, 피고인이 그림을 그리며 설명해 주었다. 플립 거래라 당시 기아자동차 채권은 아직 매입이 안 되어 관리를 시작하지 않은 것인데, 대뜸 기아자동차 채권을 윈&윈21을 끼워서 팔고 어느 업체로 ‘assign’ 하라고 하니 이해가 안 갔다. 나중에 공소외 35에게 설명을 들으니 대한투자신탁에 양도한다는 것 같았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위 메모에 기아/부성 채권매각과 관계없는 삼익 채권과 풍연 채권의 거래구조가 그려져 있는 이유에 대하여도, “삼익 채권은 공소외 30이 관리하던 것이고, K-2채권은 캠코99-2 채권으로서 역시 공소외 30이 관리하던 것이다. 풍연 채권은 공소외 29 자신이 윈&윈21에 매각한 것이다. 당시 풍연 채권에 대한 대금을 윈&윈21이 연체 중이어서, 풍연 채권의 대금을 깎아주는 형태로 손실을 줄여보라는 취지로 그린 것이다. 윈&윈21에게는 풍연 채권의 대금을 깎아주는 대신, 캠코99-2 채권과 삼익 채권을 40억 정도 더 비싸게 팔라는 지시였다. 캠코99-2 채권이 무가치한 것인데, 가치가 높은 삼익 채권과 묶어서 벌크로서 수익률 조작을 시도하라는 것이다. 결국 실행상의 문제가 발생하여 위 지시는 실행되지 않았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2389쪽 이하).
(4) ○2001. 7. 6. HAK 이사 공소외 15가 KPMG의 공소외 38을 수신인으로, LSAK의 공소외 35, HAK의 공소외 36, 39 참조로 하여 이메일을 보냈는데, 그 내용은, 부성중공업 채권을 매각하는 경우 버뮤다에 설립된 회사와 아일랜드에 설립된 회사 중 어느 쪽이 양도인이 되는 것이 세무상 유리한지의 검토를 요청하면서 그 의견서를 피고인에게만 보고하고 미국 소재 론스타펀드 본사에는 보고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2001. 7. 19. 공소외 35가 HAK의 공소외 29와 공소외 34를 수신인으로, 피고인, 공소외 15, 36을 참조로 하여 이메일을 보냈는데, 기아자동차 채권을 윈&윈21에 매각하기 위하여 변호사가 작성한 채권양수도 계약서의 최종본을 첨부하였다.
○2001. 7. 24. 공소외 35가 피고인을 수신인으로, 공소외 3, 29, 15, 36을 참조로 하여 이메일를 보냈는데, ‘기아/부성 구조’라는 제목의 거래구조도를 첨부하였고, 그 거래구조도에는 채권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매각될 것인지와 대금지급 일자까지 확정되어 있었으며, 기아/부성 채권매각의 최종 거래구조에 대하여 승인을 해 주고(give us a confirmation on this transaction), 거래구조에 관하여 법률적 문제는 없지만 자문 변호사가 경영진의 승인(management approval)을 원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2001. 7. 24. 피고인이 공소외 35의 위 이메일에 대한 답신으로, 공소외 35를 수신인으로, 공소외 3, 29, 15, 36을 참조로 하여 이메일을 보냈는데, 그 내용은, 거래구조에 대하여 이견이 없고, 이 거래에 관하여 이야기하기 위해 내일 변호사를 연결해 달라는 것이었다.
○2001. 7. 26. 공소외 15가 ‘DIBC closing'이라는 제목으로 공소외 3, 피고인을 수신인으로, 공소외 35, 37, 36을 참조로 하여 이메일을 보냈는데, 그 내용은, 기아자동차 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부실채권 인수대금 중 60%를 서울은행으로부터 차입하고, 이자는 12%로 정했으며, 클로징에 앞서 직접 기아자동차 측과 접촉해서 양수도 계약서를 작성하고 매입 확약서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5) 기아자동차 채권과 부성중공업 채권 등 6개 채권의 매각을 위한 2001. 8. 24.자 Resolution Memorandum(제목 : 기아차 등 6개 차주 Loan Sales 승인의 건)에 공소외 29와 피고인이 결재하였다.
라. 판단
(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2001. 1. 중순경부터 HAK 대표이사의 업무를 수행한 점, ○기아/부성 채권매각의 거래구조 확정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여 그 의사결정에 관여하던 점, ○손인실업을 이용하는 방안에 대하여 거부하는 의사를 공소외 36으로부터 직접 들었던 점, ○위 방안이 무산되자 윈&윈21을 이용하는 거래구조를 공소외 29에게 설명한 점, ○ 공소외 35나 HAK 직원들로부터 이메일 등으로 보고를 받거나 그들에게 지시를 하면서 진행상황을 관리하였던 점, ○기아/부성 채권매각을 승인하는 문서인 2001. 8. 24.자 Resolution Memorandum에 결재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기아/부성 채권매각으로 인한 배임 범행에 공모·가담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2) DIBC와 LSIF 사이의 수익 이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에 의하면, DIBC는 론스타펀드Ⅲ가 국내에 설립한 유동화전문회사이고, LSIF는 론스타펀드Ⅱ~Ⅴ가 공동출자하여 아일랜드에 설립한 외국법인이다.
이러한 경우, DIBC가 보유한 자산의 매각대금은 DIBC에 대한 모든 채권의 상환을 위한 책임재산이 되고, 상환 이후의 잔액은 DIBC의 출자자들에게 배당될 것이며,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DIBC가 발행한 ABS의 인수자에는 서울은행도 포함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어, DIBC와 LSIF는 그 이해관계인의 범위가 반드시 일치한다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DIBC와 LSIF의 자산관리자인 HAK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DIBC의 수익을 LSIF로 함부로 이전하는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3) 플립(flip) 자산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에 의하면, 기아자동차 채권은 DIBC가 이를 론스타펀드Ⅲ로부터 양수하기 이전에 이미 S&S에게 대금 410억 원에 매각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플립 자산이었다.
그러나,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있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윈&윈21의 명의를 빌려, LSIF가 보유하는 부성중공업 채권을 윈&윈21에게 고가로 매각하고, 이어서 DIBC가 보유하는 기아자동차 채권을 윈&윈21에게 대금 351억 3,300만 원에 저가로 매각하였다가 윈&윈21이 기아자동차 채권을 S&S에게 대금 410억 원에 다시 매각하도록 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DIBC가 위 410억 원과 351억 3,300만 원의 차액인 58억 6,700만 원의 손해를 입게 한 것이어서, 기아자동차 채권이 플립 자산인지의 여부는 배임죄의 성립 여부와 무관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4) DIBC 대표이사 공소외 15의 승낙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15는 HAK 이사로서 Underwriting팀에 소속되어 SPC 설립 업무를 담당하면서 DIBC의 대표이사가 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와 같이 배임 행위에 해당하는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관하여 공소외 15가 승낙을 하였다면, 공소외 15로서는 그 배임 행위의 공범이 될 뿐, 위와 같은 배임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없다.
4. 소결
그렇다면, 서울/캠코 채권매각과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관한 위 공소사실은 원심의 판단과 같이 유죄로 인정할 것이다.
Ⅳ.「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조세)
▶공소사실 제3.나.(법인세 포탈)
1. 기초사실
○2001. 9. 20.경 HAK 사무실에서 위 DIBC의 배당결의를 위한 사원총회가 개최되었다.
○DIBC의 제1기 사업년도(2001. 6. 30. ~ 2001. 8. 31.)의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은 18억 1,140만 7,897원이었는데, 피고인은 그 100%를 배당선언하였다.
○DIBC는 제1기 사업년도 법인세 신고 당시, 위와 같은 배당을 신고하여 소득공제를 받고, 법인세를 전혀 납부하지 않았다.
○위 소득공제는, 법인세법 제51조의2 제1항 이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의한 유동화전문회사가 배당가능 이익의 100분의 90 이상을 배당한 경우 그 금액은 당해 사업년도 소득금액에 있어서 이를 공제한다.”고 규정하였음에 기한 것이었다.
2. 공소사실 및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
가. 공소사실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그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앞서 본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따라 DIBC로부터 LSIF로 이전된 58억 6,700만 원은, DIBC의 제1기 사업년도 당기순이익에 산입되어야 한다.
○따라서 위 사업연도의 배당가능 이익은, 위에서 본 18억 1,140만 7,897원에다가 위 58억 6,700만 원을 합한 76억 7,840만 7,897원이 된다.
○그런데 DIBC는 위 18억 1,140만 7,897원을 배당선언 하였고, 이는 배당가능 이익인 위 76억 7,840만 7,897원의 23.59%에 불과하여, 배당가능 이익의 100분의 90 이상을 배당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IBC는 배당가능 이익의 100%를 배당한 것으로 소득공제를 받음으로써 법인세 21억 4,795만 4,211원을 포탈하였다.
나.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
위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는 다음과 같다.
○DIBC가 기아자동차 채권을 윈&윈21에게 저가로 매각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계약 내용 그대로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려는 의사에 기한 것이었고, 무효인 통정허위표시는 아니며,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제20조 , 제22조 에 위배되는 행위라도 사법상 효력에 있어서까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부당행위계산 부인이나 기부금의 손금불산입에 해당하여 법인세 채무가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세무회계와 기업회계의 차이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조세포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조세포탈죄의 구성요건인 사기 기타 부정한 거래에 해당하지 않고, 조세포탈의 의사나 범의도 없었다.
3. 판단
가. 배당가능 이익
(1) 법인세법 제51조의2 제1항 은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의한 유동화전문회사가 배당가능 이익의 100분의 90 이상을 배당한 경우 그 금액은 당해 사업년도 소득금액에 있어서 이를 공제한다.”고 규정한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86조의2 제1항 은 위 배당가능 이익을,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작성한 재무제표상의 법인세비용 차감 후 당기순이익에 이월이익잉여금을 가산하거나 이월결손금을 공제하고 상법 제458조 의 규정에 의하여 적립한 이익준비금을 차감한 금액”이라고 규정한다.
(2) 한편으로 상법 제462조 는, 대차대조표상의 순자산액으로부터 자본액, 그 결산시까지 적립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액, 그 결산기에 적립하여야 할 이익준비금의 액을 공제한 금액을 한도로 하여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러한 규정은, 배당으로 지출할 수 있는 이익의 법적 한도, 즉 배당가능 이익을 정함으로써 회사의 자산이 회사 밖으로 부당하게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고, 배당의 재원은 회사의 이익이 아니면 아니된다.
나. SPC간 수익 이전 및 회사의 수익
(1)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있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HAK가 LSIF와 DIBC의 자산관리자로서, LSIF가 보유하는 부성중공업 채권의 손실이 예상되어 그 수익률이 낮자, DIBC가 보유하는 기아자동차 채권을 저가로 매각하고 부성중공업 채권을 고가로 매각하여, 기아자동차 채권의 매각으로 얻을 DIBC의 수익을 LSIF의 수익으로 이전시켰다.
이로 인하여 DIBC가 58억 6,700만 원의 손해를 입고 LSIF가 같은 금액의 이익을 얻었다.
(2) 위와 같은 경우, 기아자동차 채권의 매각으로 DIBC가 얻을 수익은 HAK의 의도에 따라 LSIF에게 확정적으로 이전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그러한 SPC간의 수익 이전이 앞서 본 바와 같이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기아자동차 채권의 매각으로 DIBC가 얻을 수익은, 그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 법인세법 제15조 )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와 같이 LSIF에게 수익을 이전시키는 것은 DIBC의 수익을 부당하게 회사 밖으로 유출시키는 것으로서, 이와 같이 유출된 수익을 DIBC의 배당가능 이익에 포함시켜서 다시 배당의 재원으로 삼는다는 것은, 회사가 배당으로 지출할 수 있는 이익의 법적 한도를 정하고자 하는 배당가능 이익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LISF에게 이전된 58억 6,700만 원은 DIBC의 배당가능 이익에 포함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4. 소결
따라서, 위 58억 6,700만 원이 DIBC의 배당가능 이익에 포함됨을 전제로 하는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무죄를 선고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있다.
Ⅴ.「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2
▶공소사실 제5.(미도파 채권), 제4.나.(뉴코아 채권), 제6(극동건설 채권)
1. 피고인과 HAK
가. LSAK 사장 및 대표이사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래 부동산 관련 업무가 전문으로서 2000. 10.경 HAK에 입사하여 REO팀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다가 2001. 1.경부터 HAK 대표이사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2002. 1.경부터는 LSAK 사장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2003. 7.경 그 대표이사가 된 사실이 인정된다.
나. HAK 소관업무 관여
(1) 위 미도파 채권, 뉴코아 채권, 극동건설 채권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LSAK 사장 혹은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HAK의 소관업무에 관여하였는지의 여부가 다투어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점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2) ○ 공소외 29, 30은 원심법정과 검찰에서, 피고인이 LSAK 사장이 된 이후에도 HAK의 ‘중요한’ 자산에 관하여는 그 관리·처분 업무를 ‘총괄’ 또는 ‘관장’했다고 진술하였으나, 그와 같이 ‘중요한’ 자산의 종류나 기준이 무엇인지, 어떠한 방법으로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총괄’, ‘관장’했다는 것인지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진술한 바가 없다.
○ 공소외 40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LSAK로 옮긴 후에도 특정 자산에 대해서 계속 관리를 하였다고 진술하면서, 그 자산관리의 구체적 내용에 관하여는 ‘스타타워 빌딩, 스타리스, 극동건설, 부산화물터미널, SK 빌딩, 동양 빌딩 등의 자산 관리 또는 회사의 비용집행에 대해서 최종결재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3700~3701쪽).
또한 공소외 31도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스타타워 빌딩, SK 빌딩, 동양 빌딩, 부산화물터미널, 창일 등 특정 자산에 관해서 관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3291쪽).
그런데 이는 모두 피고인의 전문분야인 부동산 혹은 그 관리 및 건설에 관련된 회사들의 비용집행에 관한 것으로서, 부실채권의 관리·처분과는 관련이 없고, 공소외 40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바가 있다(공판기록 3732~3733쪽).
○ 공소외 25는, LSAK 사장인 피고인이 수익률 조작을 지시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하면서, “사모펀드의 의사결정 구조를 이해하면 너무나 당연하다. 론스타의 LSAK가 HAK를 자산관리자로 두고 있는데 이는 골드만삭스, 리만브라더스도 마찬가지이고, LSAK와 HAK가 별개 회사로 보이지만, 의사결정은 일체로 이루어진다. 통상의 채권거래도 그러할 뿐 아니라 수익률과 직결되는 거래라면 더더욱 자산관리자가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는 없다. 수익률 조작 관련 거래는 LSAK에서 결정할 사안이지 수수료를 받고 자산을 관리하는 HAK에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공소외 25는 윈&윈21의 대표이사로서, LSAK와 HAK의 내부사정을 직접적으로 안다고는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이 진술하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도 않고 있다.
○HAK의 Underwriting팀 소속 이사였던 공소외 15도, “HAK는 론스타가 국내에 투자한 자산관리자에 불과하고, LSAK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술한 바가 있으나(증거기록 12쪽), 이는 공소외 3이 LSAK 대표이사이고, 공소외 41 혹은 공소외 26이 HAK 대표이사였을 때에 관한 진술로서, 공소외 3이 론스타펀드의 국내 본부장이고, 그 아래에 LSAK 대표이사와 HAK 대표이사를 각기 두었을 경우에도 당연히 위 진술과 같은 의사결정 구조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 공소외 29는 HAK의 자산관리팀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있다가 2002. 10.경 퇴직하였는데, 그 무렵인 2002. 10. 10. HAK의 자산관리팀 직원들에게 ‘향후 결재문서 : 기안자(담당자)→팀장→ 공소외 42 이사→ 피고인 1 대표이사’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증거기록 2292쪽)을 보냈고, 공소외 29는 그 경위에 관하여, 원래 자신이 자산관리팀의 업무에 관하여 전결권을 가지고 최종결재를 하였는데 자신이 퇴사한 후 후임자인 공소외 42가 업무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일단 공소외 42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직보하도록 하고 직원들에게 그런 식으로 업무연락을 하라고 작성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공소외 42는, 위 이메일은 공소외 29가 일방적으로 보낸 것이고, 공소외 42 자신은 그러한 지시 받은 바 없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2002. 10. 10. 이후 피고인이 HAK 소관인 자산관리 업무에 관하여 직접 결재한 서류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LSAK와 HAK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론스타펀드가 그의 투자사업을 위하여 국내에 설립한 주식회사 및 유한회사로서, 사무실이 같은 건물의 같은 층에 있고, LSAK에는 인사나 서무를 관장하는 부서가 별도로 없어 HAK에서 LSAK의 인사, 서무 업무를 함께 처리하였으며, LSAK 전임 대표이사이었던 공소외 41과 피고인 모두 HAK 대표이사였다가 LSAK 대표이사가 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LSAK와 HAK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별개의 법인으로서 조직과 담당 업무가 구분되어 있고, 부실채권 거래에 관한 구체적 업무 절차에 있어서도, LSAK는 투자결정 단계를 주도하는 반면, HAK는 그 이후의 자산유동화, 유동화자산의 관리·처분, 수익의 상환·배당 등을 관장하고 있어, 고유한 업무영역이 별개로 존재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3이 론스타펀드의 국내 본부장(country manager)으로서, LSAK 대표이사 및 HAK 대표이사의 상급자이고, LSAK와 HAK의 업무에 관해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였으며, 미국 소재 론스타펀드 본사에 보고하여 지시를 받는 권한과 책임도 공소외 3만이 가지고 있었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LSAK 대표이사와 HAK 대표이사가 담당 업무의 성격상 상하 관계에 있을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LSAK 사장 혹은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HAK의 소관업무에 관하여 HAK 대표이사 또는 HAK 소속 임직원들에게 직접 지시를 할 수 있는 관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밖에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수익률 예측은 HAK의 고유 업무임에도 LSAK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매월 1번씩 수익률 예측에 관하여 열린 포캐스팅(forecasting) 미팅에 참석하고, 피고인이 LSAK 사장이 된 2002. 상반기부터 공소외 3이 ‘론스타 차이나’의 업무를 위해 중국으로 자주 출장을 갔던, 사실은 인정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LSAK 사장 혹은 대표이사로서 HAK 소관인 자산관리 업무까지 총괄하며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오히려, 공소외 29가 수사 초기에 검찰에서 한 진술에 의하면, “2002년 초 피고인이 LSAK 사장으로 옮기고, 공소외 31이 HAK 대표이사, 공소외 29 자신이 HAK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공소외 29 자신이 자산관리팀의 전결권을 가지게 되었다. HAK의 자산관리팀에서 관리하고 있는 부실채권에 대한 자산관리는 공소외 29의 결재 아래 매각까지 가능하였다. 즉, 부실채권 자산관리 업무 결재라인은 팀원→ 공소외 30→ 공소외 29의 구조로서 공소외 29가 최종 결재권자였다. 공소외 29, 30은 모두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 전부터 각각 관리하던 자산을 책임지고 관리하였으며, 정리계획안 동의서, 매각처분 동의서, 변제합의서 등에 대한 최종결재를 공소외 29가 하였다.”(증거기록 2347, 2428쪽)는 것이다.
또한, “ 공소외 31이 HAK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비록 자산관리에 관한 결재라인에서는 빠졌으나, 공소외 29의 권한은 제한적이었다. 론스타펀드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들은 공소외 29가 공소외 31로부터 지시를 받아야 하였다. 공소외 31은 포캐스팅 미팅 등을 통해 공소외 29가 관리하는 부실채권 자산의 수익률에 대해서는 훤히 알고 있었고, 구체적인 부실채권 회수방법에 대해서는 말이 없지만, 수익률에 대해서는 공소외 29에게 여러 가지로 지시하고 보고도 받는 구조였다. 공소외 29가 전결권을 갖는 부실채권 회수방법에 관한 문제 외에 수익률 이전거래와 같은 론스타펀드 차원 문제는 공소외 31로부터 지시를 받아 처리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지시받지는 않았으며, 공소외 31이 공소외 3이나 피고인으로부터 어떤 형태로 지시를 받는지는 모른다.”(증거기록 2436쪽)는 것이다.
○이러한 공소외 29의 진술은, 그가 앞서 본 바와 같이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LSAK 사장이 된 이후에도 HAK의 ‘중요한’ 자산에 관하여 그 관리·처분 업무를 ‘총괄’ 또는 ‘관장’했다고 진술한 것과 비교해 볼 때, 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하다.
○HAK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 공소외 29의 후임자인 공소외 42는 원심법정에서, “자산관리 업무는 공소외 3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총괄했고, 피고인이 자산관리 업무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것은 아니었다. HAK의 업무 중 자산관리 업무에 대해서는 LSAK에서 결재하거나 감독하는 일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HAK의 Underwriting팀 소속 이사인 공소외 15도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은 LSAK 대표이사로서의 오리지네이션 업무, 대형 부동산의 인수 업무에 종사하였고, 다른 전문 분야인 F&A, 부실채권 관리, 수익률 산정 등의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4)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 공소외 29가 수사 초기에 검찰에서 한 진술이 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하며, 공소외 42와 공소외 15가 원심법정에서 한 진술도 이에 부합하는 점, ○LSAK 사장 혹은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HAK 소관인 자산관리 업무에 관하여 직접 결재한 서류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 ○ 공소외 3이 론스타펀드의 국내 본부장으로서, LSAK 대표이사 및 HAK 대표이사의 상급자이고, LSAK와 HAK의 업무에 관해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였으며, 미국 소재 론스타펀드 본사에 보고하여 지시를 받는 권한과 책임도 공소외 3만이 가지고 있었던 점, ○피고인은 원래 부동산 관련 업무가 전문이었고, 공소외 40과 공소외 31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LSAK 대표이사로서 HAK의 자산관리에 관여한 분야는 스타타워 빌딩 등의 부동산 혹은 그 부동산의 관리 및 건설에 관련된 회사들의 비용집행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LSAK 사장 혹은 대표이사가 된 이후에 HAK 소관인 부실채권 관리·처분 업무에 관여하거나 지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2. 공소사실 제5.(미도파 채권)
가. 기초사실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엘에스에프 쓰리 코리안 프러퍼티 컴파니 원 주식회사’(LSFⅢ Korean Property Co.Ⅰ)’는, 론스타펀드Ⅲ가 국내에 설립한 주식회사로서(이하 ‘청방’이라 한다), 2000. 8.경 (주)청방으로부터 서울 중구 충무로 소재 청방빌딩을 매수하여 보유하면서 이를 임대하는 사업을 하였다.
○앞서 본 DIBC는 2001. 8. 24.경 대한종금으로부터 (주)미도파에 대한 정리채권(이하 ‘미도파 채권’이라 한다)을 대금 57억 원 가량에 낙찰받아 이를 보유하였다.
○미도파 채권은, (주)미도파를 합병한 ‘롯데쇼핑 컨소시움’이 2002. 7.경에 제안한 정리계획변경안에 따라 123억 7,000만 원 가량을 회수할 수 있어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한편으로 위와 같은 2002. 7.경 청방의 수익률은 4.07% 가량으로서 매우 낮았다.
○HAK는 청방과 DIBC의 자산관리자였는데, 위와 같이 청방의 수익률이 낮자, DIBC가 보유하는 미도파 채권을 제3자에게 40억 원 가량 낮은 가격에 매각하고, 그 제3자는 미도파 채권을 같은 가격에 청방에 매각하여, 미도파 채권의 매각으로 얻을 DIBC의 수익 중 40억 원 가량을 청방의 수익으로 이전시키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HAK가 윈&윈21의 명의를 빌려서, 2002. 8. 5.경 DIBC가 보유하는 미도파 채권을 윈&윈21에게 대금 75억 원에 저가로 매각하고, 윈&윈21이 2002. 8. 7.경 청방에게 그 채권을 대금 75억 원에 다시 매각하였다.
○HAK는 위와 같은 2002. 8. 7.경 청방의 자산관리자로서 미도파 채권을 에버그린 캐피탈(대표자 공소외 43)에게 대금 123억 원에 매각하였고, ‘롯데쇼핑 컨소시움’이 위 정리계획변경안에 따라 미도파 채권의 상환으로 약 123억 7,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위와 같은 채권매각에 따른 자금 이동이 그대로 실행되었고, 이에 따라 DIBC가 48억 7,000만 원(123억 7,000만 원과 75억 원의 차액)의 손해를 입고, 청방이 같은 금액의 이익을 얻었다.
나. 공소사실 및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LSAK 사장으로서 론스타펀드 국내 본부장 공소외 3 및 HAK 대표이사 공소외 31과 공모하여 위와 같은 채권매각(이하 ‘미도파 채권매각’이라고 한다)을 함으로써 배임죄를 범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미도파 채권매각 당시 피고인은 LSAK 사장으로서 LSAK의 고유 업무인 오리지네이션(origination) 업무에 전념하였으므로,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여한 바가 없어 무죄라는 것이다.
다. 판단
(1) 공소외 29의 진술
○HAK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공소외 29는 검찰과 원심법정에서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하여, HAK 대표이사 공소외 31이 처음에 공소외 29 및 F&A팀 소속 실무자 공소외 40에게 지시하였고, 공소외 29 자신이 윈&윈21과 에버그린 캐피탈의 명의를 빌리는 등 거래의 진행을 담당하였으며, 가격조정과 자금집행은 공소외 40이 처리하였고, 계약서는 에셋메니져 공소외 34가 작성하였다고 대체로 일관하여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여하였는지에 관하여 공소외 29의 진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6. 3. 28.자 검찰 진술 : 공소외 3이 LSAK와 HAK를 직접 총괄하면서 수익률 조정을 결정하였다. 자금집행도 공소외 3이 허락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다. 피고인이 공소외 29에게 직접적으로 지시하지 않아서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여하였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피고인이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해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방의 문제를 알고 있었고, 수익률 조정을 위하여 SPC 사이에 자산을 이전할 때 공소외 3, LSAK 대표이사, HAK 대표이사, 그 외 중요 임원이 모를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 서로 협의는 했을 것이다.
▷2006. 4. 26.자 검찰 진술 : 피고인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지시 받은 바는 없다. 단지 청방의 수익률이 낮다는 사실은 자산관리와 관련되어 있는 사람은 모두 알고 있었고, 피고인은 당시 자산관리에 상당히 많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사석에서 만나더라도 SPC별 수익률을 물어보았다. 또한 공소외 31과 피고인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수익률 이전에 관해 보고한 기억이 있다. 다만, 피고인이 공소외 31에게 수익률 이전을 지시하였는지는 모른다(증거기록 2443쪽).
▷2006. 5. 19.자 검찰 진술 : 실행과정에 피고인에게도 보고하고 지시도 받았다. 미도파 채권매각의 거래구조는 피고인과 공소외 31이 계획하고 지시하였다. 처음 지시를 한 것은 공소외 31였던 것 같은데, 그 매각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 모두에게 보고하였고, 수시로 지시를 받았다. 2002. 7.경 처음 지시받을 때에 피고인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그 후에는 공소외 31과 피고인 모두에게 보고하였다. 미도파 채권의 경우, 피고인과 공소외 31이 협의한 사항을 공소외 31이 공소외 29에게 지시한 적이 더 많았다. 공소외 31이나 공소외 40으로부터 피고인과 상의하고 보고를 하였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그리고 의사결정 체계상 SPC의 주요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피고인은 당연히 논의과정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 피고인도 미도파 채권매각과 관련하여 보고를 받고 승인을 하였으므로, 공소외 3, 피고인, 공소외 31이 함께 결정하였다고 보면 될 것이다.
▷2006. 5. 20.자 검찰 진술 : 윈&윈21, 에버그린 캐피탈의 명의를 빌린 것은 피고인과 공소외 31의 지시를 받아 공소외 29가 주선한 것이다. 최초 지시는 공소외 31로부터 받았고, 피고인에게 보고하여 승인을 받은 후 공소외 34를 시켜 공소외 40과 함께 업무를 진행한 것이다. 피고인과 공소외 31의 지시에 의하여 처리되었다고 보면 된다.
▷원심법정 진술 : 피고인이 2002. 2.말경 청방의 수익률 제고를 검토하라고 지시하여, 공소외 31이 2002. 7.경 공소외 29에게 그 지시를 하였다(공판기록 3593쪽). 미도파 채권매각에 있어서 실무적인 지시는 공소외 31로부터 받았으나, 그 진행상황 역시 피고인에게 수시로 보고하였다(공판기록 3595쪽).
○ 공소외 29의 진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
▷2006. 3. 28.자 및 2006. 4. 26.자 각 검찰 진술에서는,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하여 HAK 대표이사인 공소외 31로부터 지시받았을 뿐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지시받은 바는 없다고 진술하다가, 2006. 5. 19.자 및 2006. 5. 20.자 검찰 진술에서는, 처음 지시는 공소외 31이 했으나 그 후 거래진행 상황을 피고인에게도 수시로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고 했는데, 그와 같이 진술이 변경된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
한편으로 공소외 29는, 다만, 공소외 29는 2006. 4. 28. 윈&윈21 대표 공소외 25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서 수사받던 중 구속되었다가 건강상태의 급격한 악화로 2006. 5. 12. 구속취소된 후 불구속 기소되었고,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하여는 공범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2006. 5. 19.자 검찰 진술에서, 미도파 채권매각에 있어서 피고인과 공소외 31이 협의한 사항을 공소외 31이 공소외 29에게 지시한 적이 더 많았다고 하면서, 공소외 31이나 공소외 40으로부터 피고인과 상의하고 보고를 하였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고 진술하였으나, 공소외 31이나 공소외 40의 진술에 의하면,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하여 직접 피고인과 상의한 바는 없다는 것이다.
▷원심법정 진술에서, 피고인이 2002. 2. 말경 청방의 수익률 제고를 검토하라고 지시하였다고 진술하여 피고인의 관여에 관해 보다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으나, 미도파 채권매각에 있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02. 7.경에 이르러 (주)미도파를 합병한 ‘롯데쇼핑 컨소시움’이 제안한 정리계획변경안에 따라 123억 7,000만 원 가량을 회수할 수 있어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고, 따라서 위와 같은 2002. 2. 말경의 지시가 SPC간의 수익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한 지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2006. 3. 28.자 및 2006. 5. 19.자 검찰 진술에서, 피고인이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하여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거나 피고인이 어떤 식으로든 협의는 했을 것이라는 등의 진술을 하였는데, 이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추측에 기한 진술일 뿐이다.
○이상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여하였다고 하는 공소외 29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2) 공소외 31의 진술
○ 공소외 31은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 “미도파 채권매각은 자산관리팀에서 수행하고 자신은 그 요청에 따라 단순히 자금집행 및 회계처리만 담당하였으며, 부동산 형태의 자산을 총괄하던 피고인이 청방에 대한 자산관리를 담당하였고, 공소외 29가 DIBC의 자산관리를 담당하였으므로, 두 사람이 DIBC와 청방 사이의 매매대금을 결정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하였고, 또한 “ 공소외 31 자신은 F&A팀을 담당하고 자산관리팀이 아니라서, 자산관리 라인에서 미도파 채권매각의 결정과 진행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공소외 3과 피고인이 주도하고, 공소외 29는 실무를 총괄하였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31이 당시 HAK 대표이사로서 F&A팀을 총괄하여 수익률 예측, 자금집행, 세금업무를 담당하였을 뿐 아니라, 청방의 저조한 수익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공소외 29, 40에게 수익 이전을 처음 지시하였으며, 공소외 29가 2002. 7.경 공소외 31과 공소외 40에게 ‘DIBC→에버그린→청방→윈&윈21’의 거래구조를 제안하자, 공소외 40이 “윈&윈21과 에버그린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고, 공소외 31은 공소외 40의 의견대로 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31의 위와 같은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공소외 40의 진술
○ 공소외 40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2002. 초경 청방의 손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들었다.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은 아니고, F&A팀의 포캐스터 또는 공소외 31로부터 들었다. 이에 따라 에셋팀 미팅, 포캐스팅 미팅을 통해 청방의 수익률 제고 방안이 검토되었다. 당시 해결방법으로 논의된 것은 3가지였는데, ▷청방 빌딩을 리모델링해서 임대실적 높이는 방안(부동산평가팀 제안), ▷파산절차를 밟는 방안(F&A 팀 제안), ▷다른 저평가된 자산을 청방이 매입한 다음 이를 제3자에게 매도하여 차익을 남기는 방안 등이었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3718쪽).
○그러나,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지시했다는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회의에서 논의된 방안도 미도파 채권매각과 같이 SPC간의 수익이전이라고 볼 만한 것이 없으며, 미도파 채권매각에 있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02. 7.경에 이르러 (주)미도파를 합병한 ‘롯데쇼핑 컨소시움’이 제안한 정리계획변경안에 따라 123억 7,000만 원 가량을 회수할 수 있어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위 진술과 같은 2002. 2. 말경과는 시기가 맞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또한 공소외 29의 검찰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포캐스팅 미팅에 참석하는데, 청방의 손실 해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DIBC의 자산을 청방에 이전시켜 청방의 손실을 메꾸자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증거기록 2425쪽). 2002. 2.경 이후 포캐스팅 미팅에서 청방의 수익률 제고 방안이 거의 매월 논의되었는데, 그 논의 내용은 일반적인 방법, 즉 임대를 어떻게 할 것인지, 매각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내용이고, 수익률 이전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 그런 내용은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없다(증거기록 2446쪽).”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40의 위 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2002. 2. 말경 청방의 손실 해결을 지시하였다는 것이, SPC간의 수익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한 지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4) 그밖의 증거 및 정황
○청방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청방 빌딩을 임대하는 사업을 하는 회사이고,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HAK에서 근무할 당시에 청방 빌딩의 가치를 직접 평가한 적이 있어 청방의 수익률이 저조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청방 빌딩은 부동산으로서 HAK 내부에서도 자산관리팀이 아닌 부동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REO팀에서 관리하였고, 피고인은 LSAK 사장이 된 이후에도 부동산 자산의 관리에는 관여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미도파 채권매각은 청방이 보유하는 부동산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DIBC가 보유한 미도파 채권을 매각하여 그 수익의 일부를 청방에게 이전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피고인이 관여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LSAK 사장이 된 이후에 청방에 관해 모든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HAK의 F&A팀 소속 포캐스터(forecaster)는 자산관리팀에서 제공받는 자금흐름 정보에 기초하여 각 SPC별 예상수익률을 계산하고 수익률예측표(Portfolio Under Management)를 작성하며, 포캐스팅 미팅에서는 공소외 3, LSAK와 HAK의 대표이사,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참석하여 포캐스터들로부터 위 수익률예측표에 SPC들의 회수예상금액, 예상수익률 등을 보고받는 사실, 2002. 8. 말 피고인이 참석한 포캐스팅 미팅의 자료인 수익률예측표(Portfolios Under Management)에는 ‘Chong Bang', '4.07% Previous IRR', '25.21% Reflect our final scenario'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2000. 7. 말 기준으로 청방의 예상수익률이 4.07%였으나 미도파 채권매각으로 인한 수익 이전에 관한 최종 시나리오를 반영하여 청방의 예상수익률이 2000. 8. 말 기준으로 25.21%가 되었다는 내용인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공소외 29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포캐스팅 미팅은 공개적인 회의이고, 포캐스터들이 예상수익률을 보고하는 자리이므로, 수익 이전과 같은 사항은 논의되기 어렵다는 것이다(공판기록 3642쪽).
○또한, 형법 제30조 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바, 앞서 본 바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포캐스팅 미팅에 참석하였던 2002. 8. 말경에는 미도파 채권매각 절차가 대부분 종료되고 청방에 대한 입금만 남은 때로서, 미도파 채권매각의 계획과 진행 과정에 피고인이 가담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이에 관하여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인이 위와 같은 2002. 8. 말경 청방의 수익률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사정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공동정범의 죄책을 지울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
그렇다면, 미도파 채권매각에 관한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이에 공모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러한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이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인바,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있다.
3. 공소사실 제4.나.(뉴코아 채권)
가. 기초사실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엘에스에프 피스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리미티드’(LSF-PEACE Investment Co. Ltd.)는, 론스타펀드가 평화은행과 공동출자하여 버뮤다에 설립한 외국법인(이하 ’PEACE NPL'이라 한다)으로서, 평화은행으로부터 뉴코아(주)에 대한 채권(이하 ‘뉴코아 채권’이라고 한다)을 양수하여 이를 보유하였다.
○한편, 윈&윈21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기아/부성 채권매각에서 HAK에게 명의를 빌려주었다가, 2002. 11.경 이에 관하여 세무조사를 받고 세금을 추징 당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HAK는 PEACE NPL의 자산관리자로서 2002. 12.경 뉴코아 채권을 윈&윈21에게 대금 53억 7,455만 8,342원에 매각하기로 하였는데, 윈&윈21이 위와 같은 손해를 입게 되자 이를 보전해 주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HAK는 2002. 12. 27.경 윈&윈21에게 뉴코아 채권을 당초의 대금보다 27억 1,787만 9,190원만큼 낮은 26억 5,667만 9,152원에 매각하였다.
○이에 따라 PEACE NPL이 위와 같은 차액 27억 1,787만 9,190원의 손해를 입고, 윈&윈21이 같은 금액의 이익을 얻었다.
○또한 HAK는 같은 무렵, 위와 같은 손해를 보전해 주고자, HAK가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던 KDB NPL의 자금 9억 4,000만 원을 윈&윈21에게 송금하였다.
○이에 따라 KDB NPL이 9억 4,000만 원의 손해를 입고, 윈&윈21이 같은 금액의 이익을 얻었다.
나.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①피고인이 LSAK 대표이사로 공소외 3과 공모하여 위와 같은 채권매각(이하 ‘뉴코아 채권매각’이라 한다)을 함으로써 배임죄를 범하고, ②위와 같이 윈&윈21에게 9억 4,000만 원을 송금(이하 ‘윈&윈21 송금’이라고 한다)함으로써 배임죄를 범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①부분에 관해서는 유죄로 인정하였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뉴코아 채권매각에 관여한 바가 없어 무죄라는 것이다.
원심은 위 ②부분에 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으며, 이에 관한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위 부분도 유죄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 뉴코아 채권매각 관련 진술
(1) 공소외 30의 진술
○2006. 5. 9.자 검찰 진술 : 2002. 10.경 공소외 29가 HAK에서 퇴사한 후 공소외 30 자신이 기아/부성 채권매각의 뒷처리를 담당하였는데, 2002. 11. 초순경 윈&윈21의 대표이사 공소외 25가 불러서 갔더니, 기아/부성 채권매각 때문에 윈&윈21이 세무조사를 받고 세금을 추징당하여 손해를 보았다면서, 그 손해를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위와 같은 손해에 대해서는 론스타펀드가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하는 각서를 공소외 3이 작성해 준 바도 있다고 하였다. 당시 공소외 30은 기아/부성 채권매각의 구체적 내용을 몰랐으므로, 돌아와서 공소외 40이 동석한 자리에서 HAK 대표이사 공소외 31에게 보고하면서 공소외 3에게 물어봐 달라고 하자, 공소외 31이 ‘각서까지 교부해 주었겠느냐, 웃기는 놈이다’라고 했다. 그 후 공소외 30은 HAK의 F&A팀 실무자인 공소외 40과 윈&윈21의 실무자인 공소외 44로 하여금 정산금액을 상의하도록 하였다. 그 후 피고인에게 가서 공소외 25가 손해보전을 요구한 것과 윈&윈21이 뉴코아 채권을 매수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리고, 공소외 40과 공소외 44가 정산금액 상의한다는 말도 하면서, 금액이 확정되면 뉴코아 채권을 매각하겠다고 보고하였으며, 피고인은 그냥 ‘알았다. 잘 처리하라.’고만 하고 별 말은 없었다.
○2006. 5. 19.자 검찰 진술 : 공소외 25로부터 기아/부성 채권매각 때문에 입은 손해를 정리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 당시 피고인에게 ‘ 공소외 25가 손실 보전을 요구하면서 뉴코아 채권 가격에 반영해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고 하자, 피고인이 ‘확인을 해서 정리를 하라’고 했다. ‘확인해서 정리하라’는 것은 손해보전을 해줄 금액을 산정을 해서 요구하는 대로 해주라는 의미이다. 당시 중요한 사항은 피고인에게 별도로 보고하였고, 뉴코아 채권매각의 경우 기아/부성 채권매각을 총괄하였던 피고인에게 당연히 보고하였다. 그 후 구체적인 금액의 산정은 공소외 40과 공소외 44에게 맡겼고, 거기서 산출된 금액을 뉴코아 채권 가격에 반영하여 공소외 25의 손해을 보전해 주었다.
○ 공소외 30은 원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였으나, 당시 공소외 31과 이야기를 나눈 뒤 피고인에게도 보고하였는지, 그에 대하여 피고인이 어떻게 대답하였는지 등에 관하여 증언을 거부하였다(공판기록 4166쪽).
(2) 공소외 31의 진술
공소외 31은 검찰에서, 뉴코아 채권매각에 관하여 “ 공소외 30이 공소외 31 자신에게 보고한 적 없고, 공소외 31 자신이 지시한 적도 없어서 전혀 모른다. 자산관리에 관한 주요사항은 공소외 3에게 보고되기 전에 공소외 30이 피고인과 상의 내지 협의하는 구조였다는 점 외에는 모른다”고 진술하였다.
(3) 공소외 25의 진술
공소외 25는 원심 법정에서, ○‘처음에 공소외 30을 만나 손실 보전을 요구하니, 공소외 30이 누군가와 상의해야 한다고 하였고, 며칠 후 공소외 31이 찾아왔을 때,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윈&윈21에서 알아서 대처할 테니 론스타는 관련 비용만 추후에 정산해 달라고 요청하여 공소외 31로부터 승낙을 받았으며, 그 후 뉴코아 채권을 윈&윈21에 저가로 매각하는 방법으로 위 비용을 정산받기로 공소외 30과 합의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의 관련 여부에 관하여는 ‘당시 접촉한 론스타측 사람은 공소외 30, 31, 40이고, 피고인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바 없다’고 하면서도, ‘세무조사 통해서 세금이 부과되고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고 보전까지 해주어야 하는 일이므로, 그런 부분을 단순히 자산관리자인 HAK의 공소외 30, 31이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LSAK 대표인 피고인이나 공소외 3이 그 부분을 알고 있어야 하고 당연히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HAK에서 자산을 팔고자 할 때 HAK의 자산담당자가 결정을 해서, LSAK로부터 승인을 받는 구조로 안다.’고 진술하였다.
(4) 공소외 40의 진술
공소외 40은 원심 법정에서, ○“뉴코아 채권매각은 잘 모르나, 기아/부성 채권매각 때문에 윈&윈21이 2002. 11.경 세무조사를 받게 되었다고 하여, 공소외 30의 부탁에 따라 공소외 31과 공소외 40이 함께 윈&윈21을 찾아가 공소외 25와 공소외 44를 만났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의 관련 여부에 관하여는, “기아/부성 채권매각의 의사결정 라인에 있었던 사람들이 뉴코아 채권매각도 결정해야 하므로, 피고인이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는 생각하나, 누가 피고인에게 보고했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하였다.
라. 판단 -1(뉴코아 채권매각)
(1) 공소외 30의 위 2006. 5. 9.자 검찰 진술은, 뉴코아 채권매각은 공소외 31이 처음 보고를 받은 후 결정이 이루어지고 실무자들이 정산한 다음에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는 취지로서 공소외 25, 40의 진술과 부합한다.
그런데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30은 2006. 5. 10. 01:30경 수익 이전 거래에 가담한 혐의로 긴급체포되었다가 석방된 이후에 위 2006. 5. 19.자 검찰 진술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 진술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보고하여 지시를 받은 부분이 강조되면서 피고인의 지시 내지 승인에 따라 뉴코아 채권매각 대금을 정산한 것처럼 진술 내용이 변경되었는바, 그와 같이 진술이 변경된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
(2) 그런데 위 진술들에 의하면, ○ 공소외 31이 공소외 30으로부터 공소외 25의 손해 보전 요구를 듣고서는 “각서까지 교부해 주었겠느냐, 웃기는 놈이다”라고 하여, 공소외 31이 손해 보전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뉴코아 채권매각이 즉시 결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그 후 공소외 31이 공소외 25를 찾아가 손해 보전을 승낙한 다음, 손해 보전 방안에 관한 협의를 거쳐 공소외 30과 공소외 25가 뉴코아 채권을 윈&윈21에 저가로 매각하는 방법으로 손해를 보전하기로 하였다는 점, ○이에 공소외 30은 공소외 40과 공소외 44에게 뉴코아 채권매각의 대금을 산정하도록 한 후에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는 점,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막연하게 ‘잘 처리하라’고만 하고 별 말은 없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31과 공소외 30 등에 의하여 뉴코아 채권매각의 구조와 방식이 확정되고 단지 공소외 40과 공소외 44가 대금을 산정할 남은 상태에서 공소외 30의 사후 보고를 듣고, 그냥 ‘알았다 잘 처리하라’고 말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는 뉴코아 채권매각 거래의 정식 결재라인에 있지 아니한 LSAK 사장으로서의 조언 정도에 불과할 뿐, 뉴코아 채권을 저가로 매각하도록 하는 배임행위를 지시한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할 것이다.
(3) 또한, 피고인이 기아/부성 채권매각에 관여하였으므로 뉴코아 채권매각도 지시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공소외 31, 40, 25 등의 진술은 추측에 불과할 뿐 아니라, 위에서 본 사실과도 부합되지 않는다.
(4) 다만,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공모공동정범의 요건을 구비하는 경우에는 다른 공범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나, 이러한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묻기 위하여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 사실이 필요하고,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저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LSAK 사장인 피고인은 LSAK의 고유 업무인 오리지네이션 업무와 HAK의 자산관리 업무 중 일부 부동산의 관리 업무에 관여하였고, HAK의 채권 매각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았던 점, ○부실채권 관리·처분 업무와 관련하여서는 지식과 경험을 가진 공소외 3이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졌다고 보이고, 기아/부성 채권매각도 그가 주도한 것으로 보이며, 공소외 25에게 손실보전을 해 준다는 2001. 5. 24.자 합의서를 써준 사람도 공소외 3으로서, 뉴코아 채권매각을 총괄한 사람도 피고인보다는 공소외 3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뉴코아 채권매각의 결재라인에도 포함되지 않은 사람으로서 이미 거래의 결정과 실행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공소외 30으로부터 사후적으로만 보고를 받고 단지 ‘잘 처리하라’는 말을 하였을 뿐이고, 그 외에 공소외 3이나 공소외 31 등과 모의하는 등 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도 달리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3, 31, 30, 40 등과 일체가 되어 그들의 행위를 이용하여 피고인 자신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려는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러한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마. 소결 -1(뉴코아 채권매각)
그렇다면, 뉴코아 채권매각에 관한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이에 공모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러한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이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인바,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있다.
바. 판단 -2(윈&윈21 송금, 원심의 무죄선고 부분)
(1) 원심의 판단
원심이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이 2002. 12.경 공소외 40에게 KDB NPL의 자금 9억 4,285만 원을 인출하여 윈&윈21 계좌로 입금하도록 지시를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다.
오히려 공소외 31, 40, 30의 진술에 의하면, 공소외 40은 공소외 30의 요청을 받고 공소외 31에게 보고하여 승인을 받은 후 위 자금을 집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공소외 30으로부터 위 자금 집행에 관한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공소외 30의 진술을 살펴보아도 피고인의 관여 여부는 직접 드러나 있지 않다.
○ 공소외 31과 공소외 40의 진술은, 론스타펀드의 구조상 또는 위 자금 집행의 원인이 된 기아/부성 채권매각 당시 피고인이 HAK 대표이사였기 때문에 위 자금 집행에 관하여도 공소외 30이 사전에 피고인에게 보고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인데, 이는 추측에 불과하다.
○ 공소외 40은 2002. 12. 30. 위 자금을 윈&윈21에 송금하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공소외 30과 공소외 31에게만 보내고 피고인에게는 보내지 않았다.
○그밖에 위 자금 집행에 있어 피고인이 관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2) 당심의 판단
위 공소사실에 관한 증거들을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에 관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사. 소결 -2(윈&윈21 송금)
따라서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할 것이다.
4. 공소사실 제6.(극동건설 채권)
가. 기초사실
○‘엘에스에프 씨에이치비 인베스트먼트 컴퍼니Ⅱ 리미티드’(LSF-CHB Investment Co.Ⅱ, Ltd.)는, 론스타펀드Ⅱ가 조흥은행과 공동출자하여 버뮤다에 설립한 외국법인으로서, 그 한국 지점(이하 ‘CHBⅡ'라 한다)을 설치하였다.
○앞서 본 DIBC는 2001. 8. 24. 대한종금으로부터 극동건설(주)에 대한 채권(이하 ‘극동 채권’이라 한다)를 대금 45억 9,900만 원에 양수하여 이를 보유하였는데, 2003. 2.경 극동건설(주) 정리계획수정안에 따라 164억 원 가량을 회수할 수 있어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한편, CHBⅡ는 2003. 2.경 수익률이 7% 가량으로 저조하였다.
○그러자 DIBC와 CHBⅡ의 자산관리자인 HAK는 DIBC가 보유하는 극동 채권의 매각으로 인한 수익을 CHBⅡ의 수익으로 이전시키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HAK가 2003. 2. 19.경 DIBC가 보유하는 극동 채권을 공소외 45에게 대금 125억 원에 저가로 매각하고, 이어서 2004. 1. 13. CHBⅡ가 보유하는 무수익 채권을 공소외 45에게 고가로 매각하였다.
○극동 채권에서는 143억 4,161만 3,845원이 회수되었는데, 위와 같은 채권매각에 따른 자금 이동이 그대로 실행되었고, 이에 따라 피해자 DIBC가 위 회수 금액과 위 매각 금액의 차액인 38억 4,161만 3,845원(143억 4,161만 3,845원과 125억 원의 차액)의 손해를 입고, CHBⅡ가 같은 금액의 이익을 얻었다.
나. 공소사실 및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LSAK 사장으로서 공소외 3과 공모하여 위와 같은 채권매각(이하 ‘극동 채권매각’이라고 한다)을 함으로써 배임죄를 범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극동 채권매각에 관여한 바가 없어 무죄라는 것이다.
다. 판단
(1) 공소외 30의 진술
(가) 진술 내용
○2006. 3. 15.자 검찰 진술 : HAK의 F&A팀 부장 공소외 40이 2003. 2.경 공소외 30에게 전화를 하여, DIBC 자산 중 처리하지 못한 자산 1개를 매각할 곳을 알아봐 달라고 하여, 공소외 30은 그 부친인 공소외 45의 명의를 빌려주겠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공소외 30이 그 후 공소외 46, 47에게 공소외 45 명의 계좌의 통장과 인감도장을 건네주었고, 그 이후의 절차는 모른다. 공소외 30은 2002. 11.경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2003. 2.경 공소외 31과 직접 통화를 한 적도 없다.
○2006. 5. 2.자 검찰 진술 : 2003. 2.경 공소외 30에게 전화한 사람은 공소외 40이 아니라 포캐스터인 공소외 46였고, 공소외 46을 통하여 위와 같이 공소외 31의 지시를 받은 것이다. 다만, 공소외 31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직접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
○2006. 5. 10.자 검찰 진술 : ( 공소외 30이 2006. 5. 10. 01:30경 수익률 조작 거래의 공범 혐의로 긴급체포될 무렵 작성된 진술조서로서, 종전의 진술을 모두 번복하는 내용이다) 피고인이 2002. 11. 중순경 공소외 30에게 “차명 등을 이용한 제반 수단을 강구하여 CHBⅡ의 수익률을 올리라”고 지시하였고, 공소외 30은 그 후 후속조치를 보고하지 않고 퇴직하였다가 2003. 2.초경 공소외 31에게 전화하여 “작년에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받은 CHBⅡ 수익률 향상 방법은 차명을 이용한 방법뿐인 것 같으니, 대상자산이 결정되면 부친 명의를 사용해도 좋다”고 보고하자, 공소외 31이 “만약 명의를 사용하게 되면 실무자에게 협조해 달라”고 대답하였다.
○ 공소외 30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였으나, 2002. 11. 중순경 피고인으로부터 ‘차명 등 제반 수단을 강구하여 CHBⅡ의 수익률을 올리라’고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증언을 거부하였다.
(나) 진술의 신빙성
공소외 30의 진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
○ 공소외 30은 당초 2002. 11.경 피고인으로부터 CHBⅡ의 수익률을 올리라는 지시를 받은 바 없고, 2003. 2.경 공소외 40 또는 공소외 46과 통화하였을 뿐 공소외 31로부터 직접 수익 이전 거래의 지시를 받은 바도 없다고 진술하였다가, 검찰에 긴급체포되었을 무렵인 2006. 5. 10.자 진술에서는, 2002. 11.경 피고인으로부터 차명 등을 이용한 제반 수단을 강구하여 CHBⅡ의 수익률을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고, 2003. 2.경에는 자신이 공소외 31에게 전화하여 스스로 차명을 이용한 CHBⅡ 수익률 향상 방법을 건의하면서 공소외 45 명의를 빌려 줄 것을 제안하였다고 진술이 완전히 바뀌었다.
○ 공소외 30은 그와 같이 진술이 변경된 경위에 관하여, ‘그동안 공소외 45 명의를 HAK에 제공한 이유가 피고인의 지시인지 공소외 31의 지시인지 정확한 기억이 없었기 때문인데, 기아/부성 채권매각과 관련하여 수사를 받다 보니 2002. 11. 중순경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업무지시 받고 보고한 기억이 났고 아울러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CHBⅡ 수익률 향상과 관련하여 지시한 내용이 명확해졌기 때문에 이제 사실대로 진술한다’고 진술하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기억이 명확해 진다는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그것만으로는 공소외 31과 직접 통화하였다는 부분에 관하여 진술이 달라진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
○ 변경된 위 2006. 5. 10.자 검찰 진술은 그 내용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2002. 11.경이면 공소외 30이 HAK를 퇴사하여 스타리스로 옮길 것이 예정된 시기였는데, 피고인이 공소외 30에게 불법적인 차명 수단까지 포함한 수익 이전 거래를 지시하였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
▷2002. 11.경 피고인으로부터 CHBⅡ의 수익률을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고, 퇴직할 때까지 후속조치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2003. 2.경 보고는 왜 공소외 31에게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또한 이미 다른 회사로 이직한 후로서 CHBⅡ의 자산관리 업무도 담당하지 않을 때인데, 스스로 부친 명의까지 제공하겠다고 하면서 수익률 조작 거래를 먼저 제안한 이유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 공소외 31은 원심 법정에서, 2003. 2.경 공소외 30이 자신을 직접 찾아와 공소외 45 명의를 이용한 수익 이전 거래를 제안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전화통화를 하였다는 공소외 30의 진술과는 차이가 있다.
▷DIBC가 극동 채권을 공소외 30의 부친인 공소외 45에게 125억 원에 저로 매각하는 계약서가 2003. 2. 19.자로 작성된 것은, 그 무렵 극동건설 정리계획안에서 164억원이라는 구체적인 상환액수가 정해졌기 때문으로 보이므로(그 후 159억원으로 조정되었다), 수익률 조작에 사용될 자산이 극동 채권으로 정해진 시기는 위 정리계획안이 나온 2003. 2.경이라고 보이는바, HAK에서 2002. 12.말 퇴사한 공소외 30이 위와 같은 2003. 2.경에 공소외 31에게 전화하여 차명을 이용한 수익 이전 거래를 제안하였다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변경된 위 2006. 5. 10.자 검찰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극동 채권매각에 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공소외 31은 원심법정에서, 극동 채권매각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상의하거나 피고인에게 직접 지시받은 것은 없다고 진술하였고, 공소외 30도 그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직접 보고하였다고 진술한 바는 없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극동 채권매각에 관해 어떻게 알고 어떻게 관여하였다는 것인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에 관하여 공소외 30은 검찰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30에게 차명이라도 동원해서라도 CHBⅡ의 수익률 높이라고 지시하였으므로, 당연히 공소외 30이 실무진과 처리할 것으로 알았을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공소외 30은 피고인에게 후속조치를 보고하지 않고 그냥 퇴사하였으므로, 피고인은 그러한 공소외 30이 수익률 조작 거래를 실행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공소외 31이나 다른 사람한테 따로 보고받은 바도 없다면, 피고인으로서는 극동채권매각에 관해 몰랐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익률 조작에 사용될 자산이 극동 채권으로 정해진 시기는 2003. 2.경이라고 보이는바, 가사 피고인이 2002. 11.경 공소외 30에게 차명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CHBⅡ의 수익률 높이라고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후에 달리 피고인이 관여한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위와 같은 막연한 지시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극동 채권 매각에 관한 공범으로서의 죄책까지 지우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2) 공소외 31, 40의 진술
피고인의 관여 여부에 관하여, ○ 공소외 31은 원심법정에서 ‘ 공소외 30으로부터 2002년 말경 피고인이 차명 등 제반 수단을 강구하여 CHBⅡ의 수익률을 올리라고 지시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공소외 31이 극동 채권매각에 관련하여 피고인과 직접 상의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바는 없다.’고 진술하였고, ○ 공소외 40도 원심법정에서, ‘2005년 세무조사 당시 공소외 31이 공소외 30에게 피고인이 차명에 의하여 CHBⅡ의 수익률을 올리라고 지시하였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공소외 31로부터 다시 전해들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진술들은, 공소외 30으로부터 들었다는 전문진술이거나 재전문진술로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30의 진술을 믿기 어려운 상황에서 역시 신빙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
그렇다면, 극동 채권 매각에 관한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도 피고인이 이에 공모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러한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이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인바,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있다.
Ⅵ.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피고인 1에 대한 증권거래법 위반 부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조세) 부분, 피해자 DIBC에 대한 미도파 채권 저가매도, 피해자 PEACE NPL에 대한 뉴코아 채권 저가매도, 피해자 DIBC에 대한 극동 채권 수익 이전으로 인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부분과 피고인 외환은행 및 피고인 LSF-KEB에 대한 부분은 피고인들의 항소가 모두 이유 있다.
그런데,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중 피고인 1에 대한 위 각 부분과 위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 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됨에 따라,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중 위 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그 전부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모두 파기하여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하고,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범죄사실
[ 피고인 1의 지위]
○ 피고인 1은 2000. 10.경부터 2000. 12.경까지 론스타펀드가 대한민국에 설립한 HAK의 전무, 2001. 1.경부터 2001. 12.경까지 그 사장(대표이사)으로 재직하였고, 이어서 2002. 1. HAK와 마찬가지로 론스타펀드가 대한민국에 설립한 LSAK의 사장(이사)으로 취임한 후 2003. 7. 그 대표이사로 승진하여 현재까지 재직하여 오고 있다.
○LSAK와 HAK는 모두 론스타펀드의 대한민국 내 투자사업을 위한 론스타펀드의 사실상의 자회사로서, LSAK는 부실채권 등 투자대상 자산을 물색하여(origination) 입찰에 참가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HAK는 LSAK가 투자한 자산의 소유권을 이전할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를 설립하여 유동화증권(ABS증권)을 발행한 다음 위 자산유동화전문회사와 자산관리계약 및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위 자산유동화전문회사의 자산관리자로서 그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의 채무자에게 자진 변제를 유도하거나 경매 또는 제3자에게 양도(Loan Sale)하는 방식으로 유동화자산을 관리·운용·처분하여 그 수익으로 유동화증권의 선순위·후순위 채권자에게 원리금을 상환하고 출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위 피고인은 론스타펀드의 국내 본부장(Country Manager)인 공소외 3 다음가는 지위에서 위 LSAK와 HAK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1. 피고인 1의 국회 정무위원회 증인 불출석으로 인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반
피고인 1은 2004. 10. 12.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 30층 LSAK 대표이사 사무실에서,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인수’ 등에 관하여 2004년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2004. 10. 21. 10:00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대한민국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증인 출석요구서를 송달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위 증언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1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가. 서울차체공업 채권 매각에 관한 범행
○ 피고인 1은 공소외 3과 공모하여 다음의 범행을 저질렀다.
○HAK는 KDB NPL이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인계받은 서울차체공업 채권 등 부실채권에 관하여 KDB NPL로부터 매각을 위탁받아 관리해 오던 중 2001. 3. 8.경 위 서울차체공업 채권을 윈&윈21에 매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위 채권 매각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사실은 그 매도대금을 490억 원으로 정한 만큼, 피고인은 HAK의 대표이사로서 그 가격으로 위 채권을 매도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위 KDB NPL과 무관하게 론스타펀드가 100% 출자하여 설립한 자산유동화전문회사인 LSF Korea의 투자 손실을 보전할 목적으로, HAK가 KDB NPL의 자산관리자도 겸하고 있는 점을 이용하여 서울차체공업 채권에 대한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공소외 29로 하여금 LSF Korea가 보유하고 있던 캠코 99-1 채권{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에서 1999년에 1차로 낙찰받은 채권들의 묶음} 중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없어 재산 가치가 없는 상각채권 57개를 70억 원으로 계상하고, 서울차체공업 채권은 원래의 합의가격보다 70억 원이 낮은 420억 원만 지급받는 방식으로 총 대금 490억 원에 위 서울차체공업 채권과 57개 상각채권을 묶어서 이른바 ’벌크매도‘ 방식으로 매도하게 하고, 그 무렵 서울차체공업 채권에 대한 대금으로 420억 원만 지급받았다.
○이로써 위 LSF Korea로 하여금 서울차체공업 채권의 정상가격과 실제 매도가격의 차액 상당인 70억 원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고, 피해자 KDB NPL에 같은 금액만큼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기아/부성 채권 매각에 관한 범행
○론스타(펀드 Ⅲ)가 2000. 7. 부성중공업에 빌려준 미화 940만 달러(한화 약 105억 원)의 대출금 채권을 2001. 1. 23. 양수한 회사인 아일랜드 소재 LSIF는 2001. 1. 위 부성중공업의 부도로 30억 원 상당의 손실이 예상되는 반면, 론스타(펀드 Ⅲ)가 2001. 5. 23.경 대한종금으로부터 기아자동차에 대한 약속어음 채권을 357억 원 상당에 낙찰받아 그 매수인 지위를 이전해 준 DIBC에서는 기아자동차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여 410억 원을 상환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익률의 편차가 심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 1은 LSIF의 위 부성중공업 채권으로 인한 손실의 보전과 관련하여 위 공소외 3 등과 공모하여 다음의 범행을 저질렀다.
○2001. 6. 초순경 개별 자산유동화전문회사의 목표수익률을 20~25% 상당으로 관리하고 있던 공소외 3, 피고인 1 등은 수익률의 편차가 커질수록 앞으로 론스타펀드의 자금 조달(funding)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여, 위 윈&윈21의 명의를 빌려 DIBC의 기아자동차 채권을 윈&윈21에 60억 원 정도 더 낮은 가격에 매도하고, LSIF의 부성중공업 채권을 윈&윈21에 60억 원 정도 더 높은 가격에 매도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DIBC가 얻을 수익 중 60억 원 가량을 LSIF로 이전하여 수익률을 조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따라 DIBC와 LSIF의 자산관리자인 HAK의 대표이사 피고인 1과 재무담당 부사장 공소외 31은, DIBC와 LSIF는 별개의 법인격이 인정되는 회사이고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도 다르며 특히 DIBC는 유동화전문회사로서 그가 발행한 유동화증권의 상환은 오직 유동화전문회사 자체의 신용위험과 유동화자산으로부터의 현금흐름에 달려 있어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이 특별히 그 업무범위를 한정하고 있으므로 DIBC의 수익을 임의로 LSIF 등 다른 제3자에게 이전시키지 말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 1은 위 공소외 29에게 수익 이전 거래를 지시하고, 이에 따라 공소외 29는 2001. 7. 중순경 윈&윈21의 대표 공소외 25와 합의하여 위 수익 이전 거래에 윈&윈21의 명의를 빌리기로 한 다음, 2001. 8. 2.경 LSIF가 70억 8,700만 원 밖에 회수할 수 없었던 위 부성중공업 채권을 윈&윈21에 140억 원에 고가매도하고, 그 대신 이미 2001. 5. 하순경 DIBC가 410억 원에 S&S에 양도하기로 되어 있던 기아자동차 채권을 2001. 8. 27.경 윈&윈21에 351억 3,300만 원에 저가매도하는 형식을 취했다가 다시 윈&윈21의 이름으로 위 S&S에 410억 원에 매도한 후, 2001. 8. 30. 위 거래를 위하여 빌린 윈&윈21 명의의 계좌를 통하여 S&S로부터 위 410억 원을 송금받자 2001. 8. 31. 그 중 351억 3,300만 원만 DIBC 계좌에 입금하고, 나머지 58억 6,700만 원은 장차 LSIF에 지급하기 위하여 위 윈&윈21 명의의 예금계좌에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위 공소외 31은 2001. 7.경 공소외 29로부터 피고인 1의 수익률 조작 관련 지시사항을 전달받은 후 위와 같이 S&S로부터 기아자동차 채권 매도대금이 입금되자 2001. 9. 12.경 공소외 29에게 ‘부성중공업 채권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LSIF에 부성중공업 채권 매도대금을 먼저 송금해 주라.’라고 지시하고, 공소외 29는 공소외 31의 지시에 따라 같은 날 위 58억 6,700만 원을 포함하여 103억 6,700만 원을 LSIF 계좌에 송금해 주고, 2001. 12. 5.경 나머지 매도대금 36억 3,300만 원 상당을 LSIF에 지급해 주었다.
○이와 같이 DIBC의 수익 중 58억 6,700만 원을 임의로 LSIF에 이전해 줌으로써 LSIF로 하여금 같은 금액만큼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고, 피해자 DIBC에 같은 금액만큼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제1의 사실]
○ 피고인 1의 일부 법정 진술
○증인 공소외 9, 6의 각 법정 진술
○대한민국 국회 정무위원장 명의의 고발장(국회 증인 불출석 증거목록 순번 282, 이하 같음)
○2004년도 국정감사 정무위원회 회의록 일부(307-3), 이메일(318-1)
[판시 제2의 각 사실]
○ 피고인 1의 일부 법정 진술
○증인 공소외 35, 36, 25, 29, 27, 34의 각 법정 진술, 증인 공소외 15, 37의 각 일부 법정 진술
○검찰 진술조서, 진술서 : 공소외 30(수익률조작 증거목록 순번 160-1)
○수사보고 : ‘서울차체 및 캠코 99-1 부실채권 관련 계약서 등 확인’의 첨부서류(수익률조작 증거목록 순번 98~103, 이하 같음), 산업은행과 론스타 간의 서울차체 등 부실채권 유동화 관련 약정 검토(104), ‘부성채권, 기아채권 및 뉴코아 채권 가격조정 거래를 통한 수익률 조작에 기한 배임 등 혐의 보고’의 첨부서류(138~141), ’DIBC의 구조 및 출자자 현황 보고 사본‘의 첨부서류(209), 포캐스팅 미팅 및 수익률 산정방법 등(278~281), DIBC 출자현황 등 확인 사본(307~313)
○ 공소외 3 출입국 현황(69-1), 2001. 3. 7.자 RESOLUTION MEMORANDUM(107-1), 컴퓨터화면출력(107-2), 2001. 8. 24.자 RESOLUTION MEMORANDUM(107-3), 수기 작성 부성/기아 채권 거래도(195)
○각 이메일{106-1, 207-(1~5, 7, 9), 216-(3, 4)}
○증거물 : 거래구조메모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판시 제1의 국회 증인 불출석의 점 :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제12조 제1항 (징역형 선택)
○판시 제2의 가, 나 각 배임의 점 :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3조 제1항 제1호 , 형법 제356조 , 제355조 제2항 , 제30조 (각 유기징역형 선택)
2.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3호 , 제50조 {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제2의 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3. 원심판결 선고 전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4.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국회 증인 불출석의 점에 관하여는, 피고인 1과 함께 위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되었다가 같은 혐의로 고발된 공소외 48, 49는 약식 기소되어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점, 서울차체공업 채권 및 기아/부성 채권 매각 관련 배임의 점에 관하여는, 위 각 거래는 공소외 3이 주도적으로 결정·지시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인 1은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없으며, 위 각 거래 과정에서 피고인 1이 직접적으로 금전적 이득을 얻지는 않았던 점, 피고인 1은 전에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 정상 참작)
5. 집행유예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증권거래법 위반의 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조세)의 점, 미도파 채권 매각, 뉴코아 채권 매각, 극동 채권 매각으로 인한 각「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의 점과 피고인 외환은행 및 피고인 LSF-KEB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각 위에서 본 바와 같은데, 이에 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