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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12603 판결
[소유권말소등기][미간행]
판시사항

[1] 민사재판에 있어서의 관련 형사판결의 증명력

[2] 갑이 을에게 토지를 매도하면서 그 지상 건물을 철거하기로 약정하였다가 나중에 을에게 그 건물을 무상 양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교부하기로 하여 을에게 가등기를 마쳐주었는데, 그 후 을로부터 위 토지를 매수한 병이 을과, 병이 을로부터 위 가등기를 양수하되, 건물에 관한 본등기절차를 이행함과 동시에 을에게 가등기를 다시 하여 주며, 토지 매매대금을 완납할 때까지는 위 건물을 사용 중인 임차인들에게 임대료 청구, 건물 명도나 철거 청구 등을 하지 않기로 하는 가등기 양수 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병이 을로부터 위 가등기권리자로서의 지위를 적법하게 양수한 이상, 갑은 병에게 위 가등기에 관한 본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고, 다만 병은 을에게 토지 매매잔금을 완납하기 전에는 임차인들에게 건물의 명도나 철거 등을 요구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을 뿐이므로, 설사 병이 위 건물 매매계약서를 위조하여 본등기를 마쳤더라도 위 본등기는 실체권리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라고 판단한 사례

[3] 부동산등기법 제49조 제1항 에 정한 확인서면의 작성에서 법무사가 등기의무자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판단작용 자체를 사무원에게 대행하게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등기의무자가 확인서면에 직접 날인하였더라도 법무사 본인이 직접 등기의무자를 확인하지 않은 경우, 확인서면 자체 및 그 확인서면에 의해 이루어진 등기가 무효로 되는지 여부(소극)

원고, 상고인

서울수산청과시장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인 담당변호사 박성철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휴크레프트 주식회사외 107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병선)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나,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도 있다 (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다2705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법무사 직원 소외인의 진술이 일관된 점, 원고가 피고 휴크레프트 주식회사(이하 ‘피고 휴크레프트’라고 한다)에게 다른 목적으로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들을 교부해 주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에 관한 확인서를 받는 등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피고 휴크레프트는 언제든지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가등기에 기해 본등기를 청구할 수 있었으므로 원고 주장과 같은 거액의 대가 지급을 약속할 이유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서(을제6호증의 2)가 위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관련 제1심 형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고단5056 판결 )의 사실판단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이유모순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원심은, 원고가 1998. 7. 23. 한국토지공사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하면서 1998. 10. 22.까지 그 지상의 이 사건 건물을 완전히 철거하기로 약정하였다가 1999년경 한국토지공사에게 이 사건 건물을 무상 양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교부하기로 하여 1999. 4. 27. 한국토지공사에게 이 사건 가등기를 마쳐 준 사실, 피고 휴크레프트는 2003. 12. 27.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후 2005. 11. 28. 한국토지공사와, 피고 휴크레프트가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마쳐진 이 사건 가등기를 양수하되, 이 사건 건물에 관한 본등기절차를 이행함과 동시에 한국토지공사를 등기권리자로 하는 가등기를 다시 하여 주며, 이 사건 토지 매매대금을 완납할 때까지는 이 사건 건물을 사용 중인 임차인들에 대하여 임대료 청구, 건물명도 청구나 철거 청구 등을 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가등기 양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각 인정하였는바,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와 관련하여 증거를 취사선택하고 증거의 증명력을 비교·평가함에 있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 휴크레프트가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위 가등기권리자로서의 지위를 적법하게 양수한 이상 원고는 피고 휴크레프트에게 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고, 다만 피고 휴크레프트는 한국토지공사에게 이 사건 토지 매매잔금을 완납하기 전에는 임차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의 명도나 철거 등을 요구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을 뿐이므로, 설사 피고 휴크레프트가 이 사건 건물 매매계약서를 위조하여 본등기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위 본등기는 실체권리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라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례 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지적하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들로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관하여

부동산등기법 제49조 제1항 에서 변호사와 법무사만이 확인서면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한정하고, 나아가 같은 조항에서 등기의무자 작성 부분에 대한 공증을 병렬적으로 규정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확인서면 작성은 준공증적 성격의 업무로서, 관계 법령에 따라 법무사가 사무원을 두고 그로부터 사무집행의 보조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확인서면 양식에 요구되는 기재사항의 기입과 같은 사실행위의 대행을 넘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판단작용 자체를 사무원에게 대행하게 하는 것은 그것이 비록 사전지휘 내지 사후감독에 의한 것이라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다4295 판결 참조).

그러나 법무사 사무원이 등기의무자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판단작용까지 대행함으로써 위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도 법무사가 그로 인하여 등기의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생길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등기의무자가 확인서면에 직접 날인한 이상 법무사 본인이 직접 등기의무자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확인서면 자체가 무효라거나 그 확인서면에 의하여 이루어진 등기가 무효로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원고 대표이사 노환진 본인이 직접 확인서면에 날인하였으므로 그 확인서면에 기한 등기가 유효하다고 본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부동산등기법 제49조 제1항 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례 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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