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75932 판결
[양수금][미간행]
판시사항

[1]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 의사의 해석방법

[2] 갑이 을에게 기존도로와의 경계지점부터 임야에 이르는 진입로를 개설하여 주겠다고 제의하여 ‘도시계획상의 진입로를 확보되도록 한다’는 내용의 확인서가 작성된 사안에서, 기존도로와의 경계지점부터 임야에 이르는 진입도로 개설에 필요한 토목공사를 완성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박재윤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금광건업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서성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4점에 대하여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1다6619 판결 ,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다1364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주식회사 성우주택(이하 ‘성우주택’이라 한다)에게 기존도로와의 경계지점부터 포항시 북구 용흥동 산 118-1 임야(이하 ‘이 사건 임야’라 한다)에 이르는 진입로를 개설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갑 제8호증의 1(답변서), 2(확인서)의 각 기재, 제1심증인 소외인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성우주택과 피고 사이의 약정 내용은 원고가 주장하는 구간의 일부인 산사태 발생 토지 부분에 대한 평탄화작업을 통하여 피고가 이 사건 임야에 이르기까지 도시계획시설로 예정된 노폭만큼 사실상의 진입로를 확보하여 준다는 의미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① 이 사건 확인서에는 피고의 확인내용으로 “성우주택의 토지 산 118-1 임야 부분이 사용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상의 진입로를 확보되도록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② 성우주택은 포항시 북구 용흥동 일대에서 5동의 아파트를 신축·분양하는 주택건설사업을 진행하던 중 사업부지와 인접한 임야에서 산사태가 발생하여 포항시장으로부터 사면구배완화공법에 의하여 산사태 발생 토지를 복구하는 조건으로 주택건설사업계획 변경승인을 받은 사실, ③ 성우주택은 피고에게 사업부지의 일부를 매도하면서 위 주택건설사업도 승계하여 주기로 하였는데, 위 사업부지 매도 이전부터 사업부지의 경계를 따라 폭 8m의 도로(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가 도시계획시설로 예정되어 있었던 사실, ④ 성우주택은 이 사건 도로가 개설되는 경우 이 사건 임야 등 매도대상에서 제외된 토지에서 별도의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피고가 산사태 발생 토지의 사면복구공사를 하는 기회에 이 사건 도로도 개설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2003. 8. 12. 성우주택에게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교부하고, 2003. 8. 14. 성우주택으로부터 위 주택건설사업 추진에 필요한 토지사용승낙을 받은 사실, ⑤ 피고는 2003. 5. 27.부터 포항시장에게 사면복구공사의 공법을 종전의 사면구배완화공법에서 대체보강공법으로 변경해 달라는 신청을 수차례 반복하였고, 2004. 8. 30. 포항시장의 승인을 받아 대체보강공법에 의하여 사면복구공사를 완료하였으나, 위 공사를 시행한 결과 도로 부지의 고도가 높아져 도시계획시설로 예정된 이 사건 도로의 개설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처분문서인 이 사건 확인서의 문언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진입로 확보’라는 용어의 일반적인 의미, 나아가 기록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성우주택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출입금지가처분 신청사건에서 피고는 위 아파트건설사업의 신속한 진행을 위하여 사면복구공사를 하면서 이 사건 임야가 사용될 수 있도록 진입로를 만들어 주겠다고 제의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확인서 내용과 같은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을 자인하였던 점, 이 사건 확인서에 첨부된 도면에는 산사태 발생 토지만이 형질변경대상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위 도면은 사면복구공사 허가를 받기 위하여 작성된 도면이고 성우주택은 피고에게 산사태 발생 토지 이외의 토지에 대해서도 토지사용승낙을 하였으며, 오히려 위 도면에는 기존도로와의 경계지점부터 이 사건 임야에 이르는 이 사건 도로가 명확히 표시되어 있는 점, 또한 기존도로와의 경계지점부터 산사태 발생 토지까지의 도로부지는 포항시가 소유하고 있어 누구라도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도로개설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피고가 이 사건 도로를 개설하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확인서에 기재된 ‘도시계획상의 진입로를 확보되도록 한다’라고 함은 기존도로와의 경계지점부터 이 사건 임야에 이르는 진입도로 개설에 필요한 토목공사를 완성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기존도로와의 경계지점부터 이 사건 임야에 이르기까지 도시계획시설로 예정된 도로를 개설하는 것이 아니라 산사태 발생 토지 부분에 대한 평탄화작업을 통하여 이 사건 임야에 이르기까지 도시계획시설로 예정된 도로 폭만큼의 사실상 진입로를 확보하여 준다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구 도로의 구조·시설기준에 관한 규칙(2009. 2. 19. 국토해양부령 제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에 의하면, 산지 국지도로의 최대 종단경사는 16%(지형상황, 주변지장물 및 경제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17%) 이하로 하도록 되어 있고,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공법변경 전의 사면구배완화공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로 예정된 이 사건 도로를 설계할 당시 기존도로와의 경계지점의 고도는 해발 28m, 위 경계지점에서 산 정상쪽으로 40m 떨어진 지점 이후의 고도는 해발 36m로 예정되어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고,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전제로 하여 산정한 위 경계지점부터 40m 떨어진 지점을 기준으로 한 경사도는 20%[{(36m-28m)/40m}×100], 60m 떨어진 지점을 기준으로 한 경사도는 13.33%[{(36m-28m)/60m}×100]라고 할 것인바, 위 규칙은 신설 또는 개량하는 도로의 구조 및 시설에 적용되는 최소한의 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점, 위 경계지점부터 40m 떨어진 지점의 토지를 일부 깎아내고 도로를 개설하는 경우 위 경계지점으로부터 60m 떨어진 지점을 기준으로 한 경사도는 위 규칙의 허용범위 내에 속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사면구배완화공법에 따라 사면복구공사를 시행하는 경우 이 사건 도로를 개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경계지점부터 40m 떨어진 지점을 기준으로 한 경사도를 전제로 종전 사면구배완화공법에 의하여 사면복구공사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이 사건 도로를 개설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도로의 종단경사 허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 김능환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