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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3. 2. 8. 선고 82도3021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1983.4.1.(701),552]
판시사항

의사의 진술이나 진단서가 폭행, 상해 사실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상해사건의 경우 상처를 진단한 의사의 진술이나 진단서는 폭행, 상해 등의 사실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증거에 의하여 폭행, 상해의 가해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 그에 대한 상해의 부위나 정도의 점에 대한 증거가 된다 할 것이므로 의사의 진술이나 그가 작성한 진단서는 의사로서 피해자를 진찰한 결과 외력에 의하여 상처가 있었다는 소견을 나타낸데 불과하고 그것만으로 상해의 원인이 피고인의 폭행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은 1982.11.29.22:00경 대구 중구 동성로 2가 61 소재 필그림양화점 앞길에서 이 사건 피해자 가 술에 취하여 인접한 공주다방에서 들고 나온 물컵을 깨뜨리고 피고인의 점포문을 발로 찬다는 이유로 서로 언쟁 끝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뺨을 3회 구타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구타하고, 발로 피해자의 배, 다리를 차서 피해자에게 약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족관절내과골절, 좌비골분쇄골절, 좌족관절부분 탈구등의 상해를 가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상해에 관한 법조를 적용 처단하였다.

살피건대, 원심이 피고인의 위 범행사실을 인정함에 있어서 채택한 증거를 보면, 피고인의 경찰 및 제1심 공판정에서의 진술, 증인 장용석의 공판정에서의 진술,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해자, 장용석, 정종구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기재 및 정종구 작성의 피해자에 대한 상해진단서의 기재등인바, 기록에 의하여 위 증거들을 검토하여 보면, 통상 상해사건의 경우 상처를 진단한 의사의 진술이나 진단서는 폭행, 상해 등의 사실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증거에 의하여 폭행, 상해의 가해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 그에 대한 상해의 부위나 정도의 점에 대한 증거가 된다 할 것인바, ( 당원 1982.2.9. 선고 81도2276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정종구의 진술이나 그가 작성한 진단서 역시 그가 의사로서 1981.11.29 피해자를 진찰한 결과 외력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상처가 있었다는 소견을 나타낸데 불과하고 그것만으로 위 상해의 원인이 피고인의 폭행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할 자료로 할 수 없는 것이고, 피고인은 뒤에 설시하는 바와 같이 일관하여 피해자의 다리부분을 구타하여 상해를 입힌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서 결국 이건 판시사실(공소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다리, 배부분을 발로 찼다는 기재는 없다)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는 피해자 의 진술과 목격자 장용석의 진술 뿐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뺨을 3회 때린 사실은 있으나 발로 피해자의 배, 다리를 찬 사실은 없고 오히려 피해자가 피고인을 발로 차려고 뛰어들다 피고인이 피하는 바람에 인도와 차도 경계의 굴곡진 부분에 걸려 쓰레기통있는 곳으로 넘어지면서 상처를 입게 된 것이라고 일관하여 진술하고 있고, 당시 현장에서의 상황을 그대로 목격한 김범석, 장정복, 송인희 등의 진술도 한결같이 피고인의 진술과 일치하고 있음에 반하여 피해자와 장용석은 친구지간으로서 당시 술에 몹시 취하여 있었던 점과 위의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피해자 및 장용석도 이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다)에 비추어 보면 그들의 진술은 도리어 믿기 어렵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얼굴부분을 구타한 사실만으로는 피해자의 좌족관절부위에 골절상이 생길 이유는 없다 할 것임에도 피해자 나 그의 친구인 장용석의 진술만을 믿어 피고인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판시와 같은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니 이점 논지 이유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인 대구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우영(재판장) 김중서 이정우 신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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