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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852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무고,위증,업무방해][공1995.11.15.(1004),3657]
판시사항

가. 상해 피해자를 진찰한 의사의 진술과 상해진단서의 증거 범위

나. 상해에 관한 무고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사실 인정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다. 상해교사에 관한 무고 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무고죄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라. 위증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 오인이나 위증죄의 범의에 관한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상해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를 진찰한 바 있는 의사의 진술 및 상해진단서를 발행한 의사의 진술이나 진단서는 가해자의 상해 사실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증거에 의하여 상해의 가해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 그에 대한 상해의 부위나 정도의 점에 대한 증거가 된다.

나. 일부 목격자의 진술만으로도 무고 피고인의 상해 피해 신고 사실이 허위라는 점은 그 증명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는데도, 위 각 진술을 함부로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고 오히려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다른 목격자의 진술을 믿은 나머지 무고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어긋나는 증거취사로 사실 인정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다. 상해교사에 관한 진정 내용이 허위라고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고 무고의 범의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한 무고 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무고죄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라. 가해자로 지목된 자들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행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동일한 사건현장을 직접 목격한 자로서 증언을 함에 있어 그와 반대로 가해자로 지목된 자들이 피해자를 폭행(상해)하였다고 증언을 하였다면, 피고인의 그와 같은 증언은 허위의 진술이라 할 것이고 피고인에게는 그 증언이 허위라는 인식 또한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도, 그와 달리 피고인의 증언이 허위의 진술이라고 볼 수 없거나 피고인에게 허위의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증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위증죄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피고인들에 대하여 )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무고의 점, 피고인 2에 대한 무고의점 및 위증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나머지 상고는 이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들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은 피고인 1에게 동 피고인이 가지고 있는 동업재산에 대한 지분을 다른 사람에게 처분하여 예식장 동업계약에서 탈퇴하는 것을 사전에 승낙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동 피고인이 위 동업재산에 대한 지분을 피고인 2에게 양도하였다고 하여 피고인들이 공모 공동하여 이를 횡령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음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피고인 1의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그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의 소위는 동업자로서 가지고 있는 장부열람권, 이익배당권 및 경영참여권을 보전하려는 행위로서 그것이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거나 업무의 방해를 초래할 정도의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음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3. 피고인 1의 무고의 점에 대하여

가. 피고인의 무고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1991.4.4. 서울 종로구 경운동 소재 종로경찰서에서 실은 같은 달 2. 12:40경 종로구 (이하 생략) 소재 예식장 지하 예약접수실에서 예식장 관리이사인 공소외 2에게 덤벼들던 중 한쪽 다리가 불편한 관계로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서 자신의 이마로 예약접수용 책상을 2, 3회 들이받았을 뿐 공소외 2, 공소외 유병태로부터 구타당한 바가 없는데도 공소외 2, 유병태로 하여금 각 형사처분을 받게할 목적으로 한국병원 의사 한윤경에게 두통, 구역증, 이명 등을 강하게 호소하여 전치 10일간의 뇌진탕증을 입었다고 하는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은 후 위 일시·장소에서 유병태가 피고인을 양팔로 잡고 공소외 2가 이마로 머리를 1회 들이받아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상해를 가하였다고 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위 상해진단서와 같이 제출하는 등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여 공소외 2, 유병태를 각 무고하였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제1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에 대한 증거로 피고인의 법정에서의 진술,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검사 작성의 임명숙, 김석주, 함성환, 홍현철, 오광근에 대한 각 진술조서 및 공소외 2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기재 등을 내세웠다.

다. 그런데 원심은, 제1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위 공소외 2에게 덤벼들다가 바닥에 쓰러지자 다시 일어나서 고의로 예약접수용 책상을 2, 3회 들이받았다는 공소사실 부분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제1심이 든 위 각 증거 이외에 피해자 유병래의 경찰 및 검찰에서의 각 진술 등이 있으나,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를 부인하고 있으므로 제1심이 든 각 증거 중 피고인의 법정진술과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에 관하여 살펴 보건대, 먼저 예식장 손님으로서 현장을 목격한 함성환의 진술내용에 의하면 자신은 당시 예식장 예약을 위하여 신혼예식장 예약실에 있었는데 피고인과 공소외 2 서로 언쟁을 하다가 공소외 2가 구타한 사실이 없는데도 피고인이 스스로 먼저 자기의 앞이마로 책상을 2회 들이받고 일어나면서 공소외 2에게 '너 나를 때렸어'라고 말하고 다시 자기의 주먹으로 코를 쳤다는 것이고, 같은 손님인 홍현철의 진술내용은 피고인과 공소외 2가 서로 언쟁하다가, 공소외 2가 달려드는 피고인을 저지하면서 손바닥으로 밀자 피고인은 '네가 나를 치는구나'라고 말하고 스스로 자신의 주먹으로 안면을 2, 3회 구타한 뒤 코피가 나지 않으니까 앞이마로 책상을 3,4회 들이받았다는 것이고,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김석주의 진술내용은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덤빌려고 하는데 한쪽 다리가 불편하여서인지 책상에 넘어지면서 이마를 찧었고, 넘어지니까 화가 났는지 자기가 넘어졌다고 하면서 이마를 두어번 정도 찧었을 뿐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박치기를 한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이고, 예식장 직원으로서 뒷쪽으로 현장을 목격한 임명숙의 진술내용에 의하면 한쪽으로 밀리던 공소외 2가 벽에 부딪쳐 튕겨나오면서 그의 손이 피고인의 몸에 닿은 것 같으니까 피고인이 갑자기 '이놈이 나를 때린다'고 하면서 앞에 있는 예약접수용 책상에 이마를 2,3번 정도 스스로 박았으며 코피가 난다고 하여 보니까 코피가 나지도 않았고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박치기를 하지도 않았다는 것이고, 공소외 2가나 유병래의 각 진술내용에 의하면 공소외 2는 위 예식장 예약실에서 소란을 피우고 그에게 달려드는 피고인을 피하기만 하였을 뿐이고 피고인이 입은 상처는 스스로 자기의 코를 주먹으로 때리고 앞이마로 책상을 들이받는 등 자해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것인 바, 우선 위 각 진술내용은 동일한 시간, 장소에서 동일한 현장을 목격하였으면서도 그 내용이 서로 상이하고, 또한 그들이 목격하였다고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스스로 주먹으로 코를 치고 앞이마로 책상을 들이받은 경우에는 그 부위에 상흔이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을 사건 당일 진료하고 상해진단서를 작성한 의사 한윤경 및 의사 박시영의 원심에서의 각 진술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이 자해하였다는 부위인 앞이마와 코부위에는 상흔이 없었다는 것이고, 더우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2도 그 당시 피고인과 자신의 얼굴부위가 서로 맞부딪힌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증거들만을 가지고 피고인이 입은 상해가 오로지 피고인의 자해행위에 의하여서만 생긴 것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오히려 현장을 같이 목격했던 피고인 2, 공소외 3의 각 진술내용에 의하면 그 당시 순간적으로 공소외 2가 이마로 피고인의 관자놀이를 들이받은 것으로 인정된다), 위 오광근의 진술내용은 현장을 목격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으로서 위와 같은 피고인의 자해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그 밖에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다음, 공소사실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의심스러운 증거나 사실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이 채택한 위 각 증거와 그 밖에 검사가 들고 있는 나머지 증거들을 종합하여도 피고인이 제1심 판시와 같이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여 공소외 2 등을 무고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한 다음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라. 살피건대,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이므로, 위 무고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유.무죄 여부는 피고인이 신고한 사실 즉, 유병래가 피고인을 양팔로 잡고 공소외 2가 이마로 머리를 1회 들이받아 피고인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는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지 여부에 따라 가려진다 할 것인바(따라서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입은 상해가 오로지 피고인의 자해행위에 의하여서만 생긴 것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하여 반드시 피고인의 신고사실이 허위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결국 원심은 피고인 2, 공소외 3의 각 진술에 의하여 공소외 2 이마로 피고인의 관자놀이를 들이받은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피고인의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부합한다고 보고, 이와 상반되는 증거들 즉, 임명숙, 김석주, 함성환, 홍현철, 공소외 2, 유병래의 진술은 이를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사건 증거 관계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증거 취사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먼저 원심이 진재홍의 상해사실을 인정한 증거로 쓴 상피고인 2, 공소외 3의 진술에 대하여 살펴보면, 상피고인 2은 피고인으로부터 예식장의 지분 일부를 양수하여 예식장 경영에 참여하고 이익배당을 받을려고 하였으나 공소외 1측의 저지로 배제된 사람이고, 공소외 3 역시 그동안 예식장을 경영하여 온 피고인의 친아들로 모두 피고인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또한 공소외 3은 공소외 2의 상해행위 당시 유병래가 피고인을 붙잡았다고 진술하여 유병래의 가담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반면에 피고인 2은 유병래가 공소외 2의 상해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여 그 진술내용에 있어서도 서로 모순되는 바가 있으며, 또 공소외 3으로서는 연로한 아버지인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였다면 아들 입장에서 거센 항의를 하는 등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기록상 이러한 흔적을 찾을 수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동인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겠다.

이에 반하여, 원심이 배척한 증거들 중 김석주, 함성환, 홍현철의 각 진술에 관하여 보건대, 김석주는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예식장으로부터 112 범죄신고를 받고 이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인바, 동인이 공무집행 중에 직접 경험한 상황에 관하여 한 진술은 동인이 거짓 진술을 한다거나 그 진술 내용에 합리성을 결하고 있다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배척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함성환, 홍현철 또한 예식 예약을 하기 위하여 예약사무실에 왔다가 우연히 현장을 목격한 자들로서 기록상 피고인 또는 공소외 1과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실을 왜곡할 처지에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동인들의 진술 역시 신빙성이 있는 것들로서 함부로 배척될 수 없다 할 것이다(더구나 위 피고인은 제1심 공판정에서 변호인을 통하여 위 진술들을 모두 증거로 함에 동의하고 있다).

나아가 동인들의 진술내용을 살펴 보더라도, 그 진술 사이에 원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사소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 전체적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자해행위를 하였고 공소외 2와 유병래가 공동하여 피고인에게 상해를 가한 바가 없다는 점에서는 서로 일치되고 있어 굳이 위 진술에 서로 모순되는 바가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또 원심이 들고 있는 유력한 반증 사유 즉, 의사의 진단 당시 피고인의 코와 이마에 아무런 상흔이 없었다거나 공소외 2도 그 당시 피고인과 자신의 얼굴부위가 서로 맞부딪힌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적이 있다는 점만으로 반드시 동인들의 진술이 합리성을 결한다고 볼 수도 없고 달리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아무런 사유도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위 사건발생 직후 피고인을 진찰한 바 있는 의사 박시영의 진술 및 피고인에게 상해진단서를 발행한 의사 한윤경의 진술이나 진단서는 공소외 2의 상해 사실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증거에 의하여 상해의 가해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 그에 대한 상해의 부위나 정도의 점에 대한 증거가 된다 할 것인바(당원 1983.2.8. 선고 82도3021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위 의사들이 피고인을 진찰한 결과 외부적으로 아무런 상처가 없었으나 피고인이 좌측두부 압통, 이명, 구역증 등을 심하게 호소하는 바람에 좌측두부에 외력이 가하여진 것이 아닌가 보고 10일간의 관찰을 요한다는 의미에서 그와 같은 내용의 상해진단서를 발급하여 준 것으로 엿보이는 점에 비추어 위 의사들의 진술이나 진단서 기재가 김석주, 함성환 및 홍현철의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장애가 된다고 볼 수도 없다.

마. 그렇다면 김석주, 함성환 및 홍현철의 위와 같은 진술만으로도 피고인의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점은 그 증명이 없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인데도, 원심이 위 각 진술을 함부로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고 오히려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공소외 3, 피고인 2의 진술을 믿은 나머지 공소외 2의 상해사실을 인정하고 달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결국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어긋나는 증거취사로 사실인정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4. 피고인 2의 무고의 점에 대하여

가. 먼저 조세포탈에 관한 무고의 점에 대하여 본다.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공소외 1도 예식장 경영에 따른 수입, 지출, 세무처리 등에 관하여 그 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었고, 따라서 피고인 1이 실제 예식건수보다 적게 세무서에 신고한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심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에 관한 상고논지는 이유가 없다.

나. 다음 상해교사에 관한 무고의 점에 대하여 본다.

(1)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사실은 1991.4.2. 위 예식장 접수실에서 공소외 2 등이 피고인 1을 구타한 사실이 없는데도, 공소외 1이 공소외 2로 하여금 피고인 1을 구타하여 전치 10일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작성하여 등기우편으로 청와대 민원실에 발송하여 공소외 1을 무고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인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인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공소외 1이 고용한 공소외 2가 이마로 상피고인 피고인 1을 들이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소위가 무고죄를 구성하는 것으로 보기 위하여는 공소외 2가 피고인 1을 구타한 것이 공소외 1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피고인의 진정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점 즉, 공소외 1은 그와 같은 지시를 한 바 없는데 이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점과 피고인이 그와 같은 자신의 진정내용이 허위라는 점에 대하여 인식을 하고 있었다는 증명이 있어야 할 것인데, 검사가 제출한 여러 증거들 중 위와 같은 점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공소외 1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공소외 2의 수사기관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의 각 진술이 있으나, 우선 공소외 2는 시종 자신이 피고인 1을 구타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1이 자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피고인 1을 들이받은 사실조차 부인하고 있어 이를 믿기 어렵고, 공소외 1의 진술내용도 진정서의 기재내용과 같이 폭력배를 동원하여 피고인 1에게 불법을 자행한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그러한 일이 없다고 단순히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에 불과하며, 그 밖에 전기록을 살펴 보아도 더 나아가 공소외 1이 실제로 위 상해를 교사했는지의 점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바, 그렇다면 이 사건에 있어 검사는 공소외 2의 상해행위가 공소외 1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고발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에 충분한 적극적 증명을 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여러 가지 객관적 상황은 공소외 2의 구타행위를 현장에서 본 피고인으로서 그것이 공소외 1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무고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여지도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공소외 2, 유병래가 공동하여 상피고인 1에게 상해를 가한 행위가 인정되지 않음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고, 원심도 인정하고 있듯이 공소외 1이 원심법정에서 공소외 2나 유병래에게 상해를 지시한 바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으며, 피고인은 원심 재판장의 신문에 공소외 1의 상해교사 사실에 대하여는 별다른 근거가 없다고 답변함으로써 피고인 스스로도 상해교사 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이 없이 진정한 것임이 분명하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의 위 진정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점과 피고인이 그와 같은 자신의 진정내용이 허위라는 점에 대하여 인식을 하고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충분한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와 달리 피고인의 위 진정내용이 허위라고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고 무고의 범의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한 위 무고 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무고죄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므로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무고죄 부분 전부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할 것이다.

5. 피고인 2의 위증의 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피고인이 상피고인 1에 대한 서울지방법원 91노5132 무고 등 사건에 증인으로 선서한 후 증언을 함에 있어, 피고인이 1991.4.2. 피고인 1과 공소외 2간에 벌어진 싸움을 목격하였기 때문에 공소외 2 피고인 1에게 전혀 폭행을 행사한 바가 없고 피고인 1의 상처는 동인이 스스로 자해하여 발생한 것임을 알고 있었는데도 그 기억에 반하여 공소외 2 이마로 피고인 1을 들이받았다고 증언하여 위증한 것이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위와 같이 증언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자기가 목격한 대로 증언하였을 뿐이라고 그 범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고, 공소외 3 및 피고인 1의 각 진술 내용도 피고인의 위 변소에 부합하고 있으며,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함성환, 홍현철, 임명숙, 김석주, 및 오광근 등의 진술 또는 진술기재 등이 있으나 그 증거들만을 가지고 피고인에 대한 위증의 범의를 인정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하기에 부족하고 그 이외에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의 증거취사와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이 있다 할 수 없고, 원심 증인 김석주, 오광근, 유병래의 각 진술내용 또한 신빙성이 없거나 증거로 하기에 부족하다 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소외 2, 유병래가 공동하여 상피고인 1에게 상해를 가한 행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동일한 사건현장을 직접 목격한 자로서 증언을 함에 있어 이와 반대로 공소외 2 등이 공동하여 상피고인 1을 폭행(상해)하였다고 증언을 하였다면, 피고인의 이와 같은 증언은 허위의 진술이라 할 것이고 피고인에게는 그 증언이 허위라는 인식 또한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와 달리 피고인의 이 사건 증언이 허위의 진술이라고 볼 수 없거나 피고인에게 허위의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위증죄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 역시 이유가 있다.

6.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무고의 점, 피고인 2에 대한 무고의 점 및 위증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나머지 상고는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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