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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16643 판결
[투자금반환][공2009상,842]
판시사항

공동사업관계를 탈퇴하면서 체결한 청산약정에서 출자금반환의무의 성립과 관련하여 붙인 부관의 법적 성질을 정지조건이 아닌 불확정기한으로 보아, 부관에 정한 사유가 발생하는 때는 물론이고 상당한 기간 내에 그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때에도 그 출자금반환의무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던 자들과 사업 진행에 필요한 운전자금을 출자하고 사업상의 이익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의 공동사업계약을 체결하고 그들에게 운전자금을 지급한 자가, 그 후 사업진행이 순조롭지 않자 공동사업관계에서 탈퇴하면서 ‘스폰서가 영입되거나 사업권을 넘길 경우나 사업을 진행할 때’에는 위 출자금을 반환받기로 하는 청산약정을 체결한 사안에서, 위 부관의 법적 성질을 거기서 정해진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언제까지라도 위 투자금을 반환할 의무가 성립하지 않는 정지조건이라기보다는 불확정기한으로 보아, 출자금반환의무는 위 약정사유가 발생하는 때는 물론이고 상당한 기간 내에 위 약정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때에도 성립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피고 1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즉, 원고는 2006. 10. 17.에 피고들이 추진하던 이 사건 재건축사업과 관련하여 원고가 그 사업의 진행에 필요한 운전자금을 출자하고 위 사업상의 이익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의 공동사업계약(이하 ‘제1차 합의’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그에 기하여 같은해 12. 4.까지 도합 4천2백만 원을 피고들에게 지급하였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들은 2007. 3. 16.에 이르러, 그날부터 원고가 위 사업에 관여하지 않기로 하되, “스폰서가 영입되거나 사업권을 넘길 경우나 사업을 진행할 때”(이하 ‘이 사건 부관’이라고 한다)에는 피고들이 위 4천2백만 원의 돈을 반환하며, 그 돈의 수령과 동시에 위 제1차 합의가 효력을 잃는 것으로 하기로 합의하였다(이하 ‘제2차 합의’라고 한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부관의 법적 성질을 정지조건이라고 하고, 제2차 합의에 기하여 피고들의 금전반환의무가 발생하려면 위의 약정사유들 중 하나가 발생하여 피고들에게 이 사건 재건축사업과 관련한 자금의 유입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다음, ① 새로운 투자자는 이를 영입하였다는 증거가 없고, ② 재건축사업권이 양도된 일은 있으나 그 양수인의 양수대금 미지급으로 그 계약이 해제되어서 양도계약의 체결만으로는 사업권의 양도가 있다고 할 수 없으며, ③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재건축사업의 추진위원회와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한 것만으로는 이 사건 재건축사업을 진행하여 그로 인한 자금의 유입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위 합의에 기한 피고들의 금전지급의무는 정지조건의 미성취로 발생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들이 그 전에 계획·추진하던 이 사건 재건축사업을 피고들과 함께 시행하기로 하면서 그 운전자금을 대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제1차 합의를 하고 위 4천2백만 원을 피고들에게 지급하였으나, 그 후 피고들이 제1차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부담하는 피고 회사 임원으로서의 취임이나 주식 배분 등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재건축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자, 원고가 위의 공동사업관계에서 탈퇴하기로 하고 그 청산의 내용을 정하면서 제2차 합의에 이른 사실을 알 수 있다(원심 판결도 제2차 합의를 “공동사업시행의 청산약정”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제2차 합의에 이르게 된 사정에다가, 이 사건 부관상의 약정사유들은 모두 주로 애초부터 이 사건 재건축사업을 계획·추진하여 온 피고들의 성의와 노력에 의하여 앞으로 실현되어야 하고 그 실현에 이제 이 사건 재건축사업에서 손을 떼는 원고로부터 그 주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 이 사건 공동사업관계와 같은 조합에서 조합원 중 1인이 나머지 조합원들과의 합의 아래 임의로 탈퇴하는 경우에 탈퇴조합원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나머지 조합원들에 대하여 지분의 계산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점( 민법 제719조 참조)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부관의 법적 성질을 거기서 정하여진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언제까지라도 원고의 투자금을 반환할 피고들의 의무가 성립하지 아니하는 정지조건이라기보다는, 이를 불확정기한으로 보아 피고들의 금전반환의무는 위의 약정사유가 발생하는 때는 물론이고 상당한 기간 내에 그 사실이 발생하지 아니하는 때에도 성립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89. 6. 27. 선고 88다카10579 판결 등 참조).

또한 설사 원심과 같이 이 사건 부관을 정지조건이라고 이해하더라도, 그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는 원심의 판단에는 동의할 수 없다. 우선 앞서 본 바와 같이 투자자의 영입, 사업권의 양도, 사업의 진행과 같은 약정사유 자체에다가 자금의 유입이라는 요소를 부가하여야 할 이유를 쉽사리 찾기 어렵다(특히 위의 약정사유들 중 ‘사업의 진행’은 그 성질상 적어도 일정한 기간 동안은 반드시 자금의 유입을 수반한다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특히 원심도 피고들이 이 사건 재건축사업권을 제3자에게 2억 원에 양도하는 계약이 체결된 바 있는 사실(기록상 피고들은 그 계약금으로 4천만 원을 수령하였는데, 이를 반환하였다고 볼 자료를 찾을 수 없다)을 인정하였으므로, 비록 그 양도계약이 후에 양수인의 귀책사유로 해제되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여러 사정들을 감안할 때 적어도 이 사건 부관과 관련하여서는 거기서 정한 조건이 성취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위의 약정사유들 중 어느 하나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제2차 합의에 기한 피고들의 금전반환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부관에 대한 해석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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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서부지방법원 2007.12.27.선고 2007가단4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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