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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집행유예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8661 판결
[업무상횡령][미간행]
판시사항

[1] 종전 상고심에서 상고이유의 주장이 이유 없다고 판단되어 배척한 경우, 환송판결의 기속력

[2] 상고심의 심판 범위 및 피고인이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 사유의 범위

[3] 원심이 공소사실 일부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면서 그 주문을 누락하고,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다른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한 개의 형을 선고하면서 범죄사실에 대한 기재를 누락한 경우,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자판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의 2001. 11. 22.자 업무상횡령의 점은 무죄.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상고심에서 상고이유의 주장이 이유 없다고 판단되어 배척된 부분은 그 판결 선고와 동시에 확정력이 발생하여 이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은 더 이상 다툴 수 없고, 또한 환송받은 법원으로서도 이와 배치되는 판단을 할 수 없으며 ( 대법원 1987. 12. 22. 선고 87도2111 판결 ,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6도920 판결 등 참조), 상고심은 항소법원판결에 대한 사후심이므로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사항은 상고심의 심판범위에 들지 않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항 이외의 사유에 대하여는 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도2831 판결 , 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7582 판결 ,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869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의 각 횡령행위에 가담하지 않았고 횡령의 범의도 없었다는 주장은 종전 상고심에서 이미 배척된 부분이고, 위 각 횡령행위의 실질적인 피해자는 피고인의 배우자이므로 형이 면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피고인이 환송전 원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한 바 없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어느 것이나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직권판단

가. 기록에 의하면, 환송 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에 대해서는 이유에서 무죄라고 판단하면서도 주문에서는 이를 표시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에 대해서는 환송판결의 취지에 따라 이를 유죄로 인정한 다음 하나의 형을 선고하면서도 그 범죄사실란에는 이 사건 공소사실 제1의 마.항에 대한 기재를 누락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기록과 제1심판결의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이 법원이 자판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6조 에 의하여 직접 판결하기로 한다.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공소사실 제1항의 범행에 가담하지 아니하였고 공소사실 제2항은 죄로 되지 아니하는 것인데도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제1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먼저, 공소사실 제1항에 관하여는, 환송판결이 피고인의 사실오인 등의 주장을 배척하였으므로 이와 다른 판단을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부분 항소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아가 공소사실 제2항에 관하여 보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 1 및 ‘국회의원 공소외 1 후원회’의 회계책임자 겸 사무국장으로서 위 후원회의 후원금 관리업무를 담당하던 공소외 2와 공모하여, 2001. 11. 22.경 위 후원회 명의 계좌에 업무상 보관중이던 60,000,000원을 임의로 인출하여 같은 달 23.경 피고인과 공소외 1이 공동명의로 구입한 아파트 대금으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2001. 9. 27. 법률 제65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라 설립된 후원회가 국회의원에게 모집된 금품을 기부하는 것은 후원회의 설립 목적과 위 법률이 정한 바에 따른 당연한 조치라 할 것이고, 후원회 회계책임자가 국회의원에게 모집된 금품을 기부하는 행위 역시 후원회의 설립 목적과 위 법률이 정한 바에 따른 조치이므로, 그러한 행위를 후원회 소유인 모집 금품을 보관하는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후원회 회계책임자가 이를 횡령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며, 또한 후원회 회계책임자가 국회의원에게 모집된 금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이 그 금품을 위 법률 제2조 제3항 에 위반하여 사적 경비나 부정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후원회 회계책임자의 국회의원에 대한 기부행위를 후원회에 대한 관계에서 보관 취지에 반하는 금품횡령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

결국, 위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다른 판단을 한 제1심판결은 위법하다고 할 것인데, 제1심은 이 부분을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제1심판결 전부를 파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법원이 유죄로 인정하는 피고인의 범죄사실은 제1심판결의 범죄사실 제1항의 기재와 같고, 증거의 요지는 제1심판결의 해당란에 기재된 것과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99조 ,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나아가, 피고인의 판시 각 행위는 형법 제356조 , 제355조 제1항 , 제30조 에 해당하는바, 피고인에게는 업무상 보관자의 신분이 없으므로, 각 형법 제33조 단서, 제50조 에 의하여 형법 제355조 제1항 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기로 하여 그 정한 형 중 징역형을 선택하고,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에 의하여 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제1의 다.항 기재 업무상횡령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을 한 형기의 범위 내에서 피고인에 대한 형을 징역 8월로 정하되, 다만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동기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고려하여 형법 제62조 제1항 에 의하여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의 업무상횡령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에서 범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위와 같이 자판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양승태 박일환 김능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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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2006.10.17.선고 2006노1119
-대전지방법원 2008.9.11.선고 2008노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