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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9919 판결
[공무집행방해][공2009상,197]
판시사항

[1]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 ‘직무를 집행하는’의 의미

[2] 야간 당직 근무중인 청원경찰이 불법주차 단속요구에 응하여 현장을 확인만 하고 즉시 단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원인이 청원경찰을 폭행한 사안에서, 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형법 제136조 제1항 의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 ‘직무를 집행하는'이라 함은 공무원이 직무수행에 직접 필요한 행위를 현실적으로 행하고 있는 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이 직무수행을 위하여 근무중인 상태에 있는 때를 포괄한다. 직무의 성질에 따라서는 그 직무수행의 과정을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부분적으로 각각의 개시와 종료를 논하는 것이 부적절하거나, 여러 종류의 행위를 포괄하여 일련의 직무수행으로 파악함이 상당한 경우도 있다.

[2] 야간 당직 근무중인 청원경찰이 불법주차 단속요구에 응하여 현장을 확인만 하고 주간 근무자에게 전달하여 단속하겠다고 했다는 이유로 민원인이 청원경찰을 폭행한 사안에서, 야간 당직 근무자는 불법주차 단속권한은 없지만 민원 접수를 받아 다음날 관련 부서에 전달하여 처리하고 있으므로 불법주차 단속업무는 야간 당직 근무자들의 민원업무이자 경비업무로서 공무집행방해죄의 ‘직무집행’에 해당하여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형법 제136조 제1항 소정의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 ‘직무를 집행하는’이라 함은 공무원이 직무수행에 직접 필요한 행위를 현실적으로 행하고 있는 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이 직무수행을 위하여 근무중인 상태에 있는 때를 포괄한다 할 것이고, 직무의 성질에 따라서는 그 직무수행의 과정을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부분적으로 각각의 개시와 종료를 논하는 것이 부적절하거나 여러 종류의 행위를 포괄하여 일련의 직무수행으로 파악함이 상당한 경우가 있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도38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판시 일시 무렵 여러 차례 부산 서구청 야간 당직실을 찾아가 당직 근무자에게 자신의 주거지 앞 노상의 불법주차 차량이 많다고 하면서 단속을 요구한 사실, 이에 당직근무중이던 청원경찰 공소외인은 피고인과 함께 당직실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이 사건 아파트 앞 불법주차 현장을 확인한 다음, 피고인에게 야간이라서 당장 단속은 힘들고 주간 근무자에게 단속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하자, 피고인이 이에 화가 나 손바닥으로 공소외인의 오른쪽 뺨을 1회 때린 사실, 야간 당직 근무자들은 불법주차를 단속할 권한은 없지만, 민원이 들어오면 접수를 받고 다음날 그와 관련된 부서에 민원사항을 전달하여 처리하도록 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와 이러한 사실들에 의하면, 피고인의 불법주차 단속요구는 부산 서구청 야간 당직근무자들의 민원업무에 속하고 역시 당직근무자이던 공소외인의 경비업무에 포함되는데, 공소외인이 민원사항인 이 사건 불법주차 여부를 확인하고 피고인에게 야간이라서 당장 단속은 힘들고 주간 근무자에게 말을 하여 단속을 하도록 하겠다는 말에 화가 나 피고인이 손바닥으로 공소외인을 폭행하였다면 이는 공소외인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채증법칙을 위배하고, 공무원의 직무권한의 범위 및 위와 같은 공소외인의 행위가 직무범위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안대희(주심)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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