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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도383 판결
[공무집행방해·상해][집47(2)형,325;공1999.11.1.(93),2273]
판시사항

[1]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 '직무를 집행하는'의 의미

[2] 불법주차 차량에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였다가 이를 다시 떼어 낸 직후에 있는 주차단속 공무원을 폭행한 경우, 폭행 당시 주차단속 공무원은 일련의 직무수행을 위하여 근무중인 상태에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형법 제136조 제1항 소정의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 '직무를 집행하는'이라 함은 공무원이 직무수행에 직접 필요한 행위를 현실적으로 행하고 있는 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이 직무수행을 위하여 근무중인 상태에 있는 때를 포괄한다 할 것이고, 직무의 성질에 따라서는 그 직무수행의 과정을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부분적으로 각각의 개시와 종료를 논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여러 종류의 행위를 포괄하여 일련의 직무수행으로 파악함이 상당한 경우가 있다.

[2] 불법주차 차량에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였다가 이를 다시 떼어 낸 직후에 있는 주차단속 공무원을 폭행한 경우, 폭행 당시 주차단속 공무원은 일련의 직무수행을 위하여 근무중인 상태에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하반신 지체장애자인바, 1997. 6. 4. 14:00경 서울 노원구 공릉동 소재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앞 도로상에서 운전하는 소나타 승용차를 주차가 금지된 장소에 주차시킨 데 대하여 노원구청 소속 공무원으로서 불법주차단속원인 피해자(여, 26세) 가 위 승용차 유리에 불법주차 과태료 스티커를 붙였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치마를 양손으로 잡아당겨 찢고, 피고인이 타고 있던 휠체어로 피해자의 다리를 부딪치게 하여 피해자에게 약 10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양측하퇴부좌상의 상해를 입힘과 동시에 피해자의 정당한 주차단속업무를 방해한 것이다 라는 것이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을 폭행한 것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승용차 유리에 과태료 부과고지서를 붙인 후이고, 제1심 증인 피해자의 증언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이 없을 때 불법주차 스티커를 피고인 차량에 붙인 후 피고인이 오는 것을 보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고 과태료 부과고지서를 다시 떼어 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해자의 주차단속업무가 이미 종료된 시점에 피고인의 폭행이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므로, 위 사실관계로써 피해자에 대한 상해죄가 성립하는 외에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위 공소사실 중 상해 부분은 유죄로 인정하고, 공무집행방해 부분은 무죄임을 판시하면서 위 유죄 부분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주문에 별도로 무죄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

2. 형법 제136조 제1항 소정의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 '직무를 집행하는'이라 함은 공무원이 직무수행에 직접 필요한 행위를 현실적으로 행하고 있는 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이 직무수행을 위하여 근무중인 상태에 있는 때를 포괄한다 할 것이고, 직무의 성질에 따라서는 그 직무수행의 과정을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부분적으로 각각의 개시와 종료를 논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여러 종류의 행위를 포괄하여 일련의 직무수행으로 파악함이 상당한 경우가 있다 고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도로교통법(1997. 8. 30. 법률 제54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제102조의2 제1항, 제102조 제3항 내지 제5항, 같은법시행령(1997. 12. 6. 대통령령 155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의2 제1항의 규정 등 관계 규정 및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서울 노원구청 교통지도과 주차관리계 소속의 단속담당 공무원으로 정차, 주차위반 차량의 운전사나 관리책임자에 대하여 일정한 조치를 명할 수 있고, 또한 고지서를 교부하고 운전면허증의 제출을 요구하여 이를 보관할 수도 있는 등의 직무권한이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해자가 불법주차 스티커를 피고인 차량에 붙인 행위나 과태료 부과고지서를 떼어 낸 행위만을 따로 분리하여 그러한 시점에 직무수행이 종료되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하여 별개의 조치를 취하거나 다른 차량에 대한 단속에 착수할 때에 직무수행이 재개된다고 보는 것은 부적절하고 피해자의 위와 같은 여러 종류의 행위를 포괄하여 일련의 직무수행으로 파악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며, 따라서 원심 확정의 사실관계 아래에서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폭행 당시 피해자는 일련의 직무수행을 위하여 근무중인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3.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무집행방해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의 이 사건 폭행 당시 피해자의 직무가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그 죄의 성립을 부정한 원심판결은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 직무의 집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은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고, 원심에서 유죄로 선고한 상해 부분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위 공무집행방해 부분이 유죄로 되는 경우 양형의 조건을 달리하여 선고형을 정함에 있어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박준서 신성택(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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