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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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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08. 10. 9. 선고 2008노729 판결
[공무집행방해][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쌍방

검사

조충영

변 호 인

변호사 이찬효(국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장소에 관하여 피해자 공소외 1은 수사기관에서 당직실 앞이라고 진술하다가 원심 법정에서는 그곳이 아니라 부산 서구청 옆에 위치한 봄여름가을겨울 아파트 앞이라고 바꾸어 진술하였다. 그러나 검찰측 증인인 목격자 공소외 2는 위 폭행 장소가 부산 서구청 당직실 앞이라고 진술하였는바, 앞서 본 피해자의 진술과 모순된다.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이 사건 당시 피고인 역시 피해자로부터 상해를 입은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벌금 200만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피고인은 수회의 범죄 전력이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술에 취하여 자신의 주거지 앞 노상의 불법 주차 차량을 단속해 달라고 요구하다 청원경찰인 피해자로부터 현재는 야간이니 단속을 할 수 없고 주간 근무자에게 말하여 단속을 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듣고 즉시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며 피해자의 뺨을 때려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이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피고인과 같은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필요한 점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직권판단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당심에 이르러 검사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죄장소에 관하여 “부산 서구청 정문 당직실 앞”을 “부산 서구청 옆 봄여름가을겨울 아파트 앞”으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 신청을 하였고 당원이 이를 허가하여 이 부분에 대한 심판의 대상이 달라졌으므로, 이러한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당원의 판단대상이 된다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본다.

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폭행 장소를 ‘부산 서구청 옆 봄여름가을겨울 아파트 앞’으로 변경한 위 공소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의 각 원심 법정진술 및 경찰진술조서와 피고인에 대한 경찰피의자신문조서가 있는데, 피해자는 위 공소사실 및 원심 법정진술과 달리 경찰 조사 당시에는 ‘부산 서구청 당직실 앞 노상’에서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공소외 2는 원심 법정 및 경찰 조사에서 폭행 장소를 ‘부산 서구청 정문 당직실(또는 경비실) 앞’으로 명백히 진술하고 있으므로, 피해자의 경찰진술조서, 공소외 2의 원심 법정진술 및 경찰진술조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고, 따라서 변경된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해자의 원심 법정진술이 유일하다. 그런데, 피해자는 원심법정에서 부산 서구청 당직실 앞이 아니라 부산 서구청 옆에 위치한 봄여름가을겨울 아파트 앞에서 뺨을 맞았다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이 피해자가 폭행 장소를 ‘부산 서구청 옆에 위치한 봄여름가을겨울 아파트 앞’이라고 명백히 진술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당심에서 공소사실도 변경되는 등 폭행 장소가 어디인가가 이 사건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부산 서구청 당직실 앞과 봄여름가을겨울 아파트 앞은 수십미터 이상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V자형 부지의 가운데 서있는 건물로 인해 서로 보이지 않는 등 전혀 혼동할만한 곳이 아니라고 보임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피해자와 목격자의 범행 장소에 관한 진술이 서로 상반되므로 피해자의 원심 법정진술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가사 피해자의 원심 법정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봄여름가을겨울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를 폭행하였다고 하여도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적법한 공무집행이 전제가 되고, 그 공무집행이 적법하기 위하여는 그 행위가 당해 공무원의 추상적인 직무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도 그 권한 내에 있어야 하는데(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도3485 판결 등 참조), 피해자가 이 사건 경위에 대해서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당직실에 찾아와 언성을 높이므로, 피고인을 데리고 불법주차현장에 가서 보니, 불법주차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도 있고 그렇지 않은 차량도 있어, 피고인에게 ‘지금은 제가 단속할 권한이 없어서 안되니까 댁에 들어가세요’라고 말하자, 피고인이 ‘눈을 까라’는 등 욕설을 하며 뺨을 때렸다고 진술하였는바, 서구청 청원경찰인 피해자의 직무권한은 서구청 건물의 경비업무이고, 불법주차 단속에 관한 권한은 없으므로, 피해자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직실에서 수십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당직실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불법주차장소에 가서 불법주차단속 문제에 관하여 이야기하던 중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였다고 하여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의 경비업무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그럼에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라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것이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7. 11. 11. 00:15경 부산 서구청 옆 봄여름가을겨울 아파트 앞에서 부산서구청 청원경찰인 공소외 1(34세)에게 자신의 주거지 앞 노상의 불법 주차차량이 많다고 하면서 단속을 요구하였으나 공소외 1이 야간이라서 당장 단속은 힘들고 주간근무자에게 말을 하여 단속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하는 것에 화가 나 손바닥으로 공소외 1의 오른쪽 뺨을 1회 때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경비업무에 관한 청원경찰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것인바, 위 공소사실은 앞서 2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고경우(재판장) 박주연 김국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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