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형사재판에서 검사의 입증책임의 정도
[2] 피고인이 장물인 수표를 사용하고도 그 사실을 부인한다는 사정만으로 그 수표를 피고인이 절취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2] 피고인이 장물인 수표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 등에 관하여 거짓말을 하고 있고 그 수표에 실제로 존재하지 아니하는 사람의 배서가 있다는 등의 정황 등만으로는 피고인이 그 수표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건네받아 소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피고인이 그 수표를 직접 절취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307조 , 제308조 [2] 형법 제329조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4
참조판례
[1] 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도1385 판결(공1991, 2385) 대법원 1992. 6. 9. 선고 92도737 판결(공1992, 2175) 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도1964 판결(공1994하, 3037) 대법원 1994. 11. 25. 선고 93도2404 판결(공1995상, 135) 대법원 1996. 3. 8. 선고 95도3081 판결(공1996상, 1315)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305 판결(공2000상, 896) 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도1568 판결(공2000하, 1964) 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도4036 판결(공2001상, 389)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도4946 판결(공2001상, 688)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5395 판결(공2001상, 818)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남상업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은, 윤영희가 2001. 9. 2. 18:00경부터 그 다음날 18:00경까지 사이에 자기앞수표 100만 원짜리와 50만 원짜리 각 1장 및 현금 30만 원 등을 도난당하였고, 피고인이 2001. 10. 5. 그 중 100만 원짜리 수표를 김화자가 경영하는 식당에서 음식값으로 교부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러한 사실에 위 100만 원짜리 수표에 배서인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아니하는 사람이고 또 피고인이 일관되게 위 수표를 김화자에게 교부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윤영희 소유의 수표 등을 절취한 것으로 인정함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상습으로 2001. 9. 2. 18:00경부터 그 다음날 18:00경까지 사이에 윤영희의 집 안에 침입하여 위 수표 등을 절취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 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도1385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윤영희가 진해시 소재 그의 집에서 수표 등을 도난당하고, 그가 도난당한 100만 원짜리 수표를 피고인이 창원시 소재 식당에서 김화자에게 음식값으로 교부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윤영희로부터 그 수표를 절취하여 소지하고 있다가 김화자에게 교부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 증거는 전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절도죄나 그 동종의 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피고인이 위 100만 원짜리 수표를 소지하고 있다가 김화자에게 음식값으로 교부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등 그 진술에 신빙성이 없어, 피고인이 그 수표를 직접 절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피고인이 장물인 수표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 등에 관하여 거짓말을 하고 있고 그 수표에 실제로 존재하지 아니하는 사람의 배서가 있다는 등의 정황 등만으로는 피고인이 그 수표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건네받아 소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피고인이 그 수표를 직접 절취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