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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4298 판결
[마주등록취소무효확인등][공2002.10.1.(163),2171]
판시사항

[1]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후 특별사면된 마주에 대하여 경마시행규정에서 정한 필요적 등록취소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 해당된다고 보아 마주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마주가 그 후 특별사면으로 인하여 경마시행규정에서 정한 필요적 등록취소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 해당하지 않게 된 경우, 그 기초되는 범죄사실을 들어 같은 규정에서 정한 임의적 등록취소사유인 '마주로서 품위를 손상시켰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마주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특별사면이 있었다고 하여 형 선고 사실 자체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마시행규정 제7조 제1항 제4호 에서 마주등록에 대한 필요적 취소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란 사면 등으로 인하여 그 형의 효력이 상실된 경우까지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고 '금고 이상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때'를 뜻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이므로, 마주가 받은 금고 이상의 형 선고의 효력이 특별사면에 의하여 상실된 이상, 이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2] 경마시행규정 제7조 제2항 제4호 에서 규정한 '마주로서 품위를 손상시켰을 때'란 경마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마주로서 갖추어야 할 도덕성을 훼손하는 비리나 비행 등을 저지름으로써 더 이상 마주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한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는 같은 규정 제7조 제1항 제4호 에서 규정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와 요건을 달리하는 것이고, 마주가 금고 이상 형의 선고를 받은 후 그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특별사면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그 기초되는 범죄사실이 경마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데에 큰 흠이 되는 경우라면 마주자격을 박탈해야 할 필요성도 있으므로, 특별사면으로 인하여 같은 규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여 그 기초되는 범죄사실을 들어 같은 규정 제7조 제2항 제4호 의 '마주로서 품위를 손상한 때'에 해당하는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하철용 외 24인)

피고,상고인

한국마사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백 담당변호사 조재연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 판단의 요지

가.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기초사실로서, 원고는 1993. 8. 15. 피고 한국마사회에 개인마주 등록을 한 후 피고가 실시하는 경마에 원고 소유의 경주마를 출주시켜 왔는데, 원고가 태진운수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약 3년 동안 운송수입금 중 일부만을 입금처리하고 나머지를 누락시키는 방법으로 합계 21억 79,879,498원을 적립한 후 이를 이 회사의 주주들에 대한 비공식 배당금 등으로 사용하여 횡령하고, 서울특별시 교통담당 공무원 등에게 합계 900만 원의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내용의 범죄사실로 1997. 11. 4.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에 3년간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그 무렵 이 판결이 확정되었고, 1998. 8. 15.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의하여 그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된 사실, 그 후 피고는 같은 해 12. 19. 마주등록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위와 같이 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피고가 시행하고 있는 경마시행규정 제7조 제1항 제4호 가 정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 해당하고, 그 범죄사실이 같은 규정 제7조 제2항 제4호 가 정한 '마주로서 품위를 손상시켰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마주등록을 취소한다는 의결을 한 다음, 같은 달 24. 원고에게 1999. 1. 18.자로 마주등록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나. 이어 원심은, 경마시행규정 제7조 제1항 은 각 호의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마주등록을 취소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당연취소사유에 해당하고, 같은 규정 제7조 제2항 은 각 호의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마주등록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마주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임의취소사유에 해당하여 제7조 제1항에서 정한 사유가 더욱 중한 등록취소사유인바, 위와 같이 특별사면에 의하여 원고에 대한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되었으므로, 원고가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을 들어 경마시행규정 제7조 제1항 제4호의 등록취소사유로 삼을 수는 없고, 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유죄판결의 기초가 된 범죄사실만을 따로이 들어 더 가벼운 같은 규정 제7조 제2항 제4호의 등록취소사유로 삼을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등록취소처분은 등록취소사유 없이 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필요적 취소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특별사면이 있었다고 하여 형 선고 사실 자체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지만 (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도2446 판결 등 참조), 경마시행규정 제7조 제1항 제4호에서 마주등록에 대한 필요적 취소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란 사면 등으로 인하여 그 형의 효력이 상실된 경우까지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고 '금고 이상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때'를 뜻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이므로, 이 사건에서 원고가 받은 형 선고의 효력이 특별사면에 의하여 상실된 이상, 이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원심판결의 설시에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그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임의적 취소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경마시행규정 제7조 제2항 제4호 에서 규정한 '마주로서 품위를 손상시켰을 때'란 경마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마주로서 갖추어야 할 도덕성을 훼손하는 비리나 비행 등을 저지름으로써 더 이상 마주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한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는 같은 규정 제7조 제1항 제4호 에서 규정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와 요건을 달리하는 것이고, 마주가 금고 이상 형의 선고를 받은 후 그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특별사면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그 기초되는 범죄사실이 경마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데에 큰 흠이 되는 경우라면 마주자격을 박탈해야 할 필요성도 있으므로, 특별사면으로 인하여 같은 규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여 그 기초되는 범죄사실을 들어 같은 규정 제7조 제2항 제4호 의 '마주로서 품위를 손상한 때'에 해당하는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

나아가 이 사건에서 원고가 범한 범죄사실이 '마주로서 품위를 손상한 때'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면, 3년 동안에 21억 원을 횡령하고 수회에 걸쳐 9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범죄사실은 공정한 경제질서나 공무의 청렴성 및 공정성을 해하는 유형의 범죄라는 점과 그 범행의 규모나 죄질 등에 비추어 볼 때, 마주인 원고가 이러한 범행을 저지름으로써 경마의 공정성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원고의 마주자격을 유지시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와 같은 사실은 마주등록에 대한 임의적 취소사유인 '마주로서 품위를 손상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원고가 범한 범죄사실을 마주등록에 대한 임의적 취소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경마시행규정 제7조 제2항 제4호 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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