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72671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01.5.15.(130),981]
판시사항

토지구획정리조합이 조합원총회의 결의 없이 한 체비지 또는 보류지 처분행위의 효력(무효)

판결요지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제26조 제8호에 의하면, "체비지 또는 보류지의 처분 방법에 관하여는 조합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토지구획정리조합이 조합원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체비지 또는 보류지를 처분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대안2지구 토지구획정리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혁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증거에 의하여 울산 울주군 (주소 1, 2 생략) 일원을 사업지로 하는 대안2지구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자인 피고 조합은 1990. 5. 21. 소외 국도건설 주식회사(이하 '국도건설'이라 한다)에게 이 사건 공사를 대금 96억 원(1993. 1. 20.에 110억 500만 원으로 증액되었다)에 도급하고 그 공사대금 전액을 체비지 74필지 61,909.4㎡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국도건설은 1993. 11. 1. 피고 조합으로부터 제1회 기성고로서 체비지 32필지 22,459.9㎡를 받았는데, 1997년 11월말경 위 국도건설의 부도로 인하여 이 사건 사업은 토목공사 90%가 시공된 상태에서 중단된 사실, 한편 원고는 1995. 9. 16. 위 국도건설로부터 체비지인 이 사건 토지를 대금 187,000,000원(이후 176,500,000원으로 감액되었다)에 매수하였는데, 위 매매계약 당시 국도건설은 원고가 대금을 완납하였을 때 피고 조합장이 발행하고 울산군수가 확인한 체비지증서를 발부하기로 약정하였고, 그 후 원고는 매매대금을 전액 지불한 사실, 원고는 1997년 3월 중순경 국도건설의 이사인 소외 1로부터, "위 토지에 대하여는 1997. 3. 12. 이전에 양도, 매도, 저당 등의 권리변동에 대한 어떠한 채권권리확인서도 발부한 적이 없음을 확인하고, 위 토지는 국도건설이 원고에게 매도한 체비지임을 인지하고 위 토지구획정리사업 준공과 동시에 이의 없이 원고에게 이전등기를 필할 것을 공증함"이라고 기재된 피고 조합 조합장 명의의 채권권리확인서의 인증서(갑 제4호증)를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먼저 국도건설이 피고 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체비지 예정지에 대한 처분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하여, 국도건설이 피고 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위 토지를 매도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이를 배척하였으나,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 조합의 상무이사인 소외 2가 그 권한을 넘어 원고에게 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겠다는 피고 조합명의의 채권권리확인서를 작성, 인증할 것을 소외 1에게 위임하였는데, 원고는 위 소외 1에게 위 채권권리확인서를 작성할 권한이 있다고 믿었고 그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는 체비지대장에 원고를 소유자로 등재하는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하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판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 조합의 정관은 조합장이 조합을 대표하고 조합업무를 통리하며, 총회 또는 대의원회의 의장이 되며, 조합장이 유고시 이사 중 연장자 순으로 그 직무를 대행하고 체비지 처분방법 결정은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 조합의 조합장인 소외 3은 당시 경상남도 도의회 의원직을 수행하면서 1주일에 1∼2회 밖에 피고 조합 사무실에 출근할 수 없었던 관계로, 대의원회의나 이사회 개최 등의 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상무이사인 소외 2에게 처리하도록 위임하고, 소외 4가 보관하고 있던 조합장의 직인도 관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던 사실, 피고 조합의 총회는 이 사건 토지의 처분에 관하여 의결을 한 일이 없고, 조합장이 위 소외 2에게 위 토지의 처분권한을 위임한 일도 없었는데, 피고 조합의 이사 소외 2가 국도건설의 대표이사 소외 5와 피고 조합장 명의의 채권권리확인서를 작성, 인증하여 원고에게 교부할 것을 공모하고, 피고 조합장의 직인과 조합장을 대리하여 자신이 발급받은 피고 조합의 부동산매도용 인감증명서 등을 국도건설의 상무이사 소외 1에게 교부하여 소외 1로 하여금 피고 조합장 명의의 채권권리확인서를 작성하여 공증을 받아 원고에게 교부하게 한 사실, 원고가 소외 1로부터 건네받은 인증서(갑 제4호증)에는 소외 1이 국도건설 대표이사와 피고 조합장을 대리하여 인증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고, 채권권리확인서 뒤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환지예정지지정조서, 환지도면이 첨부되어 있는데, 채권권리확인서, 환지예정지지정조서에는 피고 조합장의 직인이 날인되어 있고, 인증서 말미에 인증촉탁에 관한 대리권은 본인인 국도건설 대표이사 및 피고 조합장의 위임장 및 인감증명서에 의하여 인정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소외 1로부터 위 인증서 사본을 교부받고도 안심을 하지 못한 원고는 1997. 3. 15.경 피고 조합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위 소외 2에게 인증서 사본을 꺼내 보이며 피고 조합의 공증사실을 묻자 소외 2는 인증서의 원본을 보여주며 인증서대로 되니 걱정하지 말고 급하면 이 사건 토지에 먼저 집을 지어도 된다 라고 하였고, 그 후 원고는 피고 조합장을 직접 만나기 위해 수회 피고 조합 사무실을 방문하였으나 조합장의 부재로 만나지는 못하였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소외 1이 피고 조합장 명의의 채권권리확인서를 작성, 인증한 행위는 무권대리행위라 할 것이나, 한편 피고 조합 상무이사인 위 소외 2에게는 일상적인 대외 업무에 관하여 피고 조합장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 할 것이고, 그 권한을 넘어 소외 1에게 위 채권권리확인서를 작성, 인증할 권한을 위임하여, 소외 1이 이를 작성, 인증하였으며, 위 채권권리확인서 및 인증서의 기재 내용, 위 인증서를 교부받은 후 원고가 피고 조합 사무실을 방문하여 인증서의 진정 여부를 확인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소외 1에게 피고 조합장을 대리하여 위 채권권리확인서를 작성, 인증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할 것이므로, 채권권리확인서의 효력은 피고에게 미친다 할 것이고, 채권권리확인서는 피고 조합 소유인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국도건설의 원고에 대한 매도행위를 추인하는 의사표시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채권권리확인서상의 의사표시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위 토지에 관한 매도인으로서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한 다음, 피고의 체비지대장에 원고를 소유자로 등재하는 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2.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2000. 1. 28. 법률 제6252호로 폐지) 제26조 제8호에 의하면, "체비지 또는 보류지의 처분 방법에 관하여는 조합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토지구획정리조합이 조합원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체비지 또는 보류지를 처분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다31242 판결, 1996. 11. 15. 선고 95다27158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 피고 조합의 정관(을 제5호증)에도 '체비지 처분방법의 결정'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면서(제17항), 다만 총회의 권한을 대행하기 위하여 조합에 대의원회를 두고(제18항), 위와 같은 의결사항에 대하여는 대의원회가 총회에 갈음하여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제19항)을 알 수 있는바, 원심의 위 인정 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 조합의 총회는 이 사건 토지의 처분에 관하여 의결한 적이 없다는 것이므로(원심 판시의 취지는 총회뿐만 아니라 대의원회의 의결도 없었다는 취지로 보이고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대의원회의 의결이 있었다는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총회의 결의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토지의 처분행위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조합원 총회의 결의가 없어 이 사건 토지의 처분행위가 무효가 되는 이상 이 경우에는 원고가 조합원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믿었고 그와 같이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표현대리의 법리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소외 1이 피고 조합장을 대리하여 채권권리확인서를 작성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하여 피고 조합이 원고를 체비지대장상의 소유자로 등재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토지구획정리조합의 체비지처분절차 및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상고이유의 주장은 그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피고 조합의 상고는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송진훈 윤재식(주심) 이규홍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