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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4. 3. 20. 선고 2012나104474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셀지노믹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장강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피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향 외 1인)

변론종결

2014. 1. 23.

주문

1.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3억 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1은 2011. 4. 30.부터, 피고 2는 2011. 4. 2.부터, 피고 유비케어는 2011. 3. 23.부터, 피고 유투바이오는 2011. 3. 24.부터 각 2014. 3. 20.까지는 연 5%,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이를 10분하여 그 9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50억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당초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다가 당심에 이르러 이를 주위적 청구로 하고, 예비적으로 피고 1, 피고 2, 주식회사 유투바이오에 대하여 특허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추가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20억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 회사는 2002. 8. 22. 설립되어 유전자 분자진단기술 등을 이용해 전국 병원 및 임상센터에 유전자 검사 서비스 등 용역을 제공하는 유전자 검사 전문업체이다.

2) 피고 1은 2004년 9월경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메디컬 사업부를 담당하는 부사장으로 근무하다가 2009년 1월 초순경부터 피고 2가 설립한 피고 주식회사 유투바이오(이하 ‘피고 유투바이오’라 한다)의 실질적인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3) 피고 2는 1994년경부터 2009년 10월경까지 피고 주식회사 유비케어(이하 ‘피고 유비케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근무하였고, 위 기간 중인 2009. 1. 2. 피고 유투바이오를 설립하였으며 현재 그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4) 소외 2는 2004년 8월경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대리로서 전산프로그램 및 거래처별 채권관리 등의 업무에 종사하다가 2009년 1월경 퇴사하고, 2009. 1. 9.부터 실질적으로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하여 경영지원실 대리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나. 원고 회사의 특허권

원고는 2006. 10. 23. ‘다중 성병 진단용 키트 및 이를 이용한 성병 원인균의 검출방법’이란 명칭의 발명에 관한 특허등록[(특허등록번호 생략), 이하 ‘이 사건 특허발명’이라 한다]을 하였다. 그런데 등록료 미납으로 2009. 10. 24. 위 특허권은 소멸등록되었다.

다. 피고 1의 업무상 배임행위

1) 피고 2는 2008년 8월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1과 원고 회사를 인수합병하기 위한 협상을 개시하였는데, 소외 1이 고지한 원고 회사의 자본잠식 및 적자 정도가 심하여 같은 해 11월경 소외 1에게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만 별도로 10억 원 상당에 인수하겠다는 제의를 하였다가 거절을 당하였는데, 피고 1은 같은 해 12월 초순경 원고 회사 메디컬 사업부의 각 파트별 상급자인 영업부장 소외 3, 차장 소외 4, 차장 소외 5 등과 피고 2의 만남을 주선하였다.

2) 피고 1은 2008. 12. 20.경 위 소외 1 몰래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직원들에게 이미 원고 회사의 파산이 결정되었으니 원고 회사를 퇴직하고 피고 2가 설립할 예정인 피고 유투바이오로 함께 이직하자고 권유하면서, 소외 1에게는 실업급여라도 받으려고 한다는 취지로 이직허용서약서의 작성을 요구하도록 하여 2009년 1월 초순경 소외 1로부터 2008. 12. 31.자로 작성된 이직허용서약서를 받아내도록 하였다.

3)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직원 소외 2 등 19명은 2009년 1월 중순경 일괄하여 원고 회사를 사직한 후 원고 회사에서 관리하던 거래처 187군데 목록 현황, 원고 회사가 보유한 이 사건 특허기술에 기반하여 실시한 유전자검사 결과 서류, 유전자검사 거래의 원가표, 검사품목 단가표 등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가지고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하였다.

4) 또한 피고 1은 2009. 1. 20.경 피고 유투바이오에서 사용하기 위해 위 소외 2에게 원고 회사에서 사용 중이던 유전자검사 장비인 800만 원 상당의 PCR(중압효소연쇄반응) 기계 2대를 몰래 가지고 나오라고 지시하여 소외 2로 하여금 2009. 2. 1. 위 기계를 반출하도록 하였다.

라. 피고 2의 피고 유투바이오 설립

피고 2는 2009. 1. 2. 피고 유투바이오를 설립하였고, 설립 당시에는 소외 6이 대표이사였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 2가 피고 유투바이오를 운영하다가 2009. 11. 10.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피고 1은 실질적인 부사장으로 근무하였다.

마. 원고 회사의 폐업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 소외 1은 2009. 1. 31.경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원고 회사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되었음을 선언하였다.

바. 피고 1, 피고 2에 대한 형사사건의 진행 경과

1) 피고 1의 업무상배임 및 야간건조물침입절도교사, 피고 2의 업무상배임에 대하여 서울동부지방법원 2010고단3029호 로 각 공소가 제기되었고, 위 법원은 2012. 1. 19. 피고 1에 대하여는 징역 1년 6월을, 피고 2에 대하여는 무죄를 각 선고하였다.

2) 이에 피고 1 및 검사는 서울동부지방법원 2012노188호 로 항소하였고, 위 법원은 2012. 7. 26. 피고 1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고, 피고 2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3) 피고 1 및 검사는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 2012도10055호 로 상고하였으나, 2012. 12. 27.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갑 제4호증의 1, 2, 4, 14, 16, 18 내지 22, 27, 32, 36, 37, 52, 53, 54, 57, 64, 65, 79, 86, 87, 89, 97, 갑 제7, 13호증, 을가 제3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1)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주1) 요지

⑴ 피고 1, 피고 2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피고 1, 피고 2는 공모하여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직원들을 모두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시키고, 원고 회사에서 관리·사용하던 각종 영업자료 및 실험 기자재 등을 입수하여 원고 회사가 결국 폐업하게 함으로써 피고 유투바이오로 하여금 위 인적 자산 및 원고 회사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취득하게 하여 그에 투입된 액수 미상의 시장교환가격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원고 회사에 같은 액수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위 피고들은 민법 제760조 에 따라 원고 회사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⑵ 피고 유비케어의 상법상 손해배상책임

피고 2는 위 불법행위 당시 피고 유비케어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었고, 피고 2는 피고 유비케어의 업무의 일환으로 소외 1에게 인수합병제의를 하였다가 거절당하자, 원고 회사의 특허기술을 빼돌리기로 계획하고 별도로 피고 유투바이오를 설립한 후 유전자검사 업무를 개시하였고, 피고 유비케어의 직원인 소외 7, 소외 8로 하여금 피고 유투바이오의 재무 및 인사 업무를 담당하게 하였으므로, 피고 2의 행위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 유비케어의 업무집행을 한 것이라 할 것이어서, 피고 2의 원고 회사를 상대로 한 위 불법행위에 대하여 피고 유비케어는 상법 제389조 제3항 , 제210조 주2) 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⑶ 피고 유투바이오의 사용자 책임

피고 1은 피고 유투바이오의 부사장으로, 피고 2는 피고 유투바이오의 대표이사로 각 근무하고 있으므로, 피고 1, 피고 2와 피고 유투바이오 사이에는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고, 피고 1, 피고 2의 위와 같은 업무상 배임행위는 외형상 사무집행관련성이 인정되므로, 피고 유투바이오는 피고 1, 피고 2의 공동불법행위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 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나) 피고들의 주장 요지

⑴ 피고 1

피고 1의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파산에 이르렀거나 원고 회사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 1의 행위와 원고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⑵ 피고 2

피고 2는 피고 1과 공모하여 피고 1의 업무상 배임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고, 원고 회사 직원들의 이직허용서약서를 확인한 후 파산지경의 원고 회사 직원을 채용한 것뿐이다.

⑶ 피고 유비케어

피고 2의 위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퇴임을 앞둔 피고 2가 피고 유비케어와는 무관하게 자신이 퇴임 후 활동할 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개인적인 행위에 불과하고, 피고 유비케어의 업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 유비케어는 원고 회사에 대한 인수합병을 위해 공식적으로 실사를 하거나 이사회에서 논의한 적이 없어 피고 유비케어의 업무의 일환으로 볼 수 없고, 외형상 피고 유비케어의 업무집행행위라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피고 2의 행위에 대하여 피고 유비케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⑷ 피고 유투바이오

피고 1은 위 불법행위 당시 원고 회사의 주주 겸 임원(부사장)이었지 피고 유투바이오의 대표기관 내지 피용자가 아니었으므로, 피고 1의 위 불법행위에 대하여 피고 유투바이오에게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

2) 판단

가) 피고 1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⑴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원고 회사는 유전자 분자진단기술 등을 이용해 전국 병원 및 임상센터에 유전자 검사 서비스 등 용역을 제공하였는데, 그 중 메디컬 사업부의 경우 한때 동종 업계 내 시장점유율이 과반을 넘었으나, 2008년 4월경 이후 소속 직원들에 대한 급여 지급이 지체되기 시작하여 2008년 10월 무렵 채무초과 등으로 재정난에 시달리게 되었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 소외 1은 피고 2와의 인수합병 논의가 실패로 끝난 2008년 11월경 원고 회사 직원들에게 재정상태가 어렵고 조만간 법인 회생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등의 사정을 알린 다음(당시에는 소외 1이 원고 회사 직원들에게 파산을 통보하지는 않았다), 메디컬 사업부 부사장인 피고 1 등과 함께 투자금을 유치하고 금융기관 대출기한을 연장하는 등 재정난 타개를 위해 노력하였으나, 2009. 1. 10.경 피고 1로부터, 이직하려는 직원들이 많으니 회유 방편으로 퇴사 후 3년간 동종 업체에서 근무할 수 없는 근로계약상 제한을 면해 주는 이직허용서약서를 작성해 주면 인수합병이나 추가 자금 유입이 있을 때까지 계속 근무하도록 직원들을 설득하겠다는 보고를 받고 위 이직허용서약서를 작성·교부하게 되었다.

③ 당시 원고 회사의 인수합병이나 투자금 유치 등을 통하여 재정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소외 1로서는 인수협상 상대였던 피고 2가 동종 업종을 목적으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여 원고 회사 직원들을 채용할 것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위와 같은 ‘이직 등 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피고 1의 말을 믿고 이직허용서약서를 작성해 준 것이다.

④ 반면, 피고 1은 직원들의 이직 등 문제를 소외 1에게는 전혀 알리지 않은 채 피고 2와 메디컬 사업부 임원진들을 대상으로 한 만남을 은밀히 주선하였다.

⑤ 한편, 소외 1은 그후 결국 직원들에 대한 임금체불 문제 등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예상치 못하게 직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할 수 없어 2009. 1. 31.경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 파산을 통보하기에 이르렀는데, 피고 1도 수사기관에서 위와 같이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한 직원들이 원고 회사에 없게 되는 경우에는, 원고 회사의 급여지급능력 유무와 관계없이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업무는 즉시 중단될 수밖에 없음을 자인하는 진술을 하였다.

⑥ 소외 2는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대리로서 전산프로그램 관리, 거래처별 채권과 미수금 관리업무를 담당하다가, 피고 1로부터 피고 2의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하자는 제안 및 그 설립을 도우라는 지시를 받고, 2009. 1. 9.경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하여 경영지원실 대리로 근무하게 되면서, 원고 회사에서 관리하던 거래처 187군데 목록현황, 원고 회사 보유 이 사건 특허기술에 기반하여 실시한 유전자검사 결과 서류, 유전자검사 거래의 원가표, 검사품목 단가표 등을 자신의 외장하드디스크에 저장하여 피고 유투바이오 사무실로 반출하였다.

⑦ 원고 회사의 전산프로그램망은 직원별로 각 개인 아이디를 이용해 이에 접속하되 각자의 아이디로만 볼 수 있는 항목들을 정해 놓았고, 소외 2는 위 전산센터의 관리를 맡아 일체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⑧ 소외 2는 수사기관에서 전산프로그램관리, 거래처별 채권, 미수금 관리, 유전자 검사 거래단가 및 할인율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자인한 바 있고, 거래단가원가표 중 단가계산 파일에는 따로 비밀번호도 지정되어 있다.

⑨ 원고 회사는 설립 이후 수년간 전국의 병원 등과 거래하면서, 이 사건 특허 등을 이용한 최적의 거래단가 및 조건 등 영업 자료를 산출하여 이를 회사 내 전산센터에 저장하는 방법으로 축적하였고, 원고 회사가 특허기술 등을 이용해 축적한 검사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2008년 당시 다른 업체에 비하여 원가경쟁력이 좋았으며, 각 거래처마다 검사시약이나 기법이 달라 실제 거래를 하는 상대방이나 병원장 등만이 그 내용을 알 수 있었다.

⑩ 특히 피고 2는 피고 유투바이오를 설립하면서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피고 유비케어의 영업망과 자금 이외에는 유전자검사업무 수행을 위한 장비, 인력 등 일체를 전적으로 피고 1에게 의존하여 준비하였고, 소외 2는 피고 유투바이오 설립을 도우라는 피고 1의 지시를 받고, 업태가 같은 피고 유투바이오의 업무에 활용하기 위하여 위 거래처 목록현황 등을 반출하게 되었는데, 소외 2를 비롯한 원고 회사 메디컬 사업부의 직원들은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한 후에도 원고 회사가 기존에 수행하던 업무 내용, 영업방식, 거래상대방 등 주된 부분이 사실상 거의 일치하는 동종 업무를 맡아, 원고 회사 거래처들을 피고 유투바이오 거래처로 만들고 그 세부내역을 관리해 온 것으로 보인다.

⑪ 원고 회사와 동일한 업무를 하기 위하여 신설된 피고 유투바이오로서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하여 기술력뿐만 아니라 거래처 정보, 거래처별로 제시하거나 계약한 금액, 납품조건 등을 알 필요성이 있는데, 원고 회사의 축적된 거래처 목록이나 단가, 할인율, 거래조건, 검사결과 등을 활용할 경우 원고 회사의 거래처들을 자신의 거래 상대방으로 유인함으로써 경쟁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⑫ 피고 1은 2009. 1. 20. 소외 2에게 지시하여 원고 회사에서 보관 중인 PCR 기계를 피고 유투바이오 사무실로 가져오게 하여 검사 업무에 사용하고, 소외 1로부터 위 기계가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수리를 보냈다고 둘러 댄 후 소외 2를 시켜 2009년 2월 초순경 원고 회사 사무실로 다시 반환하였다.

⑬ 피고 1은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직원들을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시키고, 원고 회사에서 관리, 사용하던 각종 영업자료 및 실험 기자재, 연구기술, 영업매출 등을 피고 유투바이오에 넘김으로써 피고 유투바이오로 하여금 원고 회사가 상당한 기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인적자산 및 각종 영업자료와 연구기술, 영업매출 등 주요 자산을 취득하게 하였다.

⑵ 법리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고, 이 경우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란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며,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인식은 미필적 인식으로도 족한바, 행위의 결과가 일부 본인을 위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임이 판명되면 배임죄의 고의를 부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도520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 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시에 업무상 배임죄의 기수가 되고,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 배임죄를 구성하며, 회사 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 등 참조).

⑶ 위 법리 및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1은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부사장으로서 회사의 회생이나 적정한 인수합병 등 회사의 이익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보다는,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원고 회사의 파산을 전제로 대표이사인 소외 1 몰래 피고 2가 신설하는 피고 유투바이오에 원고 회사 메디컬 사업부 직원들을 이직하도록 주도하고, 그로써 원고 회사의 업무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한 것은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원고 회사를 위하여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여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린 행위이고, 또한 원고 회사의 거래처 목록현황, 원고 회사가 보유하는 특허기술에 기반하여 실시한 유전자검사 결과 서류, 유전자검사 거래의 원가표, 검사품목 단가표 등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고, 원고 회사가 위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하여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위 자료의 사용으로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어, 이를 보호가치 있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2011. 7. 14. 선고 2010도3043 판결 등 참조), 피고 1이 소외 2 등 원고 회사 메디컬 사업부 직원들로 하여금 피고 유투바이오의 영업에 활용하기 위하여 원고 회사의 위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반출하도록 하고, 소외 2가 피고 1의 제안으로 피고 유투바이오에 이직, 근무하면서 위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외장하드디스크에 저장하여 반출한 행위는 모두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1이 소외 2 등 원고 회사 직원들로 하여금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가지고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하게 한 행위는, 피고 유투바이오가 원고 회사의 인적 자산 및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취득함으로써 이익을 얻게 되고 원고 회사가 그만큼의 손해를 입게 한 업무상 배임행위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⑷ 따라서 피고 1은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2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⑴ 살피건대, 불법행위에 따른 형사책임은 사회의 법질서를 위반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행위자에 대한 공적인 제재(형벌)를 그 내용으로 함에 비하여, 민사책임은 타인의 법익을 침해한 데 대하여 행위자의 개인적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전보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고, 손해배상제도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것이므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침해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형사책임과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6713 판결 등 참조).

또한 수인이 공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민법 제760조 의 공동불법행위에 있어서 행위자 상호간의 공모는 물론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 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그 관련 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이며, 공동불법행위에 있어 방조라 함은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형법과 달리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법의 해석으로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의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의무에 위반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80026 판결 등 참조).

⑵ 위 인정사실과 앞서 본 증거들 및 갑 제4호증의 11, 13, 43, 60, 68, 80, 82, 83, 88, 90, 91, 을나 제2호증의 4, 5, 7, 18, 29, 30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이 인정된다.

① 피고 2가 원고 회사의 인수합병 논의 과정에서 원고 회사의 재정상태나 운영 현황 등에 관한 정보 일체를 입수한 바 있고, 2008년 11월경 소외 1에게 원고 회사 중 메디컬 사업부만 분리인수를 제안하며 소외 1 앞으로는 생활비 기타 자립 비용을 따로 지급해 줄 것을 제안하였다가 거절당하자(소외 1은 피고 2가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만 5억 원에 넘겨달라고 요구하여 거부하자 10억 원을 다시 제안하면서 그 중 5억 원을 뒤로 빼줄테니 소외 1도 먹고 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고, 피고 2는 소외 1에게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만 5억 원에 넘겨달라고 제안하였고, 소외 1에게 생활비조로 따로 3년 정도 자립할 수 있는 비용을 지급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 2008년 12월 같은 업종의 신설 회사를 만들 계획으로 원고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접촉하였던 피고 1에게 먼저 제안하여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직원들을 따로 만났다.

② 피고 2는 2008년 12월경 피고 1과 원고 회사의 간부인 소외 3 부장, 소외 4 부장, 소외 5 차장을 만나, ‘원고 회사로부터 월급도 받지 못하고 있으면서 왜 아직도 원고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느냐, 같이 일할 생각이 있느냐’며 대기업인 SK 수준의 임금인상 등을 약속하면서 이직을 권유한 것으로 보이고, 그 자리에는 피고 유비케어의 소외 9 이사(영업이사), 소외 8 차장(유비케어 기획실 팀장) 등이 함께 참석하였다.

③ 피고 2는 위와 같이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기로 하고 원고 회사 직원들을 채용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소외 1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의 파산이 결정되었는지, 직원들의 이직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도 전혀 취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 1은 수사기관에서 피고 2 입장에서는 원고 회사 직원의 채용사실을 소외 1이 알게 되면 결과적으로 소외 1과 협상했던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매입과 같은 상황이 되기 때문에 소외 1이 돈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알리지 말라고 지시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④ 피고 2는 수사기관에서 스스로 자신은 자금과 조직망을 담당하고, 기술이나 장비, 인력 등 일체는 피고 1의 전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자인한 바 있고, 소외 1이 원고 회사 직원들에게 파산을 공식 통보하기도 전인 2009. 1. 2. 피고 유투바이오 설립등기를 마치고 사무실 임차 등 개업준비를 마쳤다.

⑤ 2009년 1월 피고 유투바이오의 설립 당시 등기부등본과 사업자등록증에 소외 6이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었으나 소외 6은 피고 유비케어의 대리점장으로서 명목상 대표이사에 불과하고, 피고 2가 실질적인 대표이사로서 피고 유비케어를 운영하여 왔으며, 피고 2는 피고 유투바이오의 옆 건물인 피고 유비케어를 오가면서 주로 피고 유투바이오의 내부 전산 결재시스템을 이용하여 결재를 하고 왔고,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이후 피고 2는 피고 유비케어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2009. 11.부터 피고 유투바이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⑥ 피고 유투바이오는 설립에 직접 관여한 피고 1을 피고 유투비오의 부사장으로 채용하였고, 피고 1에게 2009년 1월경부터 ”소외 10“, ”소외 11“이라는 차명 계좌로 급여나 판공비 등을 지급하였으며, 피고 유투바이오 내 사내 메일에서도 피고 2, 피고 1 모두 실명이 드러나지 않은 아이디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결재를 하여 왔는데, 피고 2가 피고 유투바이오를 정당하게 설립하고, 피고 1을 정당한 방법으로 채용하였다면 굳이 차명을 사용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⑦ 피고 유투바이오는 설립 당시 원고 회사에서 이직하여 온 직원들 외에는 직접 채용한 전문 인력은 전혀 없었다.

⑧ 특히 피고 2가 관여하여 피고 유투바이오에서 제작한 ”U2Bio in 2009“(갑 제4호증의 13)에 의하면, 피고 유투바이오의 사업계획서 중 검사기관변경에 따른 영업계획에서 ”1. 1월 15일 ~ 1월 31일 : 현재 실제 관리업무를 담당했던 직원(팀장급)이 직접 방문하여 2월 1일부터 검사기관 이전됨을 설명, 거래처 동요 최소화, 현 관리직원 및 검사직원 모두의 이전을 설명하고 검사정도 관리에 문제 없음을 설명. 2. 2월 1일 ~2월 15일 : 유투바이오 실제 검사가 가능한 기간까지는 현 영업부에서 검사물을 수거하여 원고 회사로 의뢰(업무인수인계), 검사기관이전에 따른 검사업무 일시중단을 발생하지 않음을 확인“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는 원고 회사 직원들을 1월말까지 근무하도록 하고, 2009. 2. 1.부터 미리 준비하여 둔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전하여 근무하도록 하면서 원고 회사의 거래처를 그대로 승계하려고 사전 계획한 것이며, 이는 결국 원고 회사에게 어떠한 대가도 지급하지 아니한 채 원고 회사 메디컬 사업부의 인적, 물적 조직을 상당부분 그대로 인수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⑨ 피고 2는 소외 2가 원고 회사로부터 유전자검사장비인 PCR 기계를 절취하여 온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하고 있었다.

⑩ 원고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원고 회사의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설명과 다른 검출방법과의 차이점 등을 담은 책자(갑 제4호증의 90)를 만든 적이 있는데, 피고 유투바이오는 2009년 2월경 원고 회사에 전혀 알리지 아니한 채 원고 회사의 책자 내용을 그대로 베껴 피고 유투바이오의 홍보 책자(갑 제4호증의 91)를 만들어 마치 피고 유투바이오가 위 특허기술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였고, 피고 2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⑪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2가 반출한 원고 회사에서 관리하던 거래처 목록, 유전자검사 결과 서류, 유전자검사 거래의 원가표, 검사품목 단가표 등의 자료들은 피고 유투바이오에서 그대로 활용되었고, 피고 2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⑫ 피고 2는 원고 회사가 파산하였다는 피고 1의 말을 믿고 사업을 진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 2는 원고 회사의 파산 여부를 확인한 바 없고, 원고 회사의 인적, 물적 자산 없이는 피고 유투바이오의 설립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소외 1과의 인수합병 협상이 결렬된 지 1달 만에 원고 회사가 파산하였다는 피고 1의 말만 믿고 사업을 진행하여 원고 회사의 직원들을 정당하게 채용하였다고는 믿기 어렵다.

⑶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2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업무상배임에 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2는 원고 회사 메디컬 사업부의 직원 및 자산 없이는 피고 유투바이오의 설립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피고 1과 공모하여, 피고 1로 하여금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원고 회사의 파산을 전제로 소외 1 몰래 피고 유투바이오에 원고 회사 메디컬 사업부의 직원들을 이직하도록 하고, 피고 유투바이오의 영업에 활용하기 위하여 원고 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반출하도록 함으로써 피고 1의 위 업무상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또한 피고 2는 피고 1에게 원고 회사의 직원들을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시킬 것을 제안하는 등으로 피고 1에게 업무상 배임행위로 나아갈 동기를 부여하고, 피고 유투바이오의 설립과정에서 원고 회사 직원들의 이직 및 영업상 주요 자산의 반출 등으로 인한 피고 1의 업무상 배임행위를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고의 내지 과실로서 묵인하거나 이를 용이하게 하였으므로 최소한 피고 1의 업무상 배임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할 것이다.

⑷ 따라서 피고 2는 민법 제760조 에 의하여 피고 1과 공동하여 원고 회사에 대한 업무상 배임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원고 회사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다) 피고 유비케어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⑴ 살피건대, 상법 제389조 제3항 , 제210조 에 의하여 주식회사가 그 대표이사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이어야 하는데, 여기서의 '업무집행으로 인하여'라고 함은, 대표이사의 업무 그 자체에는 속하지 아니하나 그 행위의 외형으로부터 관찰하여 마치 대표이사의 업무 범위 안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행위의 외형상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설사 그것이 대표이사의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거나 법령의 규정에 위배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주식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3다67007 판결 등 참조).

⑵ 살피건대, 피고 유비케어의 주장과 같이 피고 유비케어가 원고 회사의 인수합병을 공식적인으로 실사하거나 이사회에서 논의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발견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위 법리에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2의 위와 같은 행위는 적어도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 유비케어의 사업활동 내지 업무집행을 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유비케어는 대표이사인 피고 2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210조 에 의한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① 피고 2는 소외 1에게 원고 회사의 인수합병을 제의할 당시는 물론, 피고 유투바이오의 설립을 위하여 원고 회사의 직원들을 만났을 무렵, 피고 유투바이오 설립 및 그 이후에도 피고 유비케어의 대표이사의 지위를 줄곧 유지하여 왔고, 2009년 10월 말경에야 피고 유비케어의 대표이사에서 사임하였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2가 피고 유투바이오 설립을 위하여 2008년 12월경 원고 회사의 간부들을 만날 당시 피고 유비케어의 소외 9 영업이사, 소외 8 팀장 등이 참석하였는바, 피고 유비케어의 주장과 같이 피고 2가 개인적으로 창업할 것이라면 피고 유비케어의 간부들이 배석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피고 유비케어의 직원인 소외 7(재무팀장)은 피고 유투바이오의 재무와 관련된 회계관리 및 자금 입출금 관리업무를 맡고, 소외 8(인사팀장)은 신규직원 면접 및 직원 복지부분 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 등으로 실질적으로 피고 유투바이오의 경영에 관여하였다.

③ 피고 유비케어는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의무기록) 서비스인 ‘의사랑’을 운영하는 헬스케어솔루션(환자의 접수부터 진료, 검사, 청구, 수납에 이르는 업무 전반을 정보화하는 통합 솔루션) 대표기업으로서 국내 최대 병의원 및 약국 네트워크를 확보한 솔루션 제공 기업이고, SK케미컬의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향후 기대되는 U-헬스시장의 강자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상태인데, 피고 유투바이오는 비뇨기과, 산부인과 전문 진단업체이므로, 피고 유비케어의 대표이사인 피고 2가 피고 유투바이오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한 일련의 행위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 유비케어의 사업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피고 유비케어의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④ 피고 유비케어는, 피고 2는 1994년 12월경 매디슨 사내 벤처 1호 기업으로 피고 유비케어를 설립하여 대표이사로서 이를 경영하여 왔는데, 2004년 12월경 이수그룹이 피고 유비케어의 대주주가 되고 이어서 2008년 4월경부터는 SK 그룹이 대주주가 되자 독립하여 피고 2 개인의 회사를 설립할 생각으로 창업을 준비하였고, 피고 2는 SK 그룹 부회장에게 보고하여 그 양해 하에 피고 유투바이오를 설립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상장회사인 피고 유비케어의 대표이사가 재직 중에 경쟁회사가 될 수 있는 다른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소속 그룹 부회장이 양해하였다거나 더욱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존 회사인 피고 유비케어의 대표이사 직책도 계속 수행하도록 양해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쉽사리 믿기 어렵다.

⑤ 피고 유투바이오가 설립된 이후이긴 하나, 피고 유비케어는 2009. 12. 28. 피고 유투바이오의 주식 40,000주를 주당 5,000원, 합계 2억 원에 인수하여 그 지분율 4.54%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⑷ 따라서 피고 유비케어는 상법 제389조 제2항 , 제210조 에 의하여 원고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라) 피고 유투바이오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민법 제756조 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질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의 여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와의 관련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의 대한 위험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88. 11. 22. 선고 86다카1923 판결 ,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20211 판결 등 참조).

또한 민법 제756조 의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는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사업을 집행하는 관계에 있을 때에도 그 두 사람 사이에 사용자, 피용자의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48387 판결 등 참조)

⑵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유투바이오는 피고 1의 앞서 본 바와 같은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하여 2009. 1. 2. 설립되었다 할 것이나, 그 설립 이후에도 원고 회사의 직원들을 이직시키거나 영업상 주요 자산을 반출하는 등의 피고 1의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한 불법행위가 실질적으로 실행된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1은 2009년 1월경부터 피고 유투바이오로부터 차명계좌로 급여 및 판공비를 지급받아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1은 2009년 1월경 피고 유투바이오의 실질적인 대표이사인 피고 2에 의하여 피고 유투바이오의 부사장으로 고용되어 근무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설령 피고 1이 피고 유투바이오와 사이에 유효한 고용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 1은 피고 2의 지시에 의하여 피고 유투바이오를 위하여 그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업무를 집행하여 왔으므로, 피고 1과 피고 유투바이오는 피용자와 사용자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인 점, ④ 피고 1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 유투바이오를 위한 행위로서 피고 유투바이오의 사무집행과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 1은 피고 유투바이오의 피용자로서 위와 같은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인 피고 유투바이오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와 관련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유투바이오는 피고 1의 행위에 대하여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⑶ 따라서 피고 유투바이오는 민법 제756조 에 의하여 피고 1의 불법행위로 인한 행위로 인한 원고 회사의 손해에 대하여 사용자로서 그 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마) 소결

결국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 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1)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원고 회사는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정상적인 영업을 완전히 중단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원고 회사의 기업 가치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다 할 것인데, 원고 회사의 기업 가치는 ① 세림회계법인이 작성한 원고 회사에 대한 기업가치 추정보고서(갑 제2호증, 이하 ‘기업가치보고서’라 한다)에 의하여 추정되는 약 240억 원, ② 2008년 당시 원고 회사를 인수하려던 회사들이 인수대금으로 제시한 약 120억 원, ③ 원고 회사의 인적 및 물적 주요 자산 등을 빼돌려 설립된 피고 유투바이오의 연매출 등을 고려하여 산정된 원고 회사의 장래 일실 영업이익 상당액인 약 87억 원, ④ 피고 유비케어의 2010. 3. 10.자 감사보고서의 분석 결과에 따른 44억 원, ⑤ 원고 회사의 매출액, 영업이익 및 성장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된 일실 영업이익 상당액인 약 31억 2,000만 원, ⑥ 원고 회사에 투입된 원가에 해당하는 자본금, 차입금, 가수금 등의 합계 29억 7,500만 원, ⑦ 유투바이오의 소득액 3,279,963,268원과 피고 유투바이오가 지역별로 법인을 설치하여 원고 회사의 기존거래처와 거래하게 함으로써 얻은 소득액을 합산한 피고 유투바이오의 영업이익 상당액 등으로 볼 수 있고, 아니라 하더라도 최소한 피고 2가 원고 회사에게 인수대금으로 제시한 10억 원 정도는 피고들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나) 피고들의 주장

원고 회사의 직원들의 이직과 원고 회사가 파산상태에 이른 것은 인과관계가 없고, 원고 회사는 피고 1, 피고 2의 이 사건 행위가 없었더라도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할 의사가 없었다. 또한 피고 유투바이오는 설립 이후 계속 적자상태에 있고,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액은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원고 회사의 손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2) 판단

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있어, 재산적 손해의 발생사실이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입증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제반 정황 등의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의 범위인 수액을 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4다48508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제1심 증인 소외 12의 증언, 당심의 성북세무서, 북광주세무서, 순천세무서, 국세청, 북인천세무서, 반포세무서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 회사는 2008년 4월 이후 소속 직원들에 대한 급여 지급을 지체하기 시작하여 2008년 10월 무렵에는 장기차입금, 체불 급여 등의 누적으로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소외 1은 소속 직원들의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별다른 대책도 내지 못한 채 일시 연락을 끊고 잠적하기도 하였다.

② 원고 회사는 바이오 사업부와 메디컬 사업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메디컬 사업부는 꾸준히 수익을 내는 반면, 바이오 사업부는 이익이 점점 감소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의 전체 재무상황이 악화되어, 2008년 10월경 바이오 사업부 직원들이 모두 퇴사하여 바이오 사업부분을 정리하였다.

③ 소외 1은 위와 같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원고 회사에 대한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하였는데, 피고 2와의 인수합병 협상 당시 원고 회사가 전액 자본잠식상태에 있고, 원고 회사의 재고 자산 대부분이 가공자산에 해당하며, 감가상각, 연구비 상각, 재고자산 상각을 하면 약 17억 원의 손실이 있음을 인정하였다.

④ NICE 신용평가정보 주식회사가 제공하는 신용평가정보에 의하면, 원고 회사의 신용평가구간이 2005년 8등급, 2006년 7등급, 2007년 8등급이었는데, 7등급 또는 8등급은 미래의 차입금 상환능력이 의심스럽거나 매우 낮은 수준으로 극히 불량한 신용상태에 해당한다.

⑤ 원고 회사가 손해액 산정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기업가치보고서는 2009. 12. 14. 원고 회사의 주주인 소외 13의 요청에 따라 피고 1, 피고 2 등을 고발하기 위한 피해액 산정을 위해 평가기준일을 2008. 6. 30.로 하여 소급 작성된 점, 위 보고서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원고 회사에 대한 실사 또는 감사를 실시하지 아니한 채 원고 회사가 작성하여 인수합병 협상 당시 제출하였던 2008년 내지 2010년도 사업계획서 등을 근거로 작성되었고, 위 보고서 서문에도 그러한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 위 보고서는 원고 회사의 2008년 상반기 매출 자료나 2008년 10월경 원고 회사의 바이오사업부가 없어진 사정 등을 반영하지 아니한 채 작성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를 근거로 원고 회사의 기업가치를 산정할 수 없다.

⑥ 그 외 원고 회사가 기업 가치 상당의 손해라고 주장하는 금액은 원고 회사의 일방적인 주장에 해당하거나 객관적인 증거에 근거한 것이 아닌 추정 또는 주관적인 해석에 기한 금액에 불과하여 이를 근거로 피고 1, 피고 2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렵다.

⑦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1은 원고 회사가 보유한 특허기술 및 이에 기반하여 실시한 유전자검사 결과서류, 유전자검사 거래의 원가표, 검사품목 단가표 , 영업자료를 피고 유투바이오로 반출하였음은 물론 검사시행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원고 회사의 직원들까지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직하게 하여 사실상 원고 회사의 인적, 물적 조직의 일부를 피고 유투바이오로 이전하고, 피고 유투바이오는 원고 회사의 기존 거래처를 상대로 영업을 계속하여 영업이익을 취득하였다 할 것이나, 피고 유투바이오 또한 피고 유비케어의 전국적인 영업대리점 조직을 활용하여 피고 유투바이오의 전국적인 영업대리점을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

⑧ 2008년 12월을 기준으로 원고 회사의 거래처는 적어도 162개인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 유투바이오는 2010년 3월을 기준으로 원고 회사의 거래처를 포함하여 900개 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 유투바이오의 2009년도부터 2012년도까지의 부가가치세 신고 내역에 의하면, 피고 유투바이오가 2010년부터는 원고 회사의 기존 거래처 외에도 새로이 확장된 거래처와의 매출액이 발생하여, 피고 유투바이오의 원고 회사의 기존 거래처에 대한 매출액만을 따로 산정하기도 어렵다.

⑨ 피고 1이 소외 1을 기망하여 원고 회사 직원들에 대한 이직허용서약서를 교부하도록 권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소외 1이 이직허용서약서를 작성하여 교부함으로써 직원들의 이직이 가능하게 되었고, 소외 1도 피고 1의 배임행위를 인식하기 전에 원고 회사의 파산을 선언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소외 1은 다른 회사와의 합병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의 사업구조는 매일 유전자 검사의 의뢰가 들어오고 그 일을 매일 처리하여야 하므로 직원들이 없을 경우 회사 운영이 바로 중단되어 직원들의 계속된 출근 여부가 회사 존립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 할 것인데, 피고 1, 피고 2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 직원들이 이직함에 따라 파산을 선언하게 되고 더 이상 인수협상도 추진할 수 없어 회생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1, 피고 2의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인수합병이나 투자자금 유치가 없는 이상 원고 회사의 회생이 쉽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 회사가 반드시 파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⑩ 원고 회사가 재정적자 상태로서 파산 직전이었다 하더라도 피고 1, 피고 2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정상태가 더욱 악화되었다면 그로 인한 발생한 손해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본 법리 및 위 인정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 1, 피고 2의 불법행위와 그로 인해 상실된 원고 회사의 기업가치 상당액 내지 영업이득 상당액의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 1, 피고 2의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 회사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입증하는 것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곤란한 이 사건에 있어서 이 사건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원고 회사는 이 사건 불법행위 당시 재정적자로 파산 직전에 있었던 사정, 피고 2가 원고 회사의 인수협상 당시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 전체의 인수대금으로 5억 원을 제시한 적이 있는 반면, 이 사건 불법행위로 원고 회사의 메디컬 사업부의 인적·물적 조직 전체가 일체로서가 아닌 그 중 일부 직원과 영업상 주요한 자산만이 피고 유투바이오에 이직 내지 이전된 점 등의 제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들이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3억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3억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날로서 피고 1은 2011. 4. 30.부터, 피고 2는 2011. 4. 2.부터, 피고 유비케어는 2011. 3. 23.부터, 피고 유투바이오는 2011. 3. 24.부터 각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4. 3.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의 주장 주3) 요지

가) 피고 1, 피고 2, 유투바이오는, 원고 회사의 직원 및 검사 기계 등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원고 회사의 특허발명을 그대로 사용하여 원고 회사의 특허권을 직접침해하였다. 원고 회사가 특허출원한 이 사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는 청구항 제1 내지 9항이고, 청구항 제1항의 서열번호 1 내지 8번의 염기서열(프라이머) 각각이 특허권의 보호대상이라 할 것인데, 피고들은 청구항 제1항의 특허발명과 동일한 방법을 사용하여 진단검사업무를 이행하였다.

피고 유투바이오는 원고 회사의 위 청구항 제1항의 특허발명을 무단으로 실시하고 있고, 피고 1은 이에 협조하였으며, 피고 2는 피고 유투바이오의 대표이사로서 피고 1에게 원고 회사의 직원들의 이직을 제의하고, 피고 1로 하여금 원고 회사의 위 청구항 제1항의 특허발명을 실시하게 하거나 적어도 묵인하여 특허권을 침해하였다.

나) ① 특허법 제128조 제2항 에 의하여, 원고 회사의 손해액은 피고 유투바이오의 이익액이라 할 것인데, 피고 유투바이오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는 피고 유투바이오의 손익계산서상의 이익이 아니라 매출액에 주4) 표준소득률 을 곱하여 산출한 소득액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피고 유투바이오의 2009년부터 2012년까지의 총 매출액은 14,908,923,949원이고, 여기에 피고 유투바이오가 지역별로 설치하여 운영한 법인들(오투광주 외 12개)의 총 매출액 합계 19,514,515,581원을 합산한 금액은 34,423,439,530원이므로, 여기에 표준소득률 22%를 곱하여 산정한 소득액인 7,573,156,696원이 원고 회사의 손해라 할 것이므로, 그 중 일부 청구로서 20억 원의 배상을 구한다.

② 설령 위와 같은 손해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 회사는 특허권자로서 무단으로 특허기술을 실시하고 있는 피고 유투바이오에게 특허실시료를 그 손해의 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의 인수협상 당시 10억 원를 제의한 바 있으므로, 원고 회사의 특허기술을 실시함으로써 피고 유투바이오가 지급하여야 하는 손해액은 최소한 10억 원이다.

③ 특허권의 침해기간을 피고 유투바이오가 설립된 2009. 1. 2.부터 이 사건 특허권이 소멸된 2009. 10. 24.까지로 산정하면, 위 기간 동안 피고 유투바이오가 얻은 이익은 합계 468,959,779원(2009년 총매출액 2,628,727,787원× 296/365 ×0.22)이고, 원고 회사는 위와 동일한 금액의 손해를 입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최소한 위 468,959,779원을 배상하여야 한다.

2) 피고 1, 피고 2, 유투바이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회사의 특허권의 권리범위는 이 사건 특허권의 청구항 제1항의 4종의 주5) 프라이머 를 모두 포함하는 다중 성병 진단용 조성물을 생산하거나 사용하는 경우에만 미친다고 할 것이고, 4종의 프라이머 중 일부만을 사용하여 성병을 진단하거나 4종의 프라이머를 각각 개별적으로 사용하여 성병을 진단하는 행위에는 미치지 않는다.

나) 원고 회사는 피고 1, 피고 2를 수사기관에 고발한 2009. 4. 30.경 이 사건 특허권이 침해당한 사실을 알았다 할 것인데, 그로부터 역수상 3년이 경과하였음이 명백한 2013. 5. 28.에 비로소 특허권 침해사실을 이유로 하여 그로 인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으므로, 원고의 위 특허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나. 판단

1)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그 청구범위에 보호를 받고자 하는 사항을 기재한 항은 발명의 구성에 없어서는 아니 되는 사항만으로 기재되는 것이므로, 청구범위에 기재한 사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명의 필수적 구성요소로 보아야 하고, 특허발명의 청구항을 복수의 구성요소로 구성한 경우에는 그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전체로서의 기술사상을 보호하는 것이지 각 구성요소를 독립하여 보호하는 것은 아니므로,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발명이 특허발명의 청구항에 기재된 필수적 구성요소들 중의 일부만을 갖추고 있고 나머지 구성요소를 결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대비되는 발명은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1. 6. 1. 선고 98후2856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갑 제13호증, 을가 제4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 중 청구항 제1항의 기재는 아래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청구의 범위
청구항 제1항. 다음의 중합효소연쇄반응(PCR)용 프라이머를 함유하는 다중 성병 진단용 조성물:
1) 서열번호 1의 정방향 프라이머 및 서열번호 2의 역방향 프라이머로 이루어지는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Chlamydia trachomatis) 증폭용 프라이머;
서열번호 1: 5‘-CTAGGCGTTTGTACTCCGTCA-3'
서열번호 2: 5‘-TCCTCAGGAGTTTATGCACT-3'
2) 서열번호 3의 정방향 프라이머 및 서열번호 4의 역방향 프라이머로 이루어지는 임균 (Neisseria gonorrhoaeae) 증폭용 프라이머;
서열번호 3: 5‘-ACTGCGTTCTGAACTGGGTG-3'
서열번호 4: 5‘-GGCGGTCAATTTCACGCG-3'
3) 서열번호 5의 정방향 프라이머 및 서열번호 6의 역방향 프라이머로 이루어지는 우레아플라즈마 우레알리티컴(Ureaplasma urealyticum) 및 우레아플라즈마 파붐((Ureaplasma parvum) 증폭용 프라이머; 및
서열번호 5: 5‘-GAAACGACGTCCATAAGCAACT-3'
서열번호 6: 5‘-GCAATCTGCTCGTGAAGTATTAC-3'
4) 서열번호 7의 정방향 프라이머 및 서열번호 8의 역방향 프라이머로 이루어지는 마이코플라즈마 제니탈리움(Mycoplasma genitalium) 증폭용 프라이머
서열번호 7: 5‘-AGTTGATGAAACCTTAACCCCTTG-3'
서열번호 8: 5‘-CATTACCAGTTAAACCAAAGCCT-3'

나) 원고 회사의 이 사건 특허권은 ‘다중 성병 진단용 키트 및 이를 이용한 성병 원인균의 검출방법’이란 명칭의 발명으로서, 청구항 제1항은 중압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기본으로 하되, 멀티 진단 기능을 추가한 새로운 성병 진단용 키트를 제조함으로써 성병의 4가지 주요 원인균을 한번의 검사로 동시에 검출할 수 있고, 진단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며, 진단 결과의 정확도 및 민감도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3) 살피건대, 갑 제27호증, 을가 제47호증의 1, 2, 을가 제50호증의 각 기재, 당원의 주식회사 바이오니아, 주식회사 코스모진텍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보면, 피고 유투바이오가 주식회사 바이오니아로부터 주문받은 유전자 시약 주문 내역 중 일부가 원고가 특허 등록한 염기서열이 청구항 제1항 기재 서열번호 5, 6번과 동일한 사실, 피고 오투바이오는 주식회사 코스모진텍으로부터 위 청구항 제1항 기재 서열번호 5 내지 8번과 동일한 염기서열의 유전자 시약을 공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한편, 위 법리 및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회사의 이 사건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항 제1항에서 ‘중압효소연쇄반응(PCR)용 프라이머를 함유하는 다중 성병 진단용 조성물’로서 서열번호 1 내지 8번의 각 염기서열의 4종의 성병 원인균의 프라이머를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있는바,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칭이나 위 청구항의 기재에 비추어 보면 위 청구항에서 기재하고 있는 4종의 프라이머[트라코마티스(Chlamydia trachomatis) 증폭용 프라이머, 임균(Neisseria gonorrhoaeae) 증폭용 프라이머, 우레아플라즈마 우레알리티컴(Ureaplasma urealyticum) 및 우레아플라즈마 파붐((Ureaplasma parvum) 증폭용 프라이머, 마이코플라즈마 제니탈리움(Mycoplasma genitalium) 증폭용 프라이머]는 각기 다른 성병 원인균을 한번의 검사로 동시에 검출하기 위해 사용되는 다중 성병 진단용 조성물의 필수 구성요소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위 4종의 프라이머를 모두 포함하는 다중 성병 진단용 조성물을 생산, 사용 등으로 실시하는 경우에만 미친다고 할 것이고, 이들 중 일부만을 사용하거나 각각의 프라이머를 개별적으로 사용하여 성병 원인균을 검출하는 행위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1, 피고 2, 유투바이오가 위 4종의 프라이머를 모두 포함하는 다중 성병 진단용 조성물을 생산, 사용하는 등으로 원고 회사의 위 청구항 제1항의 특허발명을 침해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1, 피고 2, 유투바이오가 원고 회사의 특허발명을 침해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주6)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기열(재판장) 김무신 기우종

주1) 원고는 2013. 2. 28.자 항소이유서에서 ‘피고 유투바이오는 피고 1, 피고 2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로부터 사실상 원고 회사와 동일한 영업을 위하여, 경제적 가치를 가진 원고 회사의 인적, 물적 조직을 아무런 대가 없이(법률상 원인 없이) 그대로 승계한 법인으로, 원고 회사와의 관계에서는 부당이득자에 해당하므로, 피고 유투바이오는 위와 같은 인적, 물적 조직의 승계로 인하여 얻은 이익에 상응하는 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였으나, 2013. 5. 28.자 준비서면에서 청구원인을 변경, 정리하면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하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 유투바이오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 주장은 철회된 것으로 보고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주2) 상법 제210조(손해배상책임) 회사를 대표하는 사원이 그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회사는 그 사원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주3) 이 사건 주위적 청구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예비적 청구인 특허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보다 적게 인용된다면 그 부분에 한해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판단해 달라는 취지이다.

주4) 연간 총매출액에서 총비용을 뺀 순소득이 차지하는 비율.

주5) Primer : 같은 종류의 분자가 복제될 때 기초가 되는 분자, Primer는 PCR 기법에 의해 선택적으로 특정 타깃 DNA 단편을 결정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증폭시키기 위해 주형으로 사용하는 DNA 중 원하고자 하는 부분의 DNA 단편의 양쪽 말단에서 약 20bp 내외의 염기서열에 대응하는 oligonucleotide이다(을가 제22호증의 1, 기록 1095쪽 참조)

주6) 또한 원고는, 당심 변론종결 이후 제출한 2014. 2. 17.자 참고서면에서 피고 유투바이오의 이 사건 특허권 직접침해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피고 유투바이오의 위 청구항 제1항 기재 서열번호 5내지 8번의 염기서열의 프라이머를 사용한 행위는 특허권의 간접침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유투바이오가 청구항 1항의 서열번호 5, 6번 및 7, 8번과 동일한 염기서열을 가진 프라이머를 구입하였다 하더라도 위 서열번호 5, 6번 및 7, 8번의 프라이머가 이 사건 특허발명의 실시에만 사용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 유투바이오가 특허법 제127조에 정하고 있는 간접침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니,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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