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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4740 판결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공2008하,1504]
판시사항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1조 에 정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의 의미 및 그 판단 방법

[2] 제1심법원이 일죄의 일부는 유죄, 나머지는 무죄라고 판단하자 피고인만 유죄 부분에 대해 항소하고 검사는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하지 않은 경우, 무죄 부분에 관한 제1심판결의 위법이 형사소송법상 직권조사사항 또는 직권심판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및 제1심판결에서 무죄 부분에 관한 이유 기재를 누락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1조 에 규정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라 함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2] 제1심법원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법정형이 보다 가벼운 다른 법조를 적용하여 피고인을 처벌하고, 유죄로 인정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경우, 그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고 검사는 무죄로 판단된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지 아니하였다면, 비록 그 죄 전부가 피고인의 항소와 상소불가분의 원칙으로 인하여 항소심에 이심되었다고 하더라도 무죄 부분은 심판대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부분에 관한 제1심판결의 위법은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의 ‘직권조사사유’ 또는 같은 법 제364조 제2항 에 정한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항소심법원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이 아닌 무죄 부분까지 심리한 후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 법정형이 보다 무거운 법조를 적용하여 처벌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제1심판결에 무죄로 판단된 부분에 대한 이유를 누락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동일하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장원필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61조 에 규정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라 함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도329 판결 ,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6도153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정보통신망인 인터넷 이주노동자방송국 홈페이지에 피해자와의 면담내용을 편집한 녹취파일을 첨부한 게시글을 올린 경위와 과정, 그 필요성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는바, 앞서 본 법리에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인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제1심법원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법정형이 보다 가벼운 다른 법조를 적용하여 피고인을 처벌하고, 유죄로 인정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경우, 그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고 검사는 무죄로 판단된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지 아니하였다면, 비록 그 죄 전부가 피고인의 항소와 상소불가분의 원칙으로 인하여 항소심에 이심되었다고 하더라도 무죄 부분은 심판대상이 되지 아니하여, 그 부분에 관한 제1심판결의 위법은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의 ‘직권조사사유’ 또는 같은 법 제364조 제2항 에 정한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볼 것이므로, 항소심법원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이 아닌 무죄 부분까지 심리한 후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 법정형이 보다 무거운 법조를 적용하여 처벌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 것이고 ( 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도7260 판결 참조), 이는 제1심판결에 무죄로 판단된 부분에 대한 이유를 누락한 잘못이 있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요지의 공소사실에 의해 법 제61조 제2항 위반죄로 공소제기되었는데, 제1심은 피고인이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아 법 제61조 제1항 위반의 점만을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나머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 즉 법 제61조 제2항 위반죄 부분에 대하여는 판결에 아무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이는 필경 제1심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판결 이유에서 그 부분의 설시를 누락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에 대해 피고인만이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고 검사는 위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결국, 무죄로 판단된 법 제61조 제2항 위반죄 부분은 항소심의 심판대상에서 벗어났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제1심이 위 무죄 부분에 대하여 판결 이유에서 무죄 사유를 기재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 무죄 부분을 포함한 제1심판결 전체를 직권 파기한 다음, 위 무죄 부분에 대하여도 유죄로 인정하면서 법 제61조 제2항 을 적용하여 피고인을 처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직권조사사항 또는 직권심판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양승태(주심) 박시환 김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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