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국가 등이 실시하는 입찰에서 낙찰자와 체결된 계약에 의하여 이미 그 이행이 완료된 경우, 낙찰자결정의 무효를 이유로 한 낙찰자지위에 대한 확인의 소의 확인의 이익 유무(소극)
판결요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공사입찰에서 적격심사과정의 하자로 인하여 낙찰자결정이 무효이고 따라서 하자 없는 적격심사에 따른다면 정당한 낙찰자가 된다고 주장하는 자는 낙찰자로서의 지위에 대한 확인을 구할 수 있고 이러한 법리는 위 입찰에 터잡아 낙찰자와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도 동일하다 할 것이나, 나아가 낙찰자와 체결된 계약에 의하여 이미 그 이행까지 완료된 경우에는 더 이상 낙찰자결정이 무효임을 주장하여 낙찰자지위에 대한 확인을 구할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상고인
동환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주영 외 1인)
피고,피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여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공사입찰에서 적격심사과정의 하자로 인하여 낙찰자결정이 무효이고 따라서 하자 없는 적격심사에 따른다면 정당한 낙찰자가 된다고 주장하는 자는 낙찰자로서의 지위에 대한 확인을 구할 수 있고 이러한 법리는 위 입찰에 터잡아 낙찰자와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도 동일하다 할 것이나, 나아가 낙찰자와 체결된 계약에 의하여 이미 그 이행까지 완료된 경우에는 더 이상 낙찰자결정이 무효임을 주장하여 낙찰자지위에 대한 확인을 구할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 볼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산하 국방부 조달본부가 2000. 4. 12. 예열기 등의 구매계약에 관하여 공개경쟁입찰공고를 한 사실, 국가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 제8조 제2항 , 제10조 제2항 및 같은법시행령 제42조 의 위임에 의한 국방부 조달본부의 물품및용역적격심사기준에 의하면 예정가격 이하로서 최저가 입찰자에 대한 심사 결과 종합평점이 85점 이상이면 낙찰자로 결정하며 85점 미만인 경우에는 차순위 최저가 입찰자 순으로 심사하여 낙찰자를 결정하도록 정하여진 사실, 2000. 4. 28. 실시된 입찰에서 넥슨이라는 업체를 운영하는 소외인이 최저가 입찰을 하고 원고는 차순위로 최저가 입찰을 하였는데 피고는 소외인에 대한 적격심사 결과 85.2점으로 적격판정을 한 후 소외인을 낙찰자로 결정한 사실, 피고는 2000. 5. 31. 소외인과 위 입찰에 따른 구매계약을 체결하였고 2000. 8. 25. 물품납품 및 수요차량에 대한 장착이 이루어져 그 계약의 이행이 완료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소외인에 대한 낙찰자결정 및 계약체결이 무효이므로 위 입찰에 있어서 원고가 낙찰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을 구한다는 이 사건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이미 낙찰자결정에 따른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이 완료된 이상 위 청구는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청구에 지나지 아니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였다.
위의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관계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낙찰자지위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불법행위의 성립에 관한 채증법칙 위배, 사실오인 여부
기록에 의하면, 앞서 본 물품및용역적격심사기준 중 (다)항 신인도의 1) 물품품질정도 분야 중 ① 품질관리 항목에는 ISO 등 품질보증을 받은 자에 대하여는 2점을 배점하되, 이 경우 ISO 인증은 당해 입찰 대상물품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평가하도록 정하여져 있는 사실, 소외인은 가열기 조립체 등에 관하여 ISO 9002 인증을 받았음을 증명하는 품질시스템 인증서를 피고에 제출하였는데 피고는 위 가열기 조립체가 예열기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 2점을 배정한 사실, 국가재고번호상 예열기는 엔진유지부품류에, 가열기 조립체는 표준차 유지부품 및 히터류에 분류되어 있지만, 위 인증서 발급기관은 두 품목의 기능·구조·제조공정이 유사하여 동종품으로 인정하여 심의하였다고 밝힌 사실, 한편 위 심사기준 중 (가)항 당해물품납품이행능력의 1) 이행실적 분야 중 ① 납품실적 항목에는 구매금액에 따라 최고 10점까지 배점하도록 정하여져 있는 사실, 예열기는 군용차량에 장착하여야만 사용할 수 있으므로 예열기의 납품에는 수요군이 요구하는 야전부대의 대상차량에의 장착이 당연히 전제되어 있는 사실, 피고는 1999년에도 예열기 구매입찰에서 소외인을 낙찰자로 결정하여 납품받았는데 당시 입찰금액에 장착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계약조건에 명시하지 않았던 탓에 문제가 되자 나중에 소외인과 추가로 구매계약을 체결하여 장착비용을 지급하였던 사실, 이에 피고는 적격심사에 있어 소외인의 1999년의 납품실적을 원래의 입찰금액에 추가 구매계약상의 대금을 합한 액수로 인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예열기 납품입찰에 관한 피고의 적격심사와 낙찰자결정 과정에 있어서 그 결정을 무효로 할 만한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피고의 낙찰자결정과 계약체결 등이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법한 적격심사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불법행위의 성립에 관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