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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3709 판결
[손해배상(의)][공1999.7.15.(86),1381]
판시사항

[1] 피해자측에서 의료상의 과실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 의료상의 과실과 그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정상분만의 방법으로 출산한 신생아가 거대아로서 좌상완신경총마비 증세가 나타난 경우, 위 증세는 담당 의사가 임신 당시 정기진찰 및 산전검사를 통하여 태아가 거대아인 점과 산모의 골반 크기를 예측하고 적절한 대비책을 강구하지 못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원래 의료행위에 있어서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다른 경우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주의의무의 위반과 손해의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의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 있어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이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이를테면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2] 정상분만의 방법으로 출산한 신생아가 거대아로서 좌상완신경총마비 증세가 나타나 경우, 분만 직전까지 산모와 태아 모두 정상 상태였던 점, 위 증세는 정상분만에 의하여 거대아를 출산할 때 나타날 확률이 높은 점, 위 증세 발생에 다른 원인이 개재되었을 가능성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증세는 담당 의사가 임신 당시 정기진찰 및 산전검사를 통하여 태아가 거대아인 점과 산모의 골반 크기를 예측하고 제왕절개수술 등 적절한 대비책을 강구하지 못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3인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우동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원고 원고 2는 1991. 1. 4. 피고 경영의 산부인과의원(이하 피고 의원이라 한다)에서 첫아이인 원고 원고 3(당시 3.7㎏)를 질식 정상분만의 방법으로 출산한 바 있는 경산부로서, 둘째 아이를 임신하여 1992. 11. 7. 다시 피고 의원을 방문한 결과 임신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그 분만예정일이 1993. 8. 14.이라고 진단받은 이래 매월 1회 피고 의원에 찾아가 정기진찰을 받았는데, 산모나 태아 모두 특이소견 없이 정상 상태라는 진단을 받아 온 사실, 원고 원고 2는 1993. 8. 15. 03:00경 진통이 시작되어 같은 날 08:50경 피고 의원에 내원하였는데, 그 당시 피고 의원 간호사로부터 태아심음측정과 자궁경부의 개대정도 등을 검사받은 결과 태아의 심음은 정상이었고, 이미 양막이 파막되었으며 자궁경관이 소실되고 자궁경부가 4㎝ 정도 개대된 상태임을 확인받게 되자 같은 날 08:55경 분만대기실로 옮겨져 5 내지 6분 간격의 진통을 겪으며 출산대기 중에 있다가 같은 날 09:45경 진통간격이 2 내지 3분 간격으로 잦아지고 자궁경부가 약 8㎝ 정도 개대된 상태에 이르자 출산을 위하여 분만실로 옮겨진 사실, 분만 과정에서는 간호사 등 2, 3명이 위 원고의 복부를 누르는 푸싱(pushing, 분만을 유도 촉진하기 위하여 산모의 자궁저부를 산도 쪽으로 누르며 미는 동작)을 실시하였고, 이에 위 원고가 숨을 쉬기 곤란하니 그만두라고 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들은 계속하여 위 원고의 복부를 누르는 푸싱을 실시하여 같은 날 09:59경 원고 원고 1이 분만된 사실, 분만 직후 원고 원고 1의 체중은 약 4.2㎏, 신장 52㎝에 이르는 거대아로 판명되었는데, 진찰 결과 좌측 상지의 마비를 보이는 좌상완신경총마비(좌상지분만마비) 및 황달과 심장병이 있는 것으로 진단된 사실, 원고 원고 2 등 가족들은 분만 직후부터 원고 원고 1의 모습을 보고자 면회를 요구하였으나 피고 의원에서는 다음날인 같은 달 16. 오후까지 이를 거절하다가 같은 날 14:00경에 이르러 피고는 부모인 원고 원고 2, 원고 4에게 원고 원고 1의 위와 같은 상태를 알려주면서 한양대학교병원으로 이송하여 위 증상을 치료받도록 하였는데, 그 후 원고 원고 1의 황달증세는 치유되었고, 심장병증세는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으나, 좌상완신경총마비 증세는 별다른 호전이 없어 1995. 8. 22. 현재도 근전도검사상 좌상완근의 신경재생은 거의 이루어져 있는 상태이나 이학적 검사상 견갑관절 거상 및 신전 능동적 운동이 정상보다 일부 감소된 상태의 장애를 나타내고 있는 사실, 신생아의 체중이 1.0㎏ 미만은 초미숙아, 1.5㎏ 미만은 극소미숙아, 2.5㎏ 미만은 저출생체중아, 2.5㎏부터 4.0㎏까지는 정상출생체중아, 4.0㎏ 이상은 고출생체중아 즉 거대아로 분류되는바, 일반적으로 거대아의 경우는 산모의 골반이 조금만 협소하여도 난산을 일으키기 쉽고, 아두골반불균형(산모의 골반 크기에 비하여 태아의 머리 크기가 상대적으로 너무 커서 정상분만이 힘든 상태)에 이어질 확률이 높아 질식 정상분만시 신생아에게 상완신경총마비 등의 부상을 입힐 가능성이 높고 제왕절개술이나 견인술에 의한 분만을 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은 사실, 거대아의 예측은 초음파검사, 골반계측검사, 자궁저부측정 등의 방법으로 측정하는데, 그 중 자궁저부측정방법은 치골결합 부위부터 개대된 자궁 끝부분까지 복부에서 줄자로 몇 ㎝인지를 재는 방법으로서 미숙아일 경우에는 신빙성이 없지만 만삭 크기가 30㎝ 이상일 경우에는 정확률이 98% 정도에 이르는데, 이 방법에 의한 측정 결과가 42㎝일 경우에는 거대아로 분류되고, 골반계측검사 방법은 X선 골반계측을 통하여 모체의 골반 크기와 태아 두부의 크기를 비교하여 아두골반불균형 상태를 발견하여 내는 방법인데, 이 방법은 방사선의 위험 때문에 최근에는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아니하고, 자궁저부측정방법 또한 더욱 발달된 검사 방법인 초음파검사 방법의 출현으로 현재에는 잘 이용되고 있지 아니하며, 초음파검사 방법은 무해하고 비침투적인 방법으로서 고주파 음파를 방출하여 실물 크기의 즉석 현장사진을 찍는 원리를 이용한 검사 방법으로서, 약간의 오차는 있지만 태아의 두위, 복위, 흉위, 대퇴골 길이를 측정하여 거대아인지 여부를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고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거대아 예측 검사 방법인 사실, 원고 원고 2는 임신 8개월 무렵부터 유달리 배가 불러 분만 전 피고 의원에서 정기진찰을 받을 당시 담당 의사에게 태아가 거대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수차에 걸쳐 나타냈으나, 담당 진료의는 위 원고에 대하여 1992. 12. 15.부터 분만 1주일 전인 1993. 8. 8.까지 매월 1회 이상 초음파검사를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태아인 원고 원고 1의 두위가 보통의 정상 크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판정(최종 검사시인 같은 해 8. 8.경 태아 두위를 96㎜로 판정하였다.)하여 이를 묵살하였고, 이로 인하여 위 원고의 분만의(정기진찰시의 담당 진료의와는 다른 의사이다.)인 소외 지석봉 역시 분만 직전에 산모인 원고 원고 2 및 태아인 원고 원고 1에 대하여 거대아의 예측을 위한 초음파검사, 골반계측검사, 자궁저부측정을 따로이 실시하지 아니하였으며, 한편 피고 의원의 담당 진료의나 분만의는 원고 원고 2의 골반 크기에 대하여는 전혀 검사를 실시하지 아니한 사실, 원고 원고 1에게서 발견되는 신생아의 완신경총마비(Erb's palsy) 증세는 일반적으로 분만시 상완신경총의 제5 경추신경 내지 제8 경추신경(C5 내지 C8) 및 제1 흉추신경(T1)의 신경총이 손상을 받을 때 발생하며 정상 질식 분만시에는 신생아가 위 원고와 같은 거대아일 경우 어깨를 분만시킬 때나 정상신생아의 경우라도 진통기간이 길거나 난산, 특히 견갑난산(Shoulder dystocia)으로 인하여 완신경총이 심하게 늘어나거나 압박될 경우에 발생하기 쉽고 때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정상분만시에도 발생할 수도 있는데, 거대아 중에서 위 증상이 발견될 확률은 약 30%에 이르고, 질식 정상분만의 경우 위 증상이 발견될 확률은 약 0.26%에 이른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분만 직전까지 산모인 원고 원고 2이나 태아인 원고 원고 1 모두가 특이소견 없이 정상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분만 직후 원고 원고 1에게서 좌상완신경총마비 증세가 발생하였으며, 그러한 결과가 피고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에 기인하는 것임을 피고 스스로 주장·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피고 의원 소속 담당 진료의 및 분만의가 정기진찰 당시 및 산전검사를 통하여 원고 원고 1이 거대아인 점과 산모인 원고 원고 2에 대한 골반 크기에 관하여 전혀 예측하지 못하여 제왕절개수술을 실시하여 출산하는 방법을 택하지 아니하고 간호사로 하여금 원고 원고 2가 숨쉬기 곤란하다고 호소할 정도의 과격한 푸싱을 실시하게 하여 거대아인 원고 원고 1을 무리하게 출산하도록 한 과실로 인하여 원고 1로 하여금 거대아의 분만시 완신경총의 손상을 받을 경우 발생하기 쉬운 좌상완신경총마비를 일으키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하였다.

2.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담당 진료의가 분만 1주일 전까지 매월 1회 정기진찰 당시 초음파검사를 실시하여 태아인 원고 원고 1의 두위가 정상임을 확인하였으나 거대아 여부의 측정을 세밀히 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분만 당일에 분만의도 산전검사를 통하여 위와 같은 측정을 하지 아니하여 원고 원고 1이 거대아인 점에 관하여 전혀 예측하지 못하였고 아울러 원고 원고 1이 거대아인 점이 밝혀졌다면 위 정기진찰이나 산전검사 당시 실시하였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모인 원고 원고 2의 골반 크기에 대한 검사도 전혀 실시하지 않은 채 제왕절개수술에 대한 고려나 설명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질식 정상분만을 실시하여 출산하는 방법을 택한 사실을 알아볼 수 있고, 여기에 분만시 신생아에게 나타나는 완신경총마비 증세는 거대아가 아닌 정상체중의 신생아의 질식 정상분만시에도 발생하는데 질식 분만의 경우 일반적으로 위 증상이 발생할 확률은 약 0.26%이지만 거대아 중에서 위 증상이 발생할 확률은 약 30%에 이르는 점, 초음파검사 방법이나 자궁저부측정방법에 의하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정확하게 태아의 거대아 여부를 측정할 수 있고 산모와 태아에 대한 통상적인 정기진찰이나 산전검사시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하여 거대아 여부의 측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보태어 보면, 원심이 설시한 인정 사실과 판단이 표현에 있어서 다소 미흡하기는 하지만 결국 위와 같은 좌상완신경총마비 증세가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피고 의원의 담당 진료의나 분만의가 원고 원고 1의 거대아 여부의 측정을 제대로 하지 아니하여 그가 거대아임을 예측하지 못한 과실을 인정한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 의료과실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이나 이유불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원래 의료행위에 있어서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다른 경우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주의의무의 위반과 손해의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의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거대아로 태어난 신생아에게 분만 직후부터 좌상완신경총마비 증세가 나타난 경우에 있어서는 피해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 있어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이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이를테면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1999. 2. 12. 선고 98다1047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분만 직전까지 산모인 원고 원고 2이나 태아인 원고 원고 1 모두 특이소견 없이 정상 상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분만 직후 원고 원고 1에게서 좌상완신경총마비 증세가 발생한 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질식 분만에 의한 거대아 출산의 경우 완신경총마비 증세가 나타날 확률은 질식 분만에 의한 정상체중의 신생아 출산의 경우보다 훨씬 높은 점, 위 증세 발생에 다른 원인이 개재되었을 구체적인 가능성은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참작하여 보면, 정상출생아의 정상분만의 경우에도 완신경총마비 증세가 나타나고 거대아라고 하여 모두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며 원고 원고 2이 1991. 1. 4.경 원고 원고 3를 3.7㎏ 체중으로 질식 분만에 의하여 출산한 경험이 있는 경산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결국 원고 원고 1의 위 증세는 피고 의원의 담당 진료의나 분만의가 정기진찰 당시 및 산전검사를 통하여 원고 원고 1이 거대아인 점과 산모인 원고 원고 2에 대한 골반 크기에 관하여 예측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제왕절개수술 등 적절한 대비책을 강구하지 못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이 위와 같이 판단한 조치에는 이 사건 좌상완신경총마비 증세가 분만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고의 과실이 전혀 개입될 수 없는 자궁 내의 부적절한 적응증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판단이 포함되어 있음이 분명하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판단유탈이나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손해배상 사건에 있어 과실상계에 관한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것인바(대법원 1995. 7. 25. 선고 95다17267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당시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원고측의 과실 비율을 30%로 평가한 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판단유탈이나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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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8.12.17.선고 96나42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