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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다57701 판결
[손해배상(의)][공1996.1.15.(2),188]
판시사항

[1] 피해자가 계류유산으로 인한 소파수술을 받은 후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의사의 의료상 과실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2] 의료상 과실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책임의 완화

판결요지

[1] 피해자가 계류유산으로 인한 소파수술을 받은 후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의료상 과실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2] 일반적으로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고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 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 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 행위상의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의 발생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우므로, 환자가 치료 도중에 사망한 경우에 있어서는 피해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 있어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 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원고,피상고인

김용운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현호)

피고,상고인

피고 1 의료법인 외 2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동섭 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 피고 1 의료법인, 피고 2의 소송대리인이 기간도과 후에 제출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한도 내에서)를 본다.

1. 피고 3의 상고이유

가. 제1점,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피고 3이 소외 망인에 대하여 초음파검사를 할 당시 이미 그 태아가 사망한 상태에 있었으므로 신중하게 위 검사를 하였다면 이를 발견할 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태아가 이미 사망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단순한 유산기가 있는 것으로만 판단하였으며, 더욱이 소외인과 원고 등에게는 소외 망인 및 태아의 정확한 상태를 상세히 설명하지 아니하고서 별 이상이 없다고 말함으로써, 소외 망인이나 그 보호자인 원고로 하여금 피고 2에게 직접 조기에 소파수술을 하도록 하여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게 하거나 혹은 시설을 제대로 갖춘 종합병원에 신속히 찾아가 소파수술 및 부작용에 대비한 치료를 받도록 결정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기회를 상실하도록 하였고, 소외 망인으로부터 임신 이상이 없다고 진단을 받았다는 말을 들은 피고 1 의료법인 산하병원 과장인 위 피고 2으로 하여금 소외 망인의 상태에 대하여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하여 신속하고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을 기회를 놓치게 한 의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 위반 및 심리미진으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나 의료과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나. 제3점에 대하여

사실관계가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다면, 이 사건 의료사고에 있어서 피고 3의 과실이 없다거나 그 기여도가 간접적 내지 열세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 이 사건 의료사고에 있어서 피고들이 배상할 손해액을 전체의 40%로 감액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피고 2의 과실에 대한 심리미진 및 채증법칙 위반이나 손해배상 책임에 있어서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2. 피고 1 의료법인, 피고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패혈증의 발생 원인, 증세 및 그 감지를 위한 관찰 방법과 치료에 관하여 적법하게 판시하고 있고, 사실관계가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다면, 피고 2은 소외 망인을 최초에 검사한 결과 계류유산임을 확인하였으므로 소외 망인 등이 그 이전 병원( 피고 3 산부인과의원)에서의 진단 결과 등을 이유로 소파수술을 반대하더라도 소외 망인 및 원고에게 태아가 사망한 사실과 그에 따른 소파수술의 필요성 및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줌으로써 수술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또 패혈증의 가능성을 예견하였으므로 소파수술 이전에 미리 예방조치로서 항생제를 투여함과 아울러 혈액을 채취하여 패혈증의 감염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기본적인 검사를 하여야 하고, 소파수술 후에도 그 확인된 사체아의 상태에 따라 다시 고단위의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소파수술 이후 패혈증에 대비한 관찰 및 검사를 시행하면서 그 증세에 따라 신속한 처치를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일체 취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소파수술 이후 수련의나 간호원들에게도 소외 망인에게 패혈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그에 대비하라는 말만 하였을 뿐 소외인의 상태에 대하여 계속적으로 세심한 관찰을 하고 증상에 따라 신속하고 적절한 처치를 할 것과 그 구체적 방법 등에 대하여 아무런 지시도 하지 않고 그들을 통하여 소외 망인의 상태를 점검하지도 아니하여, 소외 망인의 패혈증에 대비하여 원심판시와 같이 반드시 취하여야 할 여러 조치들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된 결과 그 패혈증의 발생을 신속히 감지하지 못하고, 따라서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 또한 취할 수 없도록 하여 소외 망인으로 하여금 패혈증 및 그로 인한 미만성혈액응고장애로 사망하게 한 의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일반적으로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고,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 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 행위상의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의 발생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우므로, 환자가 치료 도중에 사망한 경우에 있어서는 피해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 있어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 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 1995. 3. 10. 선고 94다3956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소외 망인이 계류유산으로 인한 소파수술을 받은 후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과 피고 2이 진료상의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과실과의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옳은 것으로 여겨지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인과관계의 존부에 대한 심리미진이나 인과관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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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11.3.선고 93나49552